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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대한민국에 공기청정기가 필요했을까.
정수기에 연수기에 공기청정기까지. 확실히 환경이 나빠지는 건 맞는데. 그만큼 문명의 이기도 누리고 있으니 절망할 것은 아니고. 뭐 30년 전으로 돌아가서 맑은 공기 마시고 살래 여기서 그냥 살래 하면 난 여기서 그냥 살란다. 나는 청정자연보다 아직은 속세가 좋다. 그리고 공기청정기를 쓰는 게 딱히 불편하지는 않으니까. 아 물론 30년전처럼 깨끗한 환경에서 지금 살면서 지금처럼 발전된 세상을 살 수 있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딱히 기대하지는 않는다. 더 나빠지지만 않음 다행이다.
어쨌든. 공기 청정기를 사려고 마음먹고 검토하면 일단 고려하게 되는 게 "필터"다. 헤파 필터 트루 헤파 필터 H13이 어쩌고 ..활성탄이니 흡착이니 뭐니 말이 무지 많다. 뭔가 되게 전문적인 말 같다.
물건을 파는 이들은 소비자가 이 모든 것을 너끈히 잘 알아들을 것을 (일부러?)가정하고 마구 들이댄다. 소비자는 불편하다. 워낙에 공부하는 게 진리인것처럼 여겨지는 대한민국이니, 모르는 걸 물어보는 게 부끄럽고 왠지 다 알아야 떳떳할 것 같다. 그래서 다 알아듣는 척 하다가 결국 "후기"를 클릭한다.
대부분의 구매는 이렇게 이루어진다. 가격 적당하고 좋다더라 하는 말이 많으면 낙찰. 아마 그래서 상품을 판매할 때 좋은 후기를 남기려고 회사들이 그렇게 목숨을 거는 걸꺼다. 하나라도 나쁜 후기가 있으면 멈칫..하게 되는 게 사람 마음이니.
그런데 냉정하게 보면 정말 모든 사람에게 "좋아요"를 받는 제품이라는 게 있으려나??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좋다고만 했다면 그건 100% 조작이다. 당연하지 않나?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 주관적인 기준들을 다 빗대어 볼 때 어떻게 "다" 좋을 수가 있겠는가. 우리가 "후기"를 참고하는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충족시키는 물건인가를 보는 것이지 "전부 다" 만족한 물건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다.
시중에 파는 공기 청정기들은 저마다 자기들 꺼가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다고 말이 많은데. 그냥 읽을 때는 잘 모르겠더니 또 몇날 며칠을 이걸 파고 들어서 정보와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춘 상태가 되니 광고들을 읽으며 감탄까지 하게 된다. 정말 다들 애쓴다. 참으로 노력이 눈물겹다.
수많은 광고를 읽다보니 세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었다.
1. 말같지도 않은 걸 교묘히 꼬아서 미사여구를 처발라서 사기치는 제품
2. 비용문제든 기술문제든 적당히 제품을 만들어놓고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은 다했다"고 말하는 제품. 이 경우에는 자기들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소비자한테 자기들은 이건 못하지만 저건 잘하니까 알아서 선택해달라고 호소하는 듯 하다. 얼핏보면 가장 정직한 판매자일것 같지만 제품은 감정으로 사는 게 아니니 넘어가서는 안된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살피는게 중요하다.
3. 비용도 엄청나고 뭔가 기술도 엄청나게 홍보하는 제품. 소비자 자존심을 건드리는 듯. 이거 진짜 좋은건데 돈없으면 이런 거 못쓰지, 우린 최고거덩. 우리 브랜드 알지? 돈 있음 사. 넌 그럴 자격이 있어. 넌 특별하잖아~ 이런다. 뭐랄까. 은근 자존심을 건드리는 유형?
어쨌든 이 세 부류를 모두 개무시할 수 있는 것은 딱 두가지다. "정확한 정보"와 "내 취향을 잘 아는 것". 취향은 나름대로 분석하도록 하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객관적으로 모은 정보만 기록하고자 한다.
일단 "필터"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필터란 공기 중의 불순물을 걸러내는 체와 같다. 공기 청정기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필터가 다 한다.
공기청정기의 원리랄까? 공기청정기 속으로 빨려들어간 '불순물이 섞인 바람'은 필터를 통과하면서 깨끗하게 샤라락 걸러진다. 이 불순물은 종류와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다.
어떤 것은 고체(미세먼지&초미세먼지etc.)고 어떤 것은 기체 (이산화탄소etc.)고 또 어떤 것은 균(세균&박테리아&바이러스)이다. 고로 한 가지 필터로 모든 것을 다 걸러내지는 못하기에 공기청정기들은 (비싸면 비쌀수록^^;) 2중 3중으로 다양한 필터가 들어간다.
그런데 과연 2중 3중으로 필터를 설치하는 게 꼬오오옥 필요한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참고로 우리 집에서 쓰는 공기 청정기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걸러준다는 필터가 딱 하나 들어가 있다. 탈취 필터나 프리 필터나 이런 게 들어가 있지않고 음이온을 방출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가격이 그닥 비싸지 않다.
탈취 필터가 할 일은 창문을 열어서 대신하고 프리 필터가 할 일은 내가 좀 더 부지런히 먼지를 청소하는 걸로 대신한다. 물론 전문 필터만큼 내가 일을 잘 하지는 않겠지만 그런 역할을 하는 비싼 필터를 돈 내고 쓰고 싶지는 않았다. 이것이 바로 "개취"다. 요샛말로 "개.인.취.향".
그럼 그 딱 하나 들어가 있는 필터가 무엇이냐. 헤파필터다. 그 유명한 H13 헤파필터다.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filter, 앞 글자만 따서 "HEPA" 필터라고 한다.
효과 Efficiency가 high한데 어디에 high하냐하면 particulate가 있는 air를 filter하는 데 그렇다.
particulate 미립자를 말한다는데, 미립자는 말 그대로 아주 작은 것을 말한다.
헤파 필터 이외에도 필터는 엄청 많다.
멤브레인 필터 / 나노 필터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크기가 나노 입자다. 나노 필터는 이것도 걸러준단다) / 일반 필터 (헤파필터는 0.3㎛이하를 걸러준대서 환호하는 거고 일반 필터는 1~10㎛ 크기를 99%가까이 걸러낸다) / 알루미늄 필터 (정전기를 사용하는 필터) / 노멕스 필터 / 일반 백필터 (PE) / 광목 백필터 (금이나 은 세공 작업시에 사용하는 특수 필터) / 데미스터 필터 / 프리 필터 / 비백 필터 / ACF 필터 / 활성탄
(정보 출처 : http://www.chca.co.kr/main/filter/filter.php ; 상세하고 자세히 정리가 잘 되어 있다 )
이게 헤파필터 등급표다. 아마 검색하면 제일 많이 나오는 표가 아닐까 싶은데.
이 보고서에서 나온 거다. 파일을 열어보시기 싫은 이들을 위해 앞머리만 살짝 잘라오면 다음과 같다.
The new series of BS EN1822:2010 standards
Absolute filters are used in places of highest requirements to the cleanliness of air. They are designed to remove ultrafine dust, aerosols and viable organisms. Applications are found within Cleanrooms, in hospital operating theatres and laboratories, but also in the micro-electronics, optical and precision industries, the pharmaceutical and food industry.
The new series of BS EN 1822 “High Efficiency Air Filters (EPA, HEPA and ULPA)” has been published in January 2011. The publication is also available in French as NF EN 1822:2010 and in German as DIN EN 1822:2010. The standard describes the factory testing of the filtration properties of absolute filters, i.e. Efficient Particulate Air filter (EPA),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filter (HEPA) and Ultra Low Penetration Air filter (ULPA). For the in-situ testing of those filters under installed conditions the well-known, BS EN ISO 14644-3 remains valid.
뭐래니 대체....ㅠ_ㅠ
초고성능 미립자 필터를 absolute filter라고 한다는데 이건 highest한 아주 고퀄리티의 깨끗함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사용되며 (fine dust는 미세먼지 ultrafine dust는 초미세먼지..라고 하는데. 얘네들은 고체덩어리이므로 dust가 아니라 particle이라고 써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dust는 일반 먼지, particle은 조각.) 공기중의 미생물이나 미세먼지, 공기중의 다른 미세한 입자 등을 걸러내려고 만든 거란다. BS EN 1822의 EPA, HEPA, ULPA 필터들은 2011년 1월에 나왔고 (publish) 프랑스랑 독일에서도 유효한 기준이란다.
어쨌든. 그래서. EN1822는 유럽에서 사용되는 엄청나게 까다로운 필터 테스트 기준이란 말이고 이 기준으로 검사하면 모 필터들이 어떤 등급을 받는지가 나온다. 저 위에 있는 표에 해당하는 번호를 부여받는다 이 말씀. 표에 나와있는 E는 (EPA), H는 (HEPA), U는 (ULPA)를 뜻한다.
Efficiency는 효율성 또는 효과라는 말이고 Penetration 통과하다 깊이 들어가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E에서 U로 갈수록 효율성은 높고 먼지나 입자가 통과하는 정도는 퐉퐉 낮아졌다. H13을 강조하는 이유는 거기서부터 입자가 통과하는 정도가 확 낮아졌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의료용으로는 H13부터 쓸 수 있다고 그랬단다. 세균, 박테리아, 바이러스가 통과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 쯤 되면 ㅇㅋㅇㅋ 이제 공기청정기는 무조건 H13 필터 표시 있는 것 만 보고 사야겠다...라고 결심할 수 있겠으나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가 않다. 공기청정기에 H13 필터가 들어간다고 해서 저 위에 있는 표와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없다고 전문가들이 꼬집어놓은 부분이 상당하다. 왜냐, 저런 실험은 공기청정기에 필터를 끼우고 실험한 게 아니라 필터만 가지고 연구소에서 실험한 결과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제 현장에서 또는 가정에서 사용한다면 저 정도로 효과가 나기는 힘들다는 말이다.
과대 과장 광고를 보고 짜증난 전문가들이 "물론 좋기야 하겠지만 저 정도는 아니다!"라고 열심히 못박고 있는 중이다.
그건 또 왜 그러냐.
일단 첫번째로, 공기청정기는 바람을 빨아들이는 힘이 제품마다 다르다.
얼마만큼의 실내 공기가 공기 청정기 속으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걸러지는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필터가 작으면 조금밖에 못거를 것이고 넓고 크면 그만큼 걸러내는 양이 많다.
광고들을 보면 실내 공기가 청정기 속으로 무지막지하게 빨려들어가는 영상들을 보여주는데 그게 장땡은 아니다. 아무리 공기 유입량이 많아도 이 불순물들이 필터에 한꺼번에 확 몰리면 필터에 들어가는 부분이 있고 못들어가고 되돌아오거나 또는 바람끼리 엉켜 어디 가지 못하고 머무르기도 한다.
심지어 이런 이론도 있다. 불순물을 머금은 공기가 실내를 떠돌다가 공기청정기에게 붙들려서 안으로 쓸려들어간다. 근데 너무 세게 잡아당겨서 또는 너무 많이 밀려들어와서 필터와 부딪힌다. 머금고 있던 불순물들 중에서 무거운 거 (고체로 된 거.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등을 말하는듯)를 떨어뜨린다. 이게 쌓인다. 고로 필터를 갈아끼울 때, 즉 공기청정기의 뚜껑을 열 때는 고동도로 쌓인 불순물들을 들이마실 가능성이 높다. 반드시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필터를 갈아끼워야 한단다.
이건 확실히 맞는 말 같다.
아, 참고로.
진공청소기 먼지통을 비울 때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보안경도 착용.) 유용한 팁을 하나 써보자면, 진공 청소기 먼지통을 비울 때 질긴 물티슈나 빨아쓰는 키친타올 등 (널찍한 걸로) 을 물에 적셔서 덮은 다음 닦아내면서 비우면 좋다. 물기때문에 먼지가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어느 정도는 흡착되는 효과가 있어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다. 그거 들이마시는 건 정말 자살행위다. 진공청소기를 가동시킬 때 주변의 미세먼지 발생이 진짜 장난아니므로.
참고로 EBS 에서 실험한 청소기 미세먼지 발생 실험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uXidU9tyD7k
* 실제로 미세먼지 측정기를 가지고 청소기를 켜고 실험한 영상들도 있는데 그냥 청소기를 켜고 실험하는 거랑 실제로 청소를 하면서 실험하는 건 완전히 다른데 이 변수를 무시하고 찍은 영상들도 더러 있길래 그냥 EBS를 믿고 가져옴.
덤으로 이건 영상에 나온 청소기의 실제 사용 장단점에 대한 영상 (제일 현실적이라고 함)
https://www.youtube.com/watch?v=Juv1iXBdaOM
아...공기 청정기 얘기로 돌아가서 -_-;;;;
공기 청정기의 필터가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들어오는 바람의 양과 궁합이 딱 맞아줘야 성능이 발휘된단다. 게다가 필터와 바람이 들어오는 구멍사이의 거리가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상당한 변수가 된단다. 불순물들을 머금고 바람이 청정기 안으로 들어왔는데 필터까지 가기전에 자기들끼리 엉켜서 이리저리 부딪히다가 미처 다 걸러지지 못하는 상황도 생긴다는 이야기. (앞서 말한 이야기와 중복되는듯.)
그런데 그럼 어떡하느냐. 뭐 그냥 상황따라 맞게 쓰는 수밖에 없다. 이걸 다 실험으로 어떻게 해야 좋고 나쁜지 방법을 딱 찾아내서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집집마다 상황이 다르니까. 집이 산골에 있냐 바닷가에 있냐 도심 한가운데 있냐 도로옆에 있냐 등등의 환경 변수에 따라 공기의 질과 밀도가 다르다.
여튼, 이러저러한 이유로 공기 청정기가 갖고 있는 "보고서"대로 효과가 나기는 힘들다는 게 결론.
그러나 극도의 클린한 상황이 필요한 의료 기관이 아닌 담에야 99.99%까지 걸러낼 필요는 없다. 분명 공기청정기는 효과가 있고 이것은 가동시키기 전 후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켰다 껐다 해보면 알 수 있다. 그럼 어떤 공기 청정기를 골라야 하는가?
* 공기청정기를 사고자할 때 체크할 10가지 항목을 만든 표*
(양식은 첨부파일로 첨부. 필요하시면 받아쓰시길~)
과연,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느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실 건가요?
공기 청정기를 고를 때는 제품 소개 페이지를 상.세.히. 자.세.히 매의 눈을 가지고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찌나 말장난들이 많은지 모른다. 사실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계속 질질 끌게 되는게.. 어디까지 공개를 - 속된 말로 '까발려야' 하는지 경계를 잘 모르겠다. 느끼는대로 적나라하게 쓰면 특정 제품을 공격하는 것처럼 보일 것 같고, 또는 특정 제품을 옹호하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할꺼고. 카페에서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해야하는 입장이니 거 참 마음이 거시기하다...
어쨌든 위험 수위를 넘지 않고 현명하게 공기청정기를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 실제 제품의 스펙들을 모아왔다.
A-1, A-2 제품은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상당히 호의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었다. 공기 청정기를 살 때 어느 정도의 면적에서 사용할 것인지도 체크하라고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있었는데 음? 눈을 씻고 찾아도 자기들이 파는 A-1 제품이 어느 정도의 면적에서 사용하면 좋은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건 대체 무슨 경우래 -_-;
그리고 필터에 대해서는 지면을 팍팍 할애하여 H13 필터가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말라는 H13 필터 찬양론을 펼쳐놓았다. 근데 그러면 자기들이 받은 인증서를 대문짝만하게 게시하는 게 맞지 않나? 자세히 찾아보지 않으면 안보일 정도로 작게 인증서를 올려놓기는 했다. 물론 인증서가 거짓일 수도 있고 H13 등급을 받았다는 게 거짓말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건 너무나 뻔히 인증서와 실험 결과가 있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누군가 작정하고 공개해서 보여달라고 하면 보여줄 수 있어야한다. 속이기 힘든 부분이다. 대부분 H13 필터를 쓴다고 하면 간이 배밖에 나오지 않고서는 사기는 아니지 싶다.
B 제품은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99.9% 걸러주며 자사 제품은 0.02㎛보다 작은 입자를 걸러낸다고 말하면서 어디에도 필터에 대한 인증이나 정보는 없었다. 필터에 대한 인증서는 없었고 공기청정기가 인증을 받았다고 홍보는 하는데 글씨를 알아볼 수 없는 인증서를 흐릿하게 처리해서 사이트에 올려놓았다. 0.02㎛ 이하의 먼지를 걸러낸다면 En1822 인증은 너끈히 통과했을텐데 왜 인증서를 게시하지 않는걸까? 그냥 그렇게 말만하면 소비자는 믿어야 하는걸까?
그리고 제품 홍보하면서 뜬금없이 실내와 거실 및 원룸 모두에서 "사용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물론 거실 침실 부엌 원룸 사무실 어디에든 공기청정기를 갖다놓을 수는 있다. 성능이 문제지. 공기청정기가 커버할 수 있는 면적이 있는데 80평 거실인지 30평 거실인지 알게 뭐겠는가. 15평과 18평이라고 사용 면적을 게시하면서 거실 원룸 침실 다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말장난이다.
C 제품도 A 제품과 마찬가지로 H13 필터 인증서를 일부분만 캡쳐하여 올려놓았다. 뭐 설마 거짓말이겠어만은 이 찜찜함은 어쩔..-_-; 아놔 도대체 왜들 그럴까.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서 개발해서 인증받았으면 인증서 그냥 통째로 다 올리라고 제발.
(물론 자기들이 어떻게해서 필터 인증을 받았는지 세세하게 공개한 제품도 있었다. 그런데 나름대로 애로사항은 있겠더라. 나처럼 하나하나 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 뭘 이렇게 자세히 써놓았냐고 귀찮다고 골치아프다고 넘겨버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니.)
D제품은 참으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던 제품. 해골마크와 얼굴 스티커들로 처리한 부분은 너무나 생뚱맞은 단어라 공개했다가는 바로 무슨 제품인지 검색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가려버렸다. 무슨 연구소에서 자기네 필터를 실험했는데 0.3 ㎛보다 작은 먼지를 99.99% 여과해냈다고 자랑을 해놨다. 그리고 그걸 실험해주었다는 인증서와 연구소는 듣보잡.....ㅠ_ㅠ 그래도 굳이 검색해서 찾아보니 1990년대에 세워진 유명무실한 유령 단체였다. 1990년대에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있었던가????
결과적으로 말하면 "너무 생소한 단어는 신뢰하지 말자"다. 필터나 제품에 자신이 없는 회사일수록 어디서 뭔가 그럴 듯해 보이는 어려운 말들을 집어와서 짜깁기 한 티가 많이 났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다. 그리고 모르는 건 판매자에게 솔직하게 질문하면 된다. (참고로 D 제품의 경우 여기에 사용된 필터가 H13 필터냐고 묻는 이에게 "왜 외국 기준을 들이미느냐"며 우리는 국내 기준을 따른다는 점잖은 호통까지 치는.......어휴, 그러면 열받지 말고 그냥 그 사이트를 닫아버리면 된다.)
일단 종합해보건데 "H13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 라면 일단은 믿을만 하다고 보여진다. 물론 인증서가 있을 경우가 그렇다. 그냥 H13 맞아요. 쓰세요~ 하고 자기들 말만 믿으라는 제품은 거르는 게 정신건강상 좋다. 이놈의 인터넷 세상에는 거짓말쟁이가 한 둘이 아니다. 아울러 H13 필터라고 해서 깨끗하고 깔끔하게 99.999어쩌고까지 집안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걸러질 것이라는 기대는 버리도록 한다.
그리고 실제 사용기를 읽을 때는 '소음'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좋아요 나빠요 말 백번 해봤자 글을 읽는 사람의 주관적인 부분과 합치될 리는 없으며 실제로 제품의 소음이 어느 정도인지는 속칭 판매자가 풀어놓은 '알바'들은 잘 알 수가 없다. 실사용자를 구분해낼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공기청정기든 에어컨이든 내부에 '모터'가 들어간다. 소음과 진동은 이 '모터'의 성능에 좌우된다. 장착된 모터가 얼마나 좋은 제품인지는 실제로 가동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이 때는 실제로 사용해본 사람들의 후기나 유투브에 실제 사용 영상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소음과 진동은 실제로 물건을 사용해본 사람만이 생생한 후기를 전달해줄 수 있다. 뭐 글빨이 너무 좋아서 그것마저도 거짓말을 하려들면 어쩔 수 없이 속겠지만 후기를 자세히 읽다보면 뭔가 불편한 감이 좀 올 때가 있더라.-_-
대기업 제품이라고 다 믿을 수 있는 게 아니었고 중소기업 제품이라고 다 허접한 것도 아니었다. 공기 청정기 광고만 수십개를 보다보니 @_@ 눈이 핑글핑글 돌 지경이다. 아오. 그래도 나는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다행스럽다. 강의에서 전달하고픈 이야기가 하루에도 몇 가지씩 늘어간다. 행복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