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 홍경흠
나는 살아 있지만 죽은 사람
공원 벤치에 죽치고 앉아
뭉게구름은 저 세상으로 가는 특급 열차일까
몽상을 하다가
온몸을 후려치는 바람과 맞서
가다가, 서다가, 쉬다가
빙하의 땅에 도착했다
눈보라가 몰아치고
몇 번 넘어지게 되면
내 속의 나와 수많은 다툼을 하다가
‘허허허 오늘도 뒈졌네’
낮달처럼 피식피식 웃고
필사적으로 빙판을 질주해도, 허깨비
세상과의 이별 앞에 하루하루가 신기루다
술좌석엔 으레 - 홍경흠
열정적인 허세는 불편함을 모르고
잘 던진 변화구처럼 오묘해서
햇덩이가 술에 꽃수(繡) 놓는 격
문득 술잔에 부딪치는 말이 있다
“아직도 에너지가 넘치는구먼”
기세등등하던 자세 머쓱한 표정에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지므로
짐작할 수 있는 면적도 사라져서
겸연쩍은 좌석 술만 쭉쭉 들이킨다
약력 : 2003 현대시문학.『감정을 읽는 시간』외 다수.
공모전-코벤트가든문학상 대상《강원경제신문》외 다수 수상
문인협회-해외문학발전위원. 펜클럽-저작권위원. 시인협회 회원.
금천뉴스 금천방송 논설위원.
첫댓글 43호 원고 감사합니다
이력은 등단 단체 연도, 과거 직장, 소속단체, 작품 등 올려 주세요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