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은지 열흘이 지났구려.
친구들 모두 새해엔 건강하시고 원하는 일이 모두 이뤄졌으면 하오.
그리고 서로를 챙기는 슬기도 발휘하는 한 해가 된다면 더욱 좋을 것 같소이다.
삼랑진,
석'삼'자에 물결'랑'자 그리고 나루를 뜻하는 '진'이 합쳐져 삼랑진이라 부르오.
즉 물결이 세갈래로 갈라지는 나루터란 뜻의 지명을 갖고 있는 독특한 마을이오.
내가 이곳을 찾게 된 이유는 우리의 친구 이영철군이 힘든 암투병을 하며 요양하는 병원이 바로 이곳에 있기에 친구를 찾아 위문을 하고 여러 정황상 아직 못찾아 본 친구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풀어주려 이영철군의 근황을 전하려 함이오.
부디 이 소식이라도 보고 친구들은 마음을 달래었으면 하오.
삼랑진은 예로부터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이며 국방의 요충지였소,
과거, 육로교통이 발달하지 못한 시절엔 지방에서 거둔 세곡을 수로나 해로를 통해 한양으로 운송하는 조운이라는 제도가 있었소. 이곳 삼랑진은 낙동강이 밀양강과 만나서 갈라지는 요지라 조운의 중심지였고 이웃마을에서 거둔 세곡을 보관하는 조창이 있었던 곳이오.
그리고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육로인 잔도가 있어서 작원관이라는 군사관문이 있었던 곳이라 군사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곳이었소.
실제 여기에서 임진왜란시 전투가 있었고 많은 선조들이 순국한 장소이기도 하오.
오늘날엔 육로가 발달하여 물결이 갈라지는 지점엔 다리가 놓이고 서울가던 잔도가 있던 길은 경부선 철도가 달리고 있소.
참, 이 경부선 철도는 삼랑진에서 다시 경부선과 갈라져 영남과 호남을 연결하는 경전선이 출발하는 철도의 요지가 되었소.
그러니까 경전선의 출발점이 바로 이 삼랑진 역이오.
결국 육로의 발달로 삼랑진은 과거의 영화로웠던 나루터의 기능은 상실당한 셈이오.
부산에서 삼랑진 가기는 이제 매우 수월하오.
과거엔 철도를 이용하지 않으면 엄청난 시간을 감수하며 차를 몰았던 오지(?)였으나
이젠 신대구 부산 고속도로가 놓이며 손쉽게 갈 수가 있소.
삼랑진 나들목을 통과하여 나오면 바로 삼랑진 읍내가 보이고 철도가 지나는 이 굴다리를 통과하면 친구가 입원중인 요양병원으로 갈 수가 있소.
병원에서 친구를 태우고 병원밥에 지친 입맛을 달랠겸 읍내에 있는 백반 전문점으로 점심 먹으러 다시 나왔소.
이 식당은 본인이 미리 알아놓은 삼랑진의 숨은 맛집이오.
읍사무소 옆에 살짝 숨어있으나 찾기가 어렵진 않소.
자그마한 식당으로 들어 가면,
따로 음식을 주문할 필요가 없소.
그냥 들어가면 몇사람이냐고 묻는 것이 전부요.
이내 반찬 12~13가지 정도가 제공되고 동태찌개 같은 찌개가 메인으로 나오는 가정식 백반만 취급하오.
제법 맛이있었고 영철군도 만족을 표시하였으니 다음에 위문가실 친구들은 여기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을 것이오.
삼랑진의 '갑'이라 할 수 있소.
식사를 마치고 최근 복원한 작원관 관문 찾아 산책을 즐겼소.
이건 유적지 터가 있었다는 비석이오.
비석 앞에서 친구가 해맑게 웃고 있소.
엄청난 고생을 했을 사람인데....
항상 여유를 보이는 친구가 참으로 고마울 뿐이오.
이젠 병원으로 이동했소.
날씨가 추워서 오래 밖에 있는 것은 환자에겐 좋지 않소.
병원은 안태호 바로 옆에 있는,
시설이 아주 좋고 입지조건도 수려한 '좋은연인병원'이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지도가 뜨니 알아서 찾아가시오.
찾기가 매우 쉬웠소
여기가 친구가 입원중인 병실이오.
뭐, 복도는 이렇소이다.
병실 내부는 이렇고....
4인실이오.
유기농 토마토를 내어 놓으며 미소짓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소.
잠시 한눈을 파니 폰질이오.
이것으로 친구는 세상과 소통하고 있었소.
병실 창문밖으로 보이는 안태호 전경이오.
봄이나 가을엔 경관이 더욱 아름다울 것 같소.
병실에서 시간을 보낸후 친구와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잠시 읍내여행을 하였다오.
삼랑진은 시간이 멈춘 곳이오.
과거의 영화를 뒤로하고 지금은 이렇게 잔뜩 먼지쌓인 오래된 엘범같은 동네가 되었소.
다방 이름도 '백미다방'이오.
커피숍도 아니고 카페도 아닌,,,,,
보이시오?
역전에 늘어선 오래된 가게들....
일제때 만들어진 일본식 건물이오.
놀랍게도 골목으로 들어서니 마을 한편엔 일제때 조성된 철도관사가 아직도 존재하고 있었소.
이건, 공동 우믈이오.
길가에 보이는 정겨운 과일가게.
왜성의 천수각을 닮은 일본식 목조가옥.
아, 오랜된 이야기는 대충 이런 곳에서 시작되었지.....
그래! 세월이 여기서 멈춘 것이오.
이것이 무엇인지 아시오?
삼랑진 역 귀퉁이에 있는 급수탑이오.
과거 증기기관차에 물을 보급하던 시설인데 시대가 바뀌어 지금은 역할을 할 수가 없어 그냥 그 자리를 지키며 늙어 가고 있소.
현재 이런 시설이 남아 있는 곳은 몇개 되지 않아 근대 건축물로 지정되어 있소.
늦기전에, 도로가 막히기 전에 돌아가야하오.
대동 톨게이트 일대가 정체되면 곤혹스럽게 되오.
마지막으로 읍내를 통과하며 찍은 사진이오.
겨울 햇살아래 삼랑진은 시간이 멈춘 그 상태로 그대를 기다리고 있으니
겨울이 가기전 친구를 찾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길을 떠나 봄이 어떻겠소?
첫댓글 친구요 고맙네 나도간다간다 하면서 시간이안나서라는핑게로 그간근황만묻고 가보지를못햇는데 우리 친구대신 여러가지 설명과 곁들인친구의 근황 고맙네
조만간 나도함 들르리다
자네도소식가끔전해주시게 ᆢ
반갑소.
자주 보도록 합시다.
그라시오 모임에좀나오시오
자주 나가는 편인데.... 뭔가 서로 어긋난 시간이 많았던 듯.
@옥승 올해도 건강하고 만복 하시오 벗이여ᆢ
친구를 위해 하루를 작품의 세상으로 안내 해주어 고맙소. 우리모두 기도 합시다. 이영철친구 기적이 일어날수 있도록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도록 ..
내외가 함께 다녀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진회장님의 바램이 이뤄지길 기원합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