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fe Greco. 네이버에서 로마 카페를 검색하니 앞의 두 카페에 이 카페를 추가하여 로마 3대 카페라고 했다. 그래서 이 카페를 방문하게 되었다. 이 카페는 나의 숙소에서 꽤 멀었다. 그러나 유명한 관광지인 스페인계단이 옆에 있어 겸사겸사하여 이 카페를 찾았다. 테베강을 지나자 명품거리가 나왔다. 그러나 거리는 붐비지 않았다. 그 명품거리가 끝나는 곳에 이 카페가 있었다. 멀리서 보기에도 카페는 품위가 있었고 다가갈수록 기대가 일었다. Caffe Greco A.D.1760. 250 ANNI. 등의 선전 문구가 무게를 더해 주었다.
앞의 두 카페가 일상적인, 대중적인 카페라면 이 카페는 귀족적인 분위기의 카페였다. 앞의 두 카페가 커피를 파는 곳이라면 이 곳은 분위기, 장소를 파는 곳이었다. 앞의 두 카페가 에스프레소를 한 입에 털어 넣고 총총히 떠나는 곳이라면 이곳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와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거나 술을 마시며, 또는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곳이었다. 바에서 서서 마시는 카푸치노도 싸지 않았다. 2.5유로였다. 다른 카페의 두 배였다.
여행을 계속하며 커피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는 드물다는 것을 알았다. 어떤 카페나 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었지만 커피가 중심이 아니었다. 분위기, 음식이 핵심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카페의 커피는 어떨까? 그레코의 커피는 훌륭했다. 고소한 맛이 일품인 스페샬티 게열이었지만 부드러웠고 바디감과 뒷맛까지 탁월했다. 카사에 비해 쓴 맛이 적었지만 밸런스도 좋았다. 로마 커피 중 최고였다.
이 글을 쓰기 전에 구글에서 로마 카페를 검색하니 CNN이 2013년에 뽑은
기사가 보였다. 그들은 이 카페를 #4의 위치로 평가했다. 카사는 12위, 에우스타치오는 15위였다. #1은 Rosati라는 카페인데 50점 만점을 받았다. 선정된 카페들을 훝어 보면 이 선정 역시 미국인의 관점임을, 이탈리아인의 관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위를 한 카페를 포함해 대부분이 분위기와 음식을 파는 카페들이다.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로마인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관광객일 것이다. 커피나 음식을 앞에 놓고 인터넷을 하거나, 동반자와 대화를 나누며 여유를 즐기는 장소로 선정된 것이다. 여기에 카사나 에우스타치오가 선정된 것은 그 만큼 그들의 위상이 높다는 것을 대변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