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많이 흘렀는데. '당연히 될 리가 없잖아.'
우리는 동일이랑 함께 했던 그 추억 모두 생생한데.
세월이 흘러. 외모도 무지 변하고 학벌이라는 스티커도 붙고
어느새 직업에 재산에 그렇게 계급 사회에 이렇게 현실에 적응해버렸는걸.
무엇보다 희미해졌을 것 같은 동일이의 기억에 불안할 뿐이야.
우리들의 이야기는 아주 오래된 동네의 어떤 가게 간판. '아주 오래된 이야기'
말 그대로 그렇게 후배들이 이제는 책에서나 보게 될 이야기. 그렇게 되버린 걸.
운명의 실을 믿어?
한국이 깨진다. 동일이가 일본 가면 판저가 된다고?
일본의 어떤 엄청난, 어마어마한 여자가 끝까지 밀기로 했어.
허리가 가는 여자 같은 몸매를 가진 남자를 원하다고 하네. 한국도 알고 있었어.
그 엄청난 공포에, 그 작업에. 많은 한국의 candidate (후보자)들이 불구가 되어버렸는 걸.
아니. 한국은 깨지지 않아.
난 일본을 싫어하는게 아니라 한국을 사랑하므로.
당신이 일본이어도 일본인이어도 한국에서 오랫동안 성장하고 추억을 공유했다면 나는 솔직히 아무 상관 없어.
일본이 황후가 되고 한국이 빈이 되는 일은 없을거야.
교도소로 가든. 정신병원으로 가든. 누군가를 영원히 보내고 대학병원 응급실 안에서 자결을 선택하든.
아니면 두 다리를 내주고 양동시장이나 각화동 공판장을 기어 다니든. 난 그런 선택을 할 거니까.
운명의 실? 그래. 나도 믿지. ㅋ
너무 가슴 아프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
수 많은 사람들 중에 수 많은 인생들 중에 그저 이런 인생도 있다는 걸. 그 뿐인걸 말이지.
그래. 한번 더 보고 싶을 뿐이야.
그래. 한번 말해보고 싶었을 뿐이야. 당신은 천사라는 사실이 분명하다는 것을.
글을 적는 의무가 아닌 선미를 바라볼때 같은 열인데 고개 내밀어 날 보고 한번 미소지어주던 당신을 기억합니다.
다시 봐서 즐거웠다. 대한민국. 대한민국 만세!
주께서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