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배치도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각양각색의 악기들은
지휘자를 중심으로 일정한 대형을 갖추고 있습니다.
각 악기들의 위치는 작품의 특성과 소리의 울림 등을
고려해서 정해지고, 이러한 배치는 같은 작품이라도,
지휘자의 주관에 따라 오케스트라마다 달라지기도 합니다.
지휘자를 둘러싸고 부채꼴 모양으로 악기들이 놓이는 것은
모든 오케스트라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모습인데,
이런 반 원 모양의 배치는 오케스트라의 어원이 된,
고대 그리스의 무대, '오케스타이'의 모양과 유사합니다.
지휘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놓이는 현악기는,
보통 지휘자의 왼편에서부터 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순서대로 위치하고, 첼로 뒤편으로는
더블베이스가 놓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편성입니다.
이런 자리 배치는 흔히 미국식 배치라고도 하는데,
오늘날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지휘자 왼편에서부터 제1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놓이고 제2바이올린이 가장 오른쪽에
위치하는 경우도 있는데, 유럽식 배치로 알려진 이 방법은
고전 시대 이전의 오케스트라에서 자주 사용했다고 하네요.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의 멜로디가 대화하듯
번갈아 나오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의 4악장에서는,
두 바이올린을 양쪽에 배치해서 소리의 울림을 강조하는
유럽식 배치가 더 효과적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현악기의 뒤편으로는 관악기와 타악기의 차례로,
앞줄에는 목관악기들이, 그리고 뒷줄과 양옆으로
소리가 큰 금관 악기와 타악기들이 각각 자리를 잡는데요.
관악기의 경우에도 높은 음역을 연주하는
피콜로나 플륫, 오보에 등은 바이올린과 가까운 쪽에,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음역을 연주하는 악기들은
첼로와 비올라와 가까운 편에 놓이곤 합니다.
때때로 지휘자들은 이런 일반적인 규칙을 벗어나서
연주에 변화를 주기도 하는데, 이반 피셔는
이렇게 파격적인 이동을 즐기는 지휘자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그가 지휘하는 무대에서는
바순 연주자가 제1바이올린 옆에 앉거나
플륫 주자가 맨 앞줄에서 마치 협연자처럼 연주하는
이색적인 모습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