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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문보기 글쓴이: Next Paul Scholes No18
[ 최근 드물게 보는 퍼거슨의 상기된 얼굴 ]
경기 막판 퍼거슨 얼굴 보여주는 걸 보니, 얼굴이 오늘 맨유 경기력에 대한 답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동안 유스를 이렇게 대거 기용할 줄 몰랐는데, 오늘 뛴 유스들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바렐라, 래쉬포드, 린가드, 교체로 포수 멘사와 야누자이 막판 위어까지 6명이다. 교체선수를 모두 유스로 바꿀 줄은 꿈에도 몰랐다.
솔직히 필자는 반할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색은 안했지만 감독에 부임했을 당시에는 이런 생각을 했다. 왜 반할은 우리팀으로 오는 것일까, 그가 과연 팀을 재정비하고 불안한 맨유를 안정화 시킬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시즌 20라운드가 지나기 전까지 맨유의 상태는 그야말로 너무 엉망이었으니 사실 반할이 아닌 다른 감독이 왔더라도 못미덥긴 마찬가지였을지 모른다. 다만 그가 머물렀었던 전 팀들에서 보여준 수비적 색채는 뛰어난 크랙에 의존해서 항상 그의 목숨을 연장해왔듯 타리그에서 그가 이룬 성취를 평가하긴 다소 힘든 부분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팀들마다 그가 존재했던 이유를 그가 머물렀던 당시가 아닌 그 이후로 보고 글을 써왔었다.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 감독 경력인만큼 크게 성공하고 은퇴하길 바랬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 현재..... 후~ 한숨만 나온다. 이러려고 2년차를 보내고 있는 것인가.
[ 올시즌 처음로 보는 데파이의 야누자이를 위한 전방 패스 ]
[ 래쉬포드 :: 성장의 과정 .... 2경기에 벌써 4골 ! 뭐야! 대박~ ]
전시즌 그에 대한 필자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못해 고마웠다. 하지만 올시즌은 그렇지 못하다. 맨유의 기존 색채를 유지하기 위해 그를 고용한 건 맨유의 결정이 아니다. 팬들이 원하는 건 새로운 맨유를 보는 것이었고, 한단계 발전하고 성장하는 맨유의 성공을 보는 것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스스로 퍼거슨의 색채를 지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했다. 따라서 필자는 자연히 그가 구상하고 있는 리빌딩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올시즌 그를 통해 보여준 맨유의 경기력은 지루함과는 별도로 하더라도 그가 구상하는 리빌딩에 대해 필자는 동의는 하지만 그 리빌딩 방법이 유연하지 못해 어느 순간 맘이 확 돌아섰다. 지금도 돌아선 마음이 다시 돌이켜 지진 않는다. 하지만 그가 거쳐간 팀마다 유스들 포텐 터지는 건 우연이 아니라 본다. 오늘 경기서 유스들 올려 쓰는 거 보고 분명 그만의 장점은 분명 존재한다.
[ 베니테즈 IN 로또풀 ]
안첼로티나 베니테즈처럼 이미 성장한 선수들을 쓰면서 단기간 성적을 내는데 유용한 감독은 클럽의 수요에 비해 많지 않지만 드물진 않다. 반대로 팀의 장기간 리빌딩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는 감독은 정말 유일(유니크)하다. 유스들을 대거 등용한 1516시즌 27라운드 아스날전에서 팀의 경기력은 분명 패기와 선수들의 체력을 빼면 전술적 완성도는 아스날에 비해 전체적으로 많이 떨어진다. 굳이 이번 경기서 나타난 유스들만으로 평가하는 건 아니다.
어느덧 퇴락의 길에 접어든 캐릭을 뽕을 뽑듯 항상 의존해서 공격의 물꼬를 트는 맨유의 위태함은 그가 없을 때마다 현실로 나타났고, 캐릭 없이 존재하는 전술을 보기가 힘들었던 것도 현실이다. 과거 플레쳐와 긱스의 중미구성이나 박지성의 수비적 공헌으로 이뤄진 중원의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했을 적에도 캐릭의 의존도는 여전했고, 그런 옵션마저 사라졌던 1314시즌부터 1415시즌까지 맨유에서 남아 있는 산소호흡기는 캐릭의 포백보호와 전진패스 뿐이었다.
전시즌 버벅대다 20라운드 이후로 어느 순간 맨유의 전력이 극강을 뿜어대기 시작할 즈음에도 노쇠한 캐릭의 패스에 의존한 빌드업으로 한 선수의 대체자도 없고, 중원의 조합도 딱히 구성하기 힘든 밸런스의 부조화는 끝내 캐릭의 전력이탈로 막판의 불안함을 스스로 드러냈다.
높은 자유도와 공격의 재공격을 항상 유지했었던 맨유의 역습은 즐거웠지만 패스웤의 향상은 항상 뒷전이었던 부분은 너무 아쉽다. 마치 AT마드리드의 경기를 보는 것처럼 투박하고 다소 체력 싸움과 스피드에 의존한듯한 선수들이 보여주는 경기력의 우위는 감독이 추구하는 점유율과는 거리가 멀어져야만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는 기현상을 봐왔고, 지금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점유율과 상관없는 경기력은 상대에게 얼마나 지속적으로 수비방해를 줄 수 있느냐 그리고 얼마나 짧은 순간 미들의 장악을 적재적소로 유지할 수 있느냐의 차이이다. 경기력을 계속 우세하게 진행하고도 경기에서 패했던 사례는 맨유가 토트넘을 상대로 3대 0으로 이겼던 경기나 첼시가 뮌헨을 상대로 챔스에서 우승했던 것처럼 적지 않게 많다. 그리고 강한자가 승리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패스를 위한 패스와 점유율을 위해 존재하는 패스의 차이는 압박 방식의 차이에서 드러난다. 전자는 공격에 중점을 두므로 패스를 위한 역동적인 선수들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후자는 점유율을 위해 자신의 볼간수를 정적인 상태에서 유지하면서 아군과 간격 유지를 중시하는데 중점을 둔다. 당연히 후자는 기술적인 선수요건이 뛰어나야 중용할 수 있으나 전자는 득점을 위해 움직이는 종적 침투를 어떤 식으로든 성공만 하면 선수의 재능이 체격에서 나오든 볼다루는 기술이든 슈팅이든 감독이 알아서 쓰는데 무리가 없다.
[ 레알마드리드를 상대하는 바르샤의 간격 유지 ]
[ 바르샤의 간격유지보다는 넓게 포진한 로저스의 패스 중심의 축구 ]
1. 두 전술의 차이 [ 간격 유지 ] 로저스가 리버풀에서 비교적 아기자기한 축구를 구사했다 하지만 저렇게 넓게 경기장을 쓰게 되면 개이의 기량보다 활동량의 증가가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이 로저스가 극복하지 못한 과제이다.
2. [ 티키타카와 패스 축구의 차이 ] 로저스는 좀더 간격을 좁혀 선수들의 탈압박에 근거해 리버풀을 재건했어야 했다. 그러지 못하다 보니, B급 선수들을 데리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괴감만 증가하고 있었던 것이 리버풀의 현실이다. 리버풀 선수들의 패스스킬을 보자. 어느 누구도 그 투박한 패스를 보고 체력과 압박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할 수 없을 만큼 패스 중심도 아니고, 압박 중심도 아닌 어정쩡한 컨셉을 시즌 내내 유지한다. 수아레즈가 영입되고, 가공할 득점을 뽑아냈지만 그건 로저스의 작품이 아니라 수아레즈의 작품이다.
3. [ 라인과 경기장 활용의 차이 ] 저렇게 넓게 포진된 리버풀이라면 상대도 당연히 경기장을 넓게 쓰면서 역습과 볼탈취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바르샤를 보자. 좁은 간격을 유지하면서 수바라인과 미들 사이에 한명의 패스 연결고리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레알이 쉽게 전진하지 못하고 라인을 유지한다. 반대로 아스날전의 리버풀을 보자 아스날 선수들은 넓게 벌린 리버풀 선수들을 상대로 패스 줄기를 차단하기 위한 포지셔닝을 잡는다. 좁은 간격에서는 패스의 효과는 탁구에서 보여지는 핑퐁효과와 같다. 바르샤의 티키타카의 유래는 저 선수들의 좁은 간격유지를 통해 패스의 질과 점유율을 모두 향상시키는데 있다.
4. [ 결론 ] 리버풀은 본인의 장점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올라갈 필요가 있었다. 압박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패스를 방해하는 움직임을 통해 공격 창출의 효과를 증대시킨다는 것은 이피엘이 가진 리그의 경쟁력이고, 측면의 빠른 윙어를 통해 역습과 오프사이드 파괴를 일으키는 것은 공수 밸런스의 적합한 시점을 전방에서 찾는 동안 높은 자유도를 가지고 움직이는 풀백과 연계된 공격 수순이다. 바르샤나 여타 라리가 팀처럼 풀백의 오버래핑을 필수적으로 달지 않아도 되는 것이 이피엘이 가진 장점이고, 상대 수비가 오프사이드 트랩에 애를 먹는 이유이다. 결과적으로 리버풀은 재건에 실패했고, 올시즌도 유효하다.
과거 바르샤를 보면 그들이 가진 안티풋볼과 지루함은 필자가 가장 증오하는 점유율 방식이다. 바르샤 유스들이 중원에서 보여준 만개된 기량에 방점을 찍었던 득점은 메시의존증을 불러일으켰고, 현재 메시는 과거의 점유율 방식을 탈피했지만 크루이프이즘 위에서 이탈리아가 선사한 제로톱과 멕시코리그에서 시작한 라볼피아나의 이식으로 펩이 보인 전술의 방식은 전방의 수적 우위보다 점유율로 이끌어내는 것부터 우선했다는 점을 돌이켜 보면 안티풋볼의 중요한 반증이다.
과거 화력이 대세였던 바르샤와 이후 바르샤보다 고도화시켜 막강한 화력을 보여준 맨유 전방 선수들의 헌신적인 스위칭은 한순간 점유율로 돌아선 이후부터 축구는 어찌된 일인지 그 동안 지향했던 득점의 전형적인 방식으로 배출된 선수들을 농락시키기 위한 포제션만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느라 드리블보다 정확한 볼간수와 점유에 치우쳐 축구의 다양함을 많이 망쳤다. 티키타카가 준 부작용은 축구에서 중요시했던 득점의 방식의 진화를 제약시키고 있었다는 것이다. 축구에서 득점하는 방식은 점유율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공식이 성립할 수 있다는 원칙을 배제한다면 얼마나 지루해질까.
상대를 드리블로 돌파하거나 제공권과 체력우위로 상대수비를 허물거나 전방압박으로 볼 탈취를 지속시키는 방식으로 상대 수비를 어렵게 하거나 미들에서 수적우위를 점하는 방식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선사하는 건 감독의 용병술과 철학에서 파생되고, 팬들에겐 즐거움을 전술적으로는 계속된 축구의 진화를 끌어낼 수 있다. 그런데 한순간 그런 다양한 방식이 배제되고 어느 순간부터 강팀들이 부분적으로 티키타카 방식의 갈라파고스적 진화를 부분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방 선수의 스위칭 전술을 패스에 의한 유기적인 움직임을 위해 공격수의 자유도를 제재시킨다면 선수들은 볼을 가지지 않을 때 상대 수비대열을 오프사이드에서 강제 이탈시키기 위한 1차적인 수비적 공헌을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다. 볼을 가지지 않을때 움직임 자체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데 미들에서 공을 가지지 않는 한 선수가 플메의 경기조율과 상관없이 프리롤처럼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중원에서 수적우위를 통해 패스의 루트를 생성하든 상대 역습을 막기 위해 패스줄기를 커팅하든 전략적으로 중요하고, 협력수비 상황이든 공격에서 공간을 찾아가는 움직임이든 득점에 중요한 간접적인 공헌도를 보이고 있다.
[ 아약스 토털 축구의 시작 ]
[ 그리고 90년대를 이끈 오렌즈 군단 ]
[ 스페인 유스들은 아약스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유전자를 바꾼다. ]
어쩌면 이러한 움직임은 초기 네덜란드 토털축구가 구현하고자 했던 움직임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움직이는 선수는 지금도 찾기 힘들다 보니 이러한 선수의 중요성은 경기력을 향상시키지만 크루이프의 패스 철학을 구현해내는 것처럼 현실적으로 그렇게 움직일만한 클래스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어떤 메커니즘을 따르는 것이 아닌 선수의 자유도를 근거로 높은 수준의 전방압박의 포지셔닝을 경기장에서 구사할 수 있는 선수의 존재는 경기장 전체를 누비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분명하다.
하지만 크루이프는 네덜란드 토털축구에 대해 체력의 급격한 소진이 아닌 체력을 아끼기 위해 전원공격과 전원압박을 실시하는 거라 했고, 그를 위해 선수들의 패스 능력과 볼 간수능력을 언급했지만 압박의 방식에 대해서는 정의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 아마도 오프사이드가 일찍 출현하고 사키가 제안한 442처럼 쉽게 토털축구를 구현할만한 전형유지의 출현이 진즉 존재했다면 선수들의 전원압박에 대한 정의는 분명 패스가아닌 압박의 발전을 일찍 진화시킬 수 있었다. 선수들의 포백 간격 유지와 2선과 3선의 사각대형 유지를 통한 압박으로 수비적 전형의 유지를 통해 얼마든지 토털축구를 수비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70년대가 아닌 80년대 후반에 나타났다.
실제 사키이즘 이후로 바르샤는 크루이프가 아닌 사키의 이론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반할이 토털축구로 보인지극히 수비적인 방식을 택했던 90년대 후반을 거쳐 다시 공격적 압박을 화두로 실리축구를 구사한 무리뉴의 433에 대응해 상대 수비대열을 역으로 이탈시키는 스위칭의 433으로 발전하는데 주효한 근간이 되었다. 압박 축구는 결국 수비에서 시작한 442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오프사이드 라인의 유지를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공격수의 끊임없는 이동으로 득점의 주요 루트를 만들어내는데, 축구발전에서 혁신적인 진화를 이뤘다.
[ 레이카르트 오렌즈 선수 ]
스위칭의 433전술은 레이카르트의 전술적 변화의 핵심이었고, 이어 암흑기를 거쳐 리빌딩에 주력했던 퍼거슨이 루니, 호날두, 테베즈와 박지성을 필두로 한 역습의 키워드가 되었다. 퍼거슨의 암흑기를 안겨준 4231은 433의 화려한 공격 축구로 진화하는데 주효한 다이나믹 축구의 귀환을 알렸다.
2000년대 초반 다이나믹 442를 두고도 레알과의 경기에서 선보인 4231의 매력은 무엇보다 윙어와 공미플메를 함께 놓으면서 상대의 공미플메 전술에 대항할 수 있는 투볼란치의 존재를 모두 한 전형에 놓을 수 있는 장점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큰 장점대신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했는데, 바로 3선이다.
442에서는 2선과 3선의 라인 유지가 용이했지만 3선에 2명의 볼란치를 두면서 상대 역습시 3선의 활동량이 강제되는 상황에서 1선과 2선의 공격 지원은 제약을 받았다. 그리고 공격과 수비시 공격에 중점을 둬야 할지 수비에 둬야 할지 공수전환의 시점을 감독이 지휘하는데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다.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구사한다면 442의 경우 포백 라인을 올리면서 양사이드에 세우지 않는 버스를 활용하는 윙전술이나 두톱 공간의 자유도를 분화시켜 섀도우롤과 원톱의 롤분화를 통해 세축의 공격루트를 생성하는 것이 초기 사키이즘의 공격 전술의 전형이다. 반대로 상대의 전력이 강하다면 낮은 위치에서 수비라인을 형성해 밀집수비에서 진화된 두줄 수비와 역습을 진행하면 공격의 공식의 성립된다.
공수전환의 시점을 누군가는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문제는 공미플메의 위치다. 투볼란치로는 포백이 주는 안정감을 누릴 수 없고 상대 역습이 빈번할 경우 2명이서봉쇄해야 할 측면의 범위는 활동량으로 커버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4231에서 공격과 수비의 확실한 분화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득점의 분포도다. 실제 4231은 가장 전술적인 볼키핑과 움직임이 좋은 라리가에서 자주 잘 쓰기도 하는 전형이고, 이는 0102시즌과 0304시즌 발렌시아에 부임한 베니테즈가 바르샤와 레알을 누르고 라리가 우승컵을 드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0102시즌 38경기 51득점으로 우승한 발렌시아의 득점력은 경기당 1.34에 해당하는 역대 최저 득점 우승기록에 해당한다. 어느 한 경기에서 대량 득점이라도 한 경우라면 그 경기만 제외하고 평균치를 낼 때 이수치는 더욱 낮아진다. 결국 발렌시아는 1대 0으로 대부분의 경기를 승리했다는 반증이다.
물론 발렌시아가 패배한 기록도 제외해야 하지만 당시 승점 75점으로 우승한 시즌의 패는 5번 무는 12번이었던 걸 감안하면 승수는 21번의 승리는 너무나 저조한 결과물로 우승을 일궈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우승하는데 12번의 무를 캤다는 건 그만큼 4231이 가진 효용성에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피엘 리그와 달리 라리가는 무캐는 경기가 많은 점을 감안해도 1위한 팀에서 나오기엔 많은 수치다.
[ 발렌시아 주요 전술의 축 2선의 Aimar ]
1. [ 베니테즈의 4231 전술의 핵심 ] 아이러니 하게도 발렌시아가 성공할 수 있는 원동력은 강력한 수비진 구축에 있었다. 2번이나 바르샤와 레알을 제치고 우승했는데, 지금까지 발렌시아 역사에서 우승은 총 6번 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업적이다. 참고로 발렌시아 우승 시즌은 1941-42, 42-43, 46-47, 1970-71 시즌이었고 0102시즌 0304시즌에 우승했던 걸 빼면 40년대가 대부분이다.
2. [ 베니테즈의 전술 상세 ] 이와 유사한 전술을 가지고 팀을 운영한 시즌은 0809시즌 리버풀 시절이다. 제라드와 알론소를 중심으로 놓고, 3선 중원의 패스 줄기를 알론소에게 2선은 제라드에 맡긴 결과 토레스의 폼이 극강으로 올라서기 시작했던 시즌이기도 하다. 발렌시아 시절과 리버풀 시절의 4231이 다른 것은 1선의 침투 역할을 극대화시켰다는 점이다. 제라드는 전형적인 개인기를 위주로 플레이를 메이킹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강력한 슈팅과 바디체킹으로 압박과 역습의 433에 최적화된 박투박 성향의 중미 성향이 강한 공미였다. 이 부분의 단점을 메꾼 것이 토레스의 순간 침투 가속도였다. 다소 투박한 볼터치에도 불구하고 문전에서 해결하는 능력을 토레스를 중심으로 이끈 결과 리버풀은 좋은 모습을 보였다.
3. [ 리버풀 전력 이탈의 시작은 알론소 ] 베니테즈가 알론소를 중용했지만 이당시 가레스 배리에게 꽂힌 베니테즈는 알론소 대체자를 그를 낙점했고, 알론소를 그런 베니테즈에게 실망하고 레알로 이적했다는 풍문이 있다. 하지만 베니테즈는 그의 원대로 배리를 영입하지 못하고, 꿩대신 아퀼라니를 영입했지만 폭망하게 된다. 이것이 베니테즈가 망타기 시작한 시발점이다. 3선이 든든하지 못한 결과 수비의 과부하는 당장의 현실로 드러났고, 토레스는 첼시로 이적한다.
[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지리멸렬한 베니테즈의 선수 운영 ]
[ 베니테즈가 중용했던 아이마르와 바르샤의 메시 ]
1. 아이마르에 대해 잠시 말하자면 아르헨티나 선수이며 메시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이자 롤모델이다.
2. 아르헨 리그의 명문팀 리버 플라이트에서 오르테가가 발렌시아로 이적하면서 그의 10번 자리를 물려 받고, 이후 그도 발렌시아로 이적한다.
3. 플레이 성향은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드리블과 패스 모두 준수한 플레이 메이커였으며 그가 발렌시아를 떠난 후 발렌시아는 다비드 실바를 영입하였다. 참고로 파블로 아이마르는 오르테가를 존경했고, 메시 또한 그를 존중하고 우상으로 여기고 있다.
4231에서 겪게되는 득점 기근의 현상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는데 현재 4231을 계속 쓰고자 한다면 3선의 움직임은 재정의 해야 한다. 공미플메를 막는 대항마로 투볼란치 체제는 그 실효성을 잃은지 오래고 수비형 미들을 3선에 두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점에서 딥플메로 두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상 433에서 스위칭의 433이 차지하는 전방압박과 게겐프레싱이 주는 수비의 대열이탈은 소수 강팀들의 개척하고 있는 전술적 완성체이지만 이외에도 중위권이나 약팀들 모두 전술적 진화도가 급격히 향상되는 시점에서 지금의 전술 경향(트렌드)은 미들에서 바로 전방압박으로 간결하고 빠르게 이어지는 압박의 유기적인 대응 속도가 주효하게 먹히고 있다. 요즘 이피엘의 전통의 강팀들이 고전하고 있는 현상은 하위팀들의 막대한 자금 유입과 더불어 전술을 소화할만한 수준급 선수들의 영입과 이런 전술적 진화가 이뤄낸 결과물이다.
상대 수비는 이에 대한 해결을 모색해야 하고 안정적인 빌드업으로 90년대 펩이 존재했던 홀딩의 플메롤처럼 미미한 역할에서 알론소, 샤비 부스케츠가 스페인 국대 리그에서 보이준 후방 플레이메이커의 홀딩과 플메롤 모두 소화 가능한 선수들의 탈압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와 있는 건 수비의 질적 완성도가 포백의 빌드업만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 충족시키기 어려운 한계에 도달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대 축구에서 수비밸런스와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선수를 플레이메이커로 두지 않으면 경기력에서 수비와 공격의 밸런스를 모두 충족시키기 힘들다. 그런점에서 4231은 퍼거슨이 다이나믹 442에서 4231로 체질 변화를 하는데 중요한 근거를 망각했기에 결과적으로 실패했고, 베니테즈나 벵거가 생각하는 4231의 원초적인 해결을 찾는데는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베론을 영입하면서 퍼거슨은 4231로 변형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주요 득점의 원천은 정확한 롱패스와 오프사이드 파괴를 통한 한순간의 무주공산을 만드는 것이 퍼거슨이 지속시켰던 전술적 완성에서 연장선에 닿아 있었고, 선수들 또한 자유도가 급격히 하락되는 경기진행방식에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중원에서 패서와 박투박의 자유로운 이동 경로는 4231에서 투볼란치로 역할을 부여했던 방식과는 다른 미들의 압박과 공격적인 롤이었던 만큼 수비 밸런스에 맞춘 4231의 요구사항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실현하기 위해 완성된 선수들과 수년간 단련해야할 전술적 과제만 안겼을 뿐이다.
베컴이 베론에게 주었던 오프사이드를 파괴 패스는 그 동안 맨유가 오프사이드 파괴와 크로스내지는 드리블에 의존하면서 박투박을 계속 수혈했었던 지난날의 전술을 되돌아 보는 경기의 한장면이 아닐 수 없다. 맨유의 4231은 무늬만 4231이고 실질적인 전술은 442의 자유도를 조금 제약시킨 형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4231에 대한 시초는 벵거가 시초라고 하기도 하고, 맨유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하는 등 여러 설이 많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사용하며 장기간 사용하거나 우승한 팀내지 감독의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구사하기 힘든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위에서 얘기했지만 잠시 베니테즈의 4231에 대해 조금 더 언급하자면 발렌시아에서 아이마르라는 플메를 통해 수비전술을 완성시켰고 실제 기술축구를 구사하는 라리가에서 유효하게 먹혔다. 벵거는 이보다 공격적인 2선의 플메를 다수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을 위주로 구성하면서 수미의 중요성을 그다지 생각하지 않고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이피엘 리그 특성상 발렌시아는 아이마르가 떠난 이후에 다비드 실바를 통해 계속적으로 4231에서 차지하는 공미롤을 소화해 냈고, 다비드 비야가 부진했던 0910시즌에 실바의 공격적인 득점과 경기력에 의존하는 전술의 기본적인 토대를 버리지 않고 있는데 이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라리가에서 전술적 분화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는 증거다.
4231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리그는 올 시즌을 제외하고 통계적으로 볼 때 라리가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뛰어난 뛰어난 공미가 많은 리그에서 당연히 투볼란치 체제 또한 과거와 다른 형태를 보이는 4231로 진화하고 있는 곳이 라리가고, 완벽한 투볼란치 체제가 아닌 433의 역삼각 대형을 보이는 것이 라리가의 전형이다.
[ 짝퉁 다비드 실바 ]
[ 정재영 다비드 실바와 닮았다고 하길래 봤더니. 으흑? ]
[ 진짜 다비드 실바 ]
하지만 킥앤러쉬에서 별 진전이 없는 이피엘에서 이런 전형에서 얻을 수 있는 대량 득점의 고른 분포를 기대할 수 없다. .
가장 큰 문제는 그런 분화된 롤을 자국 내에서 모두 키우기 어렵고 그런 자원을 영입하는데 겪게 되는 애로 사항이다. 무엇보다 라리가에선 유스팀의 하부리그 진입을 권장하고 있으며 프로리그의 철저한 리그 운영제를 통해 강등과 승격을 직접 경험하면서 실제 감독의 전술에 부합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임을 유스시절부터 선수로서 의식하게 된다. 하지만 이피엘에서 투볼란치에 해당하는 3선의 움직임은 이피엘에서 그닥 효용성을 보기 힘들고, 라리가처럼 전술이해도를 바탕으로 유스들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단계도 거치지 않은데다 기본적으로 이피엘에선 공미가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 또한 그다지 좋지 않다. 벵거가 윙어를 쓰는 방식은 공미와 윙어의 움직임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중앙 지향의 플메를 다수 포진하는 방식으로 이피엘 킥앤러쉬에 대응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2선이 봉쇄되는 날이면 고전을 면치못한다.이피엘에선 공미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영입한다.
더블란치가 아닌 빌드업과 박투박
공미 플메 전술을 막기위한 선수들의 존재가 필요한 4231보다 공격의 분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중원의 조합을 정석으로 가져가는 442내지 433에서 많이 보이는 선수들 구성의 장점은 공격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2선 미들의 역할을 강조하는데 있다. 전방 공격수를 포쳐형이 아닌 미들의 연계를 강조하기 시작했던 이유는 더이상 공미플메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세축의 공격루트를 가진 팀과 공미의 능력에 의존하는 팀의 전술역량은 대형의 변화와 선수 교체 옵션을 고려해볼 때 감독의 역량을 직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는 걸 의미한다. 선수의 역량이 곧 팀의 역량인 공미플메는 전술변화에 적응하기 힘든 전형이다 .
1, [4231 [] 전형이 주는 제약 수비에서 큰 에러를 보이는 3선의 빌드업 ]
공미를 두는 4231에서 3선에 미들 두명을 둔다면 역습시 빠른 스피드를 가진 선수라 해도 상대수비수보다 자리를 선점하기가 힘들다. 상대가 방어중심의 전형을 계속 허물기 위한 움직임을 가지면 선수의 클래스가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승부를 낸다면 아군의 공격 기회는 급격히 줄어들고, 수비의 과부하만 커지게 된다. 3선이 수비하는 방식보다 커버범위가 넓고 공격의 시발점의 여의치 않다는 단점이 항상 존재한다.
2. [ 442가 가진 수비 분업화 방식 ]
기존의 두줄 가 중앙수비와 미들의 협력수비, 윙어와 풀백의 협력수비를 통해 공격과 수비의 시점을 독립적으로 설정한다면 중앙 수비수와 미들이 공간을 점유하며 측면의 공격과 수비를 풀백과 윙어가 교대로 수비하는 수비방식은 공수 밸런스를 두 가지 옵션으로 공간을 점유하고 지배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격의 시작은 세축으로 나눠질 수 있다. 윙어의 단독드리블이나 연계 방식을 통한 중앙에서 빠른 볼배급, 그리고 중앙수비수와 중앙 미들이 빌드업을 통해 상대 압박을 탈피하면서 2선에 참여하는 방식을 들 수 있는데, 이런 방식은 수비 밸런스에서 중앙수비와 풀백의 단독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
3. [ 4231이 구식인 이유 ]
3선의 투 볼란치는 커버할 공간이 넓은 3선 측면을 커버하기도 버겁다. 애당초 투 볼란치의 태생자체가 뛰어난 공미를 막기위해 브라질에서 파생된 전술인만큼 공미에 대항해 만들어진 사키의 이론이 미친 영향력을 생각해 볼 때 그 역할은 지극히 수동적일 수 밖에 없고, 가장 큰 문제점은 투볼란치 체제가 중앙 지향적인 수비형 미들을 포진했다는 점에서 1,2선에 공급할 선수들의 부족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공격 시발점을 어디에 두느냐도 여의치 않으며 이 전형은 완성된 선수들을 영입하지 않으면 위험한 전술이다. 단지 전형을 여러가지로 변형할 수 있다는 장점 정도만 적합하게 쓸 수 있는 전형이라 봐야 한다. 필자도 반할이 다이나믹 442 전단계로 쓰기 위한 전술인줄 알고 지지했었다. 그런데 현실은 이도 저도 아닌 전형이 되었다.
결국 4231은 2000년 대 초반 반짝 유행하고 433으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의 전형으로 남게된다. 그리고 무리뉴가 몰고 온 압박수비중심의 역습 축구 433이 챔스와 리그를 휩쓸게 된다. 레이카르트의 433이 지나고, 펩이 내놓은 티키타카로 인해 바르샤만이 가능한 점유율 중심의 433이 해악을 끼치면서 펩과 무리뉴의 전술이 대결하는데까진 불과 8년도 걸리지 않았다. 결과는 무리뉴의 무기력한 패배로 계속 점철되었지만 필자는 무리뉴를 지지하지 펩이 추구한 축구는 축구 발전에 큰 해악을 끼쳤다는 점을 아직도 견지하고 있다. 물론 의견들이 분분하겠지만 모든 클럽들이 즐기고 발전시킬 수 없는 전술이라면 초기 네덜란드의 토털축구처럼 빨리 주류에서 사라졌어야 했다.
크루이프를 통해 십수년 이식해야 가능한 바르샤의 티키타카를 누가 따라할 수 있고, 따라하고 싶어할까. 그가 이해한 축구는 그의 클래스에서 가능하지만 그 철학을 이해할만한 클래스는 네덜란드에서도 70년대 아약스로 토털축구의 구현이 국한되었듯 2000년대에는 바르샤만이 가능하다.
다음은 필자가 생각하는 티키타카의 해악이다.
1. 크루이프가 생각했던 철학의 관점은 본인의 능력을 기준으로 만들어 놓았기에 당장은 구현하기 힘들었고, 아약스의 유스 시스템을 통해 갑자기 출현한 마라도나의 능력치와 다르게 잘 정비된 유스들의 능력이 십수년 이식된 철학이 펩에 이르러 성과를 내었다. 그 결과는 엄청났지만 크루이프가 추구했던 철학과 상당부분 다르게 나간 부작용이 발생했다. 바로 축구에서 느껴지는 지루함과 안티풋볼이다.
2. 이러한 축구를 위해 진보된 방식을 그가 선사한 거라면 분명 상대 팬들도 수긍하고 납득할만한 즐거운 플레이가 존재해야 하는데, 90분 중 80분 내내 상대는 볼을 잡을수도 없게 볼돌리는 행위는 상대 선수들을 조롱하고 사기를 저하시키곤 했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경기처럼 이러한 방식은 상대팀에서 배울만한 점을 찾기 힘들다. 위에 언급했다시피 상대가 보다 높은 축구수준을 구사한 팀의 방식을 배우거나 대응하려면 사키가 제공한 것처럼 이식성이 쉬워야 한다.
3. 하지만 점유율의 433은 누구도 구현하기 쉽지가 않다. 경기장을 넓게 쓰는 방식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향상시키지만 패스로 제약을 주는 방식은 득점을 지향하는 움직임과 거리가 멀다. 선수들은 어떤 동선을 따르는게 아닌 패스를 위한 간격유지에서 느껴지는 자신감은 이내 꺽이고 자신이 주인공이 아닌 공이 주인공이 되는 상황을 자주 봐야만 한다. 이 지루함은 바로 공이 주인공이 될 때 생기는 현상이다.
4. 팬들이 득점할 때 즐거워하는 이유는 선수들의 스피드와 체력적 압박을 이겨내는 것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의 능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패스를 통해 해결능력을 선보일 때 우리는 선수에 대해 환호를 하지 공에게 환호를 주지 않는다.
[ 크루이프와 펩 근데, 필자는 펩이 정말 싫다. ]
[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승이다. 무간지 얼렁와~ ]
1516시즌 맨유와 아스날 전 후기
최근 경기력을 보면서 맨유는 점유율과 거리를 두어야만 득점과 선수들의 폼이 향상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항상 이 부분이 맨유에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뭐 한두해도 아니니 넘어가기로 하자.
아스날이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움직임을 보면 확실히 공간과 패스 센스가 뛰어나다. 그리고 아스날에서 교체 선수로 들어와 처음 뛴 선수의 움직임을 보고 박지성을 보는 줄 알았다.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움직임이 그렇게 훌륭한 선수는 박지성 선수 이후로 오랜만에 본다.
연계에 대하여
[ 시즌 27라운드 아스날전 들고 나온 포메이션]
1. [ 유스와 함께 한 4141 ]
올시즌 필자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포메이션이다. 포인트는 후안마타의 위치와 에레라 그리고 슈나이덜린이 포진한 위치이다. 외관상 4141로 보이지만 4231 전형이 주는 장점과 다이나믹 442를 부합시키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저런 포메이션을 써야 역습을 유효 적절하게 막을 수 있다. 속도전과 마타의 공미롤은 현실적으로 마타를 뒷받침하기 위한 수미와 박투박의 2선 압박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에서 측면에 포진한 에레레는 사실상 중원의 압박을 소화해 냈고, 슈나이덜린은 후방의 조율을 소화해냈다. 물론 슈나이덜린이 캐릭처럼 전진패스가 특화된 역할을 당장 소화하긴 힘들다. 그럼에도 이 포메이션이 가장 이상적인 롤이라 생각이 드는 건 중복된 10번롤을 어떻게 분화시켜 사용해야 되는지 가장 모범이 되는 해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 [ 캐릭의 중앙 수비 ]
아스날의 중원 공격이 강력함에도 아군의 수비불안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이유는 캐릭의 준수한 빌드업과 탈압박이다. 중앙수비임에도 불구하고 슈나이덜린과 4선과 3선의 포지션 체인지가 가능한 위치에서 때에 따라 슈나이덜린대신 중원으로 올라갈 수 있는 전진패스를 뿌려줄 수 있다는 점과 블린트의 패스는 결과적으로 4선과 3선에서 3명의 패싱력이 준수하다는 장점을 내포하고 있다. 물론 이런 중앙 수비 조합은 시즌내내 주축으로 쓸 수 없지만 적어도 스몰링이 복귀하고 활어가 복귀한 상황에서 더이상 투볼란치 체제로 갈 이유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3. [ 시오 윌콧의 부진 ] 사실 윌콧은 중앙 공격수가 아닌 윙포워드가 적절하다. 그럼에도 윌콧을 중앙공격수로 윌백을 윙포워드로 기용한 것은 아스날이 가진 수많은 장점의 2선 플메이 메이커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중원에서 별다른 조합을 드러내지 못했다. 전술 패착이다.
3. [ 린가드와 포지셔닝 플레이와 멤피스의 발전 ]
멤피스는 근육량을 줄이면서 특유의 트래핑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시즌 내내 욕을 먹은 건 애슐리 영을 생각해 봐도 관대하게 봐줄 수 있는 대목이고, 그 원인이 확실한 만큼 스피드가 향상되기 시작하면서 결과적으로 자신감의 향상과 폼의 향상을 불러오고 있다. 그리고 린가드의 포지셔닝은 체력이 부실한 그에게 득점 빈도를 높이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다. 물론 그가 돌파를 못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그의 움직임이 준수하다는 걸 말하고 있다.
포인트 1 > 오프 더 볼 움직임과 키가 되는 움직임의 중앙 연계
[ 데파이를 막아내려는 배예린 ]
아스날이 중원에서 경기력을 푸는 키는 2선의 자유로운 플메적 롤을 수행하는 선수가 많다는 거고, 윙포워드의 자원이 2선 중앙에서 패스로 풀어나가는 움직임이 윙어의 움직임과 병행하다 보니 베예린 같은 풀백의 오버래핑이 활발할 수 밖에 없다. 그에 비하면 맨유는 지공상태에서 측면의 상대 수비수에게 공간적으로 많이 봉쇄된 듯한 좁은 패스 범위를 가져간다. 경기중에 간혹 보이는 상황이 아니다. 종종 상대의 포지셔닝에 고전하고 있는 것이 맨유의 측면이다.
린가드와 바렐라가 측면에 존재하고 마타가 중앙에서 잠시 측면에 머물며 패스 연계를 할 때 아스날 선수들은 이미 공간을 자리잡고 들어간다. 아군이 지공 상황에 있을 때 이런 모습을 자주 보이는데, 이 부분은 확실히 팀 스피드와 관련이 있다. 중앙에서 공간 침투가 잦을 수록 상대 수비 측면은 중앙으로 협력수비하러 횡으로 움직이는 빈도가 잦아지는데, 맨유에게선 중앙의 공간 침투를 찾기 힘들다. 1516시즌 28라운드 아스날 전 경기도 상대 문전에서 2대 1 패스를 위한 선수들의 오프더 볼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공을 가지지 않고도 상대에게 위협적인 수비 과부하를 일으키는 방법은 상대 문전에서의 아군 움직임이다. 득점을 직접 하지 않아도 상대는 자연히 움직이는 선수들을 마킹하러 대열을 이탈하게 된다. 이탈된 자리에 빈공간이 나면 공을 가진 선수는 그 공간으로 쇄도하는 선수를 향해 자연히 볼을 패스하게 되고, 상대는 그 선수를 마킹하기 위해 자기 자리를 내주게 된다. 이런 연쇄적인 이동이 일어나는 동안 아군은 볼을 가진 상태에서 상대 키퍼와 직접 대면하게 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솔직히 박지성의 움직임은 오프더볼 움직임의 정석이다. 빈공간을 들어가는 움직임은 다른 선수들의 자유도를 높이는 효과를 낳는다.
포인트 2 > 윙어와 풀백의 연계
[ 부제 : This is not strong their performance compared with their infinite ability soon appeared in future.]
[ 역습에 미치는 유스의 압박과 중원의 공격 전개 ]
과거 맨유는 기존 윙어과 풀백과 연계를 통해 공간을 비교적 넓게 가져갔다는 점을 상기해보자. 당시 맨유는 윙어 뿐만 아니라 풀백의 오버래핑과 킥력이 모두 준수해 직접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지 않고도 전방에서 떨궈주는 크로스를 통해 상대가 수비적 대형을 갖추기도 전에 득점을 해결하는 옵션이 존재했다. 따라서 중앙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은 기본적인 공격 옵션에 해당하지 않았다. 물론 경기중엔 중앙에서 직접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어디까지나 측면의 돌파와 크로스가 전제된 제 3의 옵션이었다.
지금 맨유의 윙어가 과거의 윙어보다 자유도가 훨씬 떨어지는 원인은 상대 수비밸런스가 좋다는 의미가 아니다. 과거보다 공격의 옵션이 한정되어 있다는 걸 의미한다. 전술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돌파보다는 패스에 의존성이 심화되면서 상대 선수는 맨마킹보다 포지셔닝으로 상대의 패스할 공간을 좁게 가져가고, 아군이 패스하게 될 때 상대 수비의 압박은 볼탈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맨유는 볼을 가지고도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후방으로 길게 패스해 버리며 경기의 템포를 죽이게 되거나 어설프게 뺏기는 장면을 자주 연출하고 있다.
이것이 아스날과 맨유가 가진 패스웤에서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아스날이 공격에서 연계할 때 맨유의 기본적인 수비 수순은 장벽을 만들고, 상대의 공격이 중앙에서 쇄도할 때 수동적으로 막아낸다. 이러면 맨유는 역습하기 힘들다. 수동적인 수비는 역습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것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아스날이 공격의 고삐를 놓치 않기라도 하면 맨유는 수동적으로 수비에 과도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다. 공격의 실마리가 2선에 있는 아스날과 달리 맨유 공격의 실마리는 2선의 수적우위와 3선의 볼배급에 있다. 그리고 경기중 유동적인 선수들의 이동을 제한시킨다면 패스웤의 향상은 지지부진할 수 밖에 없다.
포인트 3 > 공미 움직임의 밸런스부하를 없앤 압박의 움직임... 박투박
[ 에레라 아스날전 골 ]
올시즌 아스날과 상대한 유스들의 체력 압박은 아스날에게 수비적인 과부하를 주면서 본인의 경기력을 가져오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클래스에서 오는 경기운영은 유스들에게 기대하기 어렵다.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나갈 때 압박을 제외하면 패스수준차이가 확연하다. 데파이도 폼이 올라오고, 팀의 전체적인 연령이 낮아지고, 유스들이 팀스피드를 향상시켜서 베테랑들이 존재할 때 느꼈던 답답함을 오늘은 느끼지 않고 본 것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아직 의구심이 있지만 마타의 움직임은 정말 좋았다. 개인적 바램이지만 첼시 마타 시절의 포스를 한번 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전술을 그를 중심으로 한 번 짜서 몇번 실험해 보는 것도 지금 있는 자원에서 충분히 가능한 플랜 B라 보여진다. 슈니는 홀딩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했고, 캐릭은 3선과 4선의 조율을 잘 유지했다. 에레라는 박투박으로서의 움직임이 너무 좋아서 상대 팀들의 유기적인 팀웤에 의한 스피드 향상을 3선의 압박으로 많이 과부하를 걸어놓았다. 오늘의 MOM은 분명 래쉬포드일 것 같지만 경기 전체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에레라가 MOM을 받아도 무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에레라의 롤은 상대의 경기력을 저하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유스들을 중심으로 경기하게 될 때 앞선의 공격적인 압박을 유스가 하게 될 경우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수비 밸런스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의욕만 충만한 유스들은 갑자기 상대방 경기력이 올라오고나면 수비밸런스의 중요성을 의식하기도 전에 상대 페이스에 휘말려 한순간 정신적 공황을 맞이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유스들이 간과하는 점은 공격의 밸런스를 보통의 수비밸런스로 인식하는데서 오는 한계라 보여진다. 아군 공격시 미들 압박이 유효하게 먹힐 경우에는 상대방 공격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 때일 경우고, 상대 공격이 활로를 찾으면 자연히 전방의 압박은 아무리 강하게 해도 유효하게 먹히지 않고, 이내 지치게 된다.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미들의 수적 우위가 수비밸런스와 압박을 동시에 취할 수 있는 장점이고, 공격이 아닌 미들의 압박이 관건인데 이를 망각하고 움직이면 아군은 경기력을 보장할 수 없다. 상대 경기력을 의식하지 못하고 뛰는건 이제 막 1군에 올라온 유스들에게서 보여지는 현상이다. 유스들이 1군으로 올라올 때 프로리그와 비교하여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도 이 부분이다. 공수 조율이 중원에서 대부분 이뤄진다는 건 어디까지나 중미가 해주는 기본적인 역할이고, 거기에 부응하는 움직이는 공수밸런스가 필요하다.
적어도 유스들의 실책은 오늘 보여준 포수 멘사가 중원에서 볼을 키핑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패스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 정도가 실책이라 인정된다. 그런데 그 실책이 한순간 상대 경기력의 상승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아군은 심각한 밸런스 붕괴를 경험하게 되고, 경기력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구심점을 잡기 힘들게 된다. 그래서 그 구심점을 위해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 필요하다.
포인트 4 > 패싱과 탈압박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인 수비수의 조합
[ 포수 멘사의 볼을 빼앗은 후의 맨유의 공습 ]
오늘 중원의 조율은 중앙수비수로 나온 캐릭과 블린트의 조합이 잘 맞아 떨어지면서 아스날은 상대 후방을 괴롭히지 못했다. 캐릭이 3선에 올라와서 경기할 경우 상대는 보다 많은 압박을 미들에서 보여줬겠지만 4선으로 내려간 캐릭을 상대하는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공격수이지 미들이 아니다. 그리고 오늘 미들에서 보여준 에레라와 슈니는 상대방을 체력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박투박이 가능하다. 홀딩을 슈니가 맡고, 박투박을 에레라에게 맡겼으며 전방 경기력을 조율한 이는 마타였고, 후방의 조율을 맡은 선수는 캐릭이다.
보통 빌드업 단계에서 후방의 조율보단 어떻게든 빨리 미들에 패스할 생각만 가진 것이 중앙 수비수가 보여주는 패스의 수준이다. 이 패스 수준의 차이는 어떤 결과를 야기할까. 오늘 캐릭과 블린트가 중앙 수비수로서 보여준 빌드업은 4선에서 2선의 자원에게 바로 침투할 수 있는 패스를 여러차례 보여줬다. 아스날은 중앙에서 경기력을 풀어가는 팀이다. 연계와 선수의 공간 침투는 공을 중심으로 이어질 때 선수들의 약속된 패스웤이 진행되면 골을 결정하는 선수는 굳이 공격수일 필요가 없다. 바르샤의 메시처럼 제로톱에 가까운 경기운영을 보여줘도 무방한 것이 아스날이다. 지루가 연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과 외질이 계속된 양질의 패스는 현대적 관점의 공격수가 미들의 어느 영역과 겹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포인트 4 > 외질의 패스와 캐릭의 패스의 차이
[ 외질의 움직임은]
[ 캐릭의 패스 ]
1. [ 외질의 패스 ] 볼을 드리블하다 바로 키패스를 준다는 점에서 아스날의 2선의 플메롤에 부합된다. 그러나 패스앤 무브를 지향하는 건 아니다. 패스 앤 무브와 탈압박은 실바와 마타가 공미에서 잘 보여주는 롤이다.
2. [ 캐릭의 패스 ] 캐릭은 정적 동선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예측해 전진패스를 뿌린다. 활동영역에 제약을 받지 않아도 되는 그의 움직임은 막상 선수들이 전방에 포진해서 수적우위가 채워지는 경우에 패스를 전진시키고, 포백보호를 위해서 3선에 오래 머물때에는 탈압박과 횡패스를 통한 조율을 자주 한다. 맨유가 점유율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3선의 캐릭의 존재이다. 전진패스 이후에 백패스를 받은 캐릭의 움직임을 보면 빌드업의 재시작도 미들에서 시작할 수 있는 캐릭의 탈압박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외질은 그런 플레이를 기대하긴 힘들다.
3. [ 번외 전 마타의 패스 ]
이둘이 경기력에 미치는 근본적인 원인은 한마디로 말하면 활동영역의 차이에서 비롯된 패스의 차이다.
보통 외질의 활동 영역을 보면 측면에 자유롭게 침투하거나 패스를 주는 움직임이 뛰어나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들은 그 스스로 골을 결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다. 그의 움직임은 다른 선수들에게 골을 넣을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요소이다.
반대로 캐릭을 보자 캐릭의 활동반경은 항상 정해져 있듯 3선과 2선의 후방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상대의 압박을 회피하면서 포백보호에 우선한다. 수동적인 공격패스를 지향하고 공격적인 활동을 자제한다. 캐릭의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캐릭은 체력에 의존하거나 전방에서 볼컨트롤을 통해 드리블이나 키패스를 즐겨하는 유형은 아니다. 그의 패스가 위력적인 이유는 포백을 보호하면서 수시로 뻗어주는 전방패스에 있다. 3선에서 1.5선에 볼을 전달해 준다면 상대가 압박하는 2선은 결국 수비하러 아군의 1.5보다 0.5선 뒤어 서서 수비할 수 있는 3선으로 내려가야 한다. 상대에게 수비를 강요한다는 건 상대방이 압박할 기회를 뺏는 것과 다름없고, 이는 경기력의 차이를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캐릭의 존재감으로 나타난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는 캐릭이 주는 효과는 포백보호와 함께 전방에선 미들의 수적우위만으로도 공격력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는 전진패스의 위력이다.
미들이 보여주는 상대 압박의 수준과 박투박에 이은 상대 뒷공간 침투는 수비수에게 과부하를 주는데, 아군의 중앙 수비가 볼 키핑을 오래하거나 상대 뒷공간으로 패스속도를 올려 전방에 가까운 미들에게 연결해 버리면 아군은 전방에서 공격을 바로 진행할 수 있다.
포인트 5 > 데파이의 성장과 관련해
지금 부터 쓰는 건 필자의 속풀이니 스킵해도 상관없다. 공감하고 싶은 분은 공감하고 그렇지 않다면 걍 개소리다 하고 넘어가도 된다.
사노라면 인성과 실력을 모두 갖이 공유한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필자의 나이 30대 중반이되었지만 불혹의 나이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역동적이고 자라나는 시기에 모든걸 갖춘다는 건 성장의 정체를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데파이에 대한 평가는 현재까지 필자의 마음에선 유보하고 있다. 본인은 무관심속에 평범한 사람들이 누리는 성장과정을 겪고 있다고 해서 모든 이들이 당신과 같은 보편타당한 성장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물론 사람은 욕을 많이 먹으면 오래 산다고 하니, 데파이가 먹는 욕을 어느 순간 자제한다면 또다른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죽도 밥도 되지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솔직히 필자는 데파이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냥 좋게 볼 수는 없지만 호날두를 생각했다면 당시 우리가 그를 향해 얼마나 욕을 하고 지냈는지 인식해도 과거는 언제나 불변의 사실을 품고 있으니, 우리가 과거를 후회할만큼 데파이 또한 그렇게 자라길 바라고 있다.
1년정도 시골에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가끔 사색하러 밖에 나갈 때면 철조망 너머 늑대만한 짐승을 키우는 집도 보고 집 주위에 장미와 망고를 키우던 옛날이 생각난다. 만평이 케일로 둘러 쌓였던 농장 근처에서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곳에 잡초가 듬성듬성 있었는데, 비가 내리고 나서 며칠 지나니 어느 순간 무성하게 자라나 있는 걸 보았다. 잡초가 원래 그려러니하고 새삼스럽게 반응할 필요는 없는데 무심코 그 자리를 보았던 필자는 어이쿠 하며 깜짝 놀랬다. 저기에 뱀 나오면 어떡하나 라는 기우와 함께.
주변의 가혹한 현실이 잡초처럼 무궁하게 자라날 척박한 기회의 순간을 보내고 나면 어느 순간 봄이 오고, 제대로 뿌리박은 단단한 풀들이 보슬비라도 맞으면 그 순간이 도약의 기회임을 모두들 알고 있다. 사업하는 사람이라도 정체되는순간에 맞보는 좌절감이나 공부하는 학생이 어느 정도 공을 들여도 진척되지 않는 학업 성과에 좌절하기도 하고, 돈을 쳐 바르고도 성장이 안되어 욕구불만이 표출되는 악동들도 과거에는 많았던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인성에 문제가 있어, 발로텔리나 그 이전의 카사노처럼 악마의 재능으로 표현되는 선수들의 전형적인 결말은 안타까움으로 귀결될 수 있는 상식에 가까운 공식임에도 전혀 식상하지 않는 신선함을 제공해 준다. 왜 일까. 자라는 선수들은 완성이 된 후의 모습을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메시가 이만큼 성장할 줄 누가 알았을까. 보통 겪게 되는 좌절과 고난의 시간들보다 메시는 순탄하게 그 길을 걸어온 듯 하다.
사람들에게 있어 순탄이란 온실속의 화초와 동의어로 받아들이기 마련인데, 메시는 유유히 그런 평가를 부정하듯 성장의 완성을 향해 가고 있다. 이런 존재가 흔하지 않다. 흔하다는 건 사람들 관심에서 멀어지는 걸 의미한다. 사람들의 관심이 악마의 재능에게 쏠리는건 흔치 않은 재능속에서 미성숙한 자아를 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이런 선수들에게 우리는 비난하는 건 솔직히 상식에 어긋난다. 보통의 일상에서 성장하며 무심코 해왔던 안좋은 언행과 언사는 어른이 되면서 자연히 본인의 잘못을 인식한다 해도 과거 그랬던 본인은 관용적으로 허용되는 일이라 치부하고, 능력이 뛰어난 수면에 올라와 있는 선수들에게 윤리적인 강요를 한다는 것은 재능에 대한 속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윤리라는 것이 버릇없다라는 수준이라면 차라리 국내기사처럼 스킵하는 것이 성장의 밑거름이 될 듯 싶다.
확실한 건 재능과 인성은 비례하지 않는다. 고로 우리가 인성에 대해 뭐라 하는것에 선수들이 길들여 진다면 재능은 폼이 떨어지는 지름길이 될지 모른다.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여야지 여름날에 뻗정댄다고 버릇없다 하는 농부들은 없다. 여름에 벼들이 광합성을 하려면 푸르게 자라야만 한다. 고개를 숙이는 것이 인성이라면 고개를 숙이지 않고 광합성을 하는 여름날들은 재능이다. 이정도 비유라면 확실히 알수 있지 않을까.
보통의 인생들이 겪는 이러한 과정을 축구에선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가능한 한 선수들이 그런 것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예를 들면 어렸을 때부터 예의도 바르고 인성도 괜찮은 사람이 실력까지 빵빵 터져줘서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간다는 것인데 그건 기득권의 헤게모니일 뿐이다. 요컨대 자신의 성장과정을 무시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사다리를 어떻게 타든 빨리 올라오는 재능에 대해서 사다리 타는 법이 잘못되었다. 처음부터 다시 올라와라 하는 그런 간섭은 방해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올라온 사다리는 판단했던 세대들이 보았을 때 여전히 옳다고 볼 수 있을까.
승리의 요건에서 경기장 전체를 쓰기 위한 방법론
점유율의 극강
올시즌 점유율 대신 맨유가 승리를 하기 위한 공식으로 선수들의 자율성을 크게 부여한 결과 경기력이 향상되었다. 그리고 이는 점유율과는 상관없음이 드러났다. 점유율의 유지가 승리와 관련없음은 누군가는 부정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점유율은 단순히 이피엘에서 통하기 어렵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 다만 점유율 자체도 전방의 패스가 빈번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1516시즌 시즌의 반을 통째로 4231 전형 유지를 통해 중원의 과부하만 안긴 반할의 전술은 결코 수비에서 이롭지 못했다. 3선의 수비범위는 넓어진데 반해 역습은 느리고, 막상 전방에 포진한 선수들에게 패스할 때마다 번번히 상대 수비진에 커트되어 공격의 밸런스를 유지하지 못했다. 그 결과 풀백은 주구장창 수비의 부담을 안게 되었다. 올시즌 풀백이 줄부상 당하게 된 건 우연이 아니다.
바르샤가 극강의 점유율을 추구할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과거 바르샤가 점유율을 추구할 때 풀백의 오버래핑은 가장 강력한 공격 루트의 확보였고, 결과적으로 점유율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공격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지역에서 뺏긴 볼을 다시 압박해서 뺏어내는 선수들의 경기력은 풀백의 수비 과부하를 현격히 줄였다. 결과적으로 미들의 뺏길 볼에 대한 헌신적인 압박 플레이가 재차 들어올 상대 선수의 강력한 공격의지를 저지하고 풀백은 오버래핑을 자유롭게 해도 괜찮은 수비적 공헌을 했다는 것이다. 바르샤에서 점유율이 극강인 건 풀백의 오버래핑과 관련없을지 몰라도 뺏길 볼의 재탈취는 점유율과 풀백의 공격참열르 높이는 효과를 낳았다는 점에서 1차적으로 중요한 바르샤의 티키타카였다.
맨유는 바르샤가 추구하는 티키타카처럼 갈라파고스적 진화를 진행하기 힘들다. 현재 바르샤는 전방의 화력을 앞세워 펩 이후로는 더 이상 점유율을 추구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티키타카가 막을 내리고, 이젠 수아레즈, 네이마르, 메시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젠 미들 연계가 아닌 간결한 득점을 위한 움직임으로 변화하고 있다.
압박과 관련한 섀도우롤과 공미롤의 차이
이 부분은 맨유가 재고해야 할 부분이다. 올시즌 점유율을 통해 재미를 본적이 없는 맨유이다. 키가 되는 선수들이 없는 형편에 점유율을 추구한다는 것은 선수의 자유로운 이동과 창의력만 저하시킬 뿐이다. 그리고 10번 선수들이 맨유에는 너무 많다. 필요하다면 정리하거나 출전 선수들을 스쿼드 플레이어로 돌려 전술의 다변화를 추구해야 현재 고정된 전술이 아닌 다양한 롤이 존재하게 된다. 10번에는 공미 마타를 놓거나 섀도우 롤에 루니를 넣거나 할 때 전형에도 반드시 변화를 줘야 한다.
1516시즌 초에 루니의 움직임이 형편없었던 이유는 4231에서 가장 많이 방해를 받는 공미롤에 루니를 놓았다는 점이다. 과거 2000년대 초반에 반니 뒤에 스콜스를 세워뒀을 때도 이런 현상은 존재했다. 스콜스가 우회적으로 그 롤을 소화하기 쉽지 않고, 더 이상 그 자리에 서고 싶지 않다는 말은 유의 했어야 했다. 루니는 스콜스처럼 미들 자원이 아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마타가 어울린다. 루니는 플랫한 442 전형이나 433전형에서 원톱 뒤에 존재하는 섀도우롤이 적합하다.
섀도우롤은 공미에 비해 상대 압박에서 자유롭고, 공을 달면서 플레이를 만들 필요가 없다. 그 역할은 중미에서 제공해 주면 된다. 전방의 원톱은 상대를 끌고 다니며 미들의 박투박은 상대를 체력으로 압박하며 윙어의 침투는 측면 수비의 과부하를 이끌면서 결과적으로 오프사이드 침투와 문전에서 흘러나온 루즈 볼에 집중하면 섀도우롤은 전방의 파괴력만 집중하면 될 일이다. 루니는 그런 롤에 적합하고 역습시 빛을 내지만 마타는 지공에서 빛을 발휘한다. 둘의 공존은 상극이다.
그럼에도 반할은 마타와 루니를 모두 기용하는 악수를 계속 두었다. 10번롤이 중복되는 건 1차적으로 공수 밸런스에 과부하를 줄 수 밖에 없다. 루니를 공미에 두고 마타를 가짜윙어로 둔다는 건 상대 방의 장점을 모두 무력화 시키고, 잦은 패스미스와 탈압박에서 미숙함을 보였던 루니와 윙어로서는 치명적으로 돌파가 되지 않는 마타를 위해 중원에서 수비적으로 공헌해야 했던 존재는 부재하고 결과적으로 다르미안이 마타 뒤에서 똥싼 걸 치우고 있던 장면을 자주 볼 수 밖에 없었다.
필자는 루니가 다시 복귀한다 해도 마타와 루니의 공존은 최악이라 생각하고 있다.
세축의 공격 루트 확보 ... 롤의 확정이 아닌 롤의 자유로운 분화
[ 맨유의 10번 분명 하얀 하의 유니폼에 선명히 10번이라 쓰여져 있고 루니라 읽는다. ]
그렇다면 루니가 살길은 뭘까. 득점력의 빈곤을 루니에게 탓할 수 없다. 시즌 초중반에 추구한 4231 전형을 버리면서부터 루니의 폼이 향상된 것은 롤의 변화와 관련있다. 결국 다이나믹전형에서 루니는 빛을 볼 수 있다. 최근 부상 전까지 루니가 득점한 상황을 봤을 때 루니는 섀도우롤에 두고 윙어의 사이드 침투를 극대화시켜야 전방에 빈곤한 득점력의 부재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세축의 공격루트 확보는 롤의 분화가 확실한 4231 전형이 필요한게 아니라 선수들의 자유도를 높여 롤의 분화를 촉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유스들이 올라오면서 이들에게 리그 적응력을 키우는 방식도 완성된 선수가 필요한 공미와 투볼란치, 그리고 이둘의 경직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윙어의 존재가 필요한 4231이 아니다. 그들에게 이런 롤을 소화하라고 주문하라면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얼마나 월클의 재능을 바로 보여줄 수 있을까.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와 자유로운 롤에서 이끌어낼 그들의 성장이다. 필요하다는 건 결국 어느 부분에서 기회비용을 감수하고 수용해야 충분조건이 성립된다. 모든 것을 다 갗춘다는 건 팀을 재건할 때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이와 대척점에 있는 공미 플메 전술 > 4231 전형에서 탈피해야 한다.
1415시즌 그리고 전시즌에 맨유는 패닉바이를 감수하고 마타를 데려왔고, 같은 포지션의 에레라를 공수했다. 그리고 이 둘의 역할은 맨유에서 당장 필요로 했던 윙어의 존재와 다른 롤의 분화를 이끌어냈어야 공격력을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비력의 조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에레라의 활동량은 전형적인 공미보다 중원의 박투박의 자유로운 움직임과 침투에 적합했고, 반대로 마타는 지공상황에서 다른 선수들의 헌신적인 볼의 재탈취와 수비력이 뒷받침되어야 상대 문전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형의 선수였다. 둘의 차이로 인해 결국 반할은 마타를 쓸 때마다 에레라를 베재시킬 수 밖에 없었고, 볼 간수와 플레이 메이커 적인 움직임에서 마타는 에레러보다 나았지만 수비에서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은 잧아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점을 마타를 윙어로 기용했다는 점이다.
중원의 움직임에서 에레라의 박투박이 필요한 시점에 반할이 꺼내든 카드는 슈나이덜린과 캐릭의 공존이었고, 슈나이덜린의 박투박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2선이 아닌 중원에서 그 효과는 생각보다 반감되었던 이유는 수비력을 장담하기 힘든 마타의 중앙 침투로 크로스가 기본적으로 제외되고, 다르미안은 풀백으로선 수비력 말고 준수한 킥력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루니의 고립은 심각했으며 마타는 측면에서 아무런 옵션도 제공하지 못한채 중원의 움직임만 추구하다 보니 상대 팀의 대응은 단순해질 수 밖에 없었다.
올시즌 다르미안이 아닌 바렐라가 기용되고, 마타가 공미에 기용되면서 마타에게 주어진 역할의 다분화가 촉진되었다는 점은 유의할만한 일이다. 역할의 다분화 아주 중요한 문제이자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문제보다 다양한 롤을 부여받을 수 있는 선수들의 존재가 훨씬 까다롭고 좋은 카드가 되었음은 바렐라의 활발한 오버래핑에서 보여지듯 선수들이 전방에서 오래 포진할수록 훨씬 역동적인 전술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4141전형에서 마타와 2선의 에레라와 공존하게 된 데에는 슈나이덜린의 3선 역할이 가장 큰 공헌을 했다. 필자가 슈나이덜린을 2선이 아닌 3선으로 분류한 까닭은 캐릭의 노쇠화와 슈나이덜린이 언제까지고 박투박으로 쓴다면 나이가 들수록 부상빈도가 잦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에 그의 3선 기용을 염두에 두고 써야 한다 역설했었다. 그리고 올시즌 거의 처음으로 선보인 슈니- 에레라 - 마타의 역할은 경기중의 역삼각 미들을 형성하며 에레라의 박투박 역할이 빛을 발휘하던 순간이 되었다.
다음 라운드인 왓포드 전에 다시 4231을 쓰면서 마타를 공미에 두고 에레라를 슈니와 같은 3선에 두었지만 경기력은 보장하기 힘들었다는 것을 상기해 보자. 결국 공미 플메 전술은 전방의 수적 우위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증명되었다. 첼시 시절의 마타를 활용했던 방법 또한 433에서 시작되었고, 강력한 첼시의 수비력 또한 전방과 중원의 수적우위로 마타의 중원에서의 위력이 증가되었다는 점은 결국 전형의 유동성과 선수들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전제하지 않으면 공미플메 전술을 쓰기 힘들다.
루니가 회복하고 다시 점유율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빌지만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을 것 같다. 한가지 확실한건 맨유는 점유율과 상관없이 경기력을 보장하기 위해 전술과 전형의 방향을 공격 중심으로 재편성해야 한다. 필자가 더이상 반할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도 아스날 전 한 경기 잘했다고 바뀔 수 없는 것과 동일한 부분이다. 왓포드 전에서 얼마나 많은 미스와 부조화를 겪었는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선수들의 폼이 많이 떨어졌다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지금 선수들 탓을 할 수가 없다. 결국 감독의 전술과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선수들이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왓포드 전에서 다시 한번 증명되었을 뿐이다.
지금 반할을 보는 필자의 마음은 애증의 그것이 되고 있다. 유스를 과감히 기용하고 그들의 잠재력을 터뜨리는 장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그 이상의 보장할만한 경기력과 용병술을 2년차에선 보여주지 모샇고 있다. 왜인지 정말 미스테리하다.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 고집은 아무도 말릴 수 없나 보다. 15라운드가 지나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그 놈의 똥고집 언제든 꺽어야 하는데 라는 말만 되새기고 있을 뿐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긴 싫어서 미워도 다시 한 번 본게 반할이었지만 결국 소는 잃어버린 듯 하다. 남은 건 유스들이란 망아지가 성장해서 말이 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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