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밤부터 22일 2시 현재까지 ‘이재명’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서 내려올 생각을 않고 있다. 21일 방영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보도로 다시 촉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 ‘조폭연루설’에 대중의 관심이 쏟아졌고, 그는 ‘이재명 죽이기’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거대기득권 ‘그들’의 이재명죽이기가 종북 패륜 불륜몰이에 이어 조폭몰이로 치닫는다”고 적었다. 그가 말하는 ‘이재명 죽이기’로 알려진 네가지 사건을 들여다봤다.
◇ 청소용역업체 선정과정서 불거진 ‘종북논란’
2015년 초 ‘이재명 종북’이 연일 키워드를 장식했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청소용역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후보단일화의 대가로 ‘나눔환경’을 청소용역업체로 선정해줬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뿐만 아니라 나눔환경 자금 일부가 RO(Revolution Organization·혁명조직)에 흘러 들어갔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종북 논란에 휩싸였다. 나눔환경은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 인사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된 사회적기업이다.
이 시장은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뒷거래를 한 적이 없다”면서 “청소용역업체 선정은 합리적이며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청소용역을 줬다고 종북으로 모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 “성남시를 문제 삼으려면 나눔환경을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하고, 수억 원의 지원금을 준 중앙정부와 경기도도 문제를 삼아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어 “종북은 명백한 시대착오적 이념이며 종북몰이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면서 “적대와 분열의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를 ‘종북’이라고 지칭한 보수논객 변희재는 이 시장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4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변씨는 2013년 1월~2014년 2월 모두 13차례 걸쳐 자신의 SNS에 이 시장을 종북 인사로 지칭하는 글을 올렸다. 이 시장을 겨냥하며 ‘종북 혐의’ ‘종북에 기생해 국민의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떼들’ ‘간첩들을 비호하고 이들의 실체를 국민에게 속이고 이들과 함께 정권을 잡으려는’ 등으로 표현했다.
◇ ‘형수에게 욕설’… 패륜 vs 아픈 가정사
6·13 지방선거를 한 달 앞 둔 시점, 2012년 한 차례 논란을 빚었던 이재명 지사 욕설 녹음파일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가 다시 ‘패륜’을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이다.
남 전 지사는 “친형과 형수에게 차마 옮기기도 힘든 욕설을 아무 거리낌 없이 뱉어낸 이재명 전 성남시장을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민주당이 폭력과 갑질에 눈감는 정당이 아니라면 후보 교체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후보 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논평을 내 “가정사를 더는 선거에 악용하지 말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지적한 음성 파일에는 이 후보의 아픈 가정사가 얽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후보의 셋째 형(2017년 11월 별세)이 시정관여와 이권개입을 수차례 시도했는데 이 후보가 이를 거부하면서 둘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고, 급기야 셋째 형은 어머니에게 방화 협박, 패륜 폭언, 상해를 가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음성 파일은 이 후보가 형님 부부에게 어머니에 대한 형의 패륜 폭언을 인용해 항의하는 2012년 당시 통화내용이 악의적으로 편집된 것이고 결국 형은 이런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어머니에 대한 접근금지명령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이 후보는 ‘욕설을 한 것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인정했다”면서 “그러나 형의 패륜적 행동에 분노한 것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형제와 인연을 끊으면서 친인척의 이권개입을 막아낸 것은 이재명다운 행동”이라고 자찬했다.
◇ 여배우와의 불륜 논란… 구체적 증거는 어디에
6·13 지방선거 기간 이재명 지사는 배우 김부선과 과거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급기야 한 매체는 2017년 3월 경 통화로 추정된다는 김부선의 육성 파일을 보도하기도 했다.
녹취록에는 김부선이 “이재명이랑 15개월을 외로우니까 만났다”고 언급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어 “2007년 12월 말부터 2009년 5월까지 꽤 오랫동안 이 아파트(성동구 옥수동 소재 아파트로 추정)에 드나들었다”면서 “당시 빚이 1억 8000만원이 있었는데 이자 낼 돈도 없고 관리비도 못냈는데, 난방비가 가장 많이 나왔을 때가 이재명이 겨울에 드나들었을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이재명이라면 ‘김부선씨 그때 당신한테 신세 많이 졌다. 관리비라도 한 번 못 내 준게 남자로 쪽팔리다’면서 쌀이라도 한 가마 보내줄 것 같다”고 했다.
김부선 측은 이재명과 밀회와 관련 “정황 증거는 많다. 가족 간 비밀 얘기들, 신체의 비밀, 이런 걸 안다. 그리고 바닷가에 놀러가서 낙지볶음 먹었는데 영수증 찾으면 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나한테 인간적 사과 한마디 없이 15개월을 정말 단돈 10원도 안 들이고 즐겼으면서, 나는 자기를 두 차례나 보호해줬는데 허언증 환자라고 했다”라며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할 거 같지 않다는 공포가 왔다. 그게 이재명과 나와의 실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지사 측은 “구체적인 증거 없이 일각의 주장만으로 사실관계를 호도해서는 안 된다”라며 “구체적인 근거를 대야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또 “수시로 바뀌는 김씨의 거짓말은 끝이 없었다”며 “일부 언론과 기득권자들은 일관성 없고 모순 가득하며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그녀의 말은 절대 진실로 인정하는 한편, 이재명의 주장은 그저 불륜남의 거짓말과 변명으로 치부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광란적 마녀사냥에 맞닥뜨려, 결국 저항을 포기한 채 오로지 국민의 집단지성만을 믿고 엎드려 견뎠다”고 말했다.
◇ 국제마피아파 배후에 이재명이?… ‘그알’ 보도 후폭풍
21일 방송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재명 지사와 은수미 성남시장이 성남국제마피아와 연루되어 있다는 내용을 다뤘다.
2015년 11월 파타야에서 한인 청년 임동준씨를 살해한 유력 용의자로 김형진씨가 지목됐다. 제작진은 용의자 김씨에 대해 취재를 하던 중 그의 선배로 알려진 한 남성의 행적을 쫓았다. 이준석 코마트레이드 대표였는데, 김씨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게 된 매개가 된 인물로 추정된다. 이후 김씨를 지속적으로 돕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과거 성남을 소재로 활동한 국제마피아라는 폭력 조직의 조직원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제마피아파는 대중에게 익숙한 조직폭력배다. 4월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와 유착관계 의혹이 불거졌던 조직이기 때문이다. 이후 제작진은 정치인과 조직폭력배 사이 유착 관계를 캐내기 시작했다.
의혹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번졌다. 그가 성남시장일 당시 성남시는 코마 트레이드에 ‘성남시 중소기업인’ 장려상을 수여한 적있었다. 이재명 지사는 “관내 기업인 중 하나가 복지 시설에 기부도 많이 하고 물품 기부나 빚 탕감 운동에도 동참하고, 성남 FC 기부도 하고 이러니까 그걸 권장하는 차원에서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서 우수기업으로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코마트레이드 이 대표가 조직폭력배였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취재결과 2007년 국제마피아파에 대한 1차 공판에 참여한 변호사 중 한 명이 이재명 지사였다. 과거 조폭 변론을 맡았던 이유를 묻자 “피고인 가족들이 와서 선량한 시민이 붙잡혀 있으니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해서 수임했던 거로 기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세상 사람들이 ‘왜 그걸 했느냐’고 물으면 ‘내가 생각하는 억울함 없는 사회를 위해서 이 억울하다고 하는 사람들을 내칠 수가 없었다’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만약 그들이 조직폭력배거나 부도덕한 사람인 걸 알았다면 결코 사진을 함게 찍는다든지 (그러지 않았을 것이고) 근처에 오지도 못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난 활용 당한 정치인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조폭에게 활용 당한 정치인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542102&code=61111111&cp=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