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육묘문六妙門
육묘六妙란 첫째 수數, 둘째 수隨, 셋째 지止, 넷째 관觀, 다섯째 환還, 여섯째 정淨이다.
왜 묘문妙門이라 하는가?
이 여섯 가지 법을 통해 열반에 이르기 때문에 묘문이라 한다.
앞의 세 가지는 선정법이고
뒤의 세 가지는 지혜법이며, 유루이면서 무루라는 뜻17)이 여기에 있다.
17)유루이면서 무루라는 뜻 : 선정은 기쁨(喜)과 즐거움(樂)이 온몸에 생겨 애착하게 하므로 유루법이고, 지혜는 이런 애착의 허물을 가책하므로 무루법이다. 육묘문은 선정과 지혜를 다 갖췄으므로 유루이면서 무루이고, 세간이면서 출세간에 속하는 수행법이라 한다
수행하여 깨닫는 측면에서 설명하자면 모든 선이 다 육묘문六妙門에 속하나
지금은 단지 순서대로 생기는 양상만을 취해 도에 들어가는 바른 요체로서 육묘문을 밝히겠다.
첫째, 수數란 호흡을 세는 법에 따라 닦아 익히는 것이다.
호흡을 세는 법이 이루어져 호흡이 허공이 엉긴 듯하게 되면 마음의 모습이 점점 미세해지면서 호흡을 세는 것이 거추장스럽게 여겨진다. 이때 세는 법을 버리고 수隨를 닦는다.
둘째, 수隨란 호흡을 따르는 법에 의거하여 닦아 익히는 것이다.
마음과 호흡이 서로를 의지해 뜻과 생각이 즐거워지면 호흡을 따르는 것이 거추장스럽게 여겨진다.
이때에는 호흡을 따르는 법을 버리고 지를 닦는다.
셋째는 지止이다.
지에는 세 가지 법 첫째는 계연지繫緣止, 둘째는 제심지制心止, 셋째는 체진지體眞止이다. 방편문 중 제35장에 나온다.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제심지법을 이용해 대상에 대한 모든 생각을 그친다. 그리하여 몸과 마음이 사라지고 선정에 들어간다.
이 선정법으로 마음을 지속시키면 저절로 동요함이 없게 되는데,
이때는 관법을 닦아야만 한다.
넷째는 관觀이다.
관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혜행관慧行觀이니 참된 지혜를 관하는 것이고, 둘째는 득해관得解觀이니 즉 가상관假想觀이며, 셋째는 실관實觀으로서 현상 그대로 관하는 것이다.
혜행관과 득해관은 사제四諦·십이인연十二因緣·구상九想·배사背捨 등에 설명이 있고, 실관은 관식법觀息法에 있다.
마땅히 세 가지 관법에 따라 닦아 익혀야만 한다.
다섯째는 환還이다.
관법이 이루어져 관하는 생각이 움직이게 되면 스스로 이렇게 생각한다.
“이 관은 마음으로부터 생겨난 것인가, 마음으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닌가? 마음으로부터 생겨났다면 마음과 관이 다른 것이 된다. 마음으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라면 앞에서 호흡을 세는 법·호흡을 따르는 법·그치는 법을 닦을 때는 왜 관하는 마음이 없었을까?”
그러면 곧 “관하는 마음은 본래 스스로 생겨나지 않았다. 생겨나지 않았으므로 있지 않고, 있지 않으므로 곧 공이며, 공이므로 별도의 관하는 마음도 없다. 이미 관하는 마음이 없는데 어찌 관할 대상이 있겠는가?”라고 알게 된다.
이와 같이 관할 때 대상과 앎이 함께 없어지고 마음과 지혜가 개발되니, 이것이 ‘근본으로 되돌리고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返本還源)’이다.
여섯째는 정淨이다.
근원으로 돌이키는 법이 이루어졌으면 깨끗이 하는 법을 닦아야 한다.
색의 깨끗함을 알기 때문에 망상분별을 일으키지 않으며, 수·상·행·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망상의 더러움을 쉬고, 분별의 더러움을 쉬고, ‘나’에 집착하는 더러움을 쉬면 주체와 객체를 얻을 수 없게 된다
그러면 활연히 마음과 지혜가 상응하여 걸림 없는 방편이 저절로 개발되고 바른 삼매에 들어 마음에 의지함이 없게 되며,
나아가 무루의 지혜가 발생해 삼계의 더러움이 다하게 된다. 따
라서 깨끗함이라고 한다.
또한 중생이 공함을 관하므로 ‘관’이라고 하고,
실제법의 공함을 관하므로 ‘환’이라 하며,
평등공을 관하므로 ‘정’이라고 한다.
또한 공삼매空三昧18)와 상응하므로 ‘관’이라 하고,
무상삼매無相三昧19)와 상응하므로 ‘환’이라 하며,
무작삼매無作三昧20)와 상응하므로 ‘정’이라고 한다.
또한 모든 외관外觀을 ‘관’이라 하고,
모든 내관內觀을 ‘환’이라 하며,
모든 내관도 외관도 아닌 것을 ‘정’이라고 한다.
또한 보살이 가假로부터 공空에 들어가는 관을 ‘관’이라 하고,
공으로부터 가에 들어가는 관을 ‘환’이라 하며,
공과 가를 한마음으로 관하는 것을 ‘정’이라고 한다.
또한 삼세의 모든 부처님은 도에 들어가는 초입에 먼저 육묘문으로 근본을 삼으셨다.
그러므로 보살이 육묘문에 잘 들어가면 모든 불법을 갖출 수 있음을 알아야만 한다.
0; 공삼매·무상삼매·무원삼매를 흔히 삼삼매三三昧 또는 삼해탈문三解脫門이라 한다.
18)공삼매空三昧 : 모든 법은 인연이 화합하여 생긴 것으로서 거기엔 어떤 주체도 실체도 없음을 관하는 삼매이다.
19)무상삼매無相三昧 : 모든 법이 공이므로 남자나 여자, 같다거나 다르다는 등 차별되는 모습이 있을 수 없음을 관하는 삼매이다.
20)무작삼매無作三昧 : 무원삼매無願三昧라고 한다. 일체법에 차별상이 없으므로 얻을 것도, 지을 것도, 바랄 것도 없다고 관하는 삼매이다.
六妙門第十八章
六妙者。一數。二隨。三止。四觀。五還。
六淨。何謂妙門。言此法。能通至涅槃。
故云妙門也。三是定法。三是慧法。亦
有漏亦無漏之義。在此也。以修證言之。
諸禪皆屬六妙門攝。而今但取次第相
生。入道正要以明之。
一數者。謂依數息法而修習。數法旣成。
息旣虛凝。心相漸細。以數爲麤。而捨
數修隨也。
二隨者。謂依隨息法而修習。心息相依。
意慮怡然。以隨爲麤。而捨隨修止也。
三止者。止有三法。一曰繫緣止。二曰制心止。 三曰體眞止。在方便門第
三十五章中。 而此用制心止法。息諸緣慮。而
身心泯然入定。定法持心。任運不動。
爾時應修觀法也。
四觀者。觀有三種。一慧行觀。觀眞之
慧。二得解觀。即假想觀。三實觀。如事
而觀也。慧行及得解觀。在四諦十二
緣九想背捨等中。實觀。在觀息法中。
當依三種觀法修習也。
五還者。觀法旣成。觀念流動。自念。此
觀。爲從心而生乎。非從心而生乎。若
從心生。則心與觀爲二。若非從心生。
則前修數隨止時。何無觀心。即知觀心
本自不生矣。不生故不有。不有故即空。
空故無別觀心。旣無觀心。豈有觀境。
如是觀時。境智雙忘。心慧開發。是爲
返本還源也。
六淨者。還法旣成。應修淨法。以知色
淨故。不起妄想分別。受想行識。亦復
如是。息妄想垢。息分別垢。息取我垢。
而不得能所。豁然心慧相應。無礙方便。
任運開發。三昧正受。心無依倚。乃至
無漏慧發。三界垢盡。故名淨也。
復次觀衆生空。故名爲觀。觀實法空。
故名爲還。觀平等空。故名爲淨也。
復次空三昧相應。故名爲觀。無相三昧
相應。故名爲還。無作三昧相應。故名
爲淨也。
復次一切外觀。名爲觀。一切內觀。名
爲還。一切非內非外觀。名爲淨也。
復次菩薩。從假入空觀。故名爲觀。從
空入假觀。故名爲還。空假一心觀。故
名爲淨也。
復次三世諸佛。入道之初。先以六妙門
爲本。當知菩薩。善入六妙門。即能具
一切佛法也。
『선학입문』 禪學入門上卷(ABC, H0254 v10, p.902a01-c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