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실재론⦁직접실재론
Naive
Realism 素朴实在论
‘눈에
보이는 것은 실재인가 아닌가?’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은 실재라고 믿는다.
가령
책상 위에 놓인 사과를 보는 사람은 그 사과가 ‘지금
여기에 실재한다’고
생각한다.
언뜻
생각하면,
(관찰자이자
인식의 주체인 인간이 없어도)
사물이
실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상식적인
의미에서 실재는
관찰자인 인간의
의식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저 별은
지구로부터 1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즉 별은
실재한다’고
말한다.
사실 그
별은 이미 초신성이 되어 없어졌는데도,
100만 광년
동안 인간의 눈에 보일 뿐이다.
그래도
그 별이 실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의문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 즉 주체에 따라서 실재가 아닐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여기서
생긴 것이 ‘인식의
주체와 인식되는 대상’의
관계다.
주체와
대상의 관계에서 처음 등장한 것이 소박실재론이다.
소박실재론은
보이는 것이 곧 실재라는 소박한 관점이다.
그리고
소박실재론은 인간의 의식과 독립하여 사물이 실재하고 그 실재하는 것을 주체가 직접 인식하고 경험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소박실재론이면서
직접(direct)
인식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직접실재론이다.
내가
보고,
내가
듣고,
내가
만지는 그것이 실재한다는 생각은 매우 상식적이다.
그래서
소박실재론과 직접실재론에서는 감각적 확신을 믿는다.
그러나
100만 광년
떨어진 별에서 보았듯이 소박한 상식에는 문제가 있다.
하나 더
예를 들면,
물이
담긴 접시에 담긴 젓가락은 실제와 다르게 꺾여 보인다.
이 두
가지 예를 보면 보는 것과 실재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감각을 믿을 수 없다.
한마디로
불확실한 감각과 지각을 근거로 사물의 실재와 인식의 정확성을 주장하는 소박실재론은 위험하다.
소박실재론과
반대되는 것에는 표상실재론과 관념론이 있다.
첫째,
표상실재론은
주체와 대상 사이에는 표상이 있어서 주체는 표상을 매개로 실재하는 사물을 인식한다는 관점이고 둘째,
관념론은
사물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의식이 구성한다는 관점이다.
관념론은
인간의 마음에서 대상이 구성되거나 대상이 존재하는 것이고 현실 세계의 실재는 부정하므로,
소박실재론과
대비되는 개념이 아니다.
소박실재론[직접실재론]과
대비되는 개념은 표상실재론 또는 간접실재론 이다.
표상실재론이
생긴 이유는 (100만 광년
떨어진 별과 같이)
실재에
대한 회의가 생겼고[회의주의],
그런
회의와 반성은 새로운 실재론을 낳게 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표상실재론은 외부 세계의 실재를 직접 지각할 수 없고 감각기관이 전해준 표상을 지각한다는 이론이다.
바꾸어
말하면 주체는 대상을 직접 인식하지 못한다는 이론이다.
표상은
재생,
회상,
상상,
추론,
개념의
작용을 거쳐서 마음에 나타난 심상이다.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의식 외부의 실재가 마음에 표상되면 주체는 이 표상을 해석하고 이해한다.
이것을
도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표상은
‘①인식의
주체 ↔
②표상(x)
↔
③객관적
대상’의
상호작용 가운데 놓인 기호다.
X의
자리에 오는 것이 표상이다.
표상의
x에는
심상(image),
관념(idea),
개념(concept),
언어,
기호,
감각자료(sense
data) 등이 올
수 있다.
이처럼
인식의 주체는 표상이라는 매개를 통해서만 인식한다.
반면
소박실재론은 인식의 주체가 직접 객관적 대상을 인식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것을
도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①인식의
주체 ↔
②객관적
대상.’
여기에는
표상과 같은 매개가 없다.
그 대신
직관적이고 객관적이다.
대상이
그대로 인식된다는 것은 그대로 복사된다는 것과 같다.
이것을
모사설(copy
theory)이라고
한다.
한편
퍼트남(H.
Putnam, 1926~2016)은
‘①주체
↔
②표상
↔
③대상’의
그림을 해체하고 ‘①주체
↔
②대상’처럼
주체가 직접 대상을 직접 인식한다고 단언했다.
이것이
직접실재론의 일종인 자연적 실재론(natural
realism)이다.
이
도식에서 ②표상은
단순 모사일 뿐이다.
퍼트남은
심신이원론을 주장한 데카르트의 근대적 세계관을 비판하는 한편 김재권으로 대표되는 물리주의를 부정한다.
그리고
표상인 감각자료(sense
data, 감각소여)를
설정할 필요가 없다고 재차 강조한다.
퍼트남의
주장은 소박실재론과 유사하지만 소박실재론을 부정한 간접실재론을 다시 부정하여 얻은 결과이므로 소박실재론과 다르다.
퍼트남은
자연적 실재론을 통하여 건강한 일상성과 자연적 친숙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이 두
실재론과 유사한 과학적 실재론은 (눈에
보이는 것과 상관없이)
실험과
관찰로 검증 가능한 대상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충북대 명예교수 김승환)
*참고문헌
Hilary
Putnam, Representation
and Reality,
(Massachusetts: MIT Press, 1988).
*참조
<감각>,
<관념론>,
<리얼리즘[예술]>,
<리얼리즘/실재론[철학]>,
<마야
환영>,
<물리주의>,
<물자체>,
<반영론>,
<보편논쟁>,
<본질>,
<브라흐만>,
<사실>,
<실재>,
<아트만>,
<유식사상>,
<이데아>,
<이성>,
<인식>,
<인식론>,
<재현>,
<진리>,
<철학>,
<표상>,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