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기도 폐쇄때 응급처치 요령 (2002.01.16)
조지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식 축구 중계방송을 보면서 과자 ‘프레첼(pretzel)’을 먹다가 목에 걸려 잠시 졸도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의자에서 쓰러지면서 왼쪽 뺨에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이와 관련, 응급의학 전문가들은 부시가 방바닥에 부딪치면서 넘어졌기 때문에 질식사를 모면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넘어질 때의 충격으로 기도를 막고 있던 프레첼이 목구멍 밖으로 튀어 나올수 있었다는 얘기다. 부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 응급처치를 한 셈이다.
통상 이물질에 의한 기도 폐쇄시 쓰이는 응급처치법은 하임리히법이다. 이물질이 기도에 걸려 질식상태에 빠졌을 때, 가슴이나 배에 충격을 가해 이물질을 토해내게 하는 방법이다.
환자의 등 뒤에서 두손을 모아 환자의 배꼽과 명치 사이를 힘껏 밀쳐 올리기를 5회씩 반복한다.
하지만 이 방법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려면 숙달된 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중앙병원 응급의학과 임경수 교수는 “과도한 동작은 자칫 비장 등 복부 장기의 손상을 줄 수 있다”며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빨리 병원으로 옮기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2000년 세계심폐소생술위원회는 응급처치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인은 하임리히 처치를 가능한 하지 않도록 권장키로 결정한 바 있다.
특히 이물질에 의한 기도 폐쇄시 주의해야 할 점은 절대로 환자의 등을 손바닥으로 치지 말아야 한다. 이 경우 이물질이 오히려 기도 깊숙히 들어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술먹고 토하는 사람을 다루듯 환자를 앉혀놓고 등을 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환자를 눕혀놓고 가슴뼈 하단 1/3 지점을 짧게짧게 눌러 주는 방법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환자의 등을 쳐서 기도의 이물질을 빼는 방식은 1세 이하의 소아에게만 해당된다.
한편 이물질에 의해 기도가 부분적으로 폐쇄됐을 때는 심한 기침이 유발되면서 환자가 말을 못하게 된다. 또한 두손으로 목을 잡고 ‘?~’ ‘?~’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적이다.
대개 유아나 어린이에서는 땅콩·동전·바둑알·사탕 등이 흔히 기도 폐쇄 사고를 일으키며, 노약자에서는 떡·과자·고기 등을 먹다가 일어난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