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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벌레(商蟲) – 수입품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인근 국가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지 않고는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은 경제적으로 경쟁을 할 수 없다. 낚시 미끼용 상업용 벌레들 중에는 이러한 국가의 것과 동일한 종류도 많으며, 만일 이들의 수입이 허용된다면 적어도 일본의 자연산보다는 값싸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행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이들 벌레들은 식물을 먹는 종류가 많기 때문에 살아있는 벌레의 수입에 대해서는 식물방역법에 의해 수입이 규제되고 있다. 다만 국내(일본)에 이미 보편적으로 분포하는 일부 종이나 육식 또는 부패물을 먹는 종류라면 이야기가 달라지며, 해수어용으로 중요한 낚시 미끼인 갯지렁이와 참갯지렁이 등은 이미 대부분이 한국, 중국, 대만 등으로부터 수입품이 조달되고 있다고 한다. 또 낚시 미끼 중에서도 구더기 종류인 금파리류의 애벌레 등은 식물방역법에 저촉되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수입할 수 있지만 일본에서도 쉽게 증식시킬 수 있으므로 그 의미가 없다.
또, 가내공업적인 낚시 미끼의 세계에서 수입이라는 것도 호들갑스런 측면이 있지만 어쨌던 여기에 소개한 「점보 웜 (jumbo warm)」은 해외에서 유래한 종류이며, 「적충(赤蟲), 빨간벌레」은 예외적으로 그 공급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 아메리카왕거저리 : Zophobas atratus (Fabricius)
► 일본 이름 : Tsuyakeshioogomimushidamashi (ツヤケシオオゴミムシダマシ)
► 낚시 미끼 이름 : 점보 밀웜(Meal worm) (ジャンボミルワーム), 자이언트 밀웜 (ジャイアントミルワーム), 슈퍼 웜(スーパーワーム), 로얄 밀웜 (ロイヤルミルワーム) 등
1999년 겨울, 낚시 미끼인 곤충에 흥미를 갖고 있다는 후쿠오카(福岡)현에 거주하는 타카히토시(高見仁)씨로부터 점보 밀웜, 슈퍼 웜 등의 이름으로 애완동물 먹이 및 낚시 미끼용으로 팔린다는 대형 거저리의 유충(이하 ‘점보’라고 한다)을 받았다. 나로서는 처음 보는 상업용 벌레(商虫)였다.
상품명인 「밀웜 (meal worm)」은 원래 곡물거저리 (Tenebrio obscurus, 영명은 dark mealworm)와 갈색거저리 (Tenebrio molitor, 영명 yellow mealworm)이라는 같은 속에 속하는 2종의 딱정벌레 유충을 가리킨다. 이 원조 거저리는 모두 유충의 몸길이가 17mm안팎인 반면에 ‘점보’는 형태는 유사하지만 이름처럼 몸길이가 40mm 정도로 격이 다를 정도로 크다.
여기서 ‘점보’는 뒤로 미루고, 원조 밀웜에 대해서 좀 더 언급하고 싶다.
밀웜은 크기가 어느 정도되고, 보리의 겨나 밀가루 등을 이용해서 대량 증식이 가능하며, 유충의 기간이 길며, 보온을 해서 조정하면 일년 내내 공급이 가능하다. 또, 벌레를 먹는 동물이나 새 등이 즐겨 먹는 점 등의 이점이 있어 오늘날 일본을 포함해서 세계 각국의 동물원에서 먹이로 많이 이용되며, 곤충을 먹는 애완동물용 먹이로도 놀랄 만큼 많은 양이 널리 판매되고 있다.
갈색거저리는 유럽이 원산지로 저온에 강해서 세계 온대 지역의 서늘한 지역에서 분포를 확대하고 있는 반면에 곡물거저리는 인도가 원산지로 여겨지며 고온에 강해서 열대지역에서 온대지역으로 널리 진출하고 있다. 일본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은 모두 옐로우 밀웜이라는 갈색거저리이며, 대량으로 증식되고 있지만 야외에서 정착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반대로, 다크 밀웜이라는 곡물거저리는 이미 일본에 침입해서 정착하고 있지만 왠지 일본에서는 먹이로 이용되지 않는다.
원조 밀웜이 서구에서 애완동물, 특히 새의 먹이로서 이용된 시기는 분명치는 않지만 아마도 20세기에 들어서이고, 더욱이 이것이 판매된 것은 제2차세계대전 후 소형 조류의 사육이 활발해진 이후의 일로 보인다. 일본에서도 판매되게 된 시점은 비교적 최근인 1980년을 전후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최근에는 애완동물 붐을 타고 주로 파충류나 양서류의 먹이로 수요가 많으며, 가격도 1마리에 1엔 정도로 먹이 곤충으로서는 매우 저렴하다.
밀웜은 전통적으로 곤충을 식용하고 있는 지역에서도 다양한 식용 곤충과 함께 대량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판매 목적은 모두 소형 동물의 먹이일 뿐이다. 가격도 싸고 증식도 쉬워서 식용 곤충으로서의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으며, 미국 등에서의 곤충 시식 행사 때도 자주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식용으로 판매되는 사례는 본 적이 없다. 역시 맛이나 식감 등에서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다. 또, 낚시 미끼인 상업용 벌레가 존재하지 않는 외국에서는 그렇다 치더라도 대형 열대어의 먹이로도 사용되는 밀웜이 그 동안 일본에서 낚시 미끼로 사용되지 않은 것도 오히려 불가사의하다. 다른 낚시 미끼와 비교해서 피부가 단단한 점 외에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말이다.
여기서 문제의 ‘점보’ 이야기로 되돌아간다.
타카히토시(高見仁)씨가 보내온 소형 동물의 먹이 카탈로그에는 이 벌레에 대해서 「슈퍼 웜, 판매원 ― 해피 홀리데이 재팬. 20마리 포장, 오프라인 가격. 주로 파충류, 대형 열대어에게 연중 공급 가능한 살아있는 먹이로서, 또는 산천어, 송어, 블랙 배스(black bass), 무지개송어 등의 대형 민물고기를 대상으로 개발된 낚시 미끼. 영양가, 기호성, 낚시 미끼로서의 효과를 증명」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타카히토시(高見仁)씨에 따르면, 구입한 애완용품점에서의 말로는 처음(1990년경)에는 중국에서 수입하였으나 머지않아 국내(일본)에서도 증식할 수 있게 되어 1995년경부터는 대량으로 출시되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보내온 몇 마리의 수수께끼 같은 ‘점보’를 용기에 넣고 밀기울로 사육했지만 성충이 된 것은 1마리(사진2)뿐이었고, 그것도 얼마 지나지않아 다른 유충의 습격을 받아 파편만 남았다. 부득이 이 성충의 파편을 전문가인 안도키요시(安藤清志)씨에게 보내 동정을 의뢰한 결과 학명이 ‘Zophobas atrantus’로 판명되었다(단, 미국의 애완동물 먹이 업계에서는 20세기 초에 쓰이던 옛 이름인 ‘Z. morio’가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본종은 일본에는 분포하지 않으며, 일본 이름도 없어서 이것에는 안도(安藤)씨에게 제안 받은 Tsuyakeshioogomimushidamashi (ツヤケシオオゴミムシダマシ)라는 새로운 일본 이름을 사용하였다.
안도(安藤)씨의 본종에 관한 정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중~남미 원산으로 미국에는 많은 생산업자가 있으며, 킹 밀웜(king mealworm), 슈포 엄(super worm) 등의 상품명으로 소형 동물이나 도마뱀의 먹이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낚시 미끼는 아니다. 중국에는 분포하지 않으며, 중국에서 수입한 것이라면 양식한 것일 것이다. 밀기울만으로는 사육할 수 없다. 야채 부스러기 등도 즐겨 먹지만 유충은 동물성 단백질을 필요로 하며, 서로 잡아먹기도 한다.
그야말로 천지개벽할 일이었다. 내가 몰랐을 뿐이며,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더니 이미 본종은 일본의 애완동물 업계에서도 미국 제품에 표기된 이름과 비슷한 다양한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었으며, 원조 밀웜을 능가하는 세력을 과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로 잡아먹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정보도 있었다. 타카(高見)씨가 구입한 것은 마리 단위로 팔기 때문에 1마리에 25엔이었지만 인터넷 광고에서는 구입하는 마리 수에 따라서 1마리에 7~10엔 정도의 가격이었다.
생각해 보면 일본에는 낚시용품점과는 별도로 애완동물 상점이라는 또 하나의 상업용 벌레의 세계가 있었다. 이 두 세계는 비슷하면서도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영업 영역이 겹치지는 않는다. 현재, 낚시용품점에서는 애완동물의 먹이가 없으며, 애완동물 가게에서는 낚시 미끼를 팔지 않는다. 다만 최근에는 후술하는 양식 포도벌레(포도유리나방의 유충)가 애완동물계에도 진출해서 인터넷 정보로는 ‘낚시용품점에서 구입 가능하다’고 하지만 일부는 이미 애완용품점에서도 직접 판매하고 있다고도 한다. 또, 낚시 미끼용과 애완동물용은 ‘양식 포도벌레’의 종류가 다르다는 흥미 있는 정보도 있다.
어쨌든, 이번에 애완동물 가게와 낚시용품점 양쪽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업용 벌레인 ‘점보’가 낚시 미끼로 등장함에 따라 이 벌레에 대한 정보가 나에게 전해졌다. 예상대로 ‘점보’가 낚시 미끼용 상업 벌레의 한 몫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원래의 밀웜도 낚시 미끼로 진입하는 길이 개척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낚시 미끼로의 판로 확대에는 무리가 있어 애완동물 사료 전용으로 그칠지는 머지않아 사용자가 그 결과를 내어 줄 것이다.
본래, 거저리류는 잡식성으로 야생에서는 부패한 식물이나 다른 소형 곤충 등도 먹으며 생활하고 있는 듯하다. 실내에 있어서도 완전히 곡물만으로는 생활하지 못하며, 밀기울이나 변질된 밀가루 등을 먹고 크기 때문에 해충으로서의 중요도는 낮지만 일단은 곡류 해충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이 벌레는 다른 곡류 해충을 잡아먹는 천적일 가능성이 있다.
그 실태는 완전하지 않지만 현 단계에서 일본에 분포하지 않는 ‘점보’라고 하는 아메리카왕거저리를 산 채로 수입하는 것은 식물방역법에 위반이 된다. 결국 수입자가 위법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지는 별개의 문제이고, 현 실태는 수입 금지된 벌레를 ‘밀수’해서 증식시켜 판매하고 있는 것이 된다.
○ 아메리카왕거저리 : Zophobas atratus (Fabricius)
1) 분 류 : 곤충綱 (Insecta) > 딱정벌레目 Coleoptera > 거저리科 Tenebrionidae
2) 외국명 : (영) Giant mealworm, Giant mealworm beetle, (일) Tsuyakeshioogomimushidamashi (ツヤケシオオゴミムシダマシ)
3) 형 태 : 성충의 몸길이도 25~35mm에 달하며, 광택이 있는 검은 빛을 띤다.
유충의 몸길이는 40mm (초대형은 60mm)정도로
다른 거저리류의 유충보다는 월등히 크다.
4) 설 명 : 일본이름으로는 먼지벌레(고미무시)라는 말이 들어있지만 실제로 먼지벌레(Anisodactylus
signatus, 딱정벌레科)는 아니다. 한국과 일본에는 없던 종으로 그 유충을 자이언트 밀웜이라고
부르고 있다. 밀웜(mealworm)은 원래 거저리의 유충을
일컫는 말이다.
청소벌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식욕이 왕성해서 식물에서부터 동물까지 취향의 폭이 넓고 서로 잡아먹을 수도 있으며, 잘못해서
실내에 놓아두면 가구를 파먹어
버릴 가능성도 있으며, 심지어는 스티로폼도 갉아
먹는다.
원래는 물고기의 미끼나 애완동물용 먹이로 사육되었지만 본종은
인류의 희망이 될 의외의 가능성도 있다. 전 세계에 친환경이라는 용어가 확대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곤충이 장래적인 식량 자원으로 주목 받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아메리카왕거저리는 가장 유력한 후보
중의 하나이다. 번식 속도도 빠르며, 영양 가도 높다. 게다가
튀김이나 볶음에도 적합해서 훌륭한 식재료로서 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성충은 얼핏 귀여워 보이기도 하지만 이 벌레는 경계하면 엄청난 악취를 발한다. 손으로 잡으면 치명적이어서 손에 밴 냄새는
비누로 씻어도 없앨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물론 먹이나 미끼로도 부적합하다.
5) 분 포 : 중남미가 원산지이다.
6) 비 고 : 이들과 유사한 생태를 보이는 거짓쌀도독거저리(Tribolium castaneum)나 외미거저리(Alphitobius diaperinus) 같은 몇 종의 거저리科의 딱정벌레가 사육 동물의 사료 혹은 모델 생물로서 연구소나 동물원 같은 전문적 기관에서 사육 번식되고 있지만 애완동물 산업이나 취미적 동물 사육의 세계에서는 일반적이지 않다.
※ 아메리카왕거저리의 사육
1. 성충의 사육은 지극히 간단하다.
1) 얕고 면적이 면적이 넓은 플라스틱 상자를 준비한다. 상자의 크기는 대략 35x75㎝ 정도이고, 높이는 15㎝이면 충분하다.
2) 바닥재를 2~3㎝ 깔고 성충을 넣는다. 사용하는 바닥재는 사람마다 다양하며, 가장 일반적인 바닥재는 밀기울, 곤충용 매트, 죽은 나무 등이지만 빵 가루나 펠릿도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야자 껍질을 사용하기도 한다.
3) 번식을 시키려면 가능한 면적이 넓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종이로 만든 계란 포장지도 우수한 소재가 된다.
4) 이들은 뒤집어지면 일어나지 못하고 체력이 소모되어 죽을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들이 잡고 일어날 수 있도록 천이나 젓가락 또는 계란 팩을 넣어 주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