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 아바타를 본 적도 아바타에 대해 아는 것도 "파란 인간들이 나온다" 정도에 그칠 수준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연구실에서 아바타가 처음 등장했을 때 "뭐야 이거 이런 내용이었어?" 싶었을 정도니까요.
우선 이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3D가 진짜 말이 안 된다 입니다. 이게 2009년에 나온 영화인데 그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수준 높은 그래픽을 보여줘서 일단 눈의 즐거움으로 감탄 먼저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뒤늦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은 이해가 결여된 인간들의 배려가 나비족들에게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어나 도로 정비와 같은 지극히 인간 기준에서 나비족들에게 주었던 선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느꼈던 것은 주인공 제이크 설리는 참 신기한 캐릭터라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임무를 받고 우연하게 나비족의 사회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족장의 딸 네이티리에게 나비족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점차 그들에 대해 알게 되고 동화되며 나중에는 그에게 있어 그들이 소중한 존재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를 곁에서 지켜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인간임에도 나비족을 응원하고 그들에게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후반부에 전쟁이 시작되고 인간들에 의해 나비족의 집과도 같은 홈트리가 쓰러지고 불탈 때 나비족에게 완전히 몰입하여 마음이 아파 왔던 것(혜림 누나의 눈물이 그 증거입니다!!)이 이를 가장 잘 보여줍니다.
결말에서 인간들은 결국 전쟁에서 패해 다시 지구로 돌려보내지고 나비족들과 직접적으로 교류하고 그들을 이해하고자 했던 소수의 인간들만이 판도라 행성에 남아 나비족들과 공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희곡 '태양'이 계속해서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녹스와 큐리오, 인간과 나비족. 어느 한쪽이 우월해 보이는 이 관계성과 그 둘 사이의 대립. 그리고 공존의 시작은 이해를 위한 서로 간의 노력으로부터 온다는 사실까지. 그밖에도 다양한 것들이 아바타와 태양 에게서 동시에 보여집니다. 이는 사실 서로 다른 존재와의 대립과 공존을 다룬 작품에서 흔히 보이는 요소들입니다. 하지만 영화 아바타는 그런 요소들을 알기 쉽게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영화관에 아바타 3편이 상영 중인 것으로 아는데 2편을 빨리 해치우고 영화관으로 달려가고 싶다는 욕망을 표출하면서 이 소감문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