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행복나들이
본래는 열차로 서천을 갔다 오자고 했다. 추억의 세월 속, 시간 속, 오솔길 속에 뒤안길로 간 세월의 넉넉한 웃음과 애환을 싣고 달리던 통일호 열차를 다시 상기하며 떠나려고 했다.역마다 사랑과 꿈이 널브러지게 주고받은 세상, 우리네 삶 여운이 감도는 그런 것들을 되새기며 즐기는 시간 독차지하고픈 무궁화열차에 하루 맡겨 보려는 생각이었다. 그러던 게 갑자기 안 사장의 차로 대천으로 10시 출발한다. 뭐 나들이란 별 게 있으랴 모든 건 맘먹기 따라 다를 뿐이잖아, 그래도 왠지 젊은 마음이 아직 남아있는지,이 나이 먹어도 나들이 설렘은 너나나나 여전하다.
무창포 해변에 도착하니, 바닷바람이 몹시 불어 바닷가에 잠시도 서 있을 수 없지만, 낭만의 ‘겨울 바다’는 한없이 서럽게 애태우며 임을 기다리나 보다.
갈가리1 너울 파도
쉼 없는 하얀 눈물
목매인 하소연에
얼마를 더 울어야
임 가슴 마중물2 될까
시름겨운 저 안달
1. 갈가리: 가리가리 준말로, 여러 갈래로 찢어진 모양,
2. 마중물 : 펌프에서 물이 안 나올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위에 붓는 물,
보령 대천 수산시장에 도착하니, 안 사장의 옛 직장에 함께 근무했다는 김 여사의 알선으로 회도 싸게 사 함께 자리하니, 한층 분위기가 살아난다. 어디 가나 어느 곳에나 여자가 있어야 더 신나나 보다. 서로 주고받는 술잔에 흥겨운 웃음꽃 짧은 한두 시간, 서로 아쉬움을 남긴 채 헤어지는 순간 정 못 잊어 차 한 잔으로 대신하고 작별하니, 인생은 만남처럼 소중한 것이 없고, 만남처럼 뜻깊은 것이 없구나,만남으로 살찌면서도 헤어짐이 기나 짧으나 정 깊이 따라 다르지만 아쉬움이란 여전히 같더라, 인생사란 다들 이렇게 흘러온 게 기정사실 아니든가 위로한다.그러하기에 항상 좋은 것 생각하면 좋은 것이 생김에, 모두를 좋도록 생각함이 자연적 평화로운 꽃피는 곳이 세상살이라 여기지만, 때론그렇지 못한 게 또 인생살이라고달픈 인생이라고들 하잖아,
기껏 대천 가서 술잔 주고받으며 회 먹고 매운탕이 고작이란 걸 떠나, 어디 간들 별 수 있으랴, 사람 사는 곳이면 그렇고 그런 걸, 모든 게 마음먹기 달렸잖아, 서로가 위하는 가운데 서로가 하나로 새로운 정이 샘솟는 마음과 마음을 믿고 통할 때, 살맛 나는 시간들 연속, 이게 사는 최고 보람, 행복 나래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이 아닐까 한다.
대전 귀갓길에 하얗게 눈 덮인 꼬불꼬불 산길 따라 부여군 내산면 저동리 말로는, 동양 제일 크다는 와불 법당이 있는 미암사를 관람한다. 와불 법당보다 어마어마하게 큰 천연석이 더 인상적이었다. 아무튼 기분 째지는 하루로, 연산서 갈비탕을 부른 배에다가 욕심 많게 또 배를 채운다.
멋있고 상큼한 오늘,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표정 이대로 계속 상상 이상 부드러운 순간의 연속 사라지지 않고 머무르고픈 여운뿐이다. 감사로 시작해 감사로 마무리여기 더 좋을 수 있으리, 뜨겁게 끌어안아야 하는 모든 것들,
포근히 쌓인 눈발 밟고 온 햇살 등 뒤서 졸 듯, 계곡처럼 패인 그리움 남기고 간 사랑일지라도 사랑이 머문 곳엔 항상 천사가 머물 듯이, 언제나 변함없이 새하얀 탁구공 닮은 우리 하나 된 마음 사는 동안 새하얗도록 영원을 빌어 본다.
촉촉하고 탱글한 촉감이 더는 흥겨울 수 없는 오늘 이 쾌감!
탁구 동우회 찬란한 행복나들이 파이팅 만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