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3인 아들내미가 바쁘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훈련(이게 훈련이 필요한지는 모르겠다)이 안되어 있는 탓인지
등과 허리의 통증을 호소한다.
보기가 안쓰러웠는지 집사람은 주섬주섬 약바구니를 뒤지더니 파스를 찾아낸다.
세상의 모든 고난을 짊어진 듯한 고3 수험생의 등과 허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을 4장의 파스가 자리를 잡는다.
저 혼자만 감당해야할 일은 아니지만 쳐다보고 있는 부모로서는 맘이 편치않다.
무슨 일이던지 혼자서 척척 잘해내었던 큰 아이가 기특하다고 느껴졌다.
"이번 산행 안가면 안돼요?"
자세히 물어보지 않아도 아들내미 뒷바라지랑
평소 미루어두었던 집안 일을 주말에 해치울 작정인 모양이다.
이렇게 한구간 두구간 빠지다보면 수능 마칠때까지는 집사람이 차지했던 옆자리는 공석으로 남을 모양이다.
낮 기온이 15도 근처까지 오른단다.
꽃소식이 양지바른 곳에서부터 피어나더니
이제는 화사해질 봄속으로 달려가야할까보다.
감포에 단독주택을 구입한지가 9년째이다.
경매로 나온 집을 구입하여 약간의 손을 대고 마당에다 채전이라 하려고 갈아 놓은 한 구석에
장모님이 싸주신 매화나무 몇그루를 심었더니
봄의 전령사 역활을 단단히 하고 있다.
꽃망울이 맺히더니 며칠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지에다 꽃을 피웠다.
마음이 화사해지는 것은 물론 근처를 지나다니면 코끝을 자극하는 내음이 겨우내 움쳐렸던 마음을 펴주는 묘약같다.
곧이어 담장아래, 복숭아나무아래 심어 두었던 참나물이며 당귀 같은 향긋한 새싹들도 피어날것이다.
하나씩 집을 채워갈 꽃향을 기다리면서
가족들의 건강을 기원해본다.
▶ 구례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네비정보 충북 음성군 음성읍 초천리 848번지 / 초천로 85
▶ 임도를 따르던지, 산길을 택하던지 어느 쪽으로 진행하여도 무방하다.
10여분 뒤 만생쉼터에서 길은 만난다.
▶ 쉼터 옆 유래와 의미를 밝히는 안내문이 새겨져있는 비석이 있으니 한번 읽어들 보시라.
▶ 잠시 후 약수터와 1정상 갈림길이 나온다. 약수터는 가지마라. 겨울이라 물도 없고 물이 나온다해도 음용불가이다.
▶ 보현산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부용지맥 갈림길이기도 한 이곳에서 알바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좌측 정맥 길을 잘 확인하고 진행을 한다.
▶ 승주고개를 지난다. 구간 전체에 이정목이 잘 정리되어 있다.
▶ 고만고만한 고개를 몇 개 넘는다. 백야고개이다.
▶ 백야고개에서는 절개지에 가까운 비알을 잠시 오르다, 철탑을 만난다.
▶ 철탑을 조금 지나면 성모상이 있는 기도처가 나온다. 좌측으로 영성원 건물이 보인다.
▶ 소속리산 가는 길은 약간 오름길인데, 기대와 달리 소속리산은 밋밋한 공터이다.
▶ 고만고만한 능선을 넘다보면 갑자기 너른 개활지가 나온다. 공사현장이다.
정맥 길은 없어진 지 오래이다. 건너 보이는 푸른색 지붕을 목표로 진행을 한다.
▶ 바리가든 입간판이 서 있는 바리고개에 도착을 하면 우측으로 능선을 향해 붙는다.
▶ 능선에 도달하면 철조망을 따라 진행을 하다보면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타난다.
▶ 도로를 건너면 다시 철조망이 나오고, 잠시 후 하이테크 공장 정문이 나타나는데 정문을 지나 다시 산으로 진행을 한다. (개 조심)
▶ 공장 정문 통과 10여분후 다시 포장도로가 나오고 염소방목장 옆 펜스를 따라 가다보면 금왕논공단지가 나타난다.
▶ 펜스를 따라 가다보면 시멘트 도로가 나오고 잠시 후 월드사우나 건물이 보인다.
네비정보 043-881-5885 / 충북 음성군 금왕읍 대금로 1356
▶ 월드사우나에서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목우촌을 지나 사거리까지 진행을 한다.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틀어 gs 칼텍스가 있는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튼다.
▶ 한솔신약 표지판에서 우측 시멘트 길로 접어들어 보신탕집과 한솔신약 사이의 길로 들어선다.
▶ 영어로 삼포라고 쓰인 공장에서 좌측으로 틀어 임도로 진행을 한다.
▶ 583번 도로 아래의 지하도를 지나 다시 산으로 진입을 한다.
▶ 길이 어수선하다. 조심한다. 군부대가 나오면 철조망 끝 지점까지 진행을 하여 좌측 시멘트 길로 진행을 한다.
▶ 시멘트 포장길이 우측으로 휘어지는 곳에서 좌측 철망 쪽으로 진행을 하는데 길이 어수선하다.
▶ 인삼밭을 지나 우성사료 앞을 지나서 쌍봉2리로 들어선다.
▶ 583번 도로를 다시 만나면 우측으로 도로를 따라 선우전기 입간판이 있는 곳에서 밭길로 들어서고 밭둑을 따라 쌍봉초등학교까지 진행을 한다.
▶ 쌍봉초등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후문으로 빠져나온다.
▶ 다시 583번 도로를 건너, 높지 않은 높은봉이라는 이름의 봉우리에 잠시 들렀다가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짓는다.
네비정보 충북 음성군 금왕읍 금일로 487
전국적으로 보현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 몇군데 있다.
영천의 보현산, 구미의 보현산, 용인의 보현산, 파주에도 보현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보현산으로 오르는 몇 군데 등산로 중에 가장 대표적인 곳이 구례고개이다.
구례고개에는 보현산 약수터라는 돌 비석이 서있다.
음성군에서 관리하는 8군데 약수터 중의 한 곳이 보현산 약수터이다.
산길로 먼저 출발한 동료들을 배신(?)하고 암도길로 뒷짐을 지고 어슬렁어슬렁 동네 산보모드로 걸었다.
보현산 너머 승주고개에 도착을 했다.
좌측으로 감우리 승주마을, 우측으로는 사정리로 넘어가는 비포장임도이다.
고갯마루 한켠에 비석이 서 있어 무슨 내용인가 훓어보니
반남박씨 제자 임자 쓰시는 분이 험한 동네에 길을 내는데 사유지를 기증하였다는 내용이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발칙하게도 정맥길을 벗어난 둘레길 걷기를 제안하는 유혹에 후미 여섯명이 홀딱 넘어간다.
얼어붙은 땅이 녹기시작하면서 반은 질고, 반은 언 상태의 땅이 계속 이어진다.
인공으로 묘목을 키우는 지역을 지나자
흰 진돗개한마리가 사납게 짖어댄다.
목걸이가 풀린 상태라 허연 이빨을 들어내고 짖는데
혹여 달려들까 조심하면서 지나는데
제가 지키는 구역을 벗어나자 이내 짖기를 멈추는 것으로 보아 아예 족보없는 개는 아닌 모양이다.
승주고개에서 발원한 내는 동음천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한참을 내려오도록 인기척을 만날수 없었다.
갯버들 군락을 만나자 일시에 눈이 쏠렸다.
개울가에 잘 자라는 갯버들은 버들강아지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기도한다.
경기도 이천 여주의 양화천과 여의도 아래쪽 한강을 가로지르는 양화대교의 이름이
버드나무에서 유래하였다.
윗 사진과 같이 가지가 위로 뻗어오르는 버드나무는 楊이라하고, 가지가 쳐지는 버드나무는 柳라고 한다.
조금 더 내려걸어가자 백야고개로 오르는 시멘트 임도가 나왔다.
총무님에게 전화를 해보니 이제 막 백야고개를 지나는 길이란다.
급할 것 없는 사람들이다보니 주섬주섬 가방을 열어 먹을 과일을 꺼집어낸다.
백야고개 오르는 임도 우측 편으로 이제 막 움이 튼 두릅나무가 제법 자생해있다.
백야고개에서 다시 정맥길로 접속할까하다
이번에는 산너머 백야리 동네로 진행을 한다.
충북 음성군 금왕읍 백야리가 이 동네 정식이름이다.
백야고개에서 임도를 따라 한참을 내려오니 개 짓는 소리가 요란하다.
개사육장이다.
물이 흘러 아래로 내려가면 저수지 오염의 원인이 될 것도 같은데
용케도 사육장을 이곳에다 만들었다.
사육장을 지나자 과수원과 밭이 대부분이다.
울타리 없는 과수원에는 냉이가 잡초처럼 피어있었고
양지바른 밭둑에는 햇살가득 담은 햇쑥이 자라고 있었다.
용계저수지 상류지점에 도착을 한다.
이번에는 정맥길로 신속히 접속을 해야한다.
GPS에는 등로가 나 있었으나 찾을 길이 없고,
계곡치기와 개척탐방을 겸한 방법으로 정맥길로 복귀하자
갑자기 나타난 후미조에 몇분은 당황하셨으리라.
양지바른 묘땅에 주저 앉아 라면을 끓이고 뽕짝 노래 한곡조 틀어놓고 점심을 먹는다.
선비고을 식당에 도착한 회장님은 왜 이리 늦냐고 채근하셨지만
여유있는 산행이란 미명하에 모인 후미조들이 바쁠 턱이 없다.
맥심모카골드로 긴 점심의 방점을 찍고나서야 몸을 움직였다.
새로 만들어진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
몇번의 철조망을 지나 도착한 월드사우나 주차장에는 타고온 버스가 서있었다.
사우나에 때밀이까지 산행하다 이런 호사를 만나기도 어려울 듯.
길도 길같지 않은 정맥길을 헤멘 동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때빼고 광낸 온천 여행같은 하루였다.
끝 ~
첫댓글 재미난 산행하셨네요
아름다운 곳이 제법 보이던데 ,아쉽군요
이제 괘도에 들어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