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이나 코로나19에 걸리면 뇌졸중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과거 독감을 겪으면 1~2년 동안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데 이어, 최근에는 독감뿐 아니라 코로나19에 걸려도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나왔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코로나19가 독감보다 뇌졸중 위험을 8배나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컬림비아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독감 증상이 시작된 사람은 15일 안에 뇌경색(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약 40%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뇌경색 위험은 최대 1년까지 지속됐다. 최근 '자마 신경학(JAMA Neurology)'에 실린 미국 코넬의대의 논문에서도 독감·코로나19와 뇌졸중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독감 환자는 분석대상 1500명 중 0.2%가 뇌졸중을 겪었으며, 코로나19 환자는 분석대상 1916명 중 1.6%가 뇌졸중을 겪었다. 코로나19의 뇌졸중 위험이 독감보다 8배 높다는 결과다.
기본적으로 모든 바이러스 질환은 '혈액 과다응고' 상태를 만든다. 쉽게 말해 혈액을 끈적하게 만든다는 것. 혈액이 끈적하지 않게 유지되려면
▲혈관 내피세포가 제대로 작용해야 하고
▲혈액응고인자들이 혈액 응고·분해 반응의 균형을 유지하며
▲혈액이 혈관을 타고 빠른 속도로 흘러야 한다. 그러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 반응이 정상보다 과해지면, 혈관 내피세포가 손상되고 혈액 응고 반응의 균형이 깨진다. 혈액 과다응고 상태는 혈전을 쉽게 만드는데, 이로 인해 뇌졸중 발병률도 증가한다. 아주대병원 신경과 이성준 교수는 "코로나19는 혈액 응고 상태를 더욱 심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서 뇌졸중 위험을 더욱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부정맥도 뇌졸중 발병의 위험인자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혹시 모를 뇌졸중 위험을 위해서라도 감염병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다. 특히 뇌졸중 고위험군인 고혈압 환자는 독감 백신을 꼭 맞고,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킨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병원이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독감이 유행하기 전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에 의한 사망 위험이 10% 낮았다.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도 높다. 코로나19 감염은 밀폐·밀집·밀접한 시설에서 흔히 발생하므로 최대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한다. 일상에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개인 방역을 지키는 것도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