"네 믿음이 장하다" 출판 기념 미사 열어
“성인들의 삶은 감동적이긴 하지만 너무 멀리 느껴져요. 그런데 우리 아버지들의 이야기, 어머니들의 이야기,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는 그래도 흉내는 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용기를 갖게 합니다. 그래서 오늘 이 책에 담긴 신앙 선조들의 이야기는 더 가깝게 우리가 다가갈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김종강 주교)
올해 첫눈이 펑펑 내린 27일, 진천 배티성지에서 열린 “네 믿음이 장하다” 출판 기념 미사에서 청주교구장 김종강 주교는 출간의 의미를 이렇게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에서 "옆집의 성인"이라는 표현을 통해 우리에게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기도 했다.
"네 믿음이 장하다"의 표지 글씨는 연제식 신부가 썼고, 그림은 김기창 화백의 작품 '병자 고치다'이다. ⓒ경동현 기자
"네 믿음이 장하다"는 청주교구 소속 가톨릭문인회가 소설과 전기문 형식으로 쓴 교구를 빛낸 신앙 선조들의 이야기다. 500쪽 가까이 되는 한 권에 28명의 삶에서 드러난 신앙을 담았다. 2015년에 자랑스러운 교구 평신도를 선정하고, 2018년 청주교구 설립 60주년을 준비하면서 책 기획을 하기 시작했다.
선정한 평신도는 경영호(감곡), 김기창(내수), 김사년(내덕동), 김사영(감곡), 김석배(오창), 김용현(제천), 김응종(이월), 남윤철(내덕동), 류사혁(맹동), 박기수(진천), 박명식(청산), 박종구(내덕동), 신명순(지현동), 신성호(꽃동네), 엄승만(교현동), 연봉임(음성), 염옥봉(감곡), 이강준(감곡), 이광재(학산), 이성우(감곡), 이영수(지현동), 이정근(옥산), 임정환(개신동), 전근(괴산), 정분옥(감곡), 정영근(문의), 정지용(옥천), 최헌식(성모성심)이다. 세월호 침몰 당시 수학여행 인솔 교사로 참여했다가 제자들을 위해 살신성인한 남윤철 아우구스티노(1979-2014)를 제외하면 다른 신앙 선조들은 아버지와 어머니,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같은 시대를 살던 이들이다.
지난해 출범한 가톨릭문인회의 산파 역할을 맡은 이태종 신부는 발간사에서 “작년에 가톨릭문인회가 창립되면서 발간 사업의 최대 난제였던 집필진 문제가 해결되었다”면서, ""네 믿음이 장하다" 출간 전체 일정이 7개월밖에 안 되는데, 올봄에 불꽃처럼 시작하고 당긴 고삐를 늦추지 않은 것은 올해를 놓치면 영영 수확물을 거둘 수 없다는 직감이 들었다”면서 가톨릭문인회에 감사를 표했다.
지난 27일 진천 배티성지에서 열린 “네 믿음이 장하다” 출판 기념 미사에 집필한 가톨릭문인회와 선정된 평신도의 가족들이 참석했다. (사진 제공 = 청주교구 가톨릭문인회)
신금철 회장은 지난봄 집필 제안을 받고 막상 시작해 보니, 10년 전에 수집한 자료라서 글 쓰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를 모으기 위해 본당과 사제, 가족, 지인 등 선조들의 신앙과 행적을 찾아내느라 거의 반년 동안 집필 활동에 쏟아부은 결과가 오늘 이 책으로 나왔다"면서, "신앙 선조들의 땀으로 얼룩진 신앙 여정을 글로 다 풀어내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글이 곧 사랑임을 잊지 않고, 신자로서 문학 활동을 통해 진실되고 솔직한 글을 쓰되, 서두르지 않고 겸손한 마음을 잃지 않는 문인회로 성장하겠다”며 힘을 모아준 문인회 회원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김종강 주교는 “2024년 사목지표를 ‘신앙 선조들의 열정과 사랑을 이어가는 교구 공동체의 해’로 정했는데, 주인공 28명이야말로 가까운 ‘신앙 선조’가 아닐까” 하며 “그분들이 살아오셨던 시대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에 한반도 전체가 짓밟혔던 고난의 시기임에도 그 가파른 근대사적 지형을 잘 걸어 내셨을 뿐만 아니라, ‘자랑스러운 신앙 선조’로서 우뚝한 본보기가 되셨다”고 말했다.
또 “글을 쓰신 분도 주인공이고, 그분들의 삶을 우리에게 전해 주신 그런 자랑스러운 선조들을 갖고 있는 부모님과 형제를 모시는 가족들도 주인공이고, 우리 모두가 함께 그 주인공이 되어서 다음 세대에 물려줄 이야기를 준비하는 오늘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톨릭문인회 회원들. (사진 제공 = 청주교구 가톨릭문인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s://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