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기도
강 동 구
가슴이 뭉클하다. 고마움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아내와 단둘이 마주한 아침 식탁에서 아내의 고백이 내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다.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영감이 떠오르게 하셔서 당신이 쓰는 글이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큰 감동을 주는 수필작가가 되게 해달라고 항상 기도해요”.
작가라고 불리기에는 민망하지만 그래도 수년 전 권위 있는 문예지에 수필로 등단도 하고 여러 문학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얼마 전에는 수필집 ‘공지천 떡 방앗간 풍경’이라는 단행본을 출간했다. 아직은 더 여물어야 하는 설익은 작가가 되기는 하였다.
평생 떡 빚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온 내가 작가 친구의 권유로 인생 말년에 수필 쓰기에 입문하여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아내는 글쓰기에 취미를 붙인 남편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수필 쓰기를 권유해준 남편 친구에게도 항상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노년에 특별한 취미 없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우연히 친구의 권유로 글 쓰는 취미를 갖게 되었으니 아내는 한걱정 던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평생 살아오면서 이렇다 할 특별한 취미 없이 일만 열심히 하고 살아왔으니 아내와 자식들의 걱정 또한 컸으리라.
아내와 나는 매일같이 이른 새벽에 교회에 가서 하나님께 기도드린다. 세계 평화를 위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이웃들과 형제자매와 자식들을 위해 기도한다. 부부가 서로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마땅한 일이다. 그 마땅하고 당연한 아내의 기도가 왜 내 가슴을 이처럼 뜨겁게 했을까?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은 남편이 온갖 어려움과 주변의 편견을 극복하고 꾸준히 글쓰기에 정진하는 남편의 모습에 감동했는지 아내는 전능하신 하나님께 인간의 지혜와 감성 상상력을 초월해 반짝이는 영감이 떠오르게 하여 큰 감동과 울림을 주는 글을 쓸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는 말에 너무나 고마워서 가슴이 뭉클하였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글감이 문득 떠오르면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없다. 아내가 남편의 글쓰기를 돕기 위하여 기도한다는 고백을 듣는 순간 ‘아내의 기도’라는 제목으로 수필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남편을 위하여 기도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글거리를 제공해준 아내가 더없이 고맙다.
기독인들은 매일같이 새벽의 단잠을 뒤로하고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여 경건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자신이 간구하는 기도 내용이 하나님께 전하여져 마음에 소원이 꼭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 하나님께 아뢰는 것이 기도다.
하나님은 전능하시기에 인간이 일일이 아뢰지 아니하여도 우리 마음의 소원을 이미 알고 계신다. 그럼에도 하나님께 아뢰는 것은, 마치 아기가 울지 않아도 엄마는 아기가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그러나 아기가 울어대면 엄마는 아기의 상태에 대하여 더욱 세심하게 살피게 된다.
인간이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은 아기의 울음소리와 같다. 좀 더 적극적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마음의 소원을 하나님께 호소하는 것이다. 성경에도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고 기록되어있다.
우리 속담에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이 있다. 아이가 울지 않아도 엄마는 젖을 주지만 아기가 울면 한번 줄 것 두 번 주게 된다. 하나님도 우리 인간이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날마다 하나님 앞에 부르짖기를 바라고 계신다.
기도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알브레이트 뒤러의 기도하는 손은 너무나 유명한 그림이다. 친구 프란츠가 뒤러의 그림공부를 돕기 위하여 온갖 고생을 하고 자신은 노동일로 손이 굳어져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었다.
프란츠는 친구 뒤러 만이라도 훌륭한 화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두 손 모으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모습을 뒤러가 우연히 창문 밖에서 보고 즉석에서 그린 그림이 그 유명한 기도하는 손이다.
기도는 인간의 상식과 한계를 뛰어넘는 놀라운 기적을 창조한다. 나는 아내의 기도를 통하여 기적을 경험하였다. 건강문제로 경영하던 떡 방앗간을 폐업하고 점포를 임대하려고 부동산에 임대를 의뢰하였다.
아내는 학원이 들어오면 좋겠다고 희망했지만 여러 주변 여건이 학원이 들어오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가당치 않은 생각 하지 말고 꿈도 꾸지 말라고 핀잔을 주었는데 아내는 이미 오래전부터 학원이 들어오기를 기도했다고 한다.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농협 분소를 개설 하기 위해 농협지점에서 임대 요청이 있어 허락하겠냐는 것이다. 학원보다는 농협이 더 좋을 듯하여 아내와 나는 선 듯 허락하고 계약서까지 즉석에서 작성하였다.
그러나 얼마 후 농협에서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중앙회의 결재가 나지 않아 부득이 임대 계약을 해약한다고 알려왔다. 우리 부부는 점포 임대 계약이 이루어졌으니 홀가분한 마음으로 장기간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비행기 표도 끊어놓고, 내일 오후면 떠나야 하는데 마침 다른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영어학원을 하겠다는 사람이 임대를 요청해온 것이다. 임차인은 점포를 대충 둘러보더니 내일 아침에 계약하자는 것이다. 세상에 이럴 수가?
다음날 오전 농협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임대 계약을 순조롭게 체결하고 오후에 예정대로 해외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실로 놀라운 일이다. 아내의 기도가 이렇게 기적을 만들어 내다니! 하나님은 아내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셨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에 너무나 감격하여 우리 부부는 눈물로 감사의 기도를 올려드렸다.
사람들은 이런 경우를 우연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하나님이다. 기도는 이렇게 인간의 지혜와 능력 상상력까지 초월하는 기적을 일으킨다.
하나님은 어린아이의 순수한 기도를 가장 귀히 여기시고 기뻐하신다고 한다.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는 아내의 기도에 힘입어 나는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깊은 공감을 얻는 멎진, 글쟁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아내의 기도는 천군만마와 같은 가장 든든한 나의 지원군이다.
첫댓글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힘입니다. 역사하시는 주님을 믿습니다. 1억이 넘는 돈을 건축 헌금으로 기꺼이 낼 수 있던 것 또한 하느님의 뜻이겠지요.ㅎㅎ 잘 읽었습니다.ㅎㅎ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