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딸} 읽기 ⑦:
{목사의 딸}은 故 박윤선 목사님을 존경하시는 분들이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③
朴埰同 (2015.03.14.23:41)
다음은 {목사의 딸} 51쪽~53쪽에서 옮기는 글이다.
당신 보시오.
작년 12월 30일에 보낸 편지는 받았습니다. 물론 그 전에 보낸 편지도 받았습니다. 한 번에 돈이 많이 들므로 될 수 있으면 편지 쓸 만한 것들이 많아진 다음에 쓰려고 합니다. 나는 주님 은혜로 평안합니다. 연구와 독서에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중략)···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화란이 이렇게 문명한 근본 원인이 예수교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나라의 사람들은 거의 전부가 예수교인입니다. 그 가운데는 형식적 교인도 있겠지만 참으로 놀라운 기독교국입니다. 그리고 정통으로 믿는 교회가 많습니다. 나라가 잘되기 위해 예수 믿는 것은 아니지만 예수를 잘 믿으면 나라도 잘됩니다. ···(중략)··· 신앙생활 밖에는 더 좋은 일이 없으니 날마다 믿음으로 사십시다.
요한이가 미국 가게 되면 곧 내게 편지하십시오. 나를 위해서는 기도만 하고 돌아오기를 기다리지 마시오. 주님께서 허락하시면 돌아갑니다. 성령 충만히 받기 전에는 안 돌아갑니다. 성령 충만히 받지 못하면 교회에 나서지 않는 것이 오히려 유익합니다. 하나님께서 나와 같이하시는 것이 가족을 만나보는 것보다 좋습니다. 당신도 나를 만날 날을 기다리지 마시오. 하나님만 모시고 사십시오. 예수님께서 우리 구주시고, 길이요 생명이십니다.
나를 위해 기도할 것은 성령 충만히 받아 돌아가는 것이오. 편지를 너무 기다리지 마시오. 무소식이 희소식입니다. 그러나 내게는 편지를 종종 하시오. 나는 너무 외롭습니다. 아침마다 두어 시간씩 교회와 가정을 위해 기도합니다.
-[파수꾼] 1954년 3월호-
네덜란드로 유학을 떠난 아버지에게서 몇 달 만에 온 편지였다. 그리고 이 편지는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보내신 마지막 편지이자 유학 시절 딱 한 번 보내신 편지가 됐다. 편지를 봐도 알 수 있지만, 아버지는 가족 일에는 거의 무관심하셨다. 그러나 자녀들 미국 유학에 대해서는 장려하신 편이다. 미국에서 공부하실 때 그곳 신자들에게서 깊은 감동을 받아 자녀들을 미국에서 공부시킬 것을 다짐하셨다고 한다. 이 때문에 춘자 언니가 고등학교 졸업 후 먼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춘자 언니 유학은 미국에서 아버지를 후원해 주신 한 부부가 재정보증과 보호자로 나서줘 성사됐다.
···(중략)···
오랜만에 부인에게 편지를 보내면서도 당신을 기다리지 말고 기도만 하라고 당부하신 아버지다. 이 편지에 아버지가 가지신 신앙의 단편들이 잘 드러나는데, 나는 무엇보다 아버지가 성령님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셨는지 의문스럽다. 아버지는 성령님이 네덜란드에만 계신다고 생각하신 것일까?
박윤선 목사님께서 아내 김애련 사모에게 쓰신 편지 “내게는 편지를 종종 하시오. 나는 너무 외롭습니다.”라는 문장에서 저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박윤선 목사님 인간미人間美’을 읽습니다. ‘가족들 근황에 관한 궁금증, 가족을 향한 그리움,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읽습니다.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수많은 우리 누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이른바 “공순이” 생활로 가족을 부양했던 시절, 청춘을 불살랐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함에도 우리 누이들은 온갖 멸시 천대 속에서도 청춘을 불살라 가족을 부양했던 그 시절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습니다. 부모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가족 일에는 거의 무관심했다.”??? 참혹한 전쟁이 끝난 지 몇 달이 안 된 그 당시, 온 가족이 나서서 먹고 사는 일에 바빴던 그 당시, 자식들 유학을 생각한 아버지는 얼마나 되겠습니까? 또한 여전히 유교적 남존여비 사상이 팽배했던 그 당시, 딸까지도 유학을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한 아버지는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 편지에 아버지가 가지신 신앙의 단편들이 잘 드러나는데, 나는 무엇보다 아버지가 성령님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셨는지 의문스럽다.”??????? 故 정암 박윤선 목사님께서는 故 죽산 박형룡 목사님과 함께 한국 교회에 ‘개혁주의 신앙의 기초’를 놓은 분이십니다. 박윤선 목사님께서는 네덜란드 자유대학교로 유학을 가시기 전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받으셨습니다. 그러면 성경의 권위를 부정하며 주님의 신성을 부정하는 자유주의 사신死神신학에 저항해 미국 우리 신앙의 선조들께서 세우신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전통 하나가 무엇입니까? “성령 충만은 곧 말씀 충만이다.”입니다. 말씀 충만, 이것을 ‘박윤선 {성경주석집}’이 증거해 주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