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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일시: 2024년 11월 16일 (토)
o 날씨: 맑음
o 경로: 거제운동장 - 434봉 - 계룡산 - 절터 - 통신안테나 - 포로수용소 유적지 - 고자산치 - 선자산 전망대 - 선자산 - 배합재
o 거리: 약 11.7km
o 소요시간: 4시간 10분
o 산행정보 : 계룡산, 선자산, 고자산치, 거제포로수용소
o 지역: 경남 거제도
o 일행: 나홀로
o 트랙:
o 산행코스
거제에서 고향친구 모임 가는 길에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수 있나요?^^ 아침일찍 서둘러 계룡산을 찾았습니다. 생각은 계룡산에서 선자산을 넘어 모임장소 부근인 옥녀봉까지 종주를 하고 싶은데, 생각대로 될런지... 거제운동장 제3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출발합니다~~
거제공고 후문 뒷편으로 등산로가 있는데 무슨 공사가 한창이네요. 일하시는 분께 여쭤보니 공사장 입구의 왼쪽으로 등산로가 있다고 합니다. 공사판 같은 등산로를 따라가면 14번 국도를 가로지르는 육교를 건너고...
육교를 건너오면 계룡산 정상과 임도전망대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가 지도상의 김실령고개인 모양이네요...
김실령고개에서 좀더 올라오면 임도를 만나고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산길입니다. 남쪽나라 거제도 가을이 지고 있습니다. 올 가을은 단풍이 별로라고 하던데 여기도 예외가 아닌듯 싶네요...
육각정 정자 전망대가 있는 곳이 지도상의 434봉인가요?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거제시 일대를 구경하며 잠시 숨을 고릅니다. 전반적으로 국내외 경제가 좋지 않은데 그나마 조선산업은 활황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조선소에서 일하는 인부의 상당수가 외국인이라 대부분 자국에 송금을 하고 현지에서는 최소한의 소비만 하니 조선소가 있는 이곳 거제의 경기도 마찬가지로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망대에서 계룡산 정상까지는 암릉의 연속인데, 조금 위험구간에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진행방향으로는 역광이라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조금씩 멀어지는 거제시와 그 반대로 더 넓게 펼쳐지는 바다는 제대로 눈요기가 됩니다...
계룡산 정상 직전 송전탑이 있는 곳에 작은 억새군락지가 있는데, 이곳도 세월의 변화를 비켜가지 못한 것 같습니다. 몇년전에 왔을 때보다 규모도 작아졌고 억새의 모습도 좀 그렇고...
계룡산 정상에 올라서면 사방팔방으로 파노라마가 펼쳐집니다. 거제 계룡산은 머리는 닭, 꼬리는 용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곳 정상은 닭의 머리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계룡산 정상에서는 무엇보다도 서남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계룡면과 그 앞바다의 전경이 환상적입니다. 서남쪽으로는 산방산과 그 뒷편의 미륵도 보이고, 바다 뒷편으로는 한산도를 비롯한 여러개의 섬들이 그림처럼 다가옵니다...
[계룡산] 거제도의 중앙에 우뚝 솟아 있는 계룡산의 높이는 566m로, 북쪽으로 장평동에, 남쪽으로 동상리, 서쪽으로 옥산리에 접하고 있으며, 북쪽으로 대금산, 동쪽으로 옥녀봉(555m), 남쪽으로 가라산(585m)과 노자산(565m), 서쪽으로 산방산(507m)이 위치해 있다. 산 정상의 모양이 닭벼슬과 같이 생겼고, 산이 용트림을 하여 구천계곡을 이루었다 하여 계룡산이라 이름 붙여졌다.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고봉 아래에 신라 의상대사가 수도하던 의상대, 불이문바위, 장군바위, 거북바위, 장기판바위 등이 있고, 중턱에는 계룡사가 자리 잡고 있다. 봄이면 계룡산 정상부에서 선자산까지 펼쳐진 주능선 주변에 산철쭉이 피어 장관을 이루는 곳이며, 계룡산 정상에 오르면 거제 전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네이버 지식백과)
계룡산 정상을 지나도 암릉의 연속입니다. 바위와 바위, 암릉과 암릉사이로 보이는 시계는 땅과 하늘과 바다의 콜라보를 보여주네요. 암릉길에 수십길의 수직직벽 위에 서있는 불이문바위를 지나갑니다. 일반적으로 통천문이라는 바위의 모습을 하고 있구요. 통천문을 통과하면 하늘로 솟구칠지 땅으로 추락할지는 장담을 못하겠네요ㅋㅋ. 불이문(不二門?)이란 이름을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진리는 둘이 아니라는 뜻인데, 이곳에 서면 천국과 지옥도 다름이 없고, 삶과 죽음도 그럴테고, 공수래공수거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불이문을 해탈문이라고도 부른답니다...
불이문바위를 지나면 눈앞에 커다란 암봉이 나타나는데, 거북바위입니다. 자세히 보면 거북이 목을 빼고 위(하늘?) 향하는 모습이 제대로 보입니다. 그냥 지나쳤다가 산행기를 정리하면서 찾아보니 거북바위네요. 사진을 찍을 떄는 거북이 안 보였는데, 알고 보니 분명 거북이 보입니다^^. '아는 것이 힘'이듯 산행도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니 산행을 제대로 즐기려면 꼭 선답자들의 경험을 사전에 학습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 봅니다. 예전에는 거북바위 정상에 계룡산 정상석이 있었는데, 너무 위험하여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고 하네요...
거북바위를 지나면 의상대사가 수도했다는 절터가 있습니다. 양 옆으로 수십길의 수직절벽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데 한쪽은 내려다 보니 다리가 후덜거릴 정도로 아찔하고 한쪽은 올려다 보면서 현기증이 납니다. 위쪽으로 보이는 절벽 위에는 두부같이 네모난 바위가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데, 의상대사가 장기를 두었다는 장기바위라고 한답니다...
[절터] 서기 640년 신라 화엄종의 개조(開祖)인 의상대사가 수도하던 곳이라 하여 의상대라 불리운다. 절 흔적으로 샘, 대밭이 있으며 북쪽에 있는 큰 바위는 의상대사가 장기를 두었다 하여 장기바위라 하며 지금도 장기판 모양의 흔적이 남아있다. (안내판)
절터를 지나면 계룡산은 잠시 숨을 고릅니다. 암릉과 암봉과 너덜길은 부드러운(?) 흙길로 바뀌고...
통신안테나가 여러개 세워져 있는 곳을 지나갑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세워져 있고, 감시원도 근무를 하고 있네요...
통신안테나 지역을 지나면 발 아래로 거제포로수용소 유적지가 내려가 보입니다. 예전에는 없었던 몇개의 건물과 시설물들이 새로 들어섰네요.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서 이곳까지 모로레일이 운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포로수용소 유적지 북편에 자리잡고 있는 뽀족한 바위가 장군바위입니다. 천하를 호령하며 거제 앞바다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이순신 장군을 닮은것 같기도 했고, 어찌보면 매 또는 독수리의 형상처럼 보이기도 하고...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지 (유엔군 제1거제도전쟁포로수용소 초단파구역)] 통신대 역할을 했던 이 잔존 유적은 1951년 1월에 건설된 것으로 한국전쟁기 유엔군 제1거제도 전쟁포로수용소로 극동사령부 및 유엔군사려우를 연락하는 초단파구역 가운데 중계소와 초소건물이다 1952년 5월 25일 거제포로수용소 재정비에 따라 기존의 초단파 구역에 초소 및 부속건물을 추가로 확장했다. 거제도포로수용소 내 통신부대(제507통신서비스부대)는 이곳에서 초단파 시설과 전화 및 통신전선 등을 설치해 운영했다. 중계소는 수용소 안에서 발생한 사건과 작전 보고, 거제도 저구리(제1A 포로수용소, 지금의 남부면), 통영 용초도(유엔 1B 포로수용소), 그리고 봉암도(제1C 민간인억류수용, 지금의 주봉도)와 연락하는 중요한 시설이었다. 이곳은 1개 중대가 주둔했고, 별도의 무기고도 갖추었다. 이 건물은 제1, 2차 세계대전의 시대적 흐름을 알수 있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곳은 평화의 가치와 유적의 보존 차원에서 교육장으로 활용된다. (안내판)
거제포로수용소 유적지에는 이런저런 시설물과 조형물들도 많고 스토리텔링도 잘 되어 있네요. 모노레일이 운행되니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수 있기 때문에 가족단위의 행락객들도 보이고...
포로수용소 유적지를 지나 다시 작은 산 하나를 넘으면 고자산치로 연결됩니다. 그 중간쯤 언덕위에도 거제시 방향의 멋진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저 멀리 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한 대금산도 보이고, 뽀족하게 솟구친 국사봉도 보이고...
발아래로 고자산치가 내려다 보입니다. 오늘도 봄 같은 가을입니다. 진달래도 계절이 헷갈려 꽃을 피우고...
고자산치 주변은 억새군락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고자산치'라는 이름에서 짐작되듯 비에 젖은 누나의 몸매를 보고 음심이 발동한 동생이 자신의 음기를 돌로 잘라 고자가 되었다는 야그가 전해온답니다...
고자산치에서는 임도같은 등로를 따라갑니다. 대략 1.5km 정도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이 선자산 전망대입니다. 계룡산과 거제시 방향의 조망이 좋습니다...
선자산 전망대에서 선자산까지 약 1km는 평범한 숲길이네요. 선자산은 산의 모양이 부채처럼 생겨서 扇子山이라고 한답니다. 조망이 약간 열려있긴 한데, 동쪽으로 국사봉과 옥녀봉 방향의 조망이 좋습니다...
[선자산] 경남 거제시의 중앙부 거제면과 삼거동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산이다(고도 : 519m). 거제면 명진리를 감싸안고 있는 형태로서 명진리의 뒷산이라고 할 수 있다. 계룡산이 남쪽으로 뻗은 산줄기에 놓여 있으며, 계룡산과 선자산을 잇는 중간에 고자산치(고자산고개)가 있다. 고자산치에서 오수천이 발원하여 명진저수지를 거쳐서 명진·오수마을에 물을 공급하고 오송 앞 바다로 흐른다. 선자산 자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하천은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거제에서 가장 큰 구천저수지를 형성한다. 그리고 산의 형태가 부채와 같다고 하여 선자산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선자산에서 구천댐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산이 낮아지니 숲속 곳곳에 아직 남아있는 울긋불긋 단풍이 가을가을하고 있네요..
1018지방도 선자산 입구로 하산한후 잠시 고민이 됩니다. 원래 목표는 옥녀봉까지 종주할 생각이었는데 다리 컨디션이 별로라 여기서 중단할 것인가 아니면 계속 GO 할 것인가? 옥녀봉은 배합재에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일단 배합재까지는 가보기로 합니다. 동네 구경도 할겸...
배합재에 도착하고 보니 예상보다 시간도 많이 흘렀고, 다리 컨디션도 회복되지 않아 아쉽지만 옥녀봉은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조금 무리를 해서 강행해도 되겠지만 산행이 괴로우면 그런 오히려 노역이 될테니까...
배합재에서 택시를 콜하여 자가용을 픽업한후 소노캄거제 부근 목욕탕에서 세신을 하고, 1박2일에 걸쳐 맛있고 즐겁고 신나는 모임과 시간을 보냈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