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화 (모티프로 줄거리 만들기) 모티프를 확대하기 (2회)
약속시간에 쫒기며 택시나 버스를 기다리면 좀처럼 오지 않는다. 한없이 남아도는 시간에 버스를 기다리면 금방금방 도착한다. 제자는 소설을 쓰겠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는 야간 근무 시간이 고래힘줄처럼 길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었다.
편의점 야간근무를 쉽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은 아무래도 주간보다 손님이 적다는 점 때문 일 것이다. 손님이 주간보다 없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꾸벅꾸벅 졸고 시급을 받을 만큼 한가하지는 않다.
손님이 없을 때는 상품을 진열한다. 상품을 진열할 때에도 유의점이 있다. 바로 폐기관리와 선입선출이다. 선입선출이란 먼저 들어온 상품이 먼저 판매될 수 있도록 순서대로 진열하는 작업을 말한다. 폐기 관리는 진열대에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품을 빼는 작업이다.
식품 물류를 마치면 잠시 쉴 틈도 주지 않고 각종 유제품과 커피음료가 들어온다. 적으면 2박스, 많으면 4~5박스 정도다. 정리를 마치고 나면 12시가 조금 넘는다. 다음으로 할 일은 냉장 음료를 채우는 일이다. 냉장 음료는 보관 기간이 길어 선입선출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다. 그 대신 음료가 떨어지지 않도록 가득 채워놓아야 한다.
제자의 머릿속은 온통 소설 소재 생각뿐이다. 손따로 머리 따로 놀다 보니 유제품이 바닥에 떨어져 병이 깨지기도 했다. 상품 정리를 마치면 쓰레기통을 비운다. 먼저 일반쓰레기와 재활용쓰레기를 분리수거한다.
새벽 5시가 되면 담배, 라이터 상품, 종량제, 음식물 봉투 개수를 확인한다. 포스기에서 재고점검 버튼을 누르면 상품개수가 입력된 용지가 나온다. 제품을 하나씩 세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 여름이면 새벽 5시가 넘으면 밤이 푸른색으로 바뀐다. 편의점 밖으로 보이는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의 불빛들이 희미해지기도 한다. 11월이라 새벽 5시는 한 밤중과 같다. 소설을 쓰기 전에는 집에가서 푹 쉬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지금은 다르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소설을 시작해 놓고 잠을 자야겠다고 생각하며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
제자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간단하게 샤워를 했다. 아침은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김밥과 어묵탕으로 먹었다. 커피를 타 들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파워 스위치를 누르고 심호흡을 했다.
“소재를 멀리서 찾지 말고 내 추억을 더듬어 봐라.”
“직장에서 일어났던 일.”
“가족 울타리 안에서 일어났던 일.”
“내가 봤던 충격적인 사고나 감동적인 실화.”
“감동 깊게 본 영화에서 패러디를 해 봐라.”
“인터넷에서 인상 깊게 봤던 이야기들을 써 보라구. 반드시 써야 돼.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면, 말 그대로 생각으로 끝나거든.”
스승의 말을 떠 올리면서 모니터를 응시했다. 스승하고 극장 옆 골목에서 소맥으로 꼭지가 돌았던 날 생각했던 금수저 대학동기를 모티프로 했다.
“생각나는 대로 써 봐라.”
스승의 말처럼 생각나는 대로 써 보기로 했다. 동기의 이름 ‘천호일’이라고 쳤다.
클럽 죽돌이,
방학 때 마다 해외여행,
밥맛없는 놈,
교수 따까리,
그래도 부러운 놈…
제자는 생각나는 대로 쓰다가 멈췄다. 천호일은 방학 때마다 해외여행을 갔다. 제자는 방학 때 마다 아르바이트를 했다.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노동판이다. 노동판에서 십장 노릇을 하는 일명 오야지만 잘 알아 두면 건축 공사판에서 쉽게 일을 구할 수 있다.
김씨!
제자는 빌라 건축현장에서 여름을 같이 보낸 김 씨 얼굴을 떠 올렸다. 김 씨 아들은 사법고시를 패스를 하고 검사가 됐다. 서울대 출신에서 검사 라이선스는 준재벌의 사윗감으로 충분하다.
“아들이 안 도와 줍니까?”
노동판의 일이 고된 탓도 있지만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루는 김 씨와 술을 마시다 문득 생각이 나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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