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콘서트에서 가족을 만나다
2018년 부평구 우렁각시 송년 모임에 참석했다. 도서관 자원 활동가 90명이 모였다. 부개도서관장이 자원 활동가의 역할, 감사 인사와 3년 동안 계속해서 자원 활동한 우렁각시들에게 앞치마를 증정했다. 그리고 부평 아트센터 해누리 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탈렌트 양희경이 진행하는 브런치 콘서트를 관람했다.
바이올린 이석중, 김지윤, 비올라 이신규, 첼로 김대준, 피아노 김주리, 하프 방준경이 연주하는 “가족 하나로 연결된 끈”을 주제로 한 달콤한 클래식 콘서트다. 한곡, 한곡 연주할 때 마다 작곡가에 대한 설명과 해설을 하니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다.
한 가지에 피어난 꽃이라지요 / 한 줄기에 매달린 가지라지요 /모진 겨울바람이 불어도 한 그루에 뻗어난 뿌리라지요 / 노래하는 새 손님이 찾아온다지요. 라는 변학규의 ⌜가족⌟ 이라는 시 낭송으로 콘서트는 시작되었다. 가족은 가정의 울타리이고 어려울 때 무너질 때나 버팀목이 되며 싫고 미움도 있지만, 가족은 하나로 연결된 끈이라는 것이다.
먼저 바흐의 「골드 베르크 변주곡」 ⌜BWV988아리아⌟를 연주했다. 바흐 집안은200년 동안 50여 명의 가족이 작곡가로 탄생한 음악 가족으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바흐는 22세 때 사촌누이 마리아 바르바라와 결혼했다. 13년 후에 네 아이를 남겨 놓고 부인은 세상을 떠나 두 번째 안나막달레나와 결혼했다.
이 곡은 바흐 음악을 애호했던 키이저링크 백작은 바흐에게 자기의 불면증을 고칠 수 있는 음악을 작곡해 달라고 하여 1741년에 작곡했다. 백작에게 고용된 클라비어 연주자였던 골드베르크가 이 곡을 연주했다고 해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다음은 비발디의 하프 협주곡 「D단조 1악장」을 연주했다. 비발디는 헨델과 같은 해 1741년에 태어났으며 천식이 심했다. 비발디는 평생 규칙과 구속을 참지 못하는 자유 분방한 성격이었으며 20세 이후 성직자가 되어 ‘빨강 머리의 신부’로 사제치고는 문제를 자주 일으키는 사고뭉치였다. 작곡한 작품은 다수였으며 오페라만도 90곡이 넘는다. 원래 직업은 이발사인데 뛰어난 바이올린 실력으로 대성당 연주자로 발탁 됐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그가 작곡한 「사계」를 좋아한다.
다음은 음악의 어머니로 불리는 헨델은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흐와 종종 비교된다. 헨델의 하프 협주곡 ⌜B Fat 장조 – hwv 294 1악장⌟을 들었다. 헨델은 독일 사람이었는데 영국으로 귀화했다. 외과 의사 겸 이발사였던 게오르크 헨델의 아들로 태어났다. 헨델은 바로크시대를 수놓았던 바흐와 헨델 이탈리아 태생의 음악가 도메니코 수카로라타와 같이 세 거장 중에 한 명이다. 헨델과 바흐는 같은 나라에서 같은 해에 태어났다. 바흐가 정주민적 삶을 살았던 것에 비해 헨델의 생에는 매우 유목민적이었다.
바그너는 생후 6개월에 부모가 세상을 떠났다. 인형극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20살에 오페라를 작곡했다. 오페라 『로엔그린』 중 ⌜결혼행진곡⌟ 은 결혼식장에서 많이 연 주 하여 우리에게도 익숙한 곡이다. 결혼 생활은 불운했으며 부인과 이별하고 또 다른 여인을 만났다.
음악사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멘델스존은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에 슈베르트와 쌍벽을 이룬 천재 음악가로 꼽힌다. 4살 위인 누이 파니누가 영향을 주었다. 연극 『한 여름밤의 꿈』 중 ⌜결혼 행진곡⌟을 연주했다. 12살 때 70곡을 작곡했다. 인생에서 완벽하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며 어머니에게 글을 썼다. 행복한 가운데 한여름 밤의 꿈을 작곡했다.
다음은 인상주의 음악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드뷔시는 1862년 파리 근교에서 태어났다. 아홉 살 무렵부터 그림과 피아노에 재능을 보인 드뷔시는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고 1873년 파리 음악원에 입학했다. 드뷔시의「달빛」은 영화「그린파파야의 향기」 OST 곡으로 베트남의 진한 색체의 배경에 「달빛」곡이 잘 어울린다. 『하프와 현을 위한 춤곡』 중 ⌜세속적 춤곡⌟으로 피아노 교사인 아내를 만나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지만 드뷔시의 단점은 바람기가 있어 여성 편력이 심했다. 엠마와 도피행각을 벌렸고 그 사이에서 딸 슈슈를 얻었다. 버림받은 아내는 권총 자살을 시도하였다. 그 후에는 딸이 결정적인 영향을 주어 딸을 위한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었다.
다음은 탱고의 황재 피아졸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절』 중 ⌜항구의 겨울⌟로 피아졸라는 이태리 이민자 3세로 태어났으며 4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좀 다리를 절뚝거렸지만, 부모가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마지막으로 슈만의 『어린이 정경』 중 ⌜트레이 메라이⌟를 연주했다.
슈만은 피아노 선생을 만났다. 손에 이상이 올 정도로 연습했다. 1940년에 결혼 하고 화목한 사남매를 두었다,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가족의 힘으로 극복했다.
마지막으로 이정록 시인의 ⌜의자⌟를 낭송 했다.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자있는 것이여,/주말에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에게 좋은 의자 아녔냐/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 밭에 지푸라기라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 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 내주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데다가 의자 몇 개 내 놓는거여.
가족은 살아가는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이며 가족은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거나 자녀들이나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음악이나 예술은 평이 한 삶이 아니라 역경과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승화시켜 모든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희망을 준다.
클래식 콘서트 연주를 들으며 음악에 대한 얽힌 이야기와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가족에 대한 의미를 돌아보고 소중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