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 구 간(新 舊 間)
▣신구간은 제주도 특유의 전통 세시풍습 중 하나로
24절기의 마지막인 대한 후 5일 째 부터
입춘 3일 전까지 7~8일 동안 행해지는
이사나 집수리 등의 풍습이다
신구간이 지나면 추위가 가고
새날(또는 새철)인 입춘을 맞이하게 됨으로
신구간은 신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제주 사람들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중요한 겨울나기 통과의례와 같은 것이었다.
★2024년의 경우 1월 25일(목)부터
2월 1일(목)까지 8일간 이다
▣이 기간은
이른바 지상에서 1년동안 인간사를 관장하던
하늘의 神(세관. 1만 8천여 神)이 임무를 마치고
옥황상제에개 지난 1년간 일어난 일을 보고하러
하늘로 올라가고 다음세관으로 임무가 교대되는
공백기간이다
▣따라서 이 기간에는
지상을 감시하는 신령이 없기 때문에
이 기간에 이사나 집수리 등을 비롯한 평소에
금기되었던 일들을 해도 아무런 탈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 기간에 하는 일은 이사를 비롯하여
부엌·변소.외양간고치기, 울타리 안에서 흙파는 일,
울타리 돌담 고침, 나무 베기, 묘소 수축 등 다양한데
만일 신구간이 아닌 아무 때나 이러한 일을 하면
“동티”가 나서 큰 화를 입는다고 한다.
★“동티”⇨ 금기된 행위를 하였을 때
귀신을 노하게 하여 받는 재앙으로 대개
질병으로 나타나고 심하면 죽게 된다고 하는데,
한자로는 “동토(動土)”라고 하였다
▣그런데 제주 도민들이 이 기간에
이사 나 집수리 등을 한 좀 더 현실적인 이유는
이때가 농한기로서 노동력의 여유가 있으면서
비교적 기후가 따뜻하고 새해(음력)가 들기 전에
큰 일을 마무리 하려는데 있었다
또한, 기온이 더 따뜻해지면 세균 번식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세균 번식이 정지되는
5℃ 이하의 기온을 유지하는 기간에
집이나 변소를 개량해야 세균 감염 등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지혜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거에는 결혼식도 거의 대부분이
농한기인 한겨울의 1월 중에 하였음
▣한편 신구간은 제주도 고유의 민간신앙으로
동양철학에 근거한 길일과는 차이가 있다
참고로 금년(2024년)의 경우
신구간 기간 중(1월 25일- 2월 1일) 책력 상에서
이사에 좋은 만인공통 길일은
1월 27일(토)과 1월 30일(화) 2일간으로
나머지 7일간은 불리한 것으로 풀이를 한다
▣또한 이사일을 정하더라도
이사를 가는 방위를 참고로 하는 것도 고려대상인데
금년의 경우 만인공통으로 남쪽이 삼살방이고
북쪽이 대장군 방으로 흉한 방위이기 때문에
◉부득이 하게 이쪽으로 이사를 하게 될 경우에는
이사짐을 대표하는 음(물 양동이 등)과
양(밥솟 등)의 물건을 미리 삼살방 등 흉한 방향과
다른 방향(동쪽이나 서쪽)으로 옮겨 놓았다가
이사당일 이사하는 집으로 옮겨 놓는다
◉이와같은 방법이 어려울 경우 이사당일
이사차량을 대장군방. 삼살방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돌아서 가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