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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k The Knife 맥 더 나이프
어제 함께 일하는 친구들과 이른 저녁을 먹다가 대 이라크 전 축구 경기를 tv로 보았습니다. 2:0 완승, 볼 점유율도 높았습니다. 이 대회에서 한국축구에 고무적이었던 점은 이정협이란 ‘듣보잡’이 히어로로 등극한 점이 아닐까 합니다. 문전처리가 미숙하여 비난을 받곤 했던 축구대표팀, 오랜만에 해결사 즉 Mack The Knife 같은 존재가 탄생했네요.
이런 날 바로 ‘Mack The Knife’란 노래 들어갑니다. 5-60년대 탄생한 신나는 재즈곡입니다. ‘Mack The Knife’란 ‘칼잡이 맥’ ‘해결사 맥’쯤으로 해석하면 되겠습니다.
이 노래는 여러 가수들이 리메이크해서 불렀는데, 면면을 살펴보면 화려하기 그지없습니다. 바비 다링, 루이 암스트롱, 엘라 피츠제럴드, 팻 분, 마리안느 페이스풀(애절한 곡 This Little Bird로 잘 알려진) 같은 올드패션들은 물론 신세대 그룹 웨스트라이프 Westlife, 클레이 에이킨 Clay Aiken도 이 노랠 리메이크해서 불렀답니다.
그 중 웨스트라이프의 ‘Mack The Knife’는 오래 전에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OST로 나와 인기를 끌기도 했습지요. 허나 ‘Mack The Knife’ 하면 바로 루이 암스트롱이나 엘라 피츠제랄드 버전이 압권입니다.
Oh the shark has pretty teeth, dear
And he shows them pearly white
상어는 진주 같은 하얀 이빨을 지니고 있지만
Just a jack knife has macheath, dear
And he keeps it out of sight
맥은 나이프를 가지고 있어요
비록 감추긴 했지만요
When the shark bites with his teeth, dear
Scarlet billows start to spread
Fancy gloves though wears macheath, dear
So there's not a trace of red
상어가 사람을 물어뜯으면
금세 주위가 핏빛으로 물들지만,
맥은 장갑을 끼고 작업하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어요
On the sidewalk, Sunday morning
Lies a body oozing life
Someone's sneaking round the corner
Is the someone mack the knife?
일요일 아침 길바닥에 널부러진 시체
거리 모퉁이에 흘낏 보였던 그림자
보나마나 맥의 짓일 겁니다
(중략)
Bet you mack is back in town
Louie miller disappeared, dear
맥이 거리에 돌아오자
루이 밀러도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죠
After drawing out his cash
And macheath friends like a sailor
Did our boy do something rash?
맥이 요즘 한탕했나 봅니다
맥 패거리들이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걸 보면요
(중략)
Now that macky's back in town
Look out...Old Macky is back!!!
맥이 다시 돌아왔어요 조심하세요.
유명한 거리의 해결사이자 범죄자인 ‘맥’의 일상을 그린 가사입니다. 그런데 이 가사와 분위기를 이해하기 위해선 1928년 독일에서 초연된 오페라 ‘서푼짜리 오페라’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노래가 바로 그 오페라의 아리아(아리아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영국에서 탄생한 ‘거지 오페라’를 독일의 극작가인 브레히트가 번안하여 무대에 올린 것인데, 오페라라기보다는 뮤지컬에 가까운 형식입니다(전 예술의전당에서 국내 캐스터들이 공연하는 것을 보았더랬는데,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뉴욕에선 최근 80년대를 풍미했던 팝뮤지션 신디 로퍼가 여주인공으로 등장한 디스코 버전이 무대에 올려졌다지요. 디스코 세대들을 겨냥한 이 작품 그 시대의 상징물인 네온 불빛과 디스코 볼 조명등이 소품으로 무대에 등장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답니다. 물론 아리아(?) 역시 디스코 일색이었다지요.
줄거리 역시 간단합니다. 런던 암흑가 보스 맥(매키스), 그는 거지 왕(김춘삼 같은 존재, 하지만 호화롭게 사는 점에선 다름) 피참의 딸 폴리를 유혹합니다. 거지 왕과 맥은 이로 인해 원수지간이 되고, 거지왕의 고발로 경찰에 쫓기지만,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생존법 즉 뇌물로 심어둔 경찰 간부의 방패막이로 살아남게 되는데... 결국엔 체포되어 교수대에 오르지만, 영국식 ‘암행어사 출두요’ 같은 영국 여왕의 특사에 의해 목숨을 건진다는 그렇고 그런 이야깁니다.
‘서푼짜리 오페라’ 탄생 이후 ‘Mack The Knife’란 단어는 ‘해결사’란 뜻으로 통용되기 시작하는데, 세계적인 투자회사 모건스탠리를 다룬 미국의 신문기사에 ‘Mack The Knife’가 다시 등장합니다.
모건스탠리에 재입성한 CEO 존 맥 John Mack 회장이 6-7퍼센트에 달하는 고위 경영진을 해고 조치했는데, 이를 두고 미 언론이 ‘칼잡이 맥(Mack the Knife)이 돌아왔다’라는 타이틀로 경제란 메인 기사로 올렸던 거지요.
무대가 아닌 음반으로 처음 나온 ‘Mack the Knife’는 제가 태어난 해인 1956년 바비 다링이 취입했던 겁니다. 이 노래도 들을 만합니다만 오늘은 4년 후 전설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엘라 피츠제럴드 Ella Fizgerald가 1960년 독일에서 취입한 라이브 앨범, 재즈 역사상 가장 위대한 라이브 앨범들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는 ‘The Complete Ella In Berlin(1960년 2개 부문 그래미상 수상)' 버전을 소개하려 합니다.
‘젊었을 때는 꽤나 빌리 할러데이를 들었다. 하지만 그녀가 얼마나 멋진 가수인가를 정말로 알게 된 것은 훨씬 훗날의 일이다. 그러니 나이를 먹는다는 것도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감성주의 작가이자 재즈 매니어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빌리 할러데이를 두고 한 말입니다. 빌리 할러데이, 새러 본과 함께 3대 여성 재즈 보컬로 불리는 엘라 피츠제럴드.
탁월한 스윙 감각과 풍부한 역량으로 화려한 애드립을 구사했던 엘라 피츠제럴드는 1918년 버지니아에서 태어났습니다. 1934년 ‘할렘 아마추어 콘테스트’에서 우승, 음악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녀는 1938년 밴드와 함께 'A-Tisket, A-Yasket'이란 곡을 발표, 대중적 인기를 구가합니다.
1942년 밴드에서 독립, 솔로로 'How High The Moon', 'Lady Be Good'등의 스캣(잠시 후 설명 예정) 곡을 발표하였으며, 1955년 ‘데카’에서 ‘버브’로 레이블(당시는 음반사가 매니저 역할까지 담당)을 옮기고나서부터 그녀는 재즈 보컬의 1인자로 그 명성을 확고히 하기 시작합니다.
그 해 발표한 앨범 ‘Song From Pete Kell's Blues’는 차트 7위에 올랐으며, ‘자니 기타’로 유명한 백인 여가수인 페기 리 Peggy Lee가 이 앨범에 동참함으로써 당시 큰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1956년 ‘Ella Fitzgerald Sings The Cole Porter Song Book’으로 재즈 보컬계를 평정했고, 그 해에 루이 암스트롱과 함께한 ‘Ella And Louis’를 발매했습니다. 이 앨범은 두 보컬 거장과 전설적 재즈 연주자 오스카 페터슨 트리오의 반주가 절묘한 앙상블을 이루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960년 폴 스미스 쿼텟과 함께 한 라이브 앨범 ‘Make The Knife-Ella In Brtlin’를 발표하였고, 1963년에는 프로듀서이자 키보디스트인 퀸시 존스가 의욕적으로 편곡을 담당한 앨범 ‘Ella And Basie!’를 공개, 재즈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합니다. 1969년 백내장으로 활동을 잠시 중단한 후, 1973년에 돌아온 그녀는 라이브 앨범 ‘Ella Fitzgerald At The Carnegie Hall’을 팬들에게 선사하기에 이르지만, 1996년 6월 15일 화려한 경력을 뒤로 한 채 조용히 세상을 떠납니다.
오늘 소개할 곡 엘라의 ‘Mack The Knife’는 스캣 scat(무의미한 음절로 가사를 대신해서 리드미컬하게 흥얼거리는 것, 재즈 보컬이 주로 사용하는데 스캣 창법의 창시자는 루이 암스트롱으로 알려짐)으로 루이에게 감사를, 이 곡을 최초로 취입했던 바비 다링의 이름을 노래 사이에 애드립으로 넣어 존경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회원님들, 엘라의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보컬 ‘Mack The Knife’를 만끽하면서 기분 전환하시길 바랍니다. 저절로 어깨가 들썩거리실 겁니다.
첫댓글 1958년도의 팝 고전을 우리 까페에서 듣게 되는군요. 멋집니다.. ^L^ ?
자주 뵈어요**~~**
역시 우리문중의 보배네...
글도 잘쓰고 음악에도 조예가 깊고
카페에 많은 활동 기대하네...
요즘 카페가 조용하네요. 까톡 때문인 것 같은데... 좀 아쉽습니다. 자주 글 올리겠습니다.
팝 음악을 들으니 마음 평온합니다.
그리고 기분이 좋으네요.
감사합니다.
표님~즐감하고 갑니다.ㅎ
아우님~
마음같은 곡이네요..늘~ 멋~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