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자유여행이 끝나고 돌로미티 패키지 여행이 시작된다.
스위트유로에서 운영하는 8박 9일 일정.
모처럼 그저 따라만 다니는 여행을 하니 무척 편하다.
날씨도 식당도 일정도 친절하게 바로바로 알려준다.
첫날,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시내와 스왈로브스키 크리스탈 월드 박물관 관람, 2334m 노르트케테 정상 오르기.
만만찮은 일정이다. 게다가 비까지 보슬보슬.
가이드를 따라 마리아테레지아 여제의 기쁨과 슬픔이 표현된 개선문을 보고 성안나 기념탑을 거쳐 황금지붕을 둘러 본다. 내리는 보슬비 때문에 일정을 바꿔 1995년 스왈로브스키 창사 100주년 기념으로 만들었다는 크리스탈 월드 박물관으로 향한다.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만든 작품들과 크리스탈 구름 정원, 어린이 놀이 시설들이 넓은 대지를 채우고 있다.
입구로 들어서면 30만번 이상을 깍았다는 대형 크리스탈이 자리하고 있고 나름대로 자국의 특색을 살린 크리스탈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나라 작가 이불의 샹들리에도 전시되어 있는데 전통의 아름다움이 느껴지지 않아 아쉬운 감이 든다.
판매장에는 다양한 쥬얼리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요즘 젊은 세대들이 스왈로브스키를 찾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휴대폰 케이스나 열쇠고리 등 다양한 종목으로 폭을 넓혀가고 있단다.
야외에 위치한 구름 정원은 햇빛이 비춰주어야 반짝일텐데 흐린 하늘 때문에 먹구름이 되어 있다.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동안 잠깐 드러낸 햇살에 반짝이는 크리스탈은 오색의 아름다움을 잠시 보여주다 사라졌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회전목마와 미로가 있는 놀이시설도 이용해 볼 만할 듯하다.
자유롭게 식사를 한 후 찾아간 노르트케테(북쪽의 사슬)
두번의 케이블카와 한 번의 푸니쿨라를 타고 오른다.
오를수록 온도는 낮아지고 밖으로 나선 순간 구름이 시야를 가리고 빗방울이 뿌려댄다.
우비도 가지고 오지 않은 상황. 모자와 머플러를 두르고 정상에 올라야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거짓말처럼 구름이 개기 시작한다.
피어 오르는 구름 사이로 까마득한 절벽과 초록으로 싱그러운 산야가 나타난다. 울상이던 얼굴엔 함박웃음 차오르고 노르트케테의 웅장함을 담는다. 산 아래로 인스부르크의 전경이 펼쳐지고 도도하게 흐르는 인강의 물줄기가 보인다. 비바람으로 마음 조리게 하다 가렸던 시야가 틔이는 이 순간의 감동이 훨씬 더 선명하다.
알프스 산자락은 어디에서 만나든 자연의 장엄함을 선사한다.
날씨의 요괴가 될 뻔하다 요정으로 탈바꿈 하는 재미있는 경험이 이후로도 계속된다.
노르트케테를 시작으로 마치 알프스는 우리들의 방문을 기다렸던 것처럼 장엄한 속살을 모두 꺼내 보여 주었다.
첫댓글 덕분에 돌로미티 여행 함께 시작합니다. 괜찮은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