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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방귀도 좋대 [ 양장 ]
김형미, 박자호, 송경자, 윤다정, 전경미, 정현정, 한재숙
청개구리(청동거울) | 2022년 09월 29일
책소개
‘전북동시문학회’에서 활동하는 일곱 명의 시인들이 엮은 동시집이다. 시인들은 오랫동안 책놀이 전문가로 아이들과 책을 통해 소통해왔거나 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 왔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아는 어른들이다.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뭘 원하는지를 잘 알고 있어서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겪는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을 동시 속에 실감나게 담아내고 있다. 더욱이 일곱 시인들이 저마다의 개성과 독특한 시세계를 보여주고 있어서 다채롭고도 풍성한 동시의 세계를 맛볼 수 있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4336652>
글 : 김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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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서 나고 자라 이야기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에는 기쁨도, 슬픔도, 꿈도 담겨있습니다. 이야기를 통해 행복을 찾고자 합니다. 학교와 도서관에서 동화구연, 인형극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책놀이, 연극놀이, 전통놀이 전문가로 신명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 수필집 《함께 쓰는 기쁨》(공저)이 있습니다. 한국책놀이지도사협회 전문가로 활동하며, 한국반달문화원 전북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글 : 박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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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마음속에 품고 두 아이의 엄마로 살다가 세상에 이야기를 쏟아 내기 시작한 지 18년 정도 되었습니다. 재미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도서관 및 학교, 지역아동센터에서 어른들을 책놀이 지도사로 양성하고 아이들과 책놀이로 소통하며 책놀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3년 <전북문단> 동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였고, 동시집 《똥방귀도 좋대》(공저)를 냈습니다
글 : 송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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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지교사로 아이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통통 튀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똥방귀도 좋대》 (공저), 그림책 《마술떡》, 수필집 《좋은 하루 되세요》(공저)가 있습니다.
글 : 윤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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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들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아이들과 함께 ‘똑똑똑 마음노크’ 생활 글쓰기, 그림책 만들기, 어린이시집 쓰기 등 다양한 글쓰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글 : 전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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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을 동시로 기록하는 데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현재는 이리부천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25명의 아이들과 시(詩)냇물이 졸졸졸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 : 정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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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대를 졸업하고 현재 전주새연초등학교에서 일하고 있어요.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삶의 작가가 되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책쓰기 활동을 꾸준히 지도하고 있습니다.
글 : 한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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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과 유관기관에서 동화구연, 책놀이, 그림책 지도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20년 가까이 동화구연가, 책놀이와 그림책 강사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책과 함께 만나고 있습니다.
그림 : 최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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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주얼리학과를 전공하여 주얼리MD로 활동했습니다. 결혼 후 내 아이가 주인공인 책을 만들어 주고 싶어 동화를 공부하게 되어 지금은 일러스트작가가 되었습니다. 제가 그린 동화를 보고 아이들이 주얼리처럼 반짝이는 꿈을 키워 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동시집 『밥무라비법』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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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일곱 시인이 들려주는
호기심 많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진솔한 이야기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32번째 동시집 『똥방귀도 좋대』가 출간되었다. ‘전북동시문학회’에서 활동하는 일곱 명의 시인들이 엮은 동시집이다. 시인들은 오랫동안 책놀이 전문가로 아이들과 책을 통해 소통해왔거나 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 왔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아는 어른들이다.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뭘 원하는지를 잘 알고 있어서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겪는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을 동시 속에 실감나게 담아내고 있다. 더욱이 일곱 시인들이 저마다의 개성과 독특한 시세계를 보여주고 있어서 다채롭고도 풍성한 동시의 세계를 맛볼 수 있다. 전체 7부로 구성된 이 동시집은 각 부별로 한 시인의 작품 10편씩을 수록해 놓았다.
먼저 1부의 김형미 시인의 동시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이야기를 동시로 표현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누구나 꿈속에서 쫓기거나 떨어지는 경험을 했을 텐데, 이를 흔히 ‘키 크는 꿈’이라 한다. 그러한 일상적인 경험을 재미있게 그린 동시가 「키 크는 꿈」이다. 동시 「싫어」는 엄마의 잔소리에 반항적인 아이가 자기 방의 장난감을 통해 문제를 인식하게 되는 반전의 묘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표제작 「똥방귀도 좋대」도 주목할 만한 작품인데, 아이가 아무리 밉상을 부려도 심하게 장난을 쳐도 그저 이쁘기만 한 엄마의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나아가 그런 “엄마가 참 참 참 좋아”라는 화자의 고백을 통해 엄마와 아이 사이에 충만한 사랑의 교감을 탁월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이러한 사랑과 교감이 이 동시집 전체를 두루 포괄하는 시적 정서라고 할 수 있겠다.
2부는 박자호 시인의 작품을 모았다. 주로 입말체로 이루어진 시편들이 마치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한마디로 금세 이야기에 빨려들 정도로 재미있다. 그런 데다 위트와 유머를 적절히 구사하고 있어 더 재미있다. 이준관 시인은 해설에서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들을 실타래처럼 풀어”낸다고 칭찬한다. 아이와 콩벌레가 각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는 「콩벌레 1·2」는 읽는 내내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다. 군대 가는 선생님과의 이별을 이야기하는 「마음이 몽글몽글」도 재미있고, 「모기에게」에서 모기에게 물지 말라고 이런저런 핑계를 들이대는 아이다운 생각이 귀엽기만 하다.
3부에서는 송경자 시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가족 간의 애정이나 일상을 위트 있게 그리거나 자연물에 시적 화자의 심리를 투영한 시들에 주목할 만하다. 자주 깜빡하고 잊어먹는 엄마에 대한 걱정이 애틋하게 느껴지는 「큰일이다」, 팥 좋아하는 엄마에게 팥을 남겨 주려고 붕어빵을 빙 돌려먹는 아이의 극진한 마음이 담긴 「바사삭 바사삭 와그작」은 따뜻한 울림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심정은 자연물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시인에게는 눈사람도 친구가 되고(「친구 만들기」), 차가운 서리도 옷이 된다(「서리옷」). 물론 햇볕에 녹아 사라지는 자연물이지만 “눈사람 친구랑 나란히 서서” 사진이라도 찍어 기억하려고 한다. 이러한 따뜻한 마음은 눈으로 만든 오리가 추울까 봐 “눈가루 살포시 뿌려 주”기도 하고(「눈오리 백 마리」), 겨울나무를 재우려고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린다(「겨울나무」)는 발상이 따뜻하면서도 참신하게 느껴진다.
4부는 윤다정 시인 편이다. 시인은 아이들의 소소한 일상 속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가령 「우리 반엔 까마귀가 산다」는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을 못해 조용한 교실 분위기를 그리고 있다. 옛말에 ‘까마귀 고기를 먹으면 잘 까먹는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까마귀는 바로 그런 말에서 차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즉, 배운 것인데도 까먹어서 아무 생각이 안 나는 걸 “까마귀 때문”이라고 말하는 핑계가 얼토당토않지만, 교실 풍경을 이처럼 그럴듯하고 재미있게 표현해내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비유가 있을까 싶다. 또 아이의 따뜻한 동심의 일면을 예리하게 포착한 시도 있다. 낙엽 밟는 소리인 “바스락 바스락”이 “아파스락 아파스락”으로 들려서 “나뭇잎이 안쓰러워/발뒤꿈치 들고 걷는다”고 한「낙엽」도 수작으로 읽힌다.
5부에서는 동심의 풍경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는 전경미 시인의 작품을 모았다. 전경미 시인의 동시는 아름답고 낭만적이다. 그래서 맑고 투명한 동심의 세계가 더욱 진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아이다운 발상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그림자가 거인이 되어 높은 나무까지 지붕까지 손이 닿고 “조금 더/조금만 더” 올라가 “하늘까지 닿으면/별을 따”오겠다는 재미난 상상을 한다(「거인 그림자」). 낮달을 보고 “숨지 말고” 나오면 “친구가 되어” 주겠다는 발상(「하얀 달」)이 재미있고, 가을날 익어가는 감을 보고 “반가운 까치 인사”에 “수줍은 감나무 얼굴/점점 더 빨개”지는 것으로 상상하기도 한다(「볼 빨간 감」). 신선하고도 새로운 발상과 상상력이 주는 동시의 아름다움을 공감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편들이다.
6부의 정현정 시인은 아이들의 말과 행동, 아이들의 마음과 일상을 아이들의 시각에서 들여다보고 아이들의 관점에서 동시로 표현한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의 심리가 드러난 시가 여러 편인데, 그중에서 「시간」을 보면 즐거운 게임을 할 때는 시간이 빨리 가고 지루한 책을 읽을 때는 느리게 간다. 이는 어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시간은/고무줄이다”라는 마지막 연처럼 시간은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또 아이들은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쉿, 이거 비밀인데’ 하고 수도 없이 속닥거리면서 친한 사이를 확인한다. 이러한 아이들의 심리와 행동을 「쉿, 비밀이야」에 재미있게 표현했다. 아이들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시도 있다. 「시험」이라는 시를 보면, 시험에 아는 문제가 나왔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인지 “진짜/봤던 문제들”인데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 안타까운 심정을 시적화자는 문제만 보고 “답만 못 봤나 보다”라고 위트 있게 독자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마지막으로 7부의 한재숙 시인은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 아이의 눈에 비친 아빠, 엄마, 백구, 누렁이를 통해 가족 간의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다.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하는 아빠의 사랑을 그린 「아빠는 요리사」, 엄마와 함께 티타임을 갖기도 하고(「사랑 한 모금」), 혼자 집을 지키며 가족을 기다리는 백구를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경비원으로 묘사하기도 하고(「우리 집 경비원」), 심지어는 똥을 싸는 누렁이의 모습까지 사랑스럽다(「누렁이 똥 누기」). 이렇게 일상적이고 평범한 가족의 모습이지만 그 속에서 특별한 가족 사랑의 의미를 포착해 보여주는 시들이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고 위안을 준다. 이것이 동시의 힘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똥방귀도 좋대』는 일곱 명 시인의 작품을 모은 7인 동시집이다. 일곱 시인이 노래하는 다양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아이들의 다채로운 마음을 만나다 보면 어느덧 동시가 너무너무 좋아지게 될 것이다.
시인의 말
동시를 쓰면서 소중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른 새벽 산책을 하며 무심히 지나쳤던 주변 풍경과 하늘, 나무와 새들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고개 숙여 얼굴 작은 꽃들과 풀잎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상의 행복한 쉼표는 삶의 여유를 안겨 주었습니다. 그로 인해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자연과 주변 사물, 친구들,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의 종알거림을 웃음으로 대할 수 있어서 더욱 즐거웠습니다. 아이들과의 대화는 그 자체로 일상의 즐거움이자 고민이며 소중한 이야기입니다. 그 속에 담긴 아이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동시로 빚어내고 싶습니다.
--- 「시인의 말」 중에서
교과 연계 : 1학년 2학기 국어_5. 알맞은 목소리로 읽어요
2학년 1학기 국어_1. 시를 즐겨요 / 2학기 국어_1. 장면을 떠올리며
3학년 1학기 국어_10. 문학의 향기 / 3학년 2학기 국어_4. 감상을 나타내요
4학년 1학기 국어_1. 생각과 느낌을 나누어요 / 4학년 2학기 국어_9. 감동을 나누며 읽어요
5학년 1학기 국어_2. 작품을 감상해요 / 6학년 1학기 국어_1. 비유하는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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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똥방귀도 좋대』는 전북아동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스토리창작지원센터 대표인 박예분 시인의 지도를 받아 일곱 명의 시인들이 그동안 써서 모은 작품들을 골라 펴낸 7인 동시집입니다. 일곱 명의 시인들은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동시로 옮겼습니다. 또한, 아이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눈여겨보고 그들의 마음을 동시로 썼습니다.
그들은 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하고 호기심 많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단순하고 간결하게 동심을 동시로 담았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에 동심의 생명을 불어넣어 아름다운 동심의 세계를 그려냈습니다.
일곱 그루의 동시 나무들이 저마다 자신의 빛깔과 향기를 뿜어냅니다. 그것은 행복과 사랑의 빛깔입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가 행복한 나라라고 합니다. 부디 이 동시집을 읽고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 이준관 (시인,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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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무지개 빛깔의 행복과 사랑의 동심>
이준관 (시인, 아동문학가)
들어가며
‘내일 지구가 망하더라도 동시 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는 마음으로 동시를 쓰는 일곱 명의 시인들이 모여 동시집을 펴냈습니다. 참으로 기쁘고 축하할 일입니다. 일곱 개의 동시 나무가 자라 동심의 숲을 이룰 것을 생각하니 즐겁고 행복합니다. 아이들의 마음으로 돌아가 동시를 쓰는 일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그런 동시를 읽는 우리도 행복합니다. 어른들도 평생 동심으로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일곱 명의 시인들은 오랫동안 책놀이 전문가로서 아이들과 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을 해 온 사람들과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글쓰기 지도를 하며 스스로 글도 써 온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어서 항상 마음속에 동심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아는 시인들이라서 아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을 동시로 절절히 표현하였습니다.
그들은 동시를 쓰면서 한결같이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말합니다.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동심으로 돌아가 동시를 쓰는 일이 어찌 즐겁고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동시는 행복’입니다, 동시를 쓰면 내가 행복하고 동시를 읽는 사람 또한 행복해집니다. 일곱 명의 시인들의 동시는 마치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아이들에게 행복과 사랑의 기쁨을 선사합니다.
2. 김형미의 동시
김형미 시인은 학교와 도서관에서 동화구연, 인형극, 책놀이, 연극놀이, 전통놀이 등을 통해 아이들과 어울려 즐겁게 소통하며 지냅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동시는 온전히 아이들의 입장에서 쓰여졌습니다. 아이의 말과 행동을 동시로 표현했습니다. 김형미 시인의 동시를 통해 우리는 아이의 이야기를 보고 듣게 됩니다. 또한, 아이의 꾸미지 않은 천진하고 순박한 말과 행동을 보면서 흐뭇한 동심에 젖게 됩니다.
김형미 시인은 아이들이라면 한 번쯤 경험했을 이야기들을 동시로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아이들에겐 ‘바로 내 이야기야!’ 하고 공감할 동시들입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무서운 것에 쫓기는 꿈을 많이 꿉니다. 어른들이 흔히 키가 크기 위해서 꾸는 꿈이라고 말하는 그런 꿈입니다. 그런 꿈 이야기를 담은 「키 크는 꿈」이라는 동시도 있고, 겨울에 밖에 나가 놀고 싶은 마음을 겨울바람을 통해 단순 간결하면서도 맛깔스럽게 표현한 「겨울바람」이라는 동시도 있습니다. 그중에 재미있는 동시 「싫어」와 「똥방귀도 좋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싫어」라는 동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또 엄마 잔소리/쉬지도 않고 쏟아진다// - 숙제는 미리 좀 해 당근이랑 콩도 먹어 양치질해야지 자기 전에 음료수 먹지 마!//- 싫어!//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시러 모자 쓴 시러호 선장이 되었다//- 선원들아, 나를 따르라!/으악! 벌레. 제발 청소 좀 해, 쿠당탕, 아얏. 바닥 정리 좀 해!//내 잔소리 쏟아지자 시러호 선원들이 외친다//- 시러!” (「싫어」 ). 참으로 유쾌하고 익살스러운 동시입니다. 엄마 잔소리에 ‘싫어’하며 방문을 닫고 방에 들어갑니다. 그때부터 아이는 시러호 선장이 됩니다. 선장이 되어 선원들에게 잔소리를 합니다. 그러자 선원들이 아이가 그랬듯이 ‘시러!’ 하고 외칩니다. 아이도 똑같이 당하는 상황을 설정하여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동시입니다. ‘싫어’와 ‘시러’의 변화가 흥미롭고 발상이 참 재미있고 기발합니다.
내가 고구마 먹고
뿌웅, 똥방귀 뀌어도 좋대
마지막 남은 고기
후다닥 내가 먹어도 좋대
이리저리 뛰며 점핑 점핑
워프 흉내 내도 좋대
요 녀석, 으이그,
하면서도 엄마는 내가 좋대
나도
우리 엄마가 참 참 참 좋아.
「똥방귀도 좋대」 전문
엄마 눈에는 아이가 그저 귀엽고 예쁘게만 보입니다.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요리조리 점핑하며 뛰어놀아도, 심지어 똥방귀를 뀌어도 좋답니다. ‘요 녀석 으이그’ 하면서도 엄마는 아이가 마냥 좋습니다. 아이도 엄마가 좋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엄마와 아이의 사랑의 교감을 정감 있게 표현한 동시입니다.
3. 박자호의 동시
박자호 시인은 “이야기를 마음속에 품고 두 아이의 엄마로 살다가 세상에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한 지 15년 정도 되었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지금도 재미난 이야기들을 많은 사람과 함께하고 싶어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과도 책놀이로 소통하는 책놀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의 동시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뛰어난 이야기꾼입니다. 동시를 통해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맘껏 보여줍니다. 그는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들을 실타래처럼 풀어냅니다. 동시 속의 이야기들이 구수하고 흥미롭고 솔깃합니다.
이야기꾼으로서 재주를 맘껏 뿜어내는 작품이 「콩벌레」입니다. 아이와 콩벌레가 각자의 관점에서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흥미를 돋우며 시종일관 재미와 웃음을 선사합니다.
“- 얼랄라, 얘들 좀 봐!// 엄마가 심은 배추/ 깡그리 먹어 치운 콩벌레들//- 너희들, 콩벌레니까/ 콩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어쩔 거야, 내 쌈배추/어쩔 거냐고, 우리 가족 김장배추//못 들은 척/ 시치미 뚝 떼는 콩벌레들/ 똥만 싸고 달아난다 뻔뻔하게// - 얼랄라, 똥까지 치우라는 거야?” ( 「콩벌레1」 ). 콩벌레는 김장배추까지 먹고 그것도 모자라 뻔뻔하게 똥까지 싸고 갔습니다. 그런 콩벌레에게 따지자 콩벌레는 오히려 “내 이름을 콩벌레라고/누가 지었어?” (콩벌레2」 )하고 뻔뻔스럽게 대꾸하는 상황을 익살스럽게 표현했습니다. 아이와 콩벌레가 장군 멍군 주고받는 말들을 유머와 익살로 재미있게 엮어낸 동시입니다.
같은 내용을 말을 해도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고 맛깔스럽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박자호 시인이 그렇습니다. 앞에 소개한 「콩벌레」도 그렇고, 무얼까 하고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다가 마지막에 라면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동시 「널 좋아해」 또한 그렇습니다.
군대 가는 선생님과
오늘은 마지막 수업하는 날
선생님이 이별 선물로
한 움큼 과자를 나눠 주셨어
마음은 몽글몽글 눈물 나는데
입속은 달달해
아홉 살 우리는
선생님과 달콤한 이별을 했어
「마음이 몽글몽글」 전문
선생님과의 이별을 표현한 시입니다. 마지막 수업에 선생님이 이별 선물로 과자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마음은 몽글몽글’ 눈물이 나는데 입속은 ‘달달해’ 라고 표현함으로써 특별한 이별이 되게 했습니다. 아이들에겐 이별도 달콤합니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심은 이처럼 낙천적이고 희망적이고 긍정적입니다. 헤어짐도 달콤하게 생각할 정도로요. 그래서 동심의 문학을 ‘행복의 문학’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4 .송경자의 동시
송경자 시인은 “책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받고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라고 말합니다. 송경자 시인에게 책이 위로와 힘이 되듯이 동시 또한 그렇습니다. 그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위로와 위안과 힘을 주는 동시를 썼습니다. 동시가 참 따뜻합니다. 시인의 마음이 따뜻하기에 자연스럽게 동시도 따뜻합니다. 동심의 문학을 흔히 ‘사랑의 문학’이라고 합니다. 송경자 시인의 동시는 바로 사랑을 실천하는 동심을 노래한 따뜻한 동시입니다.
“엄마가 나간다/마트에/미용실에 /세탁소에 간다고 //삑삑 삑삑삑 삐이익 딸깍!//-영준아, 차 키/ -영준아, 엄마 지갑/ -영준아, 엄마 휴대폰//깜빡 잊고 나갔다/ 꼭 한 번은 되돌아오는// 우리 엄마, 큰일이다” ( 「큰일이다」 ). 이 동시는 깜빡 잊고 나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엄마를 걱정하는 아이의 마음이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건망증이 심해진 엄마를 걱정하는 아이의 마음은 바로 엄마에 대한 사랑입니다. 붕어빵을 먹으면서 엄마에게 주려고 팥만 남기는 아이의 마음( 「바사삭 바삭삭 와그작」 ). 눈사람을 위해 모자와 당근을 갖고 나오고 눈사람이 녹기 전에 기념사진을 찍는 아이의 마음( 「친구 만들기 」) 또한 따뜻한 사랑의 마음입니다. 송경자 시인은 베풂과 나눔. 사랑과 배려의 마음을 동시에 따뜻하게 담았습니다.
밤새 서리가 내렸다
풀잎들
서리옷 입고 추워 추워
손 호호 불며
기다린 아침
따뜻한 햇빛이 방긋
풀잎들
좋아서 웃는다
하얀 서리옷
반짝반짝 빛난다
「 반짝반짝 서리옷」 전문
서리가 내린 아침 풀잎들이 서리옷을 입고 춥다고 손을 호호 붑니다. 따뜻한 햇빛이 방긋 웃으며 내리쬡니다. 그러자 풀잎들이 좋아서 웃습니다. 서리옷이 햇빛에 반짝이는 따뜻한 정경이 눈에 떠오르게 하는 동시입니다.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면 같은 사물도 달라 보입니다. 서리옷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리가 옷으로 보이고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 보이는 것은 따스한 사랑의 시선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동시 「수학 문제」 또한 그렇습니다. 토끼는 당연히 다리가 넷이라고 생각할 줄 알았는데 아이는 두 개라고 말합니다. 앞다리는 손이라는 것입니다. 앞다리가 먹을 것을 받아먹는 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토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사랑의 발견입니다.
5. 윤다정의 동시
윤다정 시인은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과 생활 글쓰기로 마음을 나누며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윤다정 시인의 동시는 아이들의 소소한 일상 속의 알콩달콩한 동심을 다정다감하게 노래합니다. 아이들에 눈을 맞추고 그들의 천진한 말과 행동을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아이의 입과 눈을 통해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아이들이 주체인 동시입니다
그의 동시에 나오는 아이들은 치과에 가기를 무서워해서 아빠가 흔들리는 이빨에 실을 감아 빼 주기도 하는 평범한 보통의 아이입니다 ( 「뽁」 ). 첫눈이 내리면 손끝에 남은 봉숭아물처럼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첫눈」 ), 고래구름을 보며 어디든 가고 싶은 곳 다 갈 수 있어서 좋겠다고 부러워하는 아이입니다 ( 「고래 구름」 ). 그런 아이들의 일상의 애환을 소박하고 정감 있게 표현했습니다. 마치 아이들의 생활 일기장을 펼쳐 보는 듯 아이들의 관점에서 썼습니다.
그중에 「낙엽」과 「우리 교실에는 까마귀가 산다」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낙엽을 소재로 한 동시는 참 많습니다. 그런데 윤다정 시인의 낙엽은 좀 특별합니다. “바람 따라 흔들리는/나뭇잎 사이로 조용히 걷는다//바스락/바스락//마른 잎이 자꾸/발밑에서 내는 소리//바스락 바스락/아파스락 아파스락//굴러다니는 나뭇잎 안쓰러워/발뒤꿈치 들고 걷는다” (「낙엽」). 이 동시를 읽은 눈치 빠른 독자들은 벌써 알아챘을 것입니다. 윤다정 시인만의 특별한 낙엽은 바로 ‘바스락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가 ‘아파스락 아파스락’ 들린다는 것입니다. 낙엽이 아파하는 소리로 듣는 시인의 마음이 참으로 다정다감합니다. 이제 이 시를 읽고 난 독자들은 낙엽 소리도 예사롭게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낙엽이 ‘아파스락 아파스락’ 하고 아파하는 소리로 들릴 테니까요.
쉬는 시간에는
꼭꼭 숨었다가
공부시간만 되면
꼭꼭 나타난다
특히 국어시간에
꼭꼭 날아온다
네 생각을 말해볼까-(악)
자, 다했으면 발표해볼까-(악까악)
까마귀 때문에
아무 생각이 안난다
조용한 교실바닥엔
먼지만 데굴데굴
「우리 반엔 까마귀가 산다」 전문
교실에 나타나는 까마귀라니요? 알고 보니 공부시간만 되면 아이들이 까마귀가 됩니다. 선생님 질문에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 것입니다. 아는 것도 까먹어서 까맣게 기억이 안 납니다. ‘악’ ‘악까악’ 하고 까마귀 소리만 마음속에 비명처럼 들리고 등에서는 진땀이 납니다. 무엇을 잊어버렸을 때 우리는 흔히 까마귀 고기를 먹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흔히 겪는 상황을 그런 까마귀에 빗대어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6. 전경미의 동시
전경미 시인은 15년째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과 ‘시(詩)냇물이 졸졸졸’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가 냇물처럼 졸졸졸 흐른다는 모임 이름이 무척 시적입니다. 시가 시냇물처럼 졸졸졸 흐르는 세상은 상상만 해도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것을 노래하는 것이 시입니다. 전경미 시인은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내어 단풍잎처럼 곱고 아름답게 그려냈습니다. 그가 그려낸 동심의 풍경은 아름다운 동심과 시심이 시냇물처럼 졸졸졸 흐르는 풍경입니다.
「달빛 산책」이라는 동시를 읽으면 아름다운 동심의 풍경이 떠오릅니다. 달밤에 엄마 손 잡고 달빛 보고 낙엽 밟으며 산책을 합니다. 손잡고 함께 걷는 것이 좋아서 서로 마주 보고 웃는 풍경이 참으로 낭만적이고 아름답습니다. 달을 보고 “숨지 말고 반짝이며 나와봐/내가 친구 되어줄게. 하는 마음 (「하얀 달」), 품속에서 자라는 올망졸망 아기들 세상 나올 때까지 아이들 돌봐주려고 뾰족뾰족 가시를 세우는 밤송이의 마음 (「밤송이」)은 모두 동심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또한 아름다운 동심의 풍경입니다.
“눈싸움 하고/눈사람 만들고/썰매 타고 싶은데//혼자는 재미없다//말장난하고/어깨 툭 치며 놀다/토라진 설이//함께 놀고 싶다//설이 마음에도/송이송이 하얀 눈/ 쌓이면 좋겠다.” 이 동시는 「눈이 내린다」라는 작품입니다. 눈이 내리면 눈싸움도 하고 싶고 눈사람도 만들고 싶고 썰매도 타고 싶습니다. 그러나 혼자는 재미없습니다. 친구와 함께라면 더욱 곱절로 신이 납니다. 그래서 토라진 설이 맘에도 하얀 눈이 쌓여 함께 놀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동시입니다. 전경미의 동시는 이처럼 동심과 시심이 시냇물처럼 흐르는 아름다운 동심의 풍경입니다. 다음에 소개하는 동시도 그렇습니다.
여름내 감나무에
빠알간 태양이 쨍쨍
톡톡, 빗방울 튕기고
휘잉, 서늘한 바람 스치고
-와아, 너무 예뻐!
반가운 까치 인사하면
수줍은 감나무 얼굴
점점 더 빨개진다
「볼 빨간 감」 전문
감나무에 빨갛게 감이 익었습니다. 그런 감을 ‘볼이 빨간 감’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태양이 쨍쨍 비춰주고 빗방울이 튕겨주고 바람이 스쳐주어 감을 빨갛게 익혀주었습니다. 그렇게 익은 감을 볼이 빨간 수줍은 얼굴로 표현했습니다. 까치가 예쁘다고 인사하면 더 빨개지는 감입니다. 빨갛게 익어가는 감을 의인화해서 예쁘고 곱게 표현한 동시입니다.
7. 정현정의 동시
정현정 시인은 “모든 아이가 자기 삶의 작가가 되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글쓰기를 꾸준히 지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배움과 성장을 이루어가도록 아이들과 함께 웃고 울며 살아가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그래서 그의 동시의 주인공은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의 말과 행동, 아이들의 마음, 아이들의 일상을 아이들의 관점에서 동시로 썼습니다.
아이들은 즐거운 게임을 할 때는 시간이 빨리 지나가고, 지루한 책을 읽을 때는 시간이 느리게 갑니다. 아이들에게는 시간이 이렇게 고무줄 같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심리를 동시 「시간」에 담았습니다. 친한 사이일 때 아이들은 ‘이건 쉿 비밀인데’ 하고 반복해서 귓속말을 나눕니다. 사실은 비밀일 것도 없는 것을 서로 친밀한 사이를 확인하기 위해 하는 행동입니다. 그런 아이들의 심리를 동시 「쉿, 비밀이야」 에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공부도 크는 것도 친구보다 더 많이 더 크게 하라고 하는 엄마의 계산은 더하기 곱하기입니다. 아이들은 친구와 놀고 노는 나누기입니다. 그런 엄마와 아이의 마음을 「엄마의 계산법」이라는 동시로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 아,/ 아는 문제다//또,/ 풀고 풀었던 문제다//줄,/ 긋고 외웠던 문제다//외우고/ 또 외웠던 문제다//진짜/봤던 문제들이다//아,/답만 못 봤나 보다.”(「시험」). 이 동시는 「시험」이라는 작품입니다. 아이들에게 시험은 공포입니다. 그래서 시험 시간이 되면 긴장을 잔뜩 합니다. 시험 시간에 한 번 풀어 보았고 눈에 익은 문제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시험 시간이면 긴장해서 아는 문제도 답을 몰라 안타까워하는 아이의 심정을 콕 짚어 간결하고 인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기역과 니은 들이
손에 손 잡고 빙글빙글 돌아요
‘ㅣ’ 와 ‘ㅣ’ 들이
‘ㅡ’와 ‘ㅡ’ 들이 만나
꼬리잡기하며 신나게 놀아요
‘ㅇ’ 은 숨바꼭질 하느라
옷장에 꼭꼭 숨고
ㅁㅡㅁㅡㅁㅡㅁㅡㅁ
모두 마주 보며 마냥 좋아서
마음대로 맘껏 놀아요.
「네모놀이」 전문
아이들이 한글로 네모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ㄱ’과 ‘ㄴ’이 손을 잡고 돌면 ‘ㅁ’(네모)가 됩니다. 모음 ‘ㅣ’와 ‘ㅡ’가 만나 꼬리잡기를 하듯 돌고 돌면 ‘ㅁ’이 됩니다. ‘ㅇ’은 ‘ㅁ’가 아니라서 옷장 속에 숨습니다. ‘ㅁ’이 서로 마주 보며 맘껏 뛰어놉니다. 네모놀이지만 사실은 아이들이 노는 모습과 똑같습니다. 손에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고, 꼬리잡기하며 놀고. 마주 보고 빙글빙글 돌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한글로 형상화해서 재미있게 표현한 동시입니다.
8. 한재숙의 동시
한재숙 시인은 도서관 등에서 어른들을 대상으로 동화구연, 책놀이, 그림책지도사를 양성하는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재숙 시인의 동시를 읽으면 단란한 가족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나, 엄마, 아빠, 백구, 누렁이, 그리고 바쁘게 움직이는 프린터기가 한 가족이 되어 오순도순 모여 사는 가족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가족 중에 가장 중심인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엄마, 아빠, 백구, 누렁이의 모습을 정감 있게 그려냈습니다. 동시 속의 아이는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 결심을 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고(「작심삼일」),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화장실 가는 급한 상황 속에서도 먹을 것에 눈이 끌리는 (「고속도로 휴게소」)천진하고 순박한 보통의 아이입니다. 그러나 “내 이름은 한재숙!/세상을 맑게 만드는/꼭 필요한 사람으로 살고 싶어.” (「내 이름은」)하고 이름에 걸맞은 사람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진 아이입니다. 또한, 봄맞이 대청소하자는 엄마의 말 한마디에 “책꽂이 먼지 털어내고/옷장은 봄옷으로 밝게/유리창 말끔히 닦아” (「봄맞이」) 봄빛을 가득 초대하는 착한 아이이기도 합니다. 그런 평범한 아이의 일상을 소박하고 정감 있게 동시에 담았습니다.
아빠, 엄마, 백구, 누렁이의 모습도 다정다감하게 표현했습니다. 요리를 하는 아빠, 우리 집 경비원인 백구. 항상 바쁘게 움직이는 프린터기 등 가족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동시에 담았습니다. 엄마와의 다정한 사랑을 표현한 「사랑 한 모금」이라는 동시가 있습니다. “엄마는/나랑 있는 게 좋아서/진한 커피 한 잔//나도 좋아서/엄마랑 나란히 앉아/코코아 한 잔//커피와 코코아/엄마와 내가 나누는/사랑 한 잔 (「사랑 한 모금」)“. 엄마와 아이는 나란히 앉아 커피와 코코아를 나눕니다. 아이와 엄마가 마치 다정한 친구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이와 엄마의 사랑 교감을 간결하면서 인상적으로 그려낸 동시입니다.
빨갛게 튀어나온 똥구멍
발심발심
금방 나올 것 같아
빙글빙글 빙글빙글 돌며
겨우 자리잡고
끄응~
와우 시원해!
뒷발로 힘차게 땅을 차며
흙먼지 일으킨다.
「누렁이 똥 누기」 전문
누렁이가 똥을 누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했습니다. 힘을 끄응 주어 똥을 누는 누렁이의 모습을 의성어와 의태어를 사용하여 감각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처럼 누렁이의 똥 누는 모습을 관찰하여 표현한 것은 누렁이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누렁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마치 자기 자신이 똥을 누는 것처럼 생생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9. 맺으며
『똥방귀도 좋대』는 전북아동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스토리창작지원센터 대표인 박예분 시인의 지도를 받아 일곱 명의 시인들이 그동안 써서 모은 작품들을 골라 펴낸 7인 동시집입니다. 일곱 명의 시인들은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동시로 옮겼습니다. 또한, 아이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눈여겨보고 그들의 마음을 동시로 썼습니다.
그들은 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하고 호기심 많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단순하고 간결하게 동심을 동시로 담았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에 동심의 생명을 불어넣어 아름다운 동심의 세계를 그려냈습니다.
일곱 그루의 동시 나무들이 저마다 자신의 빛깔과 향기를 뿜어냅니다. 그것은 행복과 사랑의 빛깔입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가 행복한 나라라고 합니다. 부디 이 동시집을 읽고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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