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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있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거나 텔레비전에서 제주도 음식을 먹는 장면에서 ‘베지근 하다‘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습니까? 아마 제주도 향토음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많이 먹어 본 사람은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말일 겁니다. '베지근하다'라는 말을 찾아보면 ’고기 따위를 끓인 국물이 맛이 돌아 구미가 당기다‘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흔히들 이 ’배지근하다‘라는 맛을 ’고소하다’나 ‘담백하다’라고 바꿔 쓸 수 있다 하는데 제주수필문학회의 회원인 조정의 작가는 “‘베지근하다’라는 제주어를 굳이 ‘고소하다’나 ‘담백하다’에 맞추려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삶은 돼지고기의 듬삭하고, 옥돔국의 베지근한, 이런 맛은 제주만의 맛의 브랜드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제주도 사람들의 음식 맛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제주도 사람들은 베지근한 맛의 음식을 좋아하는데 그렇다면 이러한 베지근한 맛을 가진 제주도 음식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베지근한 맛을 내는 대표적인 제주도 음식들로는 몸국(모자반국), 고기국수, 육개장(제주도식 고사리 육개장), 돔베고기 등이 있습니다. 저희는 이 베지근한 음식들 중 몸국과 고기국수의 유래와 조리법에 대해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tvcast.naver.com/v/256621
먼저 몸국이란 동영상에서 나왔듯이 돼지고기 삶은 육수에 불린 모자반을 넣어 만든 국입니다. 모자반을 제주에서는 몸이라 불러서 몸국이라 칭합니다. 돼지고기와 내장, 순대까지 삶아 낸 국물에 모자반을 넣고 끓이면 느끼함이 줄어들고 독특한 맛이 우러납니다. 몸국의 주재료인 모자반은 제주의 겨울 바다에서 흔하디흔한 해초인데 제주에서는 톳과 함께 가장 많이 식용으로 이용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미역 다시마 등 해초를 식용으로 활발하게 이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영양학 적으로 해초는 알긴산과 섬유질 덩어리로 성인병 등 생활 습관 병에 탁월한 예방효과가 있는 건강 보조식품으로 특히 소화기계통에 이로우며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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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국에 유래를 알아보면 tvn에서 방영되는 수요 미식회에서 오세득 셰프는 원래 해녀들이 많이 끓여먹던 국이라고 한다며 체력소모가 많은 해녀들의 영양식이 되었고 기력을 내기 위해 만든 국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제주도 해녀들 사이에서 대상군, 상군, 중군, 하군, 똥군(신참) 순으로 5등급의 계급이 있었는데 이러한 계급이 물질이 끝난 후 뭍으로 나와 몸국을 먹는 순서에도 적용이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몸국은 혼례와 상례 등 제주의 집안 행사에는 빠지지 않고 만들었던 행사 전용 음식입니다. 먼 옛날부터 제주에서는 이러한 행사 때마다 돼지를 잡는 일을 가장 먼저 서둘렀습니다. 결혼할 때는 보통 3일 잔치를 치렀는데 첫날은 '돼지 잡는 날', 둘째 날은 ‘가문 잔치 날’, 마지막 날이 바로 ‘결혼식 날’이었습니다. 첫날을 ‘돼지 잡는 날’이라 하여 돼지를 추렴하면서 마을사람들에게 잔치가 시작됨을 알리게 되는데 이때 마을마다 돼지를 잡아 마당 한 켠에서 가마솥에 부위별로 고기를 삶아 냅니다. 제대로 된 몸국은 잔치 이틀째인 ‘가문 잔치 날’에 비로소 맛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몸국이 완성되면 비로소 손님을 맞게 됩니다. 그 손님이란 멀리서 찾아온 지인들은 물론이고 온 마을 사람들이 포함되는데 사실 마을사람들은 손님으로서의 역할보다는 모두 자기 일처럼 일손을 거들고 인정도 나누면서 잔치가 끝날 때까지 매끼 식사를 함께하게 됩니다. 이렇게 제주에서는 한 집안의 행사 때 온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거드는 풍속이 있습니다. 제주에서 몸국이 가지는 의미는 나눔의 문화에 있습니다. 돼지를 잡음으로서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을 섭취하기 힘들었던 제주 사람들이 귀한 돼지고기를 온 마을사람들이 알뜰하게 나눠먹을 수 있는 몸국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먹을 것이 없이 영양보충이 힘들었던 시절을 이겨내기 위한 제주사람들의 지혜가 깃든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행사용 음식이었던 몸국은 한때 가정의례 간소화 정책에 따라 돼지 추렴 자체가 많이 사라지면서 거의 사라져 버렸던 음식 중 하나 였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마을단위의 행사에서 다시 나타나면서 일반 식당들 가운데 전문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몸국 전문점에는 ‘김희선 몸국’, ‘신설오름’, ‘가시식당’ 등이 있습니다.
몸국은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도 있습니다. 몸국의 조리법은 첫 번째로 돼지고기와 뼈는 물론이고 내장과 수애(순대)까지 삶아냅니다. 두 번째는 말려 놓았던 모자반을 찬물에 불려서 염분이 제거되도록 잘 빱니다. 이때 모자반의 염분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국물이 쓴맛이 날 수 있으므로 잘 빨아야 합니다. 세 번째로는 염분을 제거한 모자반을 촘촘히 칼질하여 준비한 아파서 돼지고기 육수에 넣고 끓여 만든다. 마지막은 기호에 따라 고춧가루나 고추, 파 등을 올려서 먹으면 끝입니다.
다음으로는 최근 방송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여 관광객들의 인기를 얻기 시작한 고기국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고기국수란 멸치나 돼지의 뼈로 국물을 내고 그 위에 고명으로 삶은 편육을 얹어 먹는 제주도 특유의 국수입니다. 고기국수는 우선 돼지고기에 양파, 마늘, 생강, 된장을 넣고 푹 삶아 건더기를 걸러낸 맑은 육수에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하여 끓인 다음 삶은 면을 부어 그 위에 삶은 돼지고기와 양념(다진 파, 고춧가루 등)이나 김을 뿌려 만듭니다. 원래 제주도에서는 밀가루가 흔하지 않았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칼국수와 수제비의 중간 형태의 음식을 만들어 먹었지만 이것을 본격적인 국수라 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일제강점기 당시 제주에 건면(마른 국수) 제조 공장이 들어와 국수를 주식용으로 배급하기 시작하였고, 미 군정 때 원조 물품으로 밀가루가 대량으로 들어와 제주도의 국수 문화가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 제주도의 특산물인 돼지를 주재료로 하여 만든 국수가 우리가 흔히 아는 고기국수의 형태입니다. 하지만 고기국수를 먹을 때 유의사항이 있습니다. 제주도 고기국수의 공통적인 특징이자 태생적 단점으로는 돼지냄새가 있습니다. 이는 제주도 특유의 배지근한 맛을 추구하다 보니 어쩔 수 없지만 돼지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기피음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돼지고기의 육수의 경우 소화가 잘 안되고 속을 더부룩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에 돼지고기의 육수가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은 멸치로 우려낸 육수의 고기국수, 혹은 비빔국수나 멸치국수에 편육을 얹어 먹는 것을 권장합니다. 하지만 관광객들의 불만 중 하나였던 간을 육지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좀 짜고 자극적인 양념을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고기국수를 즐기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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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고기국수를 어디서 맛 볼 수 있을까요? 제주도에는 제주시 삼성혈 인근에 맛 집으로 소문난 고기국수집이 모여 있는 ‘국수문화거리’가 있습니다. 고기국수뿐만 아니라 비빔국수 등 다른 메뉴로도 유명한 맛 집들이 있어 어느 가게를 가더라도 일정한 수준은 보장되지만 가게별 개성이나 특성을 알아보고 가면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매달 11일에는 국수문화거리 모든 식당에서 500원 할인을 해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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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희는 베지근한 음식들 중 몸국과 고기국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외에도 앞서 말했듯이 육개장, 돔베고기 등이 있습니다. 혹시 나중에 제주도에 오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몸국이나 고기국수와 같은 배지근한 음식들로 제주도를 몸소 느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집에서 직접 만들어 보고 먹는 것은 어떠신가요? 이상 제주 향토음식에 대한 소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