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봉화산
조금 늦은 봉화산 추경(秋景)
언 제 : 2015. 11. 15 (일) 10:40~16:15
동 행 : 강원산악회 멤버들과 함께
코 스 : 석현리선착장 ~ 626봉 ~ 764봉 ~ 870봉 ~ 봉화산 ~ 구암리갈림길 ~ 구암리 ~ ( 봉화산 ~ 국토정중앙삼거리 ~ 정중앙점 ~정중앙천문대)
양구하면 사명산이 떠오르지만 기실 양구에서 랜드마크 될 산을 꼽으라면 봉화산이다. 양구분지 남벽을 이루며 서 있는 기세가 뚜렷하고 정상에 서면 양구 시가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사방(四方)이 일망무제(一望無際)인 것도 그렇지만 암릉으로 이루어진 정상은 그 빼어남 만으로도 양구 사람들 자랑거리가 될 만하다.
4 주 전 단풍산 오르는 중에 " 봉화산 다녀왔다 " 며 자랑하던 동료 말을 귀담아 두었었는데 기회가 빨리 왔다. 강원산악회 멤버들이 늦은 가을산행으로 그곳에 간다는 소식이다. 알만한 이들에게 부탁해 끼어 갈 자리를 마련한다. 당초 계획한 코스를 다 걷지 않는다는 게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봉화산 오르는 일은 즐겁다.
▲ 들머리인 석현리 옛 검문소 앞 - 구암리까지 8.2 Km 라 씌여있다
▲ 예전에 선착장 가던 길이 이제는 등산로로 변했다
▲ 등로는 선착장 부근에서 왼쪽으로 급히 꺾여 능선으로 오르게 된다
▲ 첫 쉼터 - 이제 1 Km 밖에 못 왔으니 쉬기는 좀......
▲ 경사가 심해 등로가 지그재그로 나 있다 - 박민인 선배
▲ 이런 곳도 나온다
▲ 첫 오름 지나면 잠시 좋은 능선길이 이어진다
▲ 삼각점 있는 626 봉까지는 평평 능선이다
▲ 626 봉 정상 - 강원산악회장님
▲ 넓고 평평한 등로가 이어지다
▲ 작은 봉우리 하나를 지나고
▲ 이런 길을 한 참 가다보면
▲ 764 봉 오름길이 나오고 764 봉까지는 땀 좀 흘려야 한다
계획은 점심을 봉화산에서 먹는 걸로 되어 있었는데 출발이 좀 늦었다. 오름길에서 힘을 쓴 탓도 더해져 764 봉 올라서는 모두들 자연스럽게 배낭을 내려놓고 점심 전을 편다. 강원산악회 명성에 흠이라도 가면 안된다는 듯 가지가지 술이 배낭에서 쏟아져 나온다. 한 시간 가까이 즐기는 사이 구름이 하늘을 덮는다.
▲ 한 시간 가량 점심을 즐긴 764 봉
▲ 심포리로 내려가는 등산로 갈림길이다
▲ 764 봉 지나서부터는 등로가 좋다 - 각자 흩어져 편안하게 걷는다
▲ 봉화산이 바라보이는 870 봉 헬기장 - 미리 와 있던 산악회장님이 대원들 사진을 찍어준다
▲ 870 봉 헬기장에서 바라본 봉화산
▲ 봉화산을 배경으로 박민인 선배
▲ 870 봉에선 이 소나무가 랜드마크다
▲ 억새가 제법 아름다운 봉화산 가는 길 - 양구 시가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 억새 등로가 잘 조성돼 있다
▲ 봉화산 가는 중에 뒤돌아본 구름 덮인 870 봉과 랜드마크 소나무
▲ 산악회장님과 박민인 선배
▲ 이건 양구 사명산 - 맨 뒤
▲ 스카이라인 중앙 뾰족한 봉우리가 홍천 가리산
▲ 봉화산 정상 직전 우측 사면에 서있는 고사목
▲ 고사목과 소양호
봉화산 정상은 예상했던 대로 빼어나다. 늑장 피우는 사이 구름이 덮여 사방이 칙칙해졌지만 양구 사람들이 자랑할 만큼은 여전히 멋지다. 대원들 모두 정상 조망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원래 예정되었던 정중앙천문대 방향이 4 Km 정도밖에 안 남아 욕심이 나지만 남의 내무반에 들어온 병사처럼 그저 눈치만 보고 만다.
▲ 봉화산 (874.9 M) 정상 - 예전에 돌로 되어 있던 봉수대 모형이 플라스틱 제품으로 바뀌었다
▲ 사진 욕심이 많은 박민인 선배
▲ 잠시 망중한 - 가운데 둘은 동기생이다
▲ 이 능선이 도솔지맥이다 - 회장님은 무얼 감상하시는가
▲ 870 봉부터 지나온 길
▲ 내려가기 전 정상에서 한 컷
▲ 나도 끼여서
▲ 암릉을 우회해서 내려가는 길
▲ 아뿔사 ! 카메라 ISO 버튼이 한 바퀴 돈 모양이다 - 봉화산에선 제일 멋진 소나무인데....
▲ 내려가는 길 - 하얀 표지판 있는 곳이 구암리 갈림길
▲ 갈림길에서 사면으로 경사가 좀 급하지만 이내 좋은 길이 나온다
▲ 옛 조경농장 자리인 날머리 - 뒤로 봉화산 정상이 보인다
'노니는 물고기의 즐거움' 이라는 말이 있다. 어느날 장자가 호하(濠河) 다리 위를 거닐다가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를 보고는 한 마디 한다. " 저놈은 정말 기분이 좋을 걸세 ! " 동행하던 이가 태클을 건다. " 자네는 물고기도 아니면서 어찌 물고기가 즐거운지 아는가 " 장자는 따지려 들지 않고 대꾸한다. " 나는 그저 호하 다리 위에서 물고기가 즐거운지 알았다네 ! "
봉화산 오르는 중 어느 선배 분 흥이 난다. 오돌또기 타령 몇 소절로 산중에서 멋을 낸다. 산이 스스로야 어찌 아름다울까. 바라보는 이 마음에 그리 자리 잡아서 그런 거겠지. 봉화산 바라보며 하나같이 탄성 지른 걸 보면 대원들 모두 한 마음이었으리라. 선인(先人)이 이천 삼백 여년을 꿰뚫어 봉화산 오른 우리 모습 보았다면 " 저네들 기분이 정말 좋을 걸세 ! " 하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