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인생을 낭비하지 말자
2311이가은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한다. 태어날때부터 우리는 타인에게 의존하여 살 수 밖에없다. 부모님이 전부고, 친구가 전부이다.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관계에서 어느 정도의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지, 사랑받을 수 있는지 따위를 계산하게된다. 정작 자신에게는 가장 소홀한채 말이다. 타인이 존재하지 않으면 자신을 정의내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기자신을 찾고 타인의 시선에 맞춰 내가 나를 판단한다. 내 삶은 타인이 만든 양팔 저울 위에 놓여있다. 내 어깨가 무거워지는 만큼 저울은 수평이 되어간다.
SNS를 위한 삶
SNS는 더욱 타인을 의식하게 만든다. 타인의 행복한 순간을 보고 자신의 평범한 현재를 비교한다. 더 그럴듯해 보이는 삶을 살기위해 시간을 쓰고 에너지를 쓰고 돈을 쓴다. 유행하는 옷을 사입고, 유행하는 화장을하고 유행하는 장소에가서 유행하는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자기과시적’인 SNS활동이 과연 ‘자기만족’을 위한거라 할 수 있는걸까?
SNS를 오래 사용할수록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갖기 쉽다는 것이다.
영국 사우스웨일즈대는 SNS가 여성의 자존감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매일경제-SNS 많이 할수록 자존감 ‘뚝’...우울감에 식이장애까지 2018.05.19]에서는 SNS를 오래할수록 자신의 외모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졌고, 마른 정도를 기준으로 매력도를 평가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밝혔다. 또한 타인의 시선을 크게 의식하며 SNS에서 받은 피드백에 더 큰 영향을 받고 불안감을 느끼기도했다. 특히, SNS사용자들이 긍정적이고 행복한 모습만 공개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때는 그 정도가 커졌다.
SNS의 영향이 커지면서 보정된 사진이나 마른 몸을 가진 사진들에 우리는 노출되기 쉬워지고 그것은 보편적인 기준이 되었다. 이로 인해 아직 어린 학생들이 약을 섭취하거나 먹고 토를 하는 등 극단적인 방법으로 과체중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마른몸을 위해 살을 뺀다. 넓은 세상 속 다양한 몸의 형태를 보지 못하고 SNS속 뼈가 보일정도로 마른 사진이나 연예인의 모습을 보며 자신을 학대한다.
[미니투데이-인스타가 10대에 해롭다는 걸 페북은 진작 알고 있었다 2021.09.15] 에서 페이스북 내부 연구진은 ‘10대 소녀 가운데 32%가 SNS로 인해 좌절감을 느낀다.’는 내용의 내부발표 자료를 내놨다. 10대 소녀 상당수가 “SNS가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든다.” 고 답했다. 10대 소녀들은 SNS에 올라오는 연예인 등 인플루언서의 얼굴과 몸매를 자신과 비교하며 괴로워한다.
과시를 위한 삶
중학생 때 영어학원 선생님이 명품가방을 샀다고 우리에게 자랑을 하셨다. “사람들은 왜 명품을 사는 거에요?” 라고 물었을때 선생님께서는 ‘자기만족’때문이라고 하셨다. 내 옆에 있던 친구도 동의했다. 하지만 왜 ‘명품’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만으로 그저 가방을 사는것에 몇백, 몇천만원을 쓰고 그걸 자기만족이라 말하는지 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한국인이 명품 소비에 유독 열광하는 데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체면을 차리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젋은이들이 계속 경쟁에 시달리고, 수직적 세계관에 찌들어 있다 보니 남들을 이겨야 한다는, 다른 사람들이 할 때 나만 못하면 낙오될 것 같은 공포심이 크다” 고 했다. 우리는 비싼 제품, 잘나가는 제품 소비를 통해서 ‘나는 뒤처진 존재가 아니다’ 라고 스스로 확인하며 과시하고 싶은 심리가 있다.
집값 급등과 양극화 등 경제, 사회적 분위기가 과시소비 심리를 부추겨 명품소비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출산율이 심각하게 낮아지고, 자살률도 높다보니 좌절을 완화해주고 자신감을 올려주는 방편으로 명품을 소비한다. 집이나 차 구매를 포기하고 명품을 통해 행복감을 느낀다.
SNS는 이를 더 가속화 하였고 명품을 처음 개봉해 보여주는 언박싱 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다. SNS에서 과시하고 남들에게 관심받으며 인정받는 문화 속에서는 저렴한 물건은 관심 받지 못하니 더 비싼 물건, 특이한 물건, 희소한 물건에 집착하게 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 교수는 “SNS상에서는 모두가 플렉스를 하고 있다 보니 실제 10%정도만 사치품을 살 수 있는데 모두가 사치를 한다고 착각하게 된다” 면서 “특히 사회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청소년들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럭셔리하게 하고 다니니 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적했다.
소비는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매개지만,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소비만이 아니라는 자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명품 소비에 동조하지 않으면 뒤처진다고 인식하지 않도록 교육해야하고, 동조하지 않았을 때 위축되거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명예를 위한 삶
우리는 좋은 직장에 입사하기위해 대학에 간다. 우리는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위해 공부를 한다. 우리 사회는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의 기준을 너무나도 명료하게 정의했다. 하지만 ‘좋다’는 상대적인것 아닌가? 우리의 ‘좋다’는 다르고 우리가 노력하는 이유는 달라야하는것 아닌가?
영남대 심리학과 김소정 교수는 “우리 사회는 청년에게 획일화된 성공을 강조한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하지 못한 개인은 극심한 우울감에 빠진다” 고 말했다. 좋은 직업은 내가 뭐 좋아하는지 알기 전부터 이미 정해져있었다. 내가 유치원때 나의 사진 밑에 적어놓았던 내 꿈은 교수였다. 초등학생때는 교사였고, 중학생때는 수의사였다. 하지만 단 한번도 난 진정으로 원하지 않았다. 학교와 어른들은 끊임없이 내게 되고싶은 직업을 적어내라고 하얀 종이를 내민다. 우리는 알고 있다. 그 빈칸에 무엇을 적어야 어른들이 좋아하는지. 우리는 모른다. 그 빈칸에 내가 적고 싶은게 무엇인지.
[경향신문-대졸자 2명중 1명 전공과 다른 직업..OECD최고수준 2020.06.09]에서 2015년 OECD가 고등교육을 이수한 25~34세 임금근로자 중 최종 이수한 전공과 현재 직업 간 연계성이 없는 비중을 계산해보니 한국의 전공-직업 미스매치는 50%에 달했다고 한다. 특히 대학과 전공에 관한 각종 정원규제가 입시-취업과 맞물리며 많은 학생이 희망하지 않는 전공을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자신의 적성과는 전혀다른 학과를 선택하여 높은 순위의 대학에 입학했다가 전공과는 다른 일을 하게된다. 한 눈에 봐도 너무나 기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을 위한 삶
자신이 좋아하는게 뭔지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 찾아볼 시간 따위를 주지 않았으니 말이다. 어른들의 기대에 맞춰 그럴듯한 직업을 써낼뿐이다. 사실 그 직업이 무얼 하는지, 내 적성에 맞는지는 모른다. ‘일단’ 성적을 올리라고 한다. 어른들은 내게 어디 대학을 갈거냐고 물어본다. 그럴때마다 “인서울은 하고싶지?” 라는 말을 덧붙인다. 난 대학도 왜 가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대학에 떨어지면 쪽팔릴까봐 공부할 뿐이다. 대학을 선택할때는 전공이나 미래의 꿈보다 일류대학의 여부가, 직업은 인류 직장이냐 아니냐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 그저 사회에서 요구하는 성공한 삶, 혹은 실패하지 않은 삶을 위해 우리는 살아간다. 내 삶의 기준은 타인이다.
독일의 동화작가 미카엘 엔더가 쓴 소설집 ‘거울 속의 거울’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가 미로 안에 갇혀사는 세상속에서, 날개로 날아 미로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기회가 아주 드물게 찾아온다. 모두가 그를 부러워했고, 사람들은 그에게 자신의 인형하나, 목걸이, 반지와 같은 물건들을 가지고 나가 달라 한다. 소원을 뿌리칠 수 없어 시간은 지연된다. 날개를 펼쳐 밖으로 나가는 순간에 너무 무거워져 결국 날개가 부러지고 만다. 사람들은 그를 경멸의 눈으로 바라본다. “자기만 남다른 사람인 줄 알았지? 알고보니 똑같이 불쌍하고 비참한 주제였으면서…”
주인공의 선행이 옳은 일이 아니었을리는 없다. 다만 자신에게 좋지않은 결과를 안겨왔다는 건 사실이다. 모든 사람의 기대에 하나하나 부응하려고 하면 결국 날아오르지 못한다. 타인의 시선이 없었다면 주인공은 날아올랐을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할 의무가 없다. 그게 설령 가족이라 해도 말이다. 타인의 시선, 허세, 인기나 명예 따위에 얶매여서 인생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기에도 시간은 부족하고 에너지는 한정적이다. 모든 사람의 기대에 부응할 수는 없다. 어떤 삶이 더 행복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적어도 내가 선택한 삶으로 살고 싶다. 타인에게 인생을 낭비하지 말자.
소감: 짧은 글에 나의 주장을 담는게 긴 글을 쓰는것 보다 훨씬 힘들다는것을 알았다. 나의 경험이나 모두가 겪었을법한 일들을 글에 담고 싶었고 공감가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 피드백으로 어색한 부분이나 맥락이 끊기는 부분을 수정할 수 있었고 진지하게 피드백 준 모둠원에게 고맙다
이중부정:주인공의 선행이 옳은 일이 아니었을리는 없다./한 눈에 봐도 너무나 기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첫댓글 내가 평소 많이 하던 생각에 대한 글이 나와서 흥미롭게 읽었다. 나도 평소 “내가 나를 위한 삶을 살고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종종 하는 편인데 그런 나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글이였다. 그리고 초고작성 후 피드백을 할 때 가은이랑 같은 모둠이였는데 그때에 비해 글이 전체적으로 다듬어진 것 같아 좋았다.
자기주장을 적고 공감이 많이되는 글이였다
나도 적어도 나를 위해 살아가고 싶어 다른 것에 신경 쓰다보면 나 자신을 너무 소홀히 하는 느낌이 들어서
문단마다 부제목을 붙여서 더 이해하기 쉬운 글이었던것 같다.
앞으로 나를 위한 삶을 살기위해서 준비하거나 해야할 일들을 생각해보고 싶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제라 더 공감하기 쉬웠고 글 마다 소재목을 붙여져 있어 글을 파악하기 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