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맥(脈)을 변(辨)하다
동원(東垣)이 이르기를 "고인(古人)들은 맥(脈)으로 내상(內傷) 외감(外感)을 변별(辨)하였는데, 인영(人迎)과 기구(氣口)에서 하였다. '인영(人迎)의 맥(脈)이 기구(氣口)보다 대(大)하면 외상(外傷)이고, 기구(氣口)의 맥(脈)이 인영(人迎)보다 대(大)하면 내상(內傷)이다.' 하였는데, 이러한 변별(辨)은 진실로 맞는 말이다. 다만 그 설(說)에 미진(未盡)함이 있을 뿐이다.
풍한(風寒)의 외감(外感)은 모두 유여(有餘)의 증(證)이니, 이는 그 전(前)의 객(客)한 사기(邪)로부터 오므로, 그 병(病)은 반드시 좌수(左手)에서 나타난다. 좌수(左手)는 표(表)를 주(主)하니, 곧 양(陽)의 25도(度)를 행(行)하는 것이다.
음식(飮食)에 내상(內傷)하거나 음식(飮食)이 부절(不節)하면서 노역(勞役)에 상(傷)하면 모두 부족(不足)한 병(病)이니, 반드시 우수(右手)에 나타난다. 우수(右手)는 리(裏)를 주(主)하니, 곧 음(陰)의 25도(度)를 행(行)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사(寒邪)에 외감(外感)하면 유독 좌수(左手)의 인영(人迎)의 맥(脈)이 부긴(浮緊)하고 안(按)하면 홍대(洪大)하다. 긴(緊)은 현(弦)보다 더 심(甚)한 것이니, 족태양(足太陽) 한수(寒水)의 맥(脈)이다. 안(按)하면 홍대(洪大)하면서 유력(有力)한 것은 그 속(:中)에 수소음(手少陰) 심화(心火)의 맥(脈)이 나타나는 것이다. 정(丁)과 임(壬)이 합(合)하여 그 내(內)에 홍대(洪大)가 나타나니, 상한(傷寒)의 맥(脈)이다.
만약 풍사(風邪)의 외감(外感)이라면 인영(人迎)의 맥(脈)이 완(緩)하면서 기구(氣口)보다 1배 혹 2배나 3배가 더 대(大)하고, 음식(飮食)의 내상(內傷)이라면 우촌(右寸)의 기구(氣口)의 맥(脈)이 인영(人迎)보다 1배가 더 대(大)하다. 상(傷)이 중(重)하여 그 과(過)가 소음(少陰)에 있으면 2배가 되고 태음(太陰)에 있으면 3배가 되니, 이것이 음식(飮食)에 내상(內傷)한 맥(脈)이다." 하였다.
내가 말해보겠다.
동원(東垣)이 내상(內傷) 일증(一證)을 발명(發明)하였으니, 그 공(功)이 진실로 적지(:小) 않다. 대개 그가 논(論)한 것에서 정확(:的確)하여 바꿀 수 없는(:不易) 것들이 있으니, 모두 뒤에 상세(詳)히 기술(述)하였고, 만약 조금 의문스러운(:疑似) 것들은 잠시 제쳐두었다(:置).
하지만 맥(脈)을 변(辨)하는 일조(一條)에 대해서는 변론(辨)하지 않을 수 없으니, 바로 '좌(左)는 인영(人迎)으로 표(表)를 주(主)하고 우(右)는 기구(氣口)로 리(裏)를 주(主)하며, 외감(外感)이면 좌수(左手)의 인영(人迎)이 부긴(浮緊)하고 내상(內傷)이면 우수(右手)의 기구(氣口)가 맥대(大)하다.' 는 것이다. 이는 장점(長: 옳은 것) 중에서의 단점(短: 그른 것)이다.
대개 인영(人迎)은 본래 양명(陽明)의 위맥(胃脈)이므로 결후(結喉)의 양방(兩傍)에 있고, 기구(氣口)는 본래 태음(太陰)의 폐맥(肺脈)이므로 양수(兩手)를 같이 지칭(稱)하는 것이다.
진(晉)의 왕숙화(王叔和)는 어디에서 그 의미(:義)를 취했는지도 모르겠지만, 갑자기 '좌(左)는 인영(人迎)이고 우(右)는 기구(氣口)이며, 좌(左)로 표(表)를 후(候)하고 우(右)로 리(裏)를 후(候)한다.'라고 말하였고, 동원(東垣)도 이를 따랐으므로(:宗) 이렇게 말한 것인데, 이는 크게 잘못(:謬)된 것이다.
또한 내상(內傷)과 외감(外感)의 구분(分)에서, 하나는 표(表)이고 하나는 리(裏)이니, 결코 어지럽혀질(:紊) 수가 없다.
예로 간(肝)과 신(腎)은 좌(左)에 있지만, 어찌 리(裏)가 없겠는가? 장위(腸胃)는 우(右)에 있지만, 어찌 표(表)가 없겠는가?
예로 중경(仲景)이 상한(傷寒)을 논(論)할 때 단지 '부대(浮大)하면 표(表)이고 침세(沈細)하면 리(裏)이다.'라고 하였느니라. 중경(仲景)의 위로 거슬러 올라가(:歷遡) 창(倉), 편(扁), 헌기(軒岐)에 이를 때 좌우(左右)로 표리(表裏)를 말한 경우를 처음부터 들어본 적이 없다.
이는 왕숙화(王叔和)에서부터 그 이후에 모두 이 잘못(:謬)을 따랐고(:宗), 와전(訛傳)되기 시작(始)하였다.
육경(六經)의 표리(表裏)를 막론(:無論)하고 단지 친히 경험(:歷)한 것들을 말하겠다.
맥(脈)에 긴삭(緊數)이 나타나면 이는 한사(寒邪)의 외감(外感)인데, 좌(左)는 삭(數)한데 우(右)는 삭(數)하지 않은 경우는 없었다.
또 이르기를 '좌(左)가 대(大)하면 풍사(風邪)이고, 우(右)가 대(大)하면 음식(飮食)의 내상(內傷)이다.'고 하였는데, 이는 특히 그러하지 않았다.
대개 사람이 태어나면서 품부(稟賦)하는 정상적(常)인 것은 대개 우맥(右脈)이 대(大)한 경우가 80~90%이고 좌맥(左脈)이 대(大)한 경우가 10~20%이다. 만약 양사(陽邪)가 표(表)에 있다면 대(大)한 것이 더 대(大)하게 될 것인데, 어떻게 본래부터 대(大)한 우맥(右脈)에서 식(食)이라는 것을 알(:認) 수 있겠는가? 만약 음식(飮食)이 장(臟)에 있다면 강(强)한 것은 더 강(强)하게 될 것인데, 어떻게 본래부터 강(强)한 좌맥(左脈)에서 한(寒)이라는 것을 알(:認) 수 있겠는가? 여기 대(大)한 것이 긴(緊)하게 되면 저기 소(小)한 것도 역시 반드시 긴(緊)하게 될 것이고, 저기 소(小)한 것이 완(緩)하게 되면 여기 대(大)한 것도 역시 반드시 완(緩)하게 될 것임을 모르는 것이다. 만약 치우쳐 강(强)한 것으로 인하여 곧 편견(偏見)이 일어난다면(:起) 그 실체(:本體)를 잃어버리는(:忘) 경우가 많을 것이다.
따라서 대소(大小)로 말하자면 맥체(脈體)에 부동(不同)함이 있으므로 좌우(左右)로 나눌 수는 있겠지만, 만약 지질(遲疾)로 말하자면 식수(息數)와 본래 상응(相應)하므로 좌우(左右)로 나눌 수가 없다.
하물며 '좌(左)는 표(表)이고 우(右)는 리(裏)다'는 설(說)은 내경(經)의 요지(旨)가 아닐 뿐만 아니라 병(病)의 징험(徵)도 아니니, 어찌 족히 믿을 수 있겠는가?
혹자(或者)가 이르기를 "그렇다면 내상(內傷)과 외감(外感)을 어떻게 변(辨)하는가?" 하였다.
내가 말해보겠다.
육맥(六脈)에는 모두 표리(表裏)가 있고 좌우(左右)에는 각기 음양(陰陽)이 있다.
외감(外感)이면 양수(兩手)가 모두 긴삭(緊數)하니, 단지 마땅히 유력(有力) 무력(無力)으로 음증(陰證) 양증(陽證)을 나누어야 한다.
내상(內傷)이면 좌우(左右)가 모두 완대(緩大)하니, 또한 반드시 유신(有神) 무신(無神)으로 허사(虛邪) 실사(實邪)를 변(辨)하여야 한다.
그런데 반드시 좌우(左右)의 정상적(常)인 맥체(體)를 살피고 구잠(久暫)의 병인(病因)을 참조(參)하여야 이에 맥증(脈證)의 진면목(眞)을 얻을 수 있느니라. 그렇지 않으면 표리(表裏)를 오인(誤認)하게 되고 공보(攻補)를 거꾸로 시치(施)하게 된다..
왕숙화(王叔和)에서부터 지금(至今)까지 모두 암암리에(:陰) 이러한 재앙(殃)을 입은 자들이 몇 명인지 알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많았다. 이처럼 올바르게 변별(辨)하지 않을 수 없으니, 동원(東垣)을 위해서도 일조(一助)가 된다.
이에 대해서는 유경([類經])의 장상류({臟象類}) 11편(篇: <氣口獨爲五藏主>)에 따로 변별(辨)하였으니, 마땅히 서로 살펴야 한다.
첫댓글 '좌(左)는 인영(人迎)으로 표(表)를 주(主)하고 우(右)는 기구(氣口)로 리(裏)를 주(主)하며, 외감(外感)이면 좌수(左手)의 인영(人迎)이 부긴(浮緊)하고 내상(內傷)이면 우수(右手)의 기구(氣口)가 맥대(大)하다.' 는 것이다. 이는 장점(長: 옳은 것) 중에서의 단점(短: 그른 것)이다.
인영(人迎)은 본래 양명(陽明)의 위맥(胃脈)이므로 결후(結喉)의 양방(兩傍)에 있고, 기구(氣口)는 본래 태음(太陰)의 폐맥(肺脈)이므로 양수(兩手)를 같이 지칭(稱)하는 것이다.
진(晉)의 왕숙화(王叔和)는 '좌(左)는 인영(人迎)이고 우(右)는 기구(氣口)이며, 좌(左)로 표(表)를 후(候)하고 우(右)로 리(裏)를 후(候)한다.'라고 말하였고, 동원(東垣)도 이를 따랐으므로(:宗) 이렇게 말한 것인데, 이는 크게 잘못(:謬)된 것이다.
또한 내상(內傷)과 외감(外感)의 구분(分)에서, 하나는 표(表)이고 하나는 리(裏)이니, 이는 결코 어지럽혀질(:紊) 수가 없다.
예로 간(肝)과 신(腎)은 좌(左)에 있지만, 어찌 리(裏)가 없겠는가? 장위(腸胃)는 우(右)에 있지만, 어찌 표(表)가 없겠는가?
육경(六經)의 표리(表裏)를 막론(:無論)하고 단지 친히 경험(:歷)한 것들을 말하겠다.
맥(脈)에 긴삭(緊數)이 나타나면 이는 한사(寒邪)의 외감(外感)인데, 좌(左)는 삭(數)한데 우(右)는 삭(數)하지 않은 경우는 없었다.
또 이르기를 '좌(左)가 대(大)하면 풍사(風邪)이고, 우(右)가 대(大)하면 음식(飮食)의 내상(內傷)이다.'고 하였는데, 이는 특히 그러하지 않았다.
사람이 태어나면서 품부(稟賦)하는 정상적(常)인 것은 대개 우맥(右脈)이 대(大)한 경우가 80~90%이고 좌맥(左脈)이 대(大)한 경우가 10~20%이다.
혹자(或者)가 "그렇다면 내상(內傷)과 외감(外感)을 어떻게 변(辨)하는가?" 하였다.
내가 말해보겠다.
육맥(六脈)에는 모두 표리(表裏)가 있고 좌우(左右)에는 각기 음양(陰陽)이 있다.
외감(外感)이면 양수(兩手)가 모두 긴삭(緊數)하니, 단지 마땅히 유력(有力) 무력(無力)으로 음증(陰證) 양증(陽證)을 나누어야 한다.
내상(內傷)이면 좌우(左右)가 모두 완대(緩大)하니, 또한 반드시 유신(有神) 무신(無神)으로 허사(虛邪) 실사(實邪)를 변(辨)하여야 한다.
요약
1. 좌수인영주표 우수기구주리는 틀린 것이다.
2. 대부분 우맥이 대하다.
3. 외감은 유력무력으로 음증양증, 내상은 유신무신으로 허사실사를 구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