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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 주랫재-접치재(2005.08.27)
코스: 주랫재-석거리재-백이산-빈계재-고동산-선암굴재-조계산-접치재 22.2Km, 15시간 누구와: 마눌과 나 돈: 저녁식사 1만원, 여관 2만원, 접치재-주랫재 승주택시 35,000원 (017-622-5683)
금요일 서울을 출발, 태인IC-칠보-천치재-담양에 와서 저녁식사를 하고, 옥과IC에서 호남고속도로를 다시 타고 주암IC로 나가 석거리재를 내려서서 우측 율어방향 도로를 타고 주렛재에 도착했다. 고개를 살펴보고 주렛재 오르기 직전 우측 외서방향 신설도로로 조금 들어가서 주차공간에 주차하고 잠을 청한다. 밤새 지나는 차는 3대, 밤늦게 반달이 뜨고 별이 반짝인다. 새벽녘엔 추워 여름침낭을 꺼내 덮었다. 전파가 뜨지 않는 지역이라 휴대전화 전지가 소진되었다. 05:00 일어나 주렛재로 가서 존재산 입구 옆의 주차공간에 차를 대고, 존재산이 있는 모암재-주랫재 구간을 건너뛰고 산행을 시작한다.
주렛재 05:30 주렛재에는 등산객용인지는 몰라도 승합차 한 대가 이미 세워져 있다. 그 앞에 차를 대고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는 벌교방향 30여m 지점에 까만 자그만 대리석 도로공사 개설기념비가 서 있는 작은 골이다. 들어서는 데는 풀이 우거져 길 같지가 않지만 리본이 매어있어 안심하고 들어선다. 들어서서 골을 타고 가면 쌍묘가 나오고 우측으로는 솔밭길이다. 솔밭에는 풀이 없으므로 그리 들어가서 왼쪽 능선을 놓치지 않고 위 방향으로 오른다. 작은 봉 정상에 서면 묘가 나오는데 그리로 가지 않고 11시 방향으로 들어선다. 군데군데 잡목이 우거지고, 앞의 높아 보이는 봉 정상을 비껴서 내려선다. 내려서는 데는 잡목은 별로 없고 길은 뚜렷하다. 해는 밝아오고 이슬은 별로 많지 않아 양말이 젖어오지는 않는다. 길은 평탄하게 이어지다 우측으로 구부러지면서 내려오고 솔밭 길을 지나서 11시 방향의 뾰족한 봉을 향한다. 나무가 무성하고, 수풀에서 나오니 천양인숙 묘가 나온다.
06:00 묘 진입로를 따라 몇 십m오니 신설도로 위 절개지인데, 절개지에는 철사다리가 놓여있다. 도로에 내려서서 건너편 약간 왼편의 절개지 높이가 조금 낮은데서 올랐다. 485m봉이 뾰족하게 높아 보인다. 06:20 작은 봉을 지나서 3각점(순천445)이 있는 485m봉에 왔다. 3각점은 길에서 우로 10m 떨어져 있다. 10시 방향 건너편 산자락에는 나무를 간벌하는지 4대의 포크레인이 산사면에 있고, 그 아래에는 트럭이 세워져 있는 게 멀리 내다 보인다.
잡목 숲을 헤치며 밋밋한 봉을 지나고 또 완만하게 내려서는 데에도 잡목과 가시나무가 많아, 낫으로 이를 제거 하면서 진행하니 시간도 지체되고 힘도 많이 든다. 전지가위로 살살해야 힘이 덜 드는데... 억새풀밭을 헤치고 지나니 왼편으로 임도를 만나고 이를 따라 100여m 가서 3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임도를 왼편으로 보내고 4시방향의 수레길을 따라 2-30m 가서, Y갈림에서 우측으로 꺾여 가니 점점 수레길은 희미해지고 풀숲길을 헤치고 나아간다. 여기서 2시 방향에 뾰족한 봉이 보이는데 저게 백이산이다. 수레길이 끝날 때쯤 1시 방향으로 서서히 내려와서 마루금을 왼편에 두고 우측의 잘나있는 길을 따라간다. 길은 왼편으로 구부러져 나아가고, 작은 봉을 2-3개 넘으면서, 가시나무를 제거하면서 제일 높아 보이는 봉을 넘어서니, 저 아래 석거리재를 오르는 차량과 소리, 그리고 개짓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 봉에서 내려서는데는 나무들을 벌목하고 백일홍 나무를 재배한다. 재배지로의 수레길도 나 있고... 수레길을 타고 우측 집이 있는 데로 내려서니 기르는 개가 요란하게 짖어대고 작은놈은 우릴 쫒아온다.
석거리재 08:40 백일홍 재배지 진입로를 나오자 석거리재 휴게소겸 주유소이다. 식사는 10시가 되어야 가능하다고해서 물2리터와 이온음료를 사고는 등나무 아래 침상에 앉아 싸지고 온 아침밥을 먹는다. 물을 본 김에 미숫가루도 먹으려고 마눌에게 물을 얻어 오라하니 휴게소 인심이 안 좋아 못 얻어 오겠단다.
다음 들머리는 도로를 건너 국제 와이즈맨에서 만들어 세운 “친교교양봉사” 돌비석 앞이다. 묘를 지나 오르는데 잡목이 많고, 작은 봉을 오르고 내려서서 수레길을 만나 따르다 우측의 마루금으로 길을 찾아간다. 작은 봉을 지나 수레길 4거리에 왔고 여기서 직진을 해서는 2시방향의 백이산을 향한다.
우측에서 채석장인지 돌공장인지 “웅-웅-” 거리는 엔진소리를 한동안 들으며 간다. 길이 잠시 평탄하다가 재를 지나 20여m후 우측으로 구부러지고는 계속해서 치고 오르는데, 산불이 났던 지역인지 잡목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우거져 이를 낫으로 자르면서 가는데, 너무 힘이 들고 탈진상태까지 왔다. 풀은 점점 키가 작아지고 백이산 전봉에 왔다(11:10).
백이산(584.3m) 11:25 백이산 정상에 왔다. 3각점이 있는 백이산 정상은 뾰족한 봉을 칼로 잘라 놓은 것 같이 좁은 평지이다. 정상에서 길은 10시 방향으로 구부러진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안개로 뿌옇고 흐리다.
백이산에서의 내려오는 길은 조금 급하다. 억새풀이 무성하고, 안부를 지나서도 억새풀은 계속 무성하다. 장수의 장안산 처럼 가을에 오면 억새풀 꽃이 장관 일게다. 뒤 돌아보는 백이산은 올라 올 때 보다 더 삼각으로 이쁘게 보인다. 점점 억새풀에 철죽이 섞여 나오지만 길은 엉키지 않고 걸을 만하다. 게발 같은 버섯이 나있는 완만한 오름을 오르니 점점 가시나무가 많아지고, 우측에는 편백나무, 왼편에는 소나무가 갈라져 있는 조림 지대이다. 한동안 직진 길은 철죽나무 숲에서 2시 방향으로 틀어 3-400m를 가서는 11시 방향으로 가서는 왼편으로 구부러져 나아간다.
빈계재 잔나무가지를 베어 정리해 놓은 길이 나온다. 이런 길을 따라 나오니 왼편에 빈계재와 연결된 포장길이 보이고 더 나아가니 가족묘를 지나고 작은 언덕을 넘으니 빈계재이다(12:10).
빈계재는 2차선 도리인데 차가 가끔 지난다. 도로 건너편 들머리 우측에 플라스틱 파이프가 내 뻗어 있는데 물은 그 파이프로 흘러나오지를 않고 주변의 흙을 뚫고 흘러내린다. 그보다는 그 왼편 작은 개울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의 양이 많아 그물을 받아 미싯가루를 타고, 물병을 채웠다.
이후 길은 잡풀을 잘라 잘 정비해 놓았다. 왼편에 철망이 세워져 있고, 이 철망은 한동안 우리와 함께 오른다. 우측에는 삼나무 밭이라 잠시 동안 삼나무 밑을 걸었다.
13:00 밋밋한 봉에 올라선 후 길은 왼편으로 꺾어지고 철망도 함께 꺾어졌다. 잠시 내리는듯하다 앞의 낮은 봉을 넘어 다시 내려서다가 오르는데서 독사 2마리를 봤다.
13:35 510m봉 정상에 왔다. 3각점은 보지 못했다. 잘 정리된 길은 여기까지이고 이후 내리막길은 보통의 호남정맥 길이다. 이 봉에서 또 모자하나를 주웠다. 철죽나무가 나오지만 지난주처럼 그렇게 심하지는 않고, 한동안 평탄하게 나간다.
14:15 작은재를 만났다. 길은 2시 방향으로 휘어 나아가는데 어디선가 거름냄새가 난다. 앞의 봉은 오르지를 않고 우회를 하고는 계속해서 평탄하게 나아간다. 배가 고파 오므로 나무그늘이 있는 길 중간에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는다.
14:50 점심 후 출발하는데 밤송이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다. 이를 주어모아 까보니 벌레는 먹었지만 밤알이 들어있다. 얕은 봉을 오르는데 오래된 철조망이 보인다. 이 철조망은 죽 이어져 있는 게 아니고 이따금씩 보이기도 하고 발에 밟히기도 한다. 작은 봉에 올라서서 보니 뒤쪽의 존재산, 백이산 그리고 가야할 고동산이 잘 보인다. 뒤돌아보는 백이산
고동재 15:20 고동재 전봉에 올랐는데 철죽도 많고 길도 난해하다. 5분후 희미한 수레길 자욱을 만나고 이를 따라 우측으로 5분여 나아가니 고동재 4거리이다(15:30). 좌우로는 시멘트 포장을 한 도로이고 직진 길은 4륜구동 차가 경사길을 오르면서 넓게 길을 만들어 놓았다. 이 자동차 자욱 길을 따라 오르고 또 오른다. 고동산 오름길-4륜구동 자동차 자욱이 나 있다.
고동산(709.4m) 언덕에 오르니 이동통신 중계소가 앞의 봉 그리고 저 아래에도 서 있고, 앞의 봉에는 산불초소도 있다. 여기서 우측의 마루금을 따라야 하는데 길이 보이지 않아 자동차 자욱을 따라가다가 산불초소 밑에서 길 없는 풀밭을 치고 올랐다.
16:00 산불초소 고동산 정상이다. 이곳은 KTF 중계소이고, 저 아래의 중계소는 SK이다. 산꾼 한분이 뒤쪽에서 풀을 헤치고 올라온다. 12:30 석거리재를 출발 했다는데 상당히 빠른 속도로 주행을 한다. 그분은 우릴 앞질러 보이지 않게 내 달렸다. 고동산 정상에는 중계소 까지 자동차가 올라올 수 있도록 넓은 길이 형성돼 있다. 이 넓은 길을 따라 정상을 내려와서 아래의 SK중계소 정문에 왔고, 정문 우측의 숲길로 들었다. 이제 부터는 풀로 덮힌 정맥 길로서 작은 봉을 넘어 서서히 내려선다. 다음 봉을 트래바스 하고, 헬기장을 지나 봉을 오르고 또 내리면서 잡풀속의 길이 난해하다. 바위에 앉아 쉬다 길을 찾아 내려서니 장안치 작은 재이다(16:33). 여기서부터 다시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다.
17:15 705.7m봉에 올랐다가 내려오고, 다음 봉은 트래바스 했다. 다음 얕은 봉에는 산불초소가 있다. 그리고 작은 봉을 지나 내려온다.
선암사 굴목재 17:43 비포장 도로를 만났다. 이 도로에서 잠시 쉬고는 작은 봉을 지나니 양쪽으로 등산로가 잘 나있는 선암사 (작은)굴목재이다(16:05). 우측 길은 선암사로, 왼쪽 길은 송광사로 가는 길이다. 선암사 굴목재에 대한 해설을 써 놓았는데, 일제시대 일본인 예언가가 이곳에 굴이 뚫릴 것이라 예언을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앞은 통나무 계단이다. 굴목재
18:22 나무의자가 5개가 있는 큰굴목재이다. 손으로 만져 글자가 지워져가는 등산약도가 세워져 있는데, 우측 선암사는 45분, 왼쪽 보리밥집은 25분, 앞으로 갈 장군봉(조계산 정상)은 800m 30분 소요, 오늘의 목적지인 접치재는 100분 소요란다. 이제부터 길은 넓지만 가파른 오름이 시작된다.
조계산(884m) 18:40 아주 큰 바위인 배바위를 지난다. 옛날에 배를 매었었다 해서 배바위란다. 이곳에 올라서서 온 길을 보니 고동산이 까맣게 보인다. 날이 점점 어두워 오지만 아직 랜턴이 없어도 된다. 배바위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올라온 길보다는 경사가 덜하다.
19:00 드디어 조계산 정상인 장군봉에 왔다. 3각점과 돌탑 그리고 정상석이 서 있다. 이곳의 이정표는 지나온 큰굴목재 1.8Km, 작은 굴목재 0.8Km 그리고 앞의 장박골이 1.8Km이다. 잠시 앉아 쉬고 있으니 날이 어두워온다. 랜턴을 켜고 거의 평탄한 넓은 길을 따라 한동안 간다. 조계산 정상
19:25 3거리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이곳이 장밭(박)골이다. 직진을 하면 연산4거리 35분, 뒤의 장군봉 20분, 접치재는 50분 소요로서 우측 길로 조금 올라가야 한다. 올라서서, 이후 계속 내리막길이다. 때로는 조금 가파르고 때로는 평탄한 길이 계속 되면서, 작은 봉들을 모두 우회한다. 다리는 지칠대로 지쳐서 우회하는 길이 대단히 반갑다.
접치재 근 한시간여를 왔을까? 어둠속에서 마지막 봉인 듯한데, 리본들이 잘나있는 넓은 길을 떠나 직진의 작은 봉을 향한다. 그러나 우리는 일반 등산로를 따라 접치재에 도착했다. 앞은 넓은 아스팔트 도로인데 차는 다니지를 않고, 그보다는 이도로 아래의 호남고속도로에 차들이 씽씽 달리고 있고, 나란히 가는 22번 도로에도 이따금 차가 지난다(20:30). 우측으로 나아가니 어둠속에 찦차한대 주차해 있고, 이를지나 더 가니 고속도로위로 다리가 있고 이 다리가 끝나는 데에서 22번 도로와 만난다. 마지막 봉을 넘은 정맥 리본들은 이 다리가 시작되는 우측의 철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서 고속도로 가장자리로 연결된다. 그러나 고속도로를 건너기 위해서는 이 다리로 와야 한다.
22번 도로가에 앉아 승주택시를 불렀다. 기사는 20여분 후 도착했고, 우릴 태우고 고속도로 승주IC입구를 지나 승주읍내로 가서 선암사 방향으로 우회전 한 후 기사식당에 안내했다. 차를 회수해서 올 때쯤이면 식당이 문을 닫으므로, 저녁식사를 할 동안 기다리겠단다. 메뉴는 백반인데 한가지인데, 전라도 특징인 상에 꽉 차는 반찬들, 돼지 김치복음, 가자미 구이 그리고 가지가지 김치들...밑반찬들.., 피로한 몸이지만 무지 맛있다. 밥을 하나 더 달래서 비닐에 싸고 반찬도 쌌다. 내일 아침을 위하여... 식사 후 기사를 불렀고, 기사는 주렛재를 잘 몰랐다. 승주기사의 활동영역이 아닌가 보다. 몇 번을 다른 길로 들었다가 주렛재에 와서 우리차를 회수해서는 석거리재를 넘고, 빈계재를 다시 넘어 낙안읍성을 지나고 승주로 와서 대학가 입구 여관에 와서 2만원에 방을 빌려 몸을 씻고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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