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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결(蕉窓訣)반계 류형원
磻溪公 余之家親也
반계공 여지가친야
반계공은 나의 아버지이다.
學觀天人 不求聞達 隱永嘉花石山莊 是歲卽 康熙四年春也
학관천인 불구문달 은영가화석산장 시세즉 강희사년춘야
하늘사람이라 배움에 있어 명성(名聲)이 세상에 알려지고
입신출세(立身出世)를 찾지 아니 하셨다.
할아버지[휘 諱? 성신쫅成臣?]의 명령에 따라 인조 20[단기3975
서기1642 임오 壬午?]년에 사마시[司馬試?생원 生員?과 진사 進士?를
뽑는 소과 小科?]에 입격(入格)하셨으나 길이 아름답게 화석산장(花石山莊)에
숨어 살으셨다. 이 해는 곧 강희(康熙) 4년[조선 현종 4 단기3998 서기1665?]년 봄이었다.
余常侍則 須臾不離 一日伏問 國朝運氣 曰 已往之事
여상시즉 수유불리 일일복문 국조운기 왈 이왕지사
나는 매양 모시기를 한 순간이라도 떠나지 아니 했는데 어느날
아버지 앞에 꿇어 엎드려서 조선의 길흉(吉凶)과 화복(禍福)을 물어
보기를 “이미 지나간 일은 얻어 듣자와도 더함이 없으니
得聞無益 願聞將來事
득문무익 원문장래사
바라옵건데 앞으로 올 일을 듣고자 합니다.”
翁曰 聞之何爲
옹왈 문지하위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물어서 무엇하겠느냐?”
曰 使後世子孫 起警修德 以爲保家
왈 사후세자손 기경수덕 이위보가
내가 말씀드리기를 “뒤의 세상에 자손으로 이것으로 경계(警戒)를
일으키어 덕(德)을 닦으므로써 집을 보전하려 합니다.”
翁曰 保家之道 人之書紳 都在心也 有修德 天佑神助
옹왈 보가지도 인지서신 도재심야 유수덕 천우신조
아버지께서는 말씀하시기를 “한 집안을 보전하여 가는 길은
사람들이 책을 지어 많이 있으나 모두 맘[心에 있느니라.
덕(德)을 닦는 사람은 하늘이 돕고 신(神)의 도움이 있어
自然有道 余惶恐無雙
자연유도 여황공무쌍
저절로 도(道)를 얻을 것이다.” 나는 높은 자리에 눌리어
두렵기가 서로 견주어 짝이 될 만한 것이 없다.
一日 又問曰 漢陽李氏之運 及於此矣 願詳敎
일일 우문왈 한양이씨지운 급어차의 원상교
어느날 또다시 묻기를 “한양이씨(漢陽李氏=조선왕조)의
운(運)을 바라옵건데 자세히 가르쳐 주십시오.”
翁曰 甚哉汝問
옹왈 심재여문
아버지께서 말씀하길 “심하다. 너의 물음이.”
問曰 李氏之運 至此則 別無難危之事
문왈 이씨지운 지차즉 별무난위지사
내가 물어 말하기를 “이씨(李氏=조선왕조)의 운(運)이 다함에
이른즉 달리 어지럽고 위태로운 일이 없겠습니까?”
翁曰 豈無難危 汝看 枯木多年多蟲
옹왈 기무난위 여간 고목다년다충
아버지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어찌 어지럽고 위태로움이
없겠느냐. 너는 보아라. 고목(枯木?마른 나무)이 여러 해 되면
벌레가 생기는 것이다.”
問曰 運勢將何爲乎
문왈 운세장하위호
내가 물어 말하기를 “운세(運勢)가 장차 어떠하옵니까?”
翁曰 推之運勢則 四五쫛九運 衰氣如眩 紀綱不明 他通國商
옹왈 추지운세즉 사오영삼운 쇠기여현 기강불명 타통국상
아버지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운세를 추산(推算?어림셈) 해 본즉,
4509운(運) <철종(哲宗) 갑인(甲寅)>에 이르면 쇠(衰)한 기(氣)가 어지럽고
어두운 것 같고 기강(紀綱)이 밝지 못하고 다른 나라들과 거래(去來)하며
情勢外他 大殿無嗣 鼠龍繼承 遂卽寶位 宮中妖姬 行亂無雙
정세외타 대전무사 서룡계승 수즉보위 궁중요희 행란무쌍
임자생(壬子生?고종황제. 임자년 7월 25일 탄강) 임금이 뒤를 이어
받고 마침내 임금의 자리에 오르고 대궐 안에 요괴한 계집이
어지러움을 행함이
用人親戚 君子退野 小人滿朝 誘致君主
용인친척 군자퇴야 소인만조 유치군
일이 되어가는 것이 외국(外國)으로 기울고 임금은 후사(後嗣)가
없어서 서로 견주어 짝이 될 만한 것이 없고 친척(親戚)을 불러
드리니 군자(君子)가 들로 물러나고 소인(小人)이 조정(朝廷)에
가득하여 임금을 꾀여 내며
興賊私通 豈非亡國耶
흥적사통 기비망국야
일어나는 도적과 사사로이 통하게 되니 어찌 나라가
망할 조짐이 아니겠느냐.
※ 후사(後嗣)?대(代)를 잇는 아들.
至二七八五三三運 洋艦浮海 國內大亂 十奸八賊 他肩同謀
지이칠팔오삼삼운 양함부해 국내대란 십간팔적 타견동모
278533운(運) <병인(丙寅)>이 되면 서양(西洋)의 배가 바다위에
뜨고 나라 안에 큰 난리가 있고 간사한 열 사람과 여덟 사람의
적도(賊徒)들이 다른 어깨를 함께
稱爲革新 日近外賊 運勢日傾
칭위혁신 일근외적 운세일경
꾀하면서 일컫기를 혁신(革新)을 한다고 하나 날마다 외적(外賊)들과
가까이 하니 나라의 운세는 어느새 기울어진다.
※ 혁신(革新)?묵은 제도(制度)를 고쳐서 새롭게 함.
四六쫛二九七運 外賊滿城 軍擾大亂 閣僚相賊
사육영이구칠운 외적만성 군요대란 각료상적
460297운(運)<임오(壬午)>은 외적(外賊)이 성안에 가득하고
군요(軍擾)가 크게 어지럽히며 각료(閣僚)들은 서로 도적이 될 것이다.
※ 각료(閣僚)내각(內閣)을 구성하는 참모(參謀).
四三八三쫛一運 天變犯艮 黑雲貫日 惡疾流行 生民多死
사삼팔삼영일운 천변범간 흑운관일 악질유행 생민다사
4301운(運) <병술(丙戌)>은 하늘에서 일어나는 온갖 자연의 변동이
간방(艮方?동북쪽 우리나라)을 범하니 검은 구름이 해를 꿰뚫으니
못된 병이 세상에 널리 퍼지므로써 백성들이 많이 죽고
妖星得旺 國勢漸衰
요성득왕 국세점쇠
요성(妖星)이 왕성함을 얻으니 나라의 운세가 차차로 쇠약하여질 것이다. ?
※ 요성(妖星)?나라에 재난이 있을 때 나타나는 별
三八영영一七運 宮中起賊 白氣登天 靑袍大起 稱爲東學
삼팔영영일칠운 궁중기적 백기등천 청포대기 칭위동학
380017운(運)에는 궁궐안에서 도적이 일어나니 흰 기운(살기)이
하늘로 오른다. 푸른 도포를 입은 사람이 크게 일어나서
동학(東學)이라 일컬으며
白日咀呪 殺戮無雙 生民殘傷 犯之則死
백일저주 살육무쌍 생민잔상 범지칙사
대낮에 주문(呪文)을 읽고 사람을 마구 무찔러 죽이기를 견줄데 없고
천한 사람과 살아있는 백성을 해하며 그들을 범하면 곧 죽게 된다.
四五쫛七四零十運 龍極帝位 年稱光武 官制改定 國條相
사오쫛칠사영십운 용극제위 연칭광무 관제개정 국조상
4507407운<정유(丁酉)>에는 임금이 황제(皇帝) 보위에 올라 연호(年號?군주
시대에 있어서 그 임금이 자리에 오른 해에 붙이던 연대적인 칭호)를 일컫어
광무(光武)라 하고 정무(政務)를 분담하는 기관에 대한 규정을 다시 고치어
정하며 다른 나라와 조약(條約)을 서로 맺으며
結債款如山 國庫空虛 官職賣買 租稅日增 蜂起之寇 自稱
결채관여산 국고공허 관직매매 조세일증 봉기지구 자칭
죽은 송장이 산과 같이 쌓이고 나라의 창고는 텅비게 되고
관직(官職)을 돈을 주고 사고팔며 세금은 날마다 불어나고
벌떼처럼 일어나는 무리들은 스스로 일컫기를
義兵掠侵人民 終至敗亡 國權奪之 伊藤之手
의병약침인민 종지패망 국권탈지 이등지수
의병(義兵)이라며 노략질로 백성들을 범한다.
마침내 패망하여 나라의 권력은 이등(伊藤)의 손이 빼앗아 가리라.
※ 광무(光武)?단기 4230<1897>년에 고종황제(高宗皇帝) 즉위(卽位)해
※ 의병(義兵)?옳은 일을 위하여 일어난 군사
※ 이등(伊藤?우리나라를 강점하게 위하여 온갖 모략과 술책을 다 쓴
일본 사람. 이등박문伊藤博文?이또오 히로부미?이며 초대 통감統監?을 지내고
중국까지 침략하려다가 하얼삔에서 대한국인(大韓國人) 안중근(安重根) 의사(義士)에게
사살 됨.
五쫛六七쫛一運 童穉禪位 君主昏弱 不專其位 賊首執權
오영육칠영일운 동치선위 군주혼약 불전기위 적수집권
506701운<정미(丁未)> 이 되면 황제(皇帝)가 어린 아들에게
임금의 자리를 물려 주나 새 임금은 어둡고 약하여 그 자리를
오로지하지 못하고 적(賊)의 우두머리가 권력을 잡으니
君臣化傳 身着直衫
군신화전 신착직삼
임금이 신하가 될 것이며 몸에는 직삼(直杉 홀태바지)을 입을 것이다.
五쫛三六七쫛一年運 金狗蟬鳴 白虹貫日 彗星犯境 賊臣
오쫛삼육칠쫛일년운 금구선명 백홍관일 혜성범경 적신
503670운<경술(庚戌)>에는 경술[庚戌 금구(金狗]년 매미가 울고 흰
무지개가 해를 꿰뚫으며 혜성(彗星)이 경계를 범하니 적신(賊臣)들이
揚上 寶位讓賊 稱日韓聯合 賊掌國權 廢生孤宮 龍揚空虛
양상 보위양적 칭일한연합 적장국권 폐생고궁 용양공허
상감을 위협하여 보위(寶位)를 적(賊)에게 옮기어 준다.
일한연합(日韓聯合)이라며 부르며 적(賊)이 나라의 권력을 손아귀에
넣으니 폐위(廢位)된 임금은 궁궐(宮闕)에서 고립(孤立)되고
임금이 앉는 자리는 주인을 잃고 텅비었구나.
嗟呼 五百年宗祀於斯寧矣 甚哉賊政 尺山度之 三角運
차호 오백년종사어사영의 심재적정 척산도지 삼각운
아아! 슬프다. 5백년 종묘사직이 여기서 마감한단 말인가!
심하구나! 적국의 정치여. 산을 자로 높이를 재고 땅을 헤아리니
삼각측량법(三角測量法)으로 측량하기 위한 삼각대가 하늘을 연하였고
外州合郡 處處兵營 小寇短揚 似人非人 噫呼 祖國年號
외주합군 처처병영 소구단양 사인비인 희호 조국년호
고을을 나누기로 하고 고을을 합하기도 하고 곳곳에 병영(兵營)을
세우고 작은 도적이 벼슬에 올라 드날리나 사람 같으나 사람이 아니다.
아아! 조국(祖國)의 연호(年號)는 어느 곳으로 갔는고!
何處去之 日月三台 大正何事 未救爲貴 功利大昌 足反居上
하처거지 일월삼태 대정하사 미구위귀 공리대창 족반거상
명치(明治?日月三台)와 대정(大正)이라 하니 어찌된 일인가.
귀하게 되는 것은 구하지 않고 공리(功利)만 크게 성하게 되니
사물이 거꾸로 됨(발이 오히려 위에 있고 머리가 반대로 아래에 있음)
이니
首反居下 倫綱喪失 人人相食 不善其父 不知兄弟 豈非近於
수반거하 윤강상실 인인상식 불선기부 부지형제 기비근어
오륜(五倫)과 삼강(三綱)이 상실되고 사람들은 서로 잡아
먹으려하며 그 아비가 착하지 않으니 형제도 알지 못하니
禽獸之乎 當時人民 但知財利 不知其親 金錢世界
금수지호 당시인민 단지재리 부지기친 금전세계
어찌 날짐승 길짐승에 가깝다 하지 않으리오.
위와 같은 상황이 있을 때는 백성들이 다만 재물(財物)과
이익(利益)만 알고 그 어버이(父母)를 알지 못하니 돈만 있으면
만사(萬事)를 다 맘대로 할 수 있다는 세상의 풍조가 만연하리라.
錢貨金錢 人稱經寶 舊學撤廢 新學樹立 男女共進 禮儀安在
전화금전 인칭경보 구학철폐 신학수립 남녀공진 예의안재
종이돈과 쇠돈을 사람들은 말하기를 ‘살아가는데 보배’라 한다.
재래의 한학(漢學)을 걷어치우거나 그만 두거나 없애고 근래 서양에서
들어온 새로운 학문을 이룩하여 세우니 사내와 계집이 함께 나아가니
경의(敬義)를 나타내는 예절과 몸가짐 등은 어느 곳에 있느냐!
東北千里 鐵馬往來 城市都會 電火連繩 無面相語 萬國通信
동북천리 철마왕래 성시도회 전화연승 무면상어 만국통신
동쪽(경부선<京釜線>과 북쪽 (경의선 <京義線> )으로 천리길에
기차(汽車 철마<鐵馬>)가 오가며 성(城)으로 둘러싸인 저자에는
사람이 많이 살고있는 번잡한 곳이 되고 번갯불(電火<전화>)인
가로등이 서고 줄을 이어서 얼굴 없이 서로 말을 하고(전화)
天宮行船 風雲不息 異敎竝起 邪學大起 租稅如天
천궁행선 풍운불식 이교병기 사학대기 조세여천
모든 나라가 서로 소식을 전하며 끝없이 열린 하늘에는 배(비행기)가
다니니 바람과 구름이 쉬지 못하며 가르침이 아울러 일어나 사학(邪學)이
크게 일어나며 세금이 많아지니(하늘과 같이 높고)
牛虎相嗔 君主昇天 萬民喪失 民多殺戮 國破君亡 時事可知
우호상진 군주승천 만민상실 민다살륙 국파군망 시사가지
백성이 어찌 살고. 소(丑)와 범(寅)이 서로 성내니 임금이 승천(昇天)하니
많은 백성을 잃어버리고 백성이 많이 죽임을 당하리라.
나라가 망하고 임금이 망하니 그 당시의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일을 알 수 있도다.
※ 혜성(彗星)살별. 옛날에는 천문학이 발달하지 않아서 이 별이 나오면
천하에 재화(災禍)가 있다고 했음.
※ 병영(兵營) 군대가 들어 거쳐하는 집.
※ 사학(邪學) 성리학(性理學)을 숭앙하던 조선시대에 천주학(天主學)을
요사스러운 학문이라하여 배척하여 이르던 말.
※ 승천(昇天) 하늘에 오름. 승하(昇遐).
問曰 然則 東土三千里 永敗賊國乎
문왈 연즉 동토삼천리 영패적국호
물어 말하기를 “그러하면 동국(東國 동토<東土>) 삼천리는
영구히 적국(賊國?나라를 도둑질한 나라. 일본)이 됩니까?”
翁曰 此亦 一時之運也 天意安敢道乎 國之運衰 非但我國也
옹왈 차역 일시지운야 천의안감도호 국지운쇠 비단아국야
아버지께서 대답하시길 “이 또한 한 때의 운이니라.
중국(中國)도 또한 우리와 같은 운이라서 선통[宣統 중국 청(淸)나라
말기<末期>(1909∼1911)에 쓰인 연호<年號>]에 다다르면
大國 亦是同運 至宣統寧矣
대국 역시동운 지선통영의
중국의 운도 다하게 되느니라.”
問曰 宣統何謂也 翁曰 年號也
문왈 선통하위야 옹왈 년호야
물어 말하기를 “선통(宣統)이란 무엇을 일컫습니까?”
말씀하시기를 “연호<年號>)이다.”
※ 선통(宣統)?(1969∼1911) 청대(淸代)의 마지막
황제인 부의(傅儀)의 연호.
四八七三一運 最連東城 蒙古以南 彼日奪之 稱爲滿蒙國
사팔칠삼일운 최연동성 몽고이남 피일탈지 칭위만몽국
48731운이 되면 일본이 동쪽 땅을 빼앗아(最 日取) 몽고(蒙古)
남쪽은 저 일본이 탈취하여 만몽국(滿蒙國)이라 일컬으며
是亦 日滿聯合 廢帝復位 政權幹擾 移民滿地 人多疾足入矣
시역 일만연합 폐제복위 정권간요 이민만지 인다질족입의
이것 역시 일본과 만주(滿洲)가 연합(聯合)하여서 청(淸) 나라의
폐제(廢帝)를 다시 그 지위(地位)로 세우고 정권(政權)을 간섭하여서
우리나라 백성들을 빨리 만주로 이주 (移住)시킬 것이니라.
※ 폐제(廢帝) 폐위(廢位)된 임금.
問曰 入滿勝於本土乎 翁曰 疾足者 雖云 一時之活處
문왈 입만승어본토호 옹왈 질족자 수운 일시지활처
내가 묻기를 “본토(本土)를 이겨서 만주로 들어 갑니까?”
아버지께서 답하시기를 “발 빠르게 들어간 사람은 비록
한 때의 살 곳이 되나
終不免 無頭鬼 豈非負火入薪耶
종불면 무두귀 기비부화입신야
마침내는 머리 없는 귀(鬼)를 면할 수는 없을 것이니 어찌 불을
지고 섶으로 들어가는 격(格)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느냐.”
連至 一五二八六 牛羊對沖 完和相爭 太陽雙決 其鬼無頭
연지 일오이팔육 우양대충 완화상쟁 태양쌍결 기귀무두
이어서 6604운<정축(丁丑)>은 소(丑)와 양(未 羊)이 서로 대하여
충(沖)하는 해가 되면 중국과 일본[일본의 일장기<日章旗>도 태양을
상징 중국의 백일청천기(白日靑天旗)도 태양을 상징함]이 전쟁을
시작하고 태양이 둘로 갈라져서 승패(勝敗)를 결정하게 되니 그
귀신(鬼)의 머리가 없도다.
中日起兵 殺戮如山 血流成川 南北守失 兩京空虛
중일기병 살륙여산 혈류성천 남북수실 양경공허
중국과 일본이 군사를 일으키면 주검이 산(山)과 같으며 피가
흘러서 내를 이루도다. 남쪽 땅과 북쪽 땅을 모두 지킴을 잃어
북경(北京 뻬이징)과 남경(南京?난징)이 텅 비었도다.
日氣强寒 宋蔣孤奇移山 雖有一時或敗 終當回復矣
일기강한 송장고기이산 수유일시혹패 종당회복의
일본의 기운(氣運)이 강한(强悍)하며는 송장(宋蔣 송미령<宋美齡>과
장개석<蔣介石>)이 남의 도움이 없이 외톨이가 되어 국부군(國府軍)은 산
쪽(서천<西川>)으로 옮겨질 것이다. 중국이 비록 한 때의 작은 패배는
있지만 뒤에 가서 마침내 회복할 것이다.
※ 강한(强悍) 세고 사나움 오자(誤字)로 찰 한(寒)字로 실렸음.
問曰 我國當此時 安穩乎 翁曰 豈可安穩乎 兩虎相鬪
문왈 아국당차시 안온호 옹왈 기가안온호 양호상투
물어 말하기를 “우리나라는 이 때를 당하면 무사(無事)하고
편안(便安)합니까?”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어찌 편안하기를
바랄고. 두 마리의 범이 서로 다투니
望者失心 人人換腸 自願出戰 納錢獻穀 共祝日勝 完如盤石
망자실심 인인환장 자원출전 납전헌곡 공축일승 완여반석
바라보던 사람들은 근심 걱정으로 맥이 빠지고 맘이 산란하여 지리라.
사람마다 맘이 길드려 일본 군대에 스스로 원하여 싸우러 나가며
또한 나가서 싸운다. 돈을 바치고 곡식을 바치며 함께 일본이
이기기를 빈다. 일본이 완전함이 반석(盤石)같다고 하나 비록
堯舜世界 亦是亡兆耶 運也奈何
요순세계 역시망조야 운야내하
요순세계(堯舜世界)라지만 이것 또한 장차 망하려는 조짐이라.
운(運)이니라. 어떠한가.”
※ 반석(盤石) 아주 견고하고 든든하고 든든한 것의 비유).
※ 요순세계(堯舜世界) 요와 순이 덕(德)으로 다스려지던 태평한 세계.
問曰 中國致敗 永無濟世之英哲乎
문왈 중국치패 영무제세지영철호
물어 말하기를 “중국이 패하게 이르는데 영구히 세상을 구제할
영명하고 현철한 사람이 없겠습니까?”
翁曰 英雄君子 何可無也 必適時而 出蔣宋之用武 未免兒戱
옹왈 영웅군자 하가무야 필적시이 출장송지용무 미면아희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영웅과 군자가 어찌 없겠느냐.
반드시 필요할 때 오기를 기다린다. 장개석과 송미령의 군사를
부리는 것은 아이들의 장난을 면하지 못하였다.
若無此理 如戰相畜 何以除之 急進失敗 緩進回泰
약무차리 여전상축 하이제지 급진실패 완진회태
만약에 이러한 이치(理致)가 없으면 가축이 서로 싸우는 것 같으니
무엇으로써 없애 버릴 수 있겠느냐.
급히 나아가면 실패하고 천천히 나아가면 태평함이 돌아오니
日力將衰 若不如此 必待英哲 而後得治乎
일력장쇠 약불여차 필대영철 이후득치호
일본의 힘이 장차 쇠해진다. 만약 이와 같이 아니하면 반드시
영명하고 현철한 사람을 기다린 뒤에 잘 다스려지지 않겠느냐.”
問曰 中國何姓 起業乎
문왈 중국하성 기업호
물어 말하기를 “중국에서는 어떤 성씨가 나라를 세우겠습니까?”
翁曰 西庄朱氏復業至于四쫛쫛餘年 三五八쫛 白馬運盡
옹왈 서장주씨복업지우사영영여년 삼오팔영 백마운진
아버지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서장(西庄) 주씨(朱氏)가
나라를 일으켜서 사백년간 이어질 것이며 3580의
백마(白馬?庚午)운에 가야 끝이 난다.”
問曰 中國如此復興 我國對應 無復興之道乎
문왈 중국여차부흥 아국대응 무부흥지도호
물어 말하기를 “중국은 이렇게 부흥되는데 우리나라는
이에 대응(對應)하여 부흥할 길이 없습니까?”
翁曰 豈無回運 雖然 運有其運 時有其時 人有其人
옹왈 기무회운 수연 운유기운 시유기시 인유기인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어찌 회복할 운이 없겠느냐.
비록 그러하지만 운(運)에도 그 운이 있고 때에도 그 때가 따로
있으며 사람에게도 그 일을 맡아서 처리할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다.
我國雖小 山氣靈淑 又屬艮野 天地之時始於艮而終於艮矣
아국수소 산기령숙 우속간야 천지지시시어간이종어간의
우리나라가 비록 작지만, 산(山)의 기운(氣)이 신령하고
맑고(靈淑), 또한 팔괘(八卦)에서 간(艮)방에 속하니,
천하의 시작(始)도 간(艮)방이요, 끝맺음(終)도 간(艮)방이라
皇極唯一之運 必先艮野 坤上乾下地天泰卦 天回復之理
황극유일지운 필선간야 곤상건하지천태괘 천회복지리
또한 황극운(皇極運)이 이루어지는 것이, 오직 간방인 우리
나라인데(必先艮), 땅이 위고 하늘이 아래인 지천태괘(地天泰卦:지상낙원)가
이루어진다는 말은, 하늘(天)이 회복(回復)되는 이치(理致)인데
若運回則救也 眞主出於艮野 濟人於旣濱 求物於旣濟
약운회칙구야 진주출어간야 제인어기빈 제물어기제
만약 이 황극(皇極)의 운(運)이 돌아온즉 구(救)해 진다는 것이다.
진주(眞主)가 간(艮)방인 우리나라에 나타나서, 그 물가에서 사람을
구제(濟)하고 또한 만물(物)도 구제(救濟)하고는
以冠 天下也美哉此運也
이관 천하야미재차운야
관(冠)을 쓰니, 아~ 아름다운 이 천하(天下)의 황극운(皇極運)이여!
우리나라가 비록 작기는 하지만 산천(山川)의 기운이 신령하게 맑고
팔괘(八卦) 가운데 간괘(艮卦)에 속하여 있다.
하늘과 땅의 운(運)이 간(艮 우리나라)에서 시작하여 간(艮 우리나라에서 끝마추며 추측하기를 황극(皇極)의 한 가지 운(運)이 반드시 우리나라 간방(艮方)에서 먼저 시작되며 곤(坤)이 위로 가고 건(乾)이 아래로 오는 지천태괘(地天泰卦)를 이룰 것이니 선천(先天)을 회복하는 이치이니 만일 운(運)이 돌아오면 세상을 구제(救濟)할 진주(眞主)가 우리나라에서 나와 이미 모든 사람들을 구제하고 이미 모든 사물을 구제한 뒤에 천하(天下)의 우두머리가 된다. 이런 운(運)이 아름답도다.”
※ 대응(對應) 어떤 일이나 사태에 맞추어 태도나 행동을 취함.
※ 지천태괘(地天泰卦) 목적을 이루나 도중(途中)에 막힘이 있다.
問曰 若有濟世之眞主 何受之敵國 壓迫乎
문왈 약유제세지진주 하수지적국 압박호
물어 말하기를 “만약 세상을 구제할 진주(眞主)가
있다면 어찌하여 적국의 압박을 받습니까?”
翁曰 是亦運也 一盛一衰 造化先定 以我國 愚昧人民 若彼日
옹왈 시역운야 일성일쇠 조화선정 이아국 우매인민 약피일
아버지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이것 또한 운(運)이니라.
한 번 일어나고 한 번 쇠하는 것은 하늘의 이치에 이미 정하여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운 인민으로
저(일본)가 아니었으면
豈有進化之道耶 是以高帝之事 項羽先定 推之此理 讐反
기유진화지도야 시이고제지사 항우선정 추지차리 수반
어찌 개혁(改革)과 진화(進化)의 길을 열 수 있겠느냐.
이것은 한(漢)의 고제(高帝)가 항우(項羽)를 섬긴 것이 본보기이니
미루어 보면
爲恩矣
위은의
원수가 도리어 은혜가 된 셈이다.”
問曰 眞主出於 何方乎
문왈 진주출어 하방호
물어 말하기를 “진주(眞主)가 나오는데 어느 방(方)입니까?”
翁曰 潛於南海 待時動
옹왈 잠어남해 대시동
대답하시기를 “남쪽(南海)에서 잠용(潛龍)으로 계시다가
때를 기다리다 움직일 것이다.”
※ 잠룡(潛龍) 일어 설 기회를 아직 얻지 못하고
묻혀있는 영웅이나 호걸
問曰 古訣云 李氏後奠乃以遂出鷄龍山八百年基業 果是乎
문왈 고결운 이씨후전내이수출계룡산팔백년기업 과시호
물어 말하기를 “이씨(李氏)의 뒤에 정(鄭)씨가 계룡산 8백년
왕업을 이룬다고 하는데 알고 보면 이러합니까?”
翁曰 何有虛言 人心卽天心
옹왈 하유허언 인심즉천심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어찌 헛된말이 있겠느냐.
사람의 맘이 곧 하늘님 맘이니라.”
問曰 圃隱後孫乎
문왈 포은후손호
물어 말하기를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의 후손입니까?”
翁曰 然也
옹왈 연야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그러하다.”
問曰 圃隱世稱無血孫 何有後孫乎
문왈 포은세칭무혈손 하유후손호
물어 말하기를 세상에서 일컫기로는 “포은(圃隱)선생은 혈통(血統)을
이은 족속(族屬)이 없다고 알고 있는데 어찌 자손이 있다고 하십니까?”
曰 先生急於受禍 豈有保血孫哉 致使於天朝時 血遺海島中
왈 선생급어수화 기유보혈손재 치사어천조시 혈유해도중
대답하시기를 “선생께서 급하게 화를 당하기는 하였지만
어찌 혈손(血孫)을 보전하지 못하였겠느냐.
중국에 사신(使臣)으로 갔을 때에 자손을 바다 섬(島)가운데
남기신 일이 있느니라.”
問曰 英雄乎 聖人乎
문왈 영웅호 성인호
물어 말하기를 “영웅입니까? 성인입니까?”
翁曰 天從之聖矣
옹왈 천종지성의
대답하시기를 “하늘에서 준 덕(德)을 갖춘 성인(聖人)이니라.”
問曰 國運如此 使不肖後孫 欲圖生保家則 用何策乎 願聞詳敎
문왈 국운여차 사불초후손 욕도생보가즉 용하책호 원문상교
물어 말하기를 “국운(國運)이 이와 같을 때 저의 후손들로 하여금
살아나아가기를 꾀하며 집을 보전하고자 하려면 어떠한 방책(方策)을
써야 합니까? 자상하게 가르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翁曰 ?然良久
옹왈 묵연양구
아버지께서는 말없이 잠잠하게 한 참 계시다가 말씀하시기를
翁曰 此時保家 在於心一字 然 當末世 勿犯黨派勿犯官吏
옹왈 차시보가 재어심일자 연 당말세 물범당파물범관리
“이때 집을 보전하는 길은 오직 맘(心) 한 글자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말세(末世)가 되거든 당파(黨派)에 들어가지 말고
관리(官吏)도 되지 말고
勿貴錢財 勿害人民 勿入滿地 謹避叢林 擇人襄棄 一二微
물귀전재 물해인민 물입만지 근피총림 택인양기 일이미
돈이나 재물을 귀하게 여기지 말고 남을 해하지도 말며 사람이
가득찬 곳에는 들어가지 마라. 삼가 하여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저자를 피하며 사람이 떠나는 곳을 가려서 살라.
한집 두집 사는 작은 마을에서
成村處 堀土爲穴 以農爲業 埋名修身 以仁處之 自然保家
성촌처 굴토위혈 이농위업 매명수신 이인처지 자연보가
흙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면서 이름을 숨기고 몸을 닦아 어질게
처신(處身)하면 저절로 집이 보전될 것이니라.”
問曰 古訣 兵凶疾三難 果是乎
문왈 고결 병흉질삼란 과시호
물어 말하기를 “옛 비결(秘訣)에 이르기를 전쟁?흉년?
질병 세가지의 난리가 있다고 하였는데 알고 보면 이러합니까?”
翁曰 不시三災 兼有八難故 自故未聞之變 卽人物開闢運也
옹왈 불시삼재 겸유팔란고 자고미문지변 즉인물개벽운야
대답하시기를 “삼재(三災)뿐만 아니라 팔란(八難)까지 겹치어 쌓였으니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큰 변(變)이라고 할 수 있다.
곧 사람과 사물(事物)이 개벽(開闢)이니라.”
※ 삼재(三災) 천재(天災) 인재(人災) 지재(地災)
※ 팔란(八難) 배고픔, 추위, 더위, 불, 물, 병란(兵亂),
목마름, 칼의 여덟 가지 어려운 경우.
※ 개벽(開闢) 새로운 시대가 열림.
問曰 脩本爲農則 可免此難乎
문왈 수본위농즉 가면차난호
물어 말하기를 “몸을 닦고 농사를 짓게 되면
이 어려움을 면할 수 있습니까?”
翁曰 埋名爲農 免於干戈然而 至於凶荒疾兵 非積善行仁得
옹왈 매명위농 면어간과연이 지어흉황질병 비적선행인득
대답하시기를 “이름을 묻고 농사를 지으면 전쟁(戰爭=干戈)은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흉년이나 질병에 이르러서는
착한 일을 많이 하고 어짐을 행하여
人則難矣
인칙난의
사람을 얻지 못하면 어려울 것이니라.”
問曰 積善行仁 在於心至得人 不在其心 豈可得人 保家乎
문왈 적선행인 재어심지득인 부재기심 기가득인 보가호
물어 말하기를 “착한 일을 많이 하고 어짐을 행하여서 맘을
지극히 남은 사람을 얻는데 있으며 그 마음이 있지 않으면
어찌 가히 사람을 얻어 집을 보전합니까?”
翁曰 愚哉汝言 人有行善 自然得人矣
옹왈 우재여언 인유행선 자연득인의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어리석도다. 너의 말이. 사람이
착한 일을 행함이 있으면 저절로 사람을 얻을 것이다.”
問曰 智者 安之乎
문왈 지자 안지호
물어 말하기를 “슬기로운 사람은 어느곳에 있습니까?”
翁曰 貧賤之中 多在也
옹왈 빈천지중 다재야
대답하시기를 “가난하고 신분이 낮은 가운데 많이 있도다.”
問曰 古訣云 穀種求於三豊 何也
문왈 고결운 곡종구어삼풍 하야
물어 말하기를 “옛 비결(秘訣)에 이르기를 ‘곡식의 씨를
삼풍(三豊)에서 구하라" 하였는데 무엇 때문 입니까?.
翁曰 三豊則水豊處也 末年 雖富者 好衣好食 不保其家其命
옹왈 삼풍칙수풍처야 말연 수부자 호의호식 불보기가기명
대답하시기를 “삼풍(三豊)이란 물이 넉넉한 곳 또는 단물나는
샘(澧)을 뜻한다. 말세(末世)에 다다르면 비록 부자(富者)일지라도
잘 입고 잘 먹음 때문에 그 집과 그 생명을 보전하지 못할 것이며
當草根木皮可也
당초근목피가야
마땅히 풀뿌리와 나무껍질(험한음식)로써 목숨을 보전하여야 옳다.”
問曰 願聞 救荒之策
문왈 원문 구황지책
물어 말하기를 “흉년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꾀를 듣기를
바랍니다.”
翁曰 荒歲保命之方 運疾廢死之方 詳在格菴遺錄 何難爲之有
옹왈 황세보명지방 운질폐사지방 상재격암유록 하난위지유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흉년(凶年)에 목숨을 보전하는 방법과 병을
고치고 죽음을 피하는 곳은 격암유록(格菴遺錄)에 자세히 실려
있는데 어찌 어려움이 있으리오.”
問曰 幾年災難乎
문왈 기년재난호
물어 말하기를 “재난(災難)이 몇해 입니까?”
翁曰 疾二年 荒三年也
옹왈 질이년 황삼년야
말씀하시기를 “2년의 질병과 3년의 흉년이니라.”
問曰 古訣 無知覺者死 此非疾病乎
문왈 고결 무지각자사 차비질병호
물어 말하기를 “옛 비결에 이르기를 ‘지각(知覺)이 없는
사람은 죽는다’고 하였으니 이것은 질병이 아닙니까?”
翁曰 此時之疾 天賜之疾 雖大方局手 無知鑑則 不保其命
옹왈 차시지질 천사지질 수대방국수 무지감즉 불보기명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이때의 병은 하늘이 내려 주는 것이다.
비록 대방국수(大方局手)라도 사람을 알아보는 슬기와 능력이
없으면 그 목숨을 보전할 수 없을 것이니
愼之愼之
신지신지
조심하고 삼가하여야 하느니라.”
※ 대방국수(大方局手)?문장이나 학술이 뛰어난 사람 대가(大家)
問曰 末年之疾 名何爲稱乎
문왈 말년지질 명하위칭호
물어 말하기를 “말세(末世)에 질병과 질환의 이름은 무엇이라고
부릅니까?”
翁曰 時行運疾 山嵐海장 萬人多死 非水升火降 不保其命
옹왈 시행운질 산람해장 만인다사 비수승화강 불보기명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유행병이라하며 산(山)에 가득찬 안개
(아지랑이)와 바다 개펄에서 일어나는 독(毒)있는 기운(독기를
품은 산과 바다의 기운)이라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수승화강(水升火降) 아니면 그 생명을 보전 할 수 없느니라.”
※ 말년(末年) 정치?도덕,풍속 따위가 아주 쇠퇴한 시대 말세(末世)
問曰 古訣云 國之末運 富死貧生 如此之理乎
문왈 고결운 국지말운 부사빈생 여차지리호
물어 말하기를 “고결(古訣)에 이르기를 ‘부자는 죽고 가난한
사람은 산다’고 했는데 이와 같은 이치도 있습니까?”
翁曰 豈有古訣之非也 富貴者亡 恒常惡於衆 而衆皆怨之
옹왈 기유고결지비야 부귀자망 항상악어중 이중개원지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어찌 고결(古訣)이 그르다고 하겠느냐.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늘 여러 사람에게 악한 일만
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모두 원망할 따름이라.
但吝財忘義 嗇於周施 不知救恤之道 貧者 視之如奴子
단인재망의 색어주시 부지구휼지도 빈자 시지여노자
다만 재물을 아끼는 것만 하고 의(義)로움을 염두에 두지 아니하고
남을 도우는데 인색하며 물품(物品)을 베풀어 곤궁(困窮)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을 알지 못하며 가난한 사람을 사내종으로 보며
身安心泰 不知人急故 親疎遠近 莫不含怨 當此亂世 豈能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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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편안하고 맘은 태평하여 남의 급한 사정을 알지 못하므로 친척이나
먼 사람이나 가까운 사람이나 누구도 원망을 갖지 않는 사람이 없다.
어지러운 세상을 만나면 어찌 가족을 능히 보전할 수 있겠느냐.
其家族耶 豈不可有善 天地之理 本無兼備故 有史以來
기가족야 기불가유선 천지지리 본무겸비고 유사이내
어찌 착함이 있는 것이 옳지 않느냐. 하늘과 땅의 이치는
본디 아울러 갖추는 일이 없다. 그런 까닭에 역사가 시작된 뒤로
富貴家中 不出大知大賢 又不保其家 聖賢君子 英雄豪傑志
부귀가중 불출대지대현 우불보기가 성현군자 영웅호걸지
부귀한 집에서는 대지(大知)와 대현(大賢)이 태어나지 아니하며 또한
집도 보전할 수가 없다. 성인(聖人)과 현인(賢人)이나 군자(君子)와
영웅(英雄)과 호걸(豪傑)이며
士奇才多出於貧賤之家 天何富 貴其人 豈能兼不奇才
사기재다출어빈천지가 천하부 귀기인 기능겸불기재
지사(志士)?기재(奇才)가 대개는 가난하고 천한 집에서 태어난다.
하늘이 그 사람을 부귀하게 해주었으면 그만이지 또 기재(奇才)를
갖추게 하겠느냐.
是以有角者 無齒也
시이유각자 무치야
이런 까닭으로 뿔이 있는 짐승은 이[齒]가 없느니라.”
※ 군자(君子) 학식이 높고 행실이 어진 사람.
※ 기재(奇才) 세상에 드물 만큼 뛰어난 재주를 지닌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