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시 화북면 늘재에서 문경시 가온읍 버리미기재까지 걸었다.
제15차 백두대간
1) 일시 : 2016.9.3일(일)
2) 어디 : 늘재~청화산~갓바위재~조항산~고모치~밀재~대야산용추계곡~버리미기재
....16.35km . (누계 303.92km)
3) 누구와 : 나 , 강선생
4) 산행이야기 : 오늘은 경북 상주에서 문경지역으로 들어 가는 산행 코스이다.오늘 걸었던 늘재에서 버리미기재 코스는 거리는 짧았으나 청화산(970m),858봉,조항산(953m),854봉,대야산(930봉)까지 5개의 산을 넘는 힘든 난코스였다. 지난 6월18~19일 비재에서 늘재 코스를 걷고 7월~8월 두달을 쉬었다가 다시 걸어서 그런지 몸이 무거웠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오름은 지치기 쉬었으며 밀재에서 대야산 코스는 1.1km로 짧은 구간인데도 3km쯤 되는 구간인 것처럼 멀었다. 대야산 정상에서 촛대봉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아 한참을 내려 갔으나 피아골 하산길로 합류하게 되어 대간길을 약간 벗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도 늦어지고 체력도 바닥이라 다시 올라가지 못하고 그대로 피아골로 하산을 했다. 그러나 피아골 용추골은 참으로 멋진 계곡이였다. 환상적인 월영대와 용추폭포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주차장으로 하산하였다. 산은 꾸준하게 운동하고 걷는 자에게는 쉽게 허락하지만 적당하게 오르려는 게으른 사람에게는 쉽게 허락하지 않았고 한 없이 힘들었다.그렇다 보니 지루했고 자꾸 자신감도 떨어지며 힘든 산행 그만둘까? 라는 생각조차 스치니 비겁한 마음에 나 자신에게 실망스러웠다.다시 더 빡시게 걸어보자.다음주 추석연휴 뒷날(9.17~18일)까지 이틀간 걷기로 한다. 흔들리는 마음을 다시잡고 다음주 산행 계획을 세우고 광주로 돌아오는 길에 마누라가 운전을 해 주겠다고 광주에서 전북 익산 IC 까지 친구의 차를 타고 마중을 나왔다.덕분에 운전대를 맡기고 편안하게 쉬면서 장성에 도착하여 강선생 부인을 만났다. 우리는 해장국집에 들러 막걸리로 늦은 하산주를 마시고 귀가 하는데 비가 갑자기 억수같이 쏟아진다. 산에서 이런 비를 맞았다면 더 낭패였을것이다.
오늘도 이렇게 산행과 하루를 무탈하게 보냈다.
여보! 운전 마중 나와 주어 고마워요~
산행기를 쓴다.
새벽 3시에 일어나 3시40분 장성에서 강쌤과 합류하여 고속도로를 부지런히 달렸다.
6시20분 청주와 상주간 고속도로 화서휴게소에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하면서
화서택시 이진식기사님께 오후에 마중 나오시라고 통화를 하였다.
나는 지난 6월19일 산행중에 신세를 졌던 포도밭을 내일 산행후에는 다시 들려 보고 싶었다.
택시는 은혜농장 포도밭 앞을 지나 늘재에 도착한다.
늘재에는 마땅한 주차장이 없어 주변을 살펴보니 동쪽 아래에 아담한 동산이 있었고
그 주변에 공터에 주차 여유가 있어 주차를 했다.
어떤 단체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으나 "지구촌 어머니 동산" 이다.
(어머니 사랑 동산)
(늘재의 백두대간 돌탑)
(늘재의 성황당)
아침 7시 시작점인 늘재에 도착하여 늘재에 있는 백두대간 탑과 늘재 성황당을 지난다.
성황당 좌측에 들머리가 있다. 성황당은 우리 민족의 민초들이 제를 올리는 제사장이다.
성황당은 이제 거의 사라져 가는 건물인데 백두대간 산행중에는 자주 볼 수 있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 시작이다.늘재에서 청화산까지는 2.4km로 1시간 30분정도 소요한다
어제밤 이슬비가 내렸는지 나뭇잎과 땅이 촉촉하고 산 허리에 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아서
조망은 형편없으나 기분은 시원하고 걷기에 땅은 부드럽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정체을 알 수 없는 어떤 기원돌탑이 있었다.
누가? 어떤 연유로? 세웠는지 모르나 "정국 기원단"이다
민국중흥을 염원하는 기도탑인 듯하다.
(정국기원탑)
기원탑에서 잠시 쉬었다가 출발하는데 가파른 길 밧줄 구간을 만난다.
청화산 아래 헬기장에 도착하니 멀리 안개에 가려 잘 보이진 않지만
속리산지역 문장대가 아스라히 보인다.지난 6월19일 속리산 산행중에
비조령에 내리지 못하고 피앗재에서 산행을 중단했던 기억이 머리을 스친다.
그땐 6월의 햇살이 8월의 햇살 같았다. 지구가 그 만큼 많이 뜨거워 진거다.
제주에서만 생산하던 한라봉 감귤을 평택이나 태안지역 하우스에서 생산한다고 하니
여름은 길어 졌고 더 뜨거워 진거다.이제 한반도는 아열대기후에 접어 들고 있고
생태계에도 많은 변화들이 일어 날 것이고 알 수 없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습기가 많아 땀이 비오듯하다)
아침 습도가 많고 가파른 오름을 치고 오르니 땀이 비오듯 하다.
나는 이렇게 땀을 흘릴 때 불편함 보다는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의 쾌감이 있고
기분이 더 좋다. 그런것들이 내가 산을 찾은 이유중 하나이기도 하고 오늘도 그런날이다.
청화산 아래 헬기장에서 속리산 능선을 배경으로 강선생의 미소를 카메라에 담았다.
평소보다 더 온화한 미소를 띤다.
9시무렵 청화산(987m)에 도착한다.초반 산행치고 청화산행은 힘들었다.해발 270m늘재에서
고도 600m을 올리는 청화산( 987m)은 제법 가파르고 바위의 경사면이 오싹한 오름이였다.
청화산은 대간 마루길상에 있으며 봉오리는 작고 표시석 주변은 좁아서
겨우 한사람 앉거나 설 수 있었다.
우측 가까이 시루봉(876m)이 보이고 좌측 멀리 가야 할 조항산(951m)이
안개에 가려 아스라이 보인다.
(단풍나뭇잎에 맺힌 이슬망울)
간밤에 이슬비가 내려 나뭇가지에 맺힌 이슬이 수정처럼 맑으면서
조금은 애처러워 보이고 조항산 가는길에 858봉과 851봉은 바위산으로 보였으며
그 산으로 가는길에는 간간히 밧줄이 내려져 있었다.
(밧줄도 없는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그런데 이번엔 밧줄도 없는 급경사 암벽 내리막인데 다행이 발 디딜틈이 있어
조심 또 조심하여 내려 간다.
그렇게 걸으면서 주변을 살펴 볼 여유가 있으니 다행이다.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의상 저수지와 주변 마을이 보이고 이름이 멋진
청화산과 조항산 사이에 낑겨 자기 이름를 갖지 못한 858봉을 향한다.
가는길에 어느 작은산을 넘는데 안양 산죽산악회에서 가설한 이정표가 반갑고 요긴하다.
하얗고 두꺼운 종이에 비닐코팅를 하여 소나무에 노끈으로 묶어 놓은 이정표였다.
조항산을 가는 길은 밧줄구간을 여러번 오르고 내렸으며 마침내 11시 무렵 조항산(951m)에
도착하는데 늘재에서 대략 4시간쯤 소요했다.
조항산은 괴산군 청천면에서 문경시 농암면 사이에 있는 산이다.
남진하는 대구의 모산악회원이 버리미기재에서 출발하여 휴식중이며
대야산 하산길이 직벽구간이니 조심하라며 산행정보를 주신다.
친구! 우리도 쉬어 가세나!
우선 복숭아 한개를 꺼네 베어 물었더니 과즙도 많고 복숭아향이 진하다.
하긴 산에서는 뭐든지 맛이 있다. 1km남짓 거리에 있는
고모치로 내려가 다시 가파르게 858봉을 올라야 한다.
고모치에서 잠시 서서 쉬면서 석간수를 맛보기 위해 고모샘으로 내려 간다.
고모치 아래에 석간수 고모샘이 있는데 물이 마르지 않고 제법 흐른다.
나도 빈 물통에 석간수를 충전하고 마른 목을 축였다.
(백두대간 중인 중학생)
조항산 오르는길에 선행하는 중학생 일행을 만났다.
두 중학생과 한 학부모가 동행하는 백두대간 일행이다.
용인의 어느 중학생인데 1~2학년 학생중에 지원자에 한해서 격주로 출발하여
백두대간을 완주한후 학교을 졸업하는 학교라고 한다.
이들도 이제 4구간만 걸으면 완주하게 되는데
지금은 빠진 구간을 보충 산행중이란다.
학부모가 학생들과 동행하며 스스로 만들어 가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어린시절 이런 경험은 훗날 인격형성에도 큰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이 들고
요즈음 입시위주의 학교 생활에 비해 이런 교육 과정을 소화하는
이 학교의 시스템과 교장의 결정 그리고 학부모의 협조가 만들어낸 교육방법이 맘에 들었다.
밀재에 도착한다.밀재에는 대야산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여러 산악회원들이 겹쳐 요란법석이다.
당일 산행 산악회원이 섞여 삼삼오오 점심 만찬중이며 혼잡하고 시끄러워 재빨리
밀재을 벗어 났다.우린 지체 없이 대야산으로 향하는데 1.1km구간이 오르막이다.
오메 힘들어! 대야산은 반대쪽에서 남진 할 때 오르는 절벽이 힘들기로 유명한데 북진할 때도
경사가 심한 오르막이고 계단이다.
집채만한 바위가 작은 모서리로 만으로 세워져 있는데 곧 넘어질 것 같은 모습이다.
산행중에 내가 보는 모든것은 아름다움이다.
바위 틈에 자라는 나무 한그루,틈도 흙도없는 바위에 생명의 뿌리을 내린 가날픈 풀 한포기,
새삼 삶의 위대함을 느끼고 넘어질 듯 아무렇게나 놓인 저 바위 하나도 신기한 모습이다.
대야산 마루길은 거친 바위길이였고 다행스럽게도 위험구간은
나무데크 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었다.
(대야산 정상)
대야산(930.7m)은 주변의 모든 방향의 조망터이다.이제는 하늘을 보았다.
맑은 하늘에 하얀구름 많았고 내려다 보이는 주변 조망에 취해 시간가는 줄 몰랐다.
대야산에 오르니 어느덧 오후 3시30분,오늘 벌써 8시간 30분을 산에서 소요한 것이다.
아니고야! 오늘도 느림보 걸음이다.
서둘러 하산길을 찾은데 보이질 않는다.
산위에 있는 분들도 우리와 같은 방향에서 처음오신분들이라 하고
대야산에서 하산하는 길을 못찾겠다. 어디로 하산하지?
사전 정보도 없는데 난감 해 하면서 정상의 철제 울타리 주변을 수색하듯 살피다가
다소 의심은 가지만 사람이 지나는 흔적이 보였고
어림 잡아 촛대봉 방향으로 난 밧줄구간을 보고 철제 난간을 넘는다.
간간히 밧줄도 보이고 발자국 있었으나 뭔지 모르게 어색한 발자국이였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 같았는데 불안한 의심은 계속되고 찜찜했다.
의심속에 하산을 계속하는데 아이구야! 피아골 월령대로 하산하는 삼거리 길을 만난다.
대간길을 놓치고 약간 다른 방향으로 하행을 하였던 것이다.그런데 다시 올라갈 힘이 없고
이미 시간은 오후 4시를 지나니 이대로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대간길을 놓친것은 매우 아쉽지만 시간에 쫓기고 있었고
체력도 이미 바닥나고 있었으며 조금 우회하는 길이긴 하나 버리미기재로 가는 길였으니
이대로 하행 하기로 한다.그런데 대야산 용추계곡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다.
평퍼짐한 바위에 물 흐르는 월영대는 보기 드문 멋진모습이였다.
용이 계곡을 박차고 하늘로 오르면서 바위에 파여진 물 웅덩이가 있었고
넓은 바위을 넘어 흐르는 잔잔한 계곡물은 넉넉함과 시원함을 뽐내고 있었다.
나는 밤하늘 달빛이 용추계곡 물 웅덩이에 비쳐 흐르는 모습을 상상했다.
언젠가 꼭 다시 오고 싶은 용추계곡이다.
월령대와 용추계곡을 지나 용추계곡 상가지역에서 약속한 택시기사님을 만난다.
오후 5시에 용추계곡 상가지역에 도착하니 우리는 오늘10시간쯤 걷고 산행을 마쳤다.
청화산과 조항산길이 암릉이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예약한 택시 기사님을 만나 포도즙과 생수를 마시고 양말을 갈아 신었다
돌아가는 길에 버리미기재을 지난다.
(양말을 바꾸어 신는 강쌤)
버리미기재는 국공직원 근무초소가 있고 좌,우측 모두 산행 금지구간이다.
오늘은 자연스럽게 우회하여 하산 했지만
다음 산행시 버리미기재는 산행을 시작하는 들머리이니 빠른 시간에 통과 해야겠다.
우리는 늘재 "어머니동산"으로 가서 차를 회수하고 은혜농장에 들렸다.
지난번 걷다가 휴식하면서 떡과 커피, 포도즙 까지 내어 주신것이 너무나 고마워서
인사라도 하고 가는것이 도리 였다.나는 화서면 마트로 가서 두유와 음료수를 사서
은혜농장에 인사하러 갔더니 수확한 포도를 온가족이 상자에 포장작업을 하고 있었다.
인사를 드리고 포도 두 박스를 샀는데 덤으로 더 쌓아주신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이제 고속도로를 달려 장성으로 되돌아 간다. 아내가 운전를 대신 하러 마중을 나온단다
아내의 친구가 전북 전주IC까지 대려다 주어 마중 나왔다.대리운전하러 마중 나온것이다.
쉬는날에 산에만 다니는 얄미운 남자을 사랑하나 보다.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리고 장성읍네 감자탕집에 들러 하산주를 몇잔 마시는데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간다.
피곤이 한방에 날라 간 느낌이다. 왠지 오늘은 더욱 기분이 좋다.
아내가 마중을 나와서 일까? 막걸리를 마셔서 그럴까?
이렇게 오늘의 산행과 모든 일과을 마친다.
2016. 9. 3일(일)걷고 9월 13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