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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식후 원고지 배부
백일장 글쓰기1
백일장 글쓰기2
백일장 글쓰기3
제31회동안이승휴전국학생백일장 심사|왼편 시계방향 김진광시인, 김은숙시인,심동석시인, 서순우시인,조관선소설가,
박대용시인, 박종화시인,이용대시인,정순란시인, 정연휘시인은 잠시 촬영중|삼척예총 회의실에서 2014,10,05.
제31회 동안이승휴전국학생백일장 수상작품
-통합대상,운문부 장원,산문부 장원,금상(운문부|초저부,초고부,중등부,고등부
산문부| 초저부,초고부,중등부,고등부)
'제31회동안이승휴전국학생백일장'이 전국에서 351명의 초·중·고 학생들이 참가하여 101명이 수상되였다. 심사위원은 중견문인 심사위원장 김진광 시인,운문부팀장 김은숙 시인,산문부팀장 조관선 소설가,심사위 원 정연휘 시인,박종화 시인,이용대 시인,박대용 시인,서순우 시인,정순란 시인,심동석 시인이 심사를 했 다. 수상자 명단은 10월 7일 삼척문협카폐에 공지했고,수상작품은 <통합대상 1편(시상금 50만원)>,산문부 장 원, 운문부 장원 각1편과 운문부,산문부 초저,초고,중등,고등부 금상 까지 문협카페에 게재한다.상장과 상 품은 1주일안에 해당 학교로 송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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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상 신승현 | 삼척중앙초등학교 6-1 자동차 우리 외할아버지는 자동차정비사 어떤 차가 와도 뚝딱뚝딱 고치시는 자랑스러운 우리 외할아버지 자동차가 지나가면 함께 스쳐지나가는 소중한 외할아버지와의 추억 할아버지 차는 내 장난감 할아버지 어깨는 내 자동차 할아버지의 정비소는 나의 놀이터 하지만 지금은 내가 할아버지보다 키도 커지고 힘도 세졌죠 할아버지가 어떤 아픈 차도 뚝딱뚝딱 고쳐 주셨듯이 이젠 제가 할아버지 아픈곳을 꼭 고쳐드릴게요 ● ● ● ● ●
운문부 | 장원
최승원 | 정라초등학교 2-5
가을비
투둑투둑
나무에 떨어지는 빗방울
빗방울 안에
물감을 숨겼나?
비맞은 나뭇잎은
알록달록 물들어요.
투둑투둑
나무에 떨어지는 빗방울
후두둑 후두둑
노란 나뭇잎 빨간 나뭇잎
빗방울을 따라서
함께 떨어져 땅도
알록달록 물들어요.
투둑투둑
열매에 떨어지는 빗방울
빗방울 안에
사탕을 숨겼나?
비맞은 열매는
새콤달콤 사탕처럼
입안에서 살살 녹아요
투둑투둑 투둑투둑
가을비가
내려요
그러면 나는……
즐거운 상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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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부 | 초등부 저학년 금상
진다원 | 삼척초등학교 2-1
미안해
내 동생은 투덜쟁이
아침에 눈만 뜨면
동화책을 읽어달라고 하네
나는 귀찮아서 모른척 한다네
미안해 미안해
내 동생은 개구쟁이
내 동생은 놀아달라고
졸졸 따라다니네
나는 귀찮아서 모른척 한다네
미안해 미안해
내 동생은 애교쟁이
내 동생은 울랄라 울랄라
애교를 부리면
블럭 놀이를 하자네
내 동생의 애교를 보면
너무 귀여워서 않놀아 줄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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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부 | 초등부 고학년 금상
김성태 | 도계초등학교 4-1
가을비
밭에서 익어가는 깨알과
땅속에서 오손도손 커가는 고구마 식구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고 싶데요
가을비가 소리없이 내리면서
외할머니 집마당에
땅콩, 들깨, 고구마, 참깨
모여 잔치를 벌리고 싶대요
단풍잎도 오색 옷을 입어보고 싶어
가을비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하고
한자리에 아울려진 가을 손님들은
외할머니 얼굴에 그려진
주름을 활짝 펴게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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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부 | 중등부 금상
서승현 | 도계여자중학교 1-1
미안해요
우리집 방
한켠에 놓여있는
할머니 사진
조금이라도
찾아뵙지 못하고
보내버린
미안한 마음에
자꾸만 눈길이 가네
사진 속
할머니께서 괜찮다는
눈빛이 슬퍼
미안한 마음은 번져만 가고……
할머니 병원에 가기 싫다고
투정부린 그 시간이
후회로 남게 되었네
얼마나 서운하셨을까?
얼마나 슬프셨을까?
머리 속 그려진
할머니 모습에
이내 눈물을 떨구고 마네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 속 깊숙히 새겨둔
그 한마디
"할머니 미안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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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부 | 고등부 금상
김다빈 | 삼일고등학교 1-1
아버지의 신발
오늘도
아버지의 신발이
무겁습니다.
가기싫은 몸과
힘든 몸을 이끌고
무거운 신발을 신고
힘겹게 터벅터벅 걸어갑니다.
오늘도
아버지의 신발은
냄새가 납니다.
부유하지 않아도
가난하진 않게 가정을 위해
아버지의 신발은
또 스멀스멀 냄새가 납니다.
오늘도
아버지의 신발은
아픕니다.
나의 신발은
신발 수선집에 가서
아버지의 신발 속은
찢어지게 아픕니다.
오늘도
아버지의 신발은
무겁고, 냄새가 나고,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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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부 | 장원
오지은 | 삼척여자고등학교 1-6
아버지의 신발
급식소 아저씨 들어는 봤을까?
학교급식을 책임지는 한낮 계속 서 계시는 급식소 아주머니들 사이엔 오늘도 우리 아빠는 구슬땀 흘려가며 쌀밥을 짓고 계신다.
맛없다고 투정부리는 친구들을 보면서 차마 우리 아빠가 급식소에서 일한다고 말을 못하겠다. 시험기간에 야자 끝나고 드러누워서 곰곰 생각했다. 그냥 우리 아빠가 급식소에서 일한다고 확 말해버릴까? 하다가 그만 잠들어 버렸다.
꿈에서 누런 진돗개가 끙끙대길래 손으로 쓰담아 주었다. 그런데도 끙끙이 계속되자 꿈이라는 걸 알아버렸다. "어? 이건 꿈이잖아?"하자 그 진돗개가 잡아 먹을 듯이 달려들자 깨어났다. 아빠께서 허리가 아파서 끙끙대셨던 것이다. 하긴 하루 종일 서 계시는데 안 아픈게 이상하다.
일주일이 지나고 시험이 끝나고 난 드디더 해방이다! 하고 친구들이랑 시내를 누볐다. 그렇게 신나게 놀고나서 집에 가고 있었다. 경찰서 부근을 지나 세번째 전봇대를 지날때쯤엔 공중전화부스가 있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공주전화기 동전투입구를 막 흔드는게 아닌가? 그러다가 땡그랑 소리가 나더니 주머니에 주섬주섬 넣는 걸 보았다. 참 한밤에 술을 너무 많이 드셨나 보다하고 아빠한테 혼날까봐 집으로 빨리 들어갔다. 초록공룡이불에 들어가 빨리 잠들었다.
다음날 여느떄와 같이 난 눈뜨면 일어나고 눈감으면 자는 그런 평범한 학생이다. 학교에서 유일하게 기다려지는 시간은 두시간이다. 점심시간과 석식시간이다. 중학생떄는 들어보지도 못한 석식시간. 메뉴판을 보니 소풍날만 먹는다는 김밥이 나왔다. 지루한 숫자 놀이 수학과 이승휴선생의 제왕운기를 더 가까이 접하는 국어시간이 지났더니 어느새 석식시간이 왔다. 친구들이 "오늘은 일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하는 김밥이다야"라고 하더라. 그러자 옆에 있는 아이가 "그러게? 근데 센스가 없네. 사과주스가 빠졌잖아?" 역시나이다. 그냥 주는 대로 먹지 좀. 그렇게 석식시간이 끝나고 야자종이 울리고 책상을 정리하고 와셔츠 끝자락 만지다가 이제 좀 집중하려는데 배에서 지진이 일어나더라. 고개를 들어보니 예린이랑 연희는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 결국 연필 못잡고 집에 와버렸다. 그 다음날 교장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식중독에 걸린 것같아 대단히 죄송하댄다. 애들이 올해 미션은 생존이라면서 급식을 끊겠다고 선언까지했다. 너무 속상해서 "너네가 도시락 싸가지고 다녀, 손이 없냐 발이 없냐? 누구는 뼈빠지고 혀빠지게 오늘은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 돌아오는 건 투정밖에 없냐?" 하면서 나와버렸다. 걸어가다보니 어느새 소망의 탑까지 와버렸다. 밤에 보니까 초록빛이 바다 색깔 같아서 그런지 더 아름다워 보였다. 손가락을 따라가다보니 내 이름과 아빠이름이 새겨져있었다. 손가락이 내려가면서 얼굴에 무언가가 짜증나게 흐르고 있었다. '오늘따라 더 격하게 흔드네'라고 하던 찰나에 전화부스가 넘어졌다. 달려가서 도와주었다. 바닥에 떨어진 그 사람의 물건을 주워주다가 그이의 신발을 보았다. 밑창은 한 7번 덧붙인 것 같았고 끈은 빨간 꼬장물이 꼬장꼬장하게 묶여있고 새끼발가락쪽에는 발톱이 들어갈만큼 구멍이 나있었다. 대체 이 집안은 뭘하길래 집안의 가장의 신발이 이렇게까지 되도록 뭐하는 거지? 하면서 얼굴이 궁금해져서 올려다보았다. 아빠였다. 울음부터 나왔따. 먹먹했다. 바보같다. 이 세상 모든 나쁜 단어들다해도 모자르다. "아빠 미안해" 하면서 하염없이 울었다. 그렇게 울다가 웃다가 걷다가 집으로 왔다. 한 십년치 운 것 같다.
아빠께 물어보니 신발끈은 김치 담글때 국물이 자주 튀어서 빨간 것이었다. 나는 아빠의 신발로 백일장에 나가서 글을 썼다. 말로 못했던 일들을 글로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내 글을 본 연희랑 예린이는 미안하다면서 울었다. 그 다음부턴 친구들이 내 든든한 어깨가 되었다. 백일장 발표가 났다. 감동상을 받고 상금으로 아빠 신발을 샀다.
이번엔 때 타지 말라고 찍찍이 신발로 준비했다.
아빠께서 아빠의 새 신발 좋아하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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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부 | 초저부 금상
엄찬식 | 정라초등학교 2-1
아버지의 신발
우리집 신발장 한 구석에 냄새가 고약한 신발 한켤래가 늘~ 그 자리에 자리잡고 있다. 으악~ 퀴퀴한 냄새 엄마!~ 아빠 신발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요. 엄마는 빙그래 웃으면서 아빠 신발을 햇볕이 잘 드는 곳으로 내놓았다. 엄마 뭐하세요? 하고 물었더니 엄마는 웃으시면서 아빠는 늘 군화를 신고다녀서 냄새가 심한 거란다. 세균도 잡고 아빠 발냄새도 잡고…… 우리 아빠의 직업은 군인이다. 여름에도, 추운 겨울에도 늘 똑같은 신발을 신고 다니신다. 여름에는 더워도 샌들도 못신고…… 겨울에는 발이 시려워도 따뜻한 신발을 못신는다. 내가 아빠의 신발을 신으려고 하면 화를 내신다. 더럽고 축축하다고 하며 신지 못하게 하신다.
아빠몰래 신어본 신발 으아! 무거워, 답답하고 이상한 느낌 아빠는 이 무거운 신발을 어떻게 신고 다니실까? 다시는 신고 싶지 않다.
엄마! 아빠신발 냄새나요~ 저번에 냄새 난다고 할때는 그냥 웃으셨는데 오늘은 엄마가 화를 내셨다. 우리를 위해 무겁고 답답하며 더러운 신발을 신고 일을 하시는 것이다.
엄마! 아빠신발 좀 빨아주세요. 엄마는 덥석 들고 물에 담그려 한다. 아빠는 놀라며 안돼~! 아빠가 급하게 말리신다. "전투화는 빨수가 없어!" 아차차! 깜빡했다. 엄마가 놀라서 신발을 들고 화장실에서 나왔다. 휴~ 다행이다. 엄마, 아빠의 대화가 이해가 않간다. 신발은 더러워지면 빠는 거라며 우리 신발은 빨아주는데 왜? 아빠 신발은 안 빠는 거지? 아빠가 군인이 된지 얼마 안됬을때 엄마가 실수로 신발을 빤적이 있다고 한다.그때는 아빠의 신발이 하나밖에 없었는데 주말 동안 마르지도 않고 모양도 이상해져서 아빠는 젖은 신발을 신고 일하러 가셨다고 한다. 우리 신발 보다 편하지도 않는데 나 같으면 안 신는다.
우리 아빠는 참 불쌍하다. 일도 힘들고 신발도 불편하고 어른이 되는것도 아빠가 되는 것도 난 생각하기도 싫다. 이대로 계속 아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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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부 | 초고부 금상
박하은 | 삼척중앙초등학교 5-1
가을비
내가 지어드린 외할버지 별명은 몸짱 할아버지다 우리 할아버지가 월래 몸짱이였던 건 아니어서 할아버지는 지금도 할아버지가 몸짱이 된 건 내 덕분이라며 나에게 고맙다고 말씀하시곤 한다. 그렇지만 사실 나는 할아버지께 아무것도 해 드린 게 없다. 단지, 난 다섯 살 떄 엄마가 직장에 다니셔야해서 삼척에 사시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꼐 와서 살게 되었을 뿐이다. 근데 할아버지는 바로 그게 할아버지가 몸짱이 되신 이유라고 하시는 거다.
우리 외할아버지는 원래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외할머니도 우리 엄마랑 외삼촌을 키울 때는 공부만 잘 하면 그게 최고인 줄 알고 운동이나 등산은 거의 시킨 적이 없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학교에서도 건강이나 체육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나를 건강하게 잘 키우려면 어릴 때부터 운동을 시켜야 하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나를 운동시키기 위해서 선택한 것이 바로 등산이라고 하신다. 어린 나도 갈 수 있는 길어야하기 떄문에 집 근처에 있는 봉황산에 산책을 다니기 시작하셨다. 가다가 힘들다고 하면 할아버지가 번쩍 안아도 주시고 정상에 올라가면 체육기구들을 이용해서 근육 운동도 하고 오시는데 그 떄부터 할아버지 팔에 알통이 울룩불룩 올라오기 시작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내 덕분에 몸짱이 되셨다고 하시는 거다.
할아버지 손을 잡고 등산하는 길은 언제 떠올려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기억들 뿐이다. 4월 쯤이면 봉황산의 벚나무들에 벚꽃이 한가득 피어나서 온 산이 모두 연분홍빛으로 뒤덮인다. 바람에 날리는 벚꽃들 사이에 서 있으면 한겨울 눈을 맞는 것처럼 너무 좋았다. 내가 그 사이에서 신이 나 있으면 할아버지는 벚꽃 함박눈이라며 떨어진 벚꽃잎들을 한움쿰 주워 뿌려주셨다. 그러면 나는 그 아래에서 벚꽃들을 잡으러 팔짝팔짝 뛰어다니며 좋아하곤 했었다.
산을 올라가다 힘들 때면 중간 쯤에 있는 진주정에서 쉬어 가는데, 2층에 올라가면 거기에선 삼척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노을이 질 떄쯤에 올라가면 산 주변으로 진한 주황색의 하늘과 여러 가지 모양의 구름들이 펼쳐져 마치 멋진 그림을 감상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엄마가 보고 싶은 마음이들 때도 할아버지랑 산에 올라가면 엄마랑 같이 있을 때처럼 기분이 좋아지기도 해서 참 행복하다.
가을이 되면 봄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온통 하얗던 산이 울긋불긋 단풍들과 샛노란 은행잎들로 알록달록 옷을 입는다. 이런 가을에도 나랑 할아버지는 산을 오른다.
가을은 또 다른 산을 볼 수 있다. 가을에는 코스모스도 얼굴을 내밀고 잠자리도 짝을 지어 날아다닌다. 그러다가 갑자기 부슬부슬 비가 내리면 나랑 할아버지는 작은 정자로 뛰어가 비를 피한다. 가을이 오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지만 가을 비가 내리면 너무 추워지고 겨울이 곧 든 것만 같아서 나는 가을 비가 싫었다.
"할아버지! 또 비가 와요. 저는 가을 비가 너무 싫어요."
"하은아, 할아버지는 좋은데? 가을비가 오니까 이렇게 하은이와 내가 잠시 쉬어갈 수도 있고 나무랑 곤충들이 물 마시면서 쑥쑥 자라기도 하고, 공기도 깨끗이 목욕할 수 있으니 말이야. 할아버지는 우리 하은이도 이 가을비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가끔 쉼터가 되어주기도 하고, 목마른 사람에게 물도 전해주는 그런 사람 말이야."
할아버지 말씀을 들으니 보슬보슬 내리는 가을비가 다시 보였다.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다.
나에게 우리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정말 소중한 분이시다. 두 분이 안계셨다면 나는 어릴 때 다른 사람과 살아야 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두 분이 정말 고맙고 고맙다.
이제 또 가을비가 내릴 때가 왔다. 이번 주말에도 두 분 손잡고 산책을 가야지. 이젠 내가 할머니 키를 훌쩍 넘었으니 두 분께 가을비 같은 손녀가 되어드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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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부 | 중등부 금상
장유미 | 근덕중학교 2-1
아버지의 신발
제기 아직 어렸을 적
제 유치원 숙제는
아버지 발 씻어드리기였죠
당신은 혹시나 아직 어린땅이
조금이라도 힘들어할까
한사코 괜찮다며
직접 갈라진 발을 씻으셨죠.
제가 아직 어렸을 쩍
제 초등학교 숙제는
아버지 구두 닦아드리기였죠.
당신은 혹시나 아직 어린 딸의 손에
조금이라도 약이 묻을까
한사코 괜찮다며
직접 낡아버린 구두를 닦으셨죠.
제가 조금은 컸을 때
제 중학교 숙제는
산에 올라 생태보고서 쓰기였죠.
당신은 혹시나 다 큰 딸이 다칠까
예쁜 새 운동화를 사 주셨죠.
제가 산에 오른 날
저는 알 수 있었죠.
소중한 딸이 걱정되는 마음에
15년이 지나 낡아버린 운동화를 신고
딸의 새 운동화를 챙겨주시는
당신의 사랑을.
아버지의 사랑을
알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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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부 | 고등부 금상
전소민 | 삼척여자고등학교 2-2
미안해
미안했다. 그 말이 마지막이었다. 자신의 몸을 가누기도 힘드신 분이 내 손을 부여잡고 했던, 마지막 한마디였다. 어렸던 나에겐 어머니란 존재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닥치게 된 것일까. 내 어머니는 그 누구보다 여리신 분이었다. 내게 모진 말을 하여도 뒤에선 항상 내 생각에 잠 모드는 분이셨다. 아픔에 찌들어 쉽사리 잠 못드시는 날 안쓰러이 여겨 내 등을 토닥여 주시며 연거푸 미안하단 말을 내뱉으시는 분이셨다. 내 잘못된 행동을 감싸고 보듬어 주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그 형상이 흐려져 나도 모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보고 싶은 마음에 문득 고개를 들면 액자 속에서 환히 웃어주는 어머니의 모습에 또 한 번 무릎에 고개를 묻고 죄송하단 말만 되뇌게 된다. 사랑한다는 말도 엄마라는 말도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할 수 없는 점이 지금 나에게 큰 시련으로 다가온다. 언젠가 이 슬픔을 잊고 내 어머니란 존재가 잊혀지게 된다면 그땐 내가 어느 한 생명의 어머니가 된 후에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내 어머니가 나에게 해주었던 그 모든 걸 그 아이에게 고스란히 남겨주면 내 어머니도 그 먼 곳에서 날 자랑스러운 눈으로 봐주시겠지. 혹 지금 어머니가 내 앞에 다가와 아무 말 없이 안아주신다면 나오는 울음을 꾹 참고 말 할 것이다. 사랑한다고. 엄마는 내 인생의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나는 잘 지내고 있을테니까 걱정은 말라고 언제나 나는 당신 편이라고. 힘들고 아팠던 날들이 아무 근심걱정이 없는 그 곳에서 조금이나마 잊혀지길 바란다고.
엄마, 이름만 불러도 가슴이 먹먹해지지만 사랑해요. 그 어떤 마음을 담아도 다 표현이 되진 않겠지만 당신은 내게 큰 행운이었어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당신을 그리워하며.
첫댓글 산문부 금상 '장유미'학생은 운문입니다만 어떻게 된 것인지 혼란스럽습니다. 운문에 있는 은상 장유미 학생은 누구이며, 산문부에 있는 금장 장유미 학생은 누구입니까?
예,확인이 되는 대로 문의에 답하겠습니다.
작품들의 내용이 상당히 감동적이고, 많은 의미를 부여 해 주는 글들이 많이 시상되었네요~~
우리 아이들의 작품들로 이 가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중등 산문부 금상 장유리 학생과 중등 운문부 은상 장유미 학생은 쌍둥이 자매로서 이름이 기재된 대로 유리/유미입니다만 심사표를 가지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제가 착오를 일으켰습니다 죄송합니다.
착오내용에 대하여 댓글이나 전화로 알려주신 부분은 모두 정정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
삼척문협회장 조관선 올림
조관선 회장님과 정연휘 형님
행사준비하고 진행하고 사진 찍고 작품 정리해 올리느라 정말 노고가 많았습니다. ^*^ - 뽑힌 작품을 다시 읽어보니, 감동적이고 좋은 작품이 많이 보이네요. 올해 글 농사 큰 수
입니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