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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청소년과 함께 하는 시낭송회
때 : 2007. 6. 30(토)오전 11시 곳 : 장수고등학교 주최: 짚신문학회 후원 : 한글학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외솔회, 무지개 기타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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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아름다운 시의 세계를 박종문 장수고등학교 교장 푸른 신록이 우거지는 이 여름에 우리 장수고등학교에 청소년을 위한 시낭송을 해 주시기 위해 산수가 아름다운 장수까지 멀다 하지 않고 오신 짚신문학회 오동춘 회장님을 비롯하여 회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환영해 마지않습니다. 오늘날 물질, 과학문명의 부정적인 여파로 청소년 교육이 힘들고 우리 청소년들이 정서가 날로 더 메말라 가는 이때 아름다운 시의 세계를 시낭송으로 청소년들 가슴에 감동을 주는 일은 참으로 뜻 깊고 귀한 행사라 나니 할 수 없습니다. 산과 들과 나무가 다 스승으로 보이는 장수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우리 장수고등학교 학생들은 소박 진실하게 공부하며 푸른 꿈을 잘 익혀 가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국어공부의 한 분야로 시를 통해 문학공부가 되게 하고 정서교육에도 크게 도움 되는 짚신문학회 시낭송 행사를 높이 평가 드리며 이런 귀한 행사를 농촌학교에까지 진행해 주시어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장수는 논개의 순국정신이 흐르는 논개의 고을로 나라 겨레사랑의 마음이 투철하고 충효의 예절이 바른 고장입니다. 씩씩하게 청운의 꿈을 안고 커가는 우리 장수고등학교에서 나라의 기둥 일꾼이 많이 배출 되리라 봅니다. 여러분처럼 시를 사랑하는 훌륭한 시인도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짚신문학회에서도 많은 문학단체 중에 유일하게 청소년이 학업에 열중하는 학교 현장에 찾아 가서 시낭송을 통하여 청소년들의 정서함양 교육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는 그 사실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꾸준히 이 바람직한 시낭송회가 계속되길 빌어 마지않습니다. 우리 학교는 장수 군민의 적극적인 후원과 학부형들의 성원, 그리고 동문들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날마다 잘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짚신문학회 회원 여러분도 우리 장수고등학교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한결같이 기도해 주시고 한글세대의 씩씩한 성장에 찰진 밑거름이 되어 주시길 빕니다. 거듭 먼 장수까지 오시어 우리 학생들에게 국어사랑 나라사랑의 정신을 일깨워 주시며 아름다운 시낭송을 우리 학생들과 함께 열어 주심을 깊이 감사드리며 짚신문학회의 무궁한 발전과 건필을 빕니다.
----------------------------------------------------------------------------------- <축사>
장재영 장수군 군수
한글을 사랑하고 시를 사랑하는 짚신 문학회 회원 여러분! 주옥과 같은 작품들을 선보이는 시낭송회를 위해 우리 장수군을 찾아 주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금년 한학기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꿈을 키워 온 우리 청소년에게 따뜻한 감성을 촉촉히 적셔 줄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오동춘 회장님을 비롯한 회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시낭송회를 준비해 주신 박종문 교장선생님과 교직원 여러분 그리고 본교 동문님,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 격려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고장은 의암 주논개님이 나라를 위해 몸 받치시고, 일제 강점하에서도 우리말과 글을 사랑하여 연구․발전시킨 건재 정인승 선생, 민족대표 33인의 한분이신 백용성 조사가 나신 호국정신이 면면이 살아 숨쉬는 충절의 고장입니다. 우리 장수는 생명이 살아 숨쉬는 청정고장으로 학생들의 부모들이 열심히 농사지어 생산하는 한우, 사과, 오미자, 토마토, 인삼과 같은 우수한 농축산물은 빼놓을 수 없는 우리군의 자랑이며, 올가을부터는 우수한 장수 농축산물 홍보 축제를 열어 명실공히 전국 제일의 농축산물 축제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우리 생활속에 인터넷과 휴대전화의 문자 서비스가 보편화 되면서 한글 맞춤법의 오기, 한글과 외래어의 합성 사용, 심지어 새로운 신종어가 생겨남으로서 혼란한 언어와 문자체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말과 글이 침체되고 잠식되어 가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한글사랑의 마음을 다시한번 추스리게 합니다. 끈끈한 우정보다 치열한 경쟁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안타까운 오늘의 현실에서, 아무쪼록 오늘 이 자리가 우리의 말과 글을 더욱 사랑하고 청소년들이 여유와 휴식을 갖고 따뜻한 인간미를 키울 수 있는 아름다운 시낭송회가 되기를 기대하며, 이번의 시낭송회가 짚신 문학회와 장수와의 인연을 오랫동안 이어 줄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인사말> -제6회 청소년을 위한 시낭송회-
짚신정신과 한글정신으로 (오동춘 짚신문학회 회장) 산 높고 물 맑고 인심 좋은 장수고을 장수고등학교에서 우리 짚신문학회의 제6회 청소년을 위한 시낭송회를 열게 되어 참 기쁘고 감회가 깊습니다. 시낭송회를 허락해 주신 박종문 교장선생님을 비롯하여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씩씩하게 푸른 꿈을 안고 공부하는 장수고등학교 학생들을 사랑합니다. 우리는 새파랗게 성장해 가는 청소년들의 꿈과 국어공부에 크게 도움이 되는 시낭송회를 2005년 10월8일 서울 영등포고등학교에서부터 시작하여 문산 제일고등학교, 환일고등학교, 화정고등학교, 신화중학교에서 은혜롭게 열어 왔습니다. 멀리 아름다운 농촌에서 흙냄새 맡으며 학업에 열중하는 시골 학생들에게 시낭송회를 여는 일은 장수고등학교가 처음이 됩니다.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장수는 임진왜란 때 진주에서 일본 장수 케야무라를 진주 남강 물에 익사 시키며 자신도 목숨을 던진 논개가 태어난 고장입니다. 논개의 순국정신이 빛나는 나라사랑이 뜨거운 고을입니다. 일제시대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키다가 함흥감옥에서 2년 넘게 옥고를 치룬 한글학자 정인승 박사님이 태어난 국어사랑 나라사랑의 고을이기도 합니다. 이 뜻 깊은 고을, 충효의 고장 장수에 우리 짚신문학회에서도 짚신정신, 한글사랑, 나라사랑에 앞장서며 우리 말과 글과 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낭송회를 열기위해 온 것입니다. 우리 학생들이 국어공부의 한 분야인 문학공부를 언어예술인 시를 통해 아름답게 공부함으로써 거친 정서가 순화되고 곱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모두 모범생이 되어 잘 살아 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의 세계는 진실한 세게입니다. 시를 사랑함으로써 우리 학생들이 모두 진실하게, 정직하게, 꿈 푸르게 살아가게 됩니다. 시는 바로 우리 영혼이 숨 쉬는 생명입니다. 시낭송의 소리에 깊이 감동을 느끼는 우리 학생들 가슴마다 새파란 희망의 꿈이 용솟음치리라 믿습니다. 우리의 옛 신발이던 짚신엔 조상의 빛난 얼이 담겨 있습니다. 소박 진실한 조상의 혼이 살아 있으며 삶의 숨결이 파도치고 있습니다. 이런 짚신정신은 나라 겨레의 사상이며 저 가을하늘처럼 참으로 순박하고 진실합니다. 우리 장수고등학교 학생들이 나라 겨레사랑의 짚신정신, 자주 민주의 한글정신, 소박 진실한 흙 사랑의 정신, 성삼문 충신의 독야청청정신, 논개의 순국정신으로 대한민국의 큰 일꾼이 되어 나라 겨레를 빛내는 큰 일꾼이 되어 주길 빕니다. 함양과 이웃 고을인 장수에 늘 와보고 싶었는데 지난 3월부터 군청의 평생학습센터에서 장수고교 출신 대학생들에게 시와 수필을 강의하는 인연을 갖게 되어 장수에 여러번 오게 되었고 그 인연은 장래가 밝은 장수고등학교 학생들까지 우리 짚신문학회 시인들과 함께 만나게 되니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한우단지, 사과단지의 큰 꿈으로 발전하는 충효의 장수 고을의 큰 발전과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장수고등학교의 무궁한 발전을 빌며 우리 짚신문학회와 함께 시를 사랑하며 우리말과 우리글 우리 얼 사랑의 횃불이 되어 주길 빕니다. 바야흐로 어지럽게 판치는 서양 외래어를 몰아내고 한글정신, 짚신정신을 발휘하여 한글문화가 활짝 꽃피게 해 주길 바랍니다. 시사랑 한글사랑으로 우리 한국이 세계의 으뜸가는 나라, 힘센 나라가 되게 해야 합니다. 논개 고을 장수와 장수고등학교의 푸른 장래와 무궁한 발전을 거듭 빕니다 --------------------------------------------------------------------------------
제6회 청소년과 함께 하는 시낭송회
제1부
제2부 진행: 임문혁 연신중학교 교장
허정애 시인: 마지막 발라드 조일규 시인: 6월에는 이혜너 시인: 56세에 다시 찾은 목소리 윤다영(1학년): 사과 김영선 시인: 친구 이견옥 시인: 그대 있음에 정혜원(2학년): 올해 봄이 가장 아름다울까보다 박하린 시인: 9월의 마지막 날 조성민 시인: 압록강에서 임문혁 시인 : 꽃 피는 바다 이정재 시인: 청포도 김해경(선생님): 말을 위한 기도 국혜숙:'시낭송과 시의 몸짓-청산도(박두진).꽃(김춘수)'
*음악연주 : 무지개 기타 앙상블 (박경연님 외) 합창:고향의 봄 (1절) -<다 같이 손잡고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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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수록=
마지막 발라드 - Long Playing Record
허정애 당신은 고장난 턴테이블이군. 더 이상 나를 읽지 못하는군. 당신만의 독주獨走, 소통되지 않 는 독백, 끝이 없는 반목이군. 내 인내를 갉아먹는 숨가쁜 권 태, 해질 무렵 텅 빈 광장이군. 함께했던 시간 무엇이 문제였 을까. 섣불리 쏟아부은 숭배의 키스? 일상과 일탈의 좁힐 수 없는 간극間隙? 그렇군. 성지가 아닌 무덤이었군. 나 이제 덜그럭거리는 당신을 지우고 몽유병자처럼 길을 가 네. 당신이 지난 자리 무수한 빛깔의 무늬들 그 부름에 속절 없이 실려가네. 소리 없는 세 상이 혼자 출렁이네.
------------------------------------------ 6월의 강 조일규 뼛속의 쓰라린 상처들이 하나 둘 아물어 갈 때 쯤 가슴을 헤집는 아픈 기억들은 빨갛게 가시열매로 익어간다 아, 6월이여! 청춘이시여! 푸르게 잠든 용사들이여! 새벽을 피로 찢어놨던 그날의 뼈아픈 비극 동족의 젊은 머리에 처참히 총구를 겨누었고 청년들은 맨가슴으로 포탄을 받아 냈거늘~ 저네들은 또다시 호시탐탐 부릅뜬 눈으로 핵을 만들고 온갖 망언 짓거리며 계획된 동북공정 때를 가리지 않는데 정작 참 주인인 우린 어른 애 할 것 없이 손, 손에 전화소리에만 귀도 멀고 눈도 멀어 속고 있지는 않았는가? 푸르러야 할 강물은 저토록 흙빛이며 핏빛으로 흘러야 할 마음의 강은 너무도 맑지 않던가! 오늘따라 서산머리 저녁노을이 더 핏빛인 것은 더 불타는 것은- --------------------------------------- 56세에 다시 찾은 목소리 이 혜 너
그렇게 외눈박이 처럼 북녘으로만 바라보다가 그리워 가슴이 미어지는 통곡을 뭉클 쿵클 삼키며 바람부는 날엔 황량한 마음 달래면서 명절이면 북에 계신 부모형제 대신 망향주 한잔에 시름을 달래고 그 동강난 아픔과 설음들을 그렇게 전하고 싶고 달리고도 싶었던 56세의 몸뚱이가 세월을 모두 보듬어 안은채 그 염원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 산산이 부서져 내려 주저 앉을 것만 같았는데 정녕 하늘은 무심치 않았구나 희망은 희망을 낳아 가슴과 가슴으로 미어지던 슬픔 다 끌어 안고 철마는 그 소원을 이루어 주는구나 그토록 달리고 싶어 하던 철마는 우리 겨레의 가슴으로 들어와 눈물로 달리는 구나, 장하다 무거운 몸 이끌고 버티어 온세월 이제 개성에서 평양으로 압록강을 건너 티벳으로 몽골로 유럽으로 달리고 또 달려라 울분에 잠겼던 목소리 날리며 비단길 깔아 놓을테니 힘껏 달려라 달려 아 ~ 대한민국 철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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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윤다영 (1학년) 싸운 지 팔공산자락만큼이나 길어 무슨 말부터 건네야할지 마음속으로 불러본다 "야, 야, 미안해. 화해하자" 이렇게 마음속으로 몇 십 번이고 다짐해본다 말을 건네기엔 멀어져 버린 걸까? 더 멀어져 백두산까지 멀어지기 무서워...... 나 혼자될까 두려워 지나가다 널 우연이라도 스칠 때면 부끄러워, 죄책감이랄까? 해서 널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 숙였던 나 억새풀 꺾이듯 푹 숙였던 나 이젠 건네 볼래! 자신감을 풍선만큼 채우고 너에게 다가가 마음속 얘길 건네 볼래 해바라기처럼 널 바라볼 수 있게 옛 시절처럼 단짝친구로 돌아갈 수 있게 너에게 화해 신청한다! 환하게 웃고 있는 너와나 나란히 같이 있는 너와나 이렇게 상상하며 너에게 다가갈게 받아 줄거지? 받아 줄거잖아? 내 얼굴에 선선한 미소를 띠게 해 줄거지? 이렇게 외치고 너에게 다가갈게 친구야! ----------------------------
친구
김영선
친구여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문득 누군가 만나고 싶은 그런 날 있지 않았는지
가슴에 가득한 말 애써 누르며 태연을 가장했던 그런 날 있지 않았는지
친구여 터질듯한 꿈들로 벅찼던 여고 시절 우리 눈길 머무는 곳마다 세상은 보석처럼 빛났었지
벌써 30년이 흘렀지만 그 시절 그 향기가 몹시 그리운 그런 날 있지 않은지
바람이 나뭇잎에 살며시 입맞추듯 그리운 사람 만나고 싶은 그런 날 있지 않은지
친구여 우리 정겨웠던 우리 힘들었던 그 시절 회포 한 번 풀어 보세나
---------------------------- 그대 있음에 이견옥 사모하는 내 노래가 구름 타고 흘러 빗물이 되고 그리움에 시린 가슴은 보고파 울렁거린다. 다시 만날 그날이 오기를 기다림의 세월 속에서 그대 있음에 햇빛 되어 내가 성숙해지고 먼 곳에 있어도 뜨거운 마음 여기 함께 있기에 힘차게 살아가는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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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이 가장 아름다울까보다 정혜원 (2학년) 어렸을 땐 그 사람 키가 무지 큰 줄 알았어. 그런데 내가 크고 나니까 어느새 그 사람을 내려다보더라. 어렸을 땐 그 사람이 머리 묶어주는 게 싫었어. 그런데 이제 내 손으로 묶으려니까 맘처럼 잘 되질 않더라. 여렸을 땐 그 사람이 일하던 흙 묻은 옷으로 마중 나오는 게 싫었어. 그래서인지 잔뜩 찌푸려진 얼굴은 어쩔 수 없더라. 어렸을 땐 그 사람이 고등어 두 마리 사면서 깎아 달라 부탁하는 게 싫었어. 그런데 그게 나 때문이란 사실도 쉽게 이해되지 않더라. 어렸을 땐 그 사람이 날 어린아이 취급하는 게 정말 싫었는데 이제는 내가 그 사람을 지켜줘야 할 것 같아. 내가 어른이 되어가는 사이에 그 사람이 늙어가는지 미처 몰랐거든. 이젠 그 사람의 향기가 내 몸에 스며들어서 잊지 못할 거야. 아니, 잊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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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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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에서 조성민 심술부린 철조망으로 지름길 옆에 두고 바다 거쳐 온 만주벌판에서 가슴 안겨오는 압록강 감회 뭉쿨 솟는다. 파란 웃음 띤 강 물결 춤사위로 정 깊은 내 마음 어느새 유람선 따라 바람에 내 쏟는 흥분의 포탄 마구 터진다. 눈에 오는 북한 강변 초라한 마을 모습에 마음 쓰린 오늘 어쩌면 위화도 너마져 생기 잃고 있느냐!
------------------------------------- 아버지(소주 향기) 최청아 학생 별빛이 우울한 밤 왠지 모를 불안감 속에서 '똑딱똑딱' 시계소리는 계속 들리는데 모든 것이 멈춰 버린 듯한 곳에서 이내 정적을 깨버리는 전화소리 불안한 만큼이나 작은 나의 목소리 "여보세요" 이내 곧 내 가슴을 미어지게 만드는 한 아저씨의 흐느낌 속에서 내 마음 속에는 우리 아버지의 소주향이 가득 번져만 간다. 이 소주향으로 우리 아버지의 마음을 풀어드릴 수만 있다면 난 이렇게 아버지는 이렇게 보이지도 않는 삭막한 공간 속에서 서로에게 기대지도 흐느끼지도 않은 채 아무렇지 않은 척 시계소리만 멀리 보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랬다. 소주향기처럼 독하지도 진하지도 못한 사람이었고 남자이며 자식이었나 보다. 이게 바로 우리 아버지의 모습이다. 결코 초라하지 않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미 소주향기에 취해버리신 우리 아버지이다. 난 오늘밤 별빛이 우울한 이유를 알았다. ---------------------------------- 꽃 피는 바다 임문혁 고향집 앞마당에, 어머니는 바다 한 자락을 끌어다 놓으셨다. 자식들 썰물처럼 빠져나간 빈터에 푸르게 출렁이는 것들, 잡풀같은 것들 다 불러다 기르신다. 채송화, 분곷, 봉숭아, 백일홍, 도라지, 구절초, 들국화 무더기 한켠엔 상추, 고추, 가지까지, 빨래줄 늘어진 곳 나팔꽃 기어가고, 담 밑엔 달맞이꽃, 해바라기 줄지어 섰다. 바람이 불 때마다 출렁이는 바다 푸른 이랑 사이사이 꽃 피는 바다 해 넘어가는 저녁이면 더욱 붉게 출렁이는 노을 어머니의 바다 -------------------------- 청포도
이육사 시/낭독 이정재 내 고장 칠월은 청포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말을 위한 기도 이해인.시/낭송 김해경 선생님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 속에서 좋은 열매를 맺고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내언어의 나무 주여, 내가 지는 언어의 나무에도 멀고 가까운 이웃에게 주고 간 크고 작은 말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둥근 것, 모난 것, 밝은 것, 어두운 것, 향기로운 것, 반짝이는 것 그 주인의 얼굴은 잊었어도 말은 죽지 않고 살아서 나와 함께 머뭅니다. 살아있는 동안 내가 할 말은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그러나 말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매일매일 돌처럼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슬기로운 말의 주인이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날마다 내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주여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해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우치게 하소서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과장하지 않으면서 품위 있는 한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 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 내게 하소서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어제나 진실하고 언제나 때에 맞고 언제나 책임 있는 말을 갈고 닦게 하소서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는 하찮은 농담이라도 함부로 지껄이지 않게 도와주시어 좀더 겸허하고 좀더 인내롭고 좀더 분별 있는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내가 어려서부터 말로 저지른 모든 잘못 특히 사랑을 거스르는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경솔한 속단과 편견과 위선의 말들을 주여, 용서 하소서 나날이 새로운 마음 깨어있는 마음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 언어의 집을 짓게 하시어 해처럼 환히 빛나는 삶을 노래처럼 즐거운 삶을 당신의 은총 속에 이어가게하소서. 아멘. --------------------------------------- 꽃
시 김춘수/ 낭송 국혜숙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청산도
시 박두진/낭송 국혜숙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어 흰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하늘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너멋골 골짜기서 울어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쩌면 만나도질 볼이 고운 사람이 난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가슴워라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같은 세상에도, 눈 맑은 가슴 맑은 보고 지운 나의 사람, 달밤이나 새벽녘, 홀로 서서 눈물 어릴 볼이 고운 나의 사람, 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 틔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향기로운 이슬밭 푸른 언덕을 총총총 달려도 와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
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 골 너머, 골 너머 뻐꾸기는 우는데, 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 아우성쳐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에 난 그리노라. 너만 그리노라. 혼자서 철도 없이 난 너만 그리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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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신문학회 활동---
짚신문학회(회장 오동춘)는 1999년3월1일 광화문 한글회관에서 창립,
-한글사랑, 나라사랑, 청소년을 위한 시 낭송회-열다
※ 문학단체와 문학인은 많지만 학교를 찾아가며 시낭송회를 여는 것은 짚신문학회가 처음 임.
다음 카페 http://cafe.daum.net/Zipsin
주소: (우)157-876 서울시 강서구 화곡본동 61-114
짚신문학회 임원 손전화 오동춘 회장 016-322-4234 한문수 부회장 010-7166-5417 조일규 사무국장 016-797-1919 이혜너 총무 016-217-5474
---------------------------------------- 맨뒷 장 ----- 사진은 2006년1월1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한글단체와 한글날 국경일을 다시 만드는데 애쓰신 국회의원, 짚신문학회 회원이 자축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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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장수 군수인 장재영님 축사도 있습니다 짚신회장 축사 맨 끝에" 논개 고을 장수와 장수고등학교의 푸른 장래와 무궁한 발전을 거듭 빕니다"로 고쳐 주기 바랍니다
시낭송 인원이 너무 많아서 학생 한 명은 줄여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영등포고교에서도 큰 경험을 했지만 학생들에게 지루한 느낌을 주면 안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5명이면 1시간 10분 정도 걸릴 것이 예상됩니다. (적당한 시간은 50분~1시간)
한문수님 제 시에 부제가 빠졌습니다. - Long Playing Record
국혜숙님 정양숙님도 장수에 갑니다 정양숙님은 낭송은 안 합니다
제 시 첫 연의 문뜩이 아니고 문득이고요.. 두 번째 연^ 둘째 줄의 터질듯한을 붙여야 하는데 띄어져 있군요 . 언제나 노고가 많으신 한 부회장님^ 감사합니다 .
부회장님 ^ 학생을 줄인다는게 매우 섭하군요. 정정이 되신다면 저는 다음 기회에 하고 싶습니다 , 물론 참석은 하고요 .. 학생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넣어 주셨으면 하는 간곡한 부탁을 올립니다 .
원고를 옮기다 보니 제가 실수 했군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학생은 종전과 같이 3명과 교사가 참여하도록 했으며 이제 인원조정은 모두 마무리 됐습니다. 참여하시는 분 모두 감사 드립니다.
신화중학교 김종원 교장 선생님도 장수에 갑니다 장수가 고향입니다
한문수님 죄송합니다. 3연에 덜그덕을 덜그럭으로 고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한 부회장님 김소양이 아니고 소향입니다
ㅎㅎㅎ 호는 생략하고 그냥 이름으로....
외솔회 총무이사 박대희님도 참여합니다
예 ^ 그게 좋네요 그냥 이름요... 근데요 ^ 부장님 마지막 연의 마지막 줄 회포가 해포 오타가 났습니다
고쳤습니다.
김두루한 박사님도 참여한다고 했습니다
죄송하지만 인쇄에 들어갔나요? 차례에 '시낭송과 시의 몸짓 -청산도(박두진). 꽃 (김춘수)'를 넣어주셨으면 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국혜숙님 시간 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회와 시낭송 잘해 주시라 믿고 기대합니다 어려운 걸음 내주시는 정지원님에도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