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인 노인 케어 ‘휴머니튜드’
사람은 누구나 자유로운 존재이고 인간답게 존중받기를 원하고 있고 돌봄이 필요한 치매환자도 예외는 아니다. 치매 및 인지저하 장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복지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사회복지기관 및 지자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국내의 지자체 및 정부기관들이 ‘휴머니튜드’에 입각하여 인간적인 노인 케어에 나서겠다는 공언까지 하고 있다. 휴머니튜드 케어란 무엇이며, 이를 받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 휴머니튜드 - ‘인간다움’을 뜻하는 불어
휴머니튜드는 프랑스의 체육 교사였던 이브 지네스트, 로젯 마레스코티 부부가 은퇴 후 노인요양업무를 하게 되면서 고안한 케어 기법으로, 현재는 프랑스뿐 아니라 세계 15여 개 국에서 도입하여 운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기존의 노인 케어는 다소 강제적인 측면을 띠고 있었는데, 가령 치매 노인이 이상행동이나 부적절한 언행을 반복할 경우 침대에 줄로 묶어 손발을 구속하는 방식을 일상적으로 행하곤 했다. 물론 이는 낙상이나 자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인간다움’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 본질적으로 종사자들의 편의를 위한 조치였기 때문이다.
◇ 휴머니튜드 케어의 구체적인 예시
▲ 치매 노인과 시선 맞추기
단순히 치매 노인의 눈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노인의 시야 속에 내가 들어가도록 동선을 그리며 행동한다. 항상 한 발짝 먼저 가서 정면에서 말을 건다. 이러한 행동은 치매노인에게 안도감을 주며, 본인이 케어 받고 있다는 자각을 하게 만든다.
▲ 일방적이지 않은 대화하기
치매노인이 자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일방적으로 말하면 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많은 노인들은 대화가 이어지기를 원하기 때문에 반드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해야 한다.
▲ 긍정적으로 접촉하기
화내거나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거친 접촉을 피해야 한다. 대신 온화함, 기쁨, 신뢰를 포함하여 천천히, 부드럽게, 안아주듯이 접촉해야 한다. 가령 부축하기 위해 팔을 붙잡더라도 갑자기 해서는 안 되며, 아래에서 지지하듯이 부드럽게 몸을 접촉해야 한다. 이러한 접촉이 반복됨으로써 보호사와 치매노인 사이에는 신뢰가 생기기 시작한다.
▲ 서 있기
이는 노인으로 하여금 스스로 서 있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몸을 부드럽게 받쳐 함께 일어나 40초 이상 서 있는 것이 목표이며, 가능할 경우 함께 걸을 수 있도록 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본인의 힘으로 서 있는 것만으로도 본인의 어린 시절 부모의 지지 하에 우뚝 서 있었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이를 통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나’를 재인식하게 된다.
◇ 살루스플러스에서 체감한 휴머니튜드의 효과와 나아갈 길
한국에서도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휴머니튜드를 도입하고 정착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치매노인의 관리계획 수립단계에서 휴머니튜드 기법의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 지역사회의 노인주간보호센터 등 각 사회복지기관들 역시 이를 단순한 케어 방법 중 하나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중시하는 돌봄 철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휴머니튜드에 입각한 케어를 함으로써 노인들이 느끼는 만족도가 크게 늘어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조만태 이학박사 / 살루스플러스데이케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