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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궁지조(傷弓之鳥)
활에 다친 새라는 뜻으로, 어떤 일로 크게 놀라 그 뒤로는 작은 일에도 두려워하고 경계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傷 : 다칠 상(亻/11)
弓 : 활 궁(弓/0)
之 : 갈 지(丿/3)
鳥 : 새 조(鳥/0)
(유의어)
경궁지조(驚弓之鳥)
경현지조(驚弦之鳥)
오우천월(吳牛喘月)
징갱취제(懲羹吹虀)
풍성학려(風聲鶴唳)
활에 놀란 새, 즉 활에 상처를 입은 새는 굽은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는 뜻으로, 한번 놀란 사람이 조그만 일에도 겁을 내어 위축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또한 어떤 일에 봉변을 당한 뒤에는 뒷일을 경계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어떤 사물에 크게 놀란 사람은 비슷한 것만 보아도 겁을 내어 몸을 피한다. 이와 비슷한 속담으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국에 덴 놈은 물도 불고 마신다', '불에 놀란 놈이 부지깽이만 보아도 놀란다', '더위 먹은 소 달만 보아도 허덕인다', '몹시 데면 회(膾)도 불어 먹는다' 등의 우리 속담이 잘 나타낸다.
또한 '불에 덴 아이는 불을 두려워 한다'는 말도 있다. 지진이나 화재, 사고 등으로 신체적인 위험에 처했을 때는 후유증이 오래 가 트라우마가 되는 것도 같은 이치다. 반대되는 표현으로 초생지독부외호(初生之犢不畏虎)으로 '갓 태어난 송아지 호랑이 무서운 줄 모른다' 라는 말이 있다.
이런 현상을 나타내는 성어도 많아 바람소리만 듣고도 적의 무리인 줄 알고 혼비백산하는 풍성학려(風聲鶴唳), 어려운 한자로 뜨거운 국에 혼이 난 사람은 시원한 냉채를 불어서 마신다는 징갱취제(懲羹吹虀), 오(吳)나라의 소가 달을 보고 헐떡인다는 뜻으로 공연한 일에 지레 겁먹고 허둥거리는 사람을 두고 이르는 오우천월(吳牛喘月)와도 유사하다.
한 번 화살에 맞아 상처 입었던 새는 구부러진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는 뜻의 이 성어도 마찬가지다. 한 번 혼이 난 일로 늘 의심과 두려운 마음을 품는 것을 이르는 말인데 경궁지조(驚弓之鳥)와 같이 쓴다.
중국 전한(前漢)시대 학자 유향(劉向)의 전국책(戰國策) 초책(楚策)에서 유래했다.
전국시대(戰國時代) 말엽 초(楚), 조(趙), 연(燕), 제(齊), 한(韓), 위(魏) 등 여섯 나라가 합종(合從)의 맹약을 맺고 진(秦)나라와 대치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조나라 왕이 위가(魏加)를 초나라에 보내 초나라 승상 춘신군(春申君)과 군사동맹 문제를 협의하게 했다.
춘신군을 만난 위가가 물었다. "맡길 만한 장군이 있습니까?"
춘신군이 "있고 말고요. 우리는 임무군(臨武君)을 장군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위가가 말했다. "신이 어릴 때부터 활쏘기를 좋아했는데, 활쏘기를 비유로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魏加曰, 臣少之時好射, 臣願以射譬之, 可乎.
춘신군이 말했다. "그러시지요."
春申君曰, 可.
위가가 말했다. 옛날에 경영(更羸)이 위왕(魏王)과 경대(京臺) 아래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새가 나는 것을 보고 말했습니다.
加曰, 異日者, 更羸與魏王處京臺之下, 仰見飛鳥.
경영이 말했습니다. "대왕, 저는 빈 활을 쏘아 새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更羸謂魏王曰, 臣爲王引弓虛發而下鳥.
위왕이 물었습니다. "정말로 그럴 수 있단 말이오?"
魏王曰 : 然則射可至此乎.
경영이 대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更羸曰, 可.
잠시 후 기러기가 동쪽에서 날아왔습니다. 경영이 빈 활의 시위를 당기자 기러기가 땅에 떨어졌습니다.
有閒, 鴈從東方來, 更羸以虛發而下之.
위왕이 놀라 그 까닭을 물었다.
魏王曰, 然則射可至此乎.
경영이 대답했습니다. "이 기러기는 상처 입고 외로운 놈입니다."
更羸曰, 此孽也.
위왕이 물었습니다. "선생은 어떻게 알았소?"
王曰, 先生何以知之.
경영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속도가 느리고 울음소리가 처량했습니다.
對曰, 其飛徐而鳴悲.
천천히 나는 것은 다쳤기 때문이고, 울음이 슬픈 것은 무리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飛徐者, 故瘡痛也. 鳴悲者, 久失群也.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고 놀란 마음도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시위 소리만 듣고도 높이 날려고 하다가 (상처가 도져) 땅에 떨어진 것입니다."
故瘡未息而驚心未至也, 聞弦音引而高飛, 故瘡隕也.
임무군은 일찍이 진나라와 싸워서 졌으므로 진나라를 막는 장군이 될 수 없습니다.
今臨武君嘗爲秦孽, 不可爲拒秦之將也.
이 이야기는 전국책(戰國策) 초책(楚策)에 나오는데, 위가가 춘신군에게 해 준, 다치고 무리를 잃은 기러기가 빈 활에 떨어졌다는 이야기에서 상궁지조(傷弓之鳥)가 유래했다. 상궁지조는 경궁지조(驚弓之鳥)라고도 한다.
그로부터 상궁(傷弓)은 재난을 당한 적이 있어 그에 대한 아픔과 두려움이 남아있음을 비유하고, 상궁지조(傷弓之鳥)는 그런 사람을 비유한다. 위가가 이 비유를 들었던 것은 아무리 임무군이 탁월한 장수라 하더라도 한번 싸움에 대패한 장수는 상처입은 기러기처럼 그 상처에 대한 흔적이 남아있기에 이번 전투에 적임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물론 한 번 실수는 병가(兵家)의 상사(常事)라는 말도 있다. 그래서 경험은 흔히 유용한 지혜를 선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극복하기 힘든 심한 재난의 경험은 쉬 지울 수 없는 상처와 두려움을 남긴다. 그래서 유사한 작은 고난에도 쉬 상심하고 무기력하게 꺾이기도 한다. 이런 심리적 병의 치유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며, 자신의 노력 외에도 주변의 꾸준한 이해와 격려가 절실히 필요하다.
시작이 중요한 것은 우리 옛 성현들의 가르침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당(唐)나라 태종(太宗)의 지시로 방현령(房玄齡) 등이 쓴 진(晉)나라 왕조의 정사(正史)인 진서(晉書)에 보면 호리지실 차이천리(豪釐之失 差以千里)라는 말이 나오는 데 이는 처음에 조금 틀리면 나중에는 크게 그르치고 만다는 의미다.
또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말(末) 한(韓)나라의 공자로 법치주의를 주창한 한비(韓非)와 그 일파의 논저인 한비자(韓非子)에 보면 각삭지도 비막여대 목막여소(刻削之道 鼻莫如大 目莫如小)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은 사람의 얼굴을 조각하는데 있어 처음에 코를 작게 만들면 나중에 크게 하기 어렵고 눈은 한번 크게 만들면 다시 줄이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 두 가지 모두가 뜻하는 것은 일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정확하고 신중하게 판단을 한 다음 해야한다는 교훈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실패의 경험이 크면 클 수록 빈시위에도 맥없이 떨어지는 기러기처럼 사람의 의지는 빈약하기 그지없다. 요즘 우리 주변에 보면 상처입은 기러기들이 너무 많다. 지레 겁을 먹고 퇴로를 먼저 확인해 두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런 사람을 선봉장으로 세우면 빈시위에도 추풍낙엽이 되고 만다.
상궁지조 낙어허발(傷弓之鳥 落於虛發)
화살에 맞아 상처 입은 새는 빈 활시위 소리에도 떨어진다.
傷(상)의 본의(本意)는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쉬 드러나는 상처이다. 상처의 뜻과 '상처 입다' 또는 '해치다'의 뜻이 있다. 상심(傷心)은 마음 아파함을, 상해(傷害)는 상처를 내어 해롭게 함을 뜻한다. 弓(궁)은 활이다.
상궁지조(傷弓之鳥)와 관련하여 전국책에는 대략 다음과 같은 기록이 전한다. 명사수였던 경리(更羸)가 날아오는 기러기를 보더니 화살도 없이 활시위를 튕겨 그 기러기를 떨어뜨렸다. 위왕(魏王)이 놀라 그 비결을 묻자 경리(更羸)는 대답했다. "느리게 날고 슬피 울었습니다. 느리게 난 것은 상처가 아파서였고, 슬피 운 것은 오랫동안 제 무리와 떨어져 있어서였습니다."
몸과 마음의 상처 때문에 활시위 소리만 듣고도 떨어졌다는 말이다. 그로부터 상궁(傷弓)은 재난을 당한 적이 있어 그에 대한 아픔과 두려움이 남아있음을 비유하고, 상궁지조(傷弓之鳥)는 그런 사람을 비유한다.
落(락)은 추락처럼 '떨어지다'의 뜻이다. 여기서의 於(어)는 '~에 의해'에 해당한다. 단순히 근거나 원인을 표시하기도 하고, 행위의 주체를 표시하며 문장을 피동태(被動態)로 만들기도 한다.
虛(허)는 '비다' 또는 '비우다'의 뜻이다. 發(발)은 활을 당겨 화살을 쏘는 것이 그 본래의 의미로 '발사하다'의 뜻이다. 여기서의 허발(虛發)은 화살을 메기지 않고 활시위만 튕기는 것을 가리킨다. 방현령(房玄齡)의 진서(晉書)에 보인다.
▶ 傷(상처 상)은 ❶형성문자로 伤(상)의 본자(本字), 伤(상)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상)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부수를 제외한 글자의 본디 글자는 (창)으로 이루어진 상(화살 상처)이다. 사람의 몸에 상처가 나는 것을 傷(상), 마음에 상처 나는 것은 심방변(忄=心, 㣺)部를 쓴다. ❷회의문자로 傷자는 '상처'나 '다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傷자는 人(사람 인)자와 昜(볕 양)자, 矢(화살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傷자의 상단에 있는 것은 화살을 뜻하는 矢자가 변형된 것이다. 昜(볕 양)자는 태양이 제단 위를 비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볕'이나 '양지'라는 뜻이 있다. 傷자는 본래 화살에 맞아 다친 사람을 뜻했던 글자였다. 화살을 맞아 치명상을 입게 되면 몸에 열이 나며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傷자는 화살과 昜자를 결합해 상처로 인해 몸에 열이 나고 있음을 표현했다. 그래서 傷(상)은 ①다치다 ②해치다 ③애태우다 ④근심하다 ⑤불쌍히 여기다 ⑥상하다 ⑦상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칠 창(刱)이다. 용례로는 속을 썩임 또는 마음을 상함을 상심(傷心), 받은 은정을 상하게 함을 상은(傷恩), 남의 몸에 상처를 내어 해를 입힘을 상해(傷害), 상처로 인하여 몸이 야위어짐을 상고(傷枯), 마음을 상하게 하고 슬프게 함을 상기(傷氣), 마음이 아프도록 몹시 슬퍼함을 상도(傷悼), 부상과 질병을 상병(傷病), 몹시 분하고 억울하게 여기어 한탄함을 상분(傷憤), 정분을 상함을 상정(傷情), 근심하고 슬퍼함을 상참(傷慘), 마음 아파하고 슬퍼함을 상탄(傷歎), 마음속으로 애통히 여김을 상회(傷懷), 상처가 난 흔적을 상흔(傷痕), 가난에 쪼들려서 마음을 상함을 상빈(傷貧), 죽음을 슬퍼함을 상서(傷逝), 정신을 상함을 상신(傷神), 몸의 다친 자리를 상처(傷處), 활에 놀란 새 즉 활에 상처를 입은 새는 굽은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는 뜻으로 한번 놀란 사람이 조그만 일에도 겁을 내어 위축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상궁지조(傷弓之鳥), 살림이 군색하고 가난함에 대한 한탄을 일컫는 말을 상재지탄(傷哉之歎), 풍속을 상하게 하고 썩게 한다는 뜻으로 풍속을 문란하게 함 또는 부패하고 문란한 풍속을 일컫는 말을 상풍패속(傷風敗俗), 터무니없는 말로 헐뜯거나 남을 해치려고 속임수를 써서 일을 꾸밈을 이르는 말을 중상모략(中傷謀略), 부모에서 받은 몸을 깨끗하고 온전하게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감훼상(不敢毁傷), 부모께서 낳아 길러 주신 이 몸을 어찌 감히 훼상할 수 없다는 말을 기감훼상(豈敢毁傷), 바람에 병들고 더위에 상함이라는 뜻으로 고생스러운 세상살이에 쪼들림이라는 말을 병풍상서(病風傷暑), 효자가 죽은 부모를 너무 슬피 사모하여 병이 나고 혹은 죽는다는 말을 이효상효(以孝傷孝), 사물이 눈에 보이는 것마다 슬픔을 자아 내어 마음이 아프다는 말을 촉목상심(觸目傷心) 등에 쓰인다.
▶ 弓(활 궁)은 상형문자로 가운데가 불룩하게 굽은 활의 모양을 본떴다. 弓(궁)이 부수가 되어 글자를 만들 때는 활 또는 화살을 쏘는 동작과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그래서 弓(궁)은 (1)활 (2)성(姓)의 하나 (3)중국에서, 활을 쏠 때 과녁까지의 거리를 재는 단위(單位). 1궁을 6자(尺)로 했음. 현재(現在)는 5자 (4)땅을 재는 단위(單位). 8자를 1궁으로 함 등의 뜻으로 ①활(화살을 메워서 쏘는 기구) ②활 모양 ③궁술(弓術: 활을 쏘는 법이나 기술) ④활의 길이 ⑤여덟 자, 길이의 단위(單位) ⑥구부정하게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화살 시(矢)이다. 용례로는 활의 세기를 궁력(弓力), 활을 쏘는 사람이나 군사를 궁수(弓手), 활을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궁인(弓人), 화살을 메워서 쏘는 기구를 궁자(弓子), 바이올린이나 아쟁 따위의 현악기를 활로 켜서 연주함을 궁주(弓奏), 활 모양으로 굽은 형상을 궁형(弓形), 활을 쏘는 온갖 기술을 궁술(弓術), 활과 화살을 궁시(弓矢), 활등처럼 굽은 허리를 궁요(弓腰), 활을 넣어 두는 자루를 궁의(弓衣), 활을 만드는 재료를 궁재(弓材), 활을 쏘던 군대를 궁대(弓隊), 활 쏘는 데 지켜야 할 여러 가지 도의 궁도(弓道), 활을 쏘는 자세를 궁체(弓體), 활은 부러지고 화살을 다 없어짐이라는 뜻으로 힘이 다하여 어찌할 도리가 없음이라는 말을 궁절시진(弓折矢盡), 활과 과녁이 서로 맞았다는 뜻으로 기회가 서로 들어 맞는다는 말을 궁적상적(弓的相適), 새를 다 잡고 나면 활은 창고에 넣는다는 뜻으로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버림을 받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조진궁장(鳥盡弓藏), 한 번 화살에 놀란 새는 구부러진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는 뜻으로 한번 놀란 사람이 조그만 일에도 겁을 내어 위축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경궁지조(驚弓之鳥), 활에 놀란 새 즉 활에 상처를 입은 새는 굽은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는 뜻으로 한번 놀란 사람이 조그만 일에도 겁을 내어 위축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상궁지조(傷弓之鳥), 묵은 활과 새 화살이란 뜻으로 그래야만 잘 맞는다는 데서 나온 말을 구궁신시(舊弓新矢), 남의 활을 당겨 쏘지 말라는 뜻으로 무익한 일은 하지 말라는 말 또는 자기가 닦은 것을 지켜 딴 데 마음 쓰지 말 것을 이르는 말을 타궁막만(他弓莫輓)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鳥(새 조, 땅 이름 작, 섬 도)는 ❶상형문자로 鸟(조)는 간자(簡字)이다. 새의 모양으로, 나중에 꼬리가 긴 새를 鳥(조), 꼬리가 짧은 새를 새 추(隹; 새)部라고 구별하였으나 본디는 같은 자형(字形)이 두 가지로 나누어진 것이며 어느쪽도 뜻에 구별은 없다. 한자의 부수로서는 새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鳥자는 ‘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이미 새를 뜻하는 글자로는 隹(새 추)자가 있지만 鳥자는 모든 새를 총칭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鳥자의 갑골문을 보면 두꺼운 부리와 큰 눈이 묘사된 새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이 어떤 새를 그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전적으로는 鳥자가 '큰 새'를 뜻하는 것으로 구분하고 있다. 鳥자는 새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새의 종류'나 새와 연관되는 다양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鳥(조)는 ①새, 새의 총칭(總稱) ②봉황(鳳凰) ③나라의 이름 ④벼슬의 이름 ⑤별의 이름, 그리고 ⓐ땅의 이름(작) 그리고 ㉠섬(=島)(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새 금(禽)이다. 용례로는 높은 곳에서 비스듬히 내려다 봄을 조감(鳥瞰), 새의 알을 조란(鳥卵), 새를 넣어 기르는 장을 조롱(鳥籠), 새를 잡는 데 쓰는 그물을 조망(鳥網), 새의 똥을 조분(鳥糞), 겨우 새나 통할 정도의 산속의 좁은 길을 조경(鳥逕), 나는 새도 넘기 어려울 만큼 험한 길을 조도(鳥道), 새를 잡는 그물을 조라(鳥羅), 새의 우는 소리를 조성(鳥聲), 새의 지저귀는 소리를 조어(鳥語), 새의 날개를 조익(鳥翼), 새와 참새 또는 참새 따위 작은 새를 조작(鳥雀), 새의 발자국을 조적(鳥跡), 파충류에서 진화된 것으로 몸은 깃털로 덮이고 날개가 있으며 다리가 둘이고 입이 부리로 되어 있눈 부류를 조류(鳥類), 해조가 많은 곳에 사는 어류를 조어(鳥魚), 텃새로 철을 따라 자리를 옮기지 아니하고 거의 한 지방에서만 사는 새를 유조(留鳥), 가을에 북쪽에서 날아와 겨울을 나고 봄에 다시 북쪽으로 날아가서 번식하는 새를 한조(寒鳥), 철새로 철을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사는 새를 후조(候鳥), 날아 다니는 새를 비조(飛鳥), 나라를 대표하는 새를 국조(國鳥), 길한 일이 생길 때 사람에게 미리 알려 준다고 하는 새를 길조(吉鳥), 평범하고 변변하지 못한 사람을 범조(凡鳥), 새가 쫓기다가 도망할 곳을 잃으면 도리어 상대방을 부리로 쫀다는 조궁즉탁(鳥窮則啄), 새가 좋은 먹이를 찾다가 목숨을 잃는다는 뜻으로 욕심 때문에 몸을 망침을 비유해 이르는 조위식사(鳥爲食死),까치의 지혜라는 뜻으로 하찮은 지혜를 비유해 이르는 조작지지(鳥鵲之智), 새발의 피란 뜻으로 극히 적은 분량을 말하는 조족지혈(鳥足之血), 새의 양 날개라는 뜻으로 꼭 필요한 관계라는 조지양익(鳥之兩翼), 새를 다 잡고 나면 활은 창고에 넣는다는 뜻으로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버림을 받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조진궁장(鳥盡弓藏)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