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산행기
일시 : 2018.03.17(토) 09:30
만난곳 : 북한산 우이역 2번 출구
산행코스 : 우이역 – 진달래능선 – 대동문 – 보국문 – 정릉
산행참가자 : 강신찬, 김한주 ,호경, 신상기, 윤신한, 용국, 한근, 이계혁, 성렬, 장인주, 김부익 (뒷풀이 합류) 이상 11명
산행기록 : 윤용국
모처럼 거의 1년만에 상산회 산행에 참가하는 설레임으로(?) 간밤에 약간 잠을 설치고 약속시간 1시간 반전에 집을 출발한다.
우이역에서 09:30에 만나기로 했는데 요즈음 아침 해가 빨리 뜨는 관계로 제법 여유있는 출발이다.
날씨는 쾌청하고, 밝고 맑은 기운이 상쾌하다. 등산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씨이다.
처음 타 보는 우이신설선은 새로운 경험이다. 지상으로 다니는 줄 알았더니 지하철인데다 협궤이고 차량은 달랑 2대 뿐이다.
그런데도 토요일 아침이라서 그런지 크게 붐비지 않는다. 우이역에 정확이 9:30에 도착하니 벌써 6~7명의 산우들이 모여있다.
09:40분경 10명이 우이역을 출발하여 포토존에서 김호경 박사의 지시에 따라 증명사진을 박는다.
상산회 회장님은 결혼식이 있어 이번 산행에 빠지셨단다. 그런데 출발하는 분위기가 무언가 전과는 다른 느낌이 들어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막걸리를 사는 절차가 빠진 것임을 알게되었다. 아마 산행시 음주금지 때문인가 생각하면서
이부분을 지적했더니 누군가가 그것은 이미 준비가 되었단다. (어쩐지 호경박사의 분위기가 안정되어 있더라니 --)
도선사 쪽으로 조금 가다 보니 왼쪽으로 대동문 푯말이 보이는 길이 있다. 소위 진달래능선을 타는 길이다.
처음 가보는 길인데 등산객들이 드문 호젓한 길이다. 모두들 진달래능선을 마무리할 때까지 너무 좋은 코스라고 감탄 삼탄이다.
왼쪽으로는 아카데미 하우스등 수유리쪽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백운대, 인수봉 그리고 그 우편으로 오봉과 신선대등 도봉산줄기가 훤하다.
상산회가 지금까지 250여회 산행을 한 중 베스트 5에 드는 코스라고 다들 동의한다. 더불어 산행을 추천하고 안내한 이성렬 산우께
모두 감사를 표시한다. 맑고 쾌청한 초봄 날씨의 설레임이 산행코스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중간 중간마다 잠시 숨을
고를 때는 어김없이 시원한 배, 오랜지, 초콜렛등을 서로 나누며 담소가 정겹다.
신상기교수는 요즈음 사람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면서 때로는 자기 이름도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다고 중얼거리고
윤신한 산우는 최근에 은퇴한 친구이야기로 모두를 웃게 만든다. 그 친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하다
은퇴했는데 친구들이 무슨 일했느냐 물으면 “남의 선 거(것) 관리해주는 일”을 했다고—
12시쯤 대동문에 도착하여 오붓한 곳에 자리를 편다. 날씨와 산행코스가 좋아선지 산행속도는 평소의 절반정도로 천천히
걸어 다소 시간이 걸린 것 같다.가져온 음식들을 펼치고보니 성찬이다. 각종 떡종류, 오징어 숙회, 편육, 삭힌 홍어, 삶은 달걀,
그리고 사과, 배, 오랜지등 과일---게다가 각종 주류까지—그중에서도 장인주대감이 준비해 온 많은 정성스러운 음식이 일품이다.
예천집과 서울집을 오가며 귀촌생활을 즐기며 이렇게 부인의 섬김까지 받는다니-- 자랑이 대단하다.
(앞으로는 장인주 대감이 산행에 참가한다면, 간식 준비를 안 해도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최근에 등산할 때 음주를 단속한다고 했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각종 주류가 펼쳐지는 것을 보며 의아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9월초까지 6개월간은 계도기간이라고 한다. 또한 음주가 금지되는 장소가 지정되어 등산로 입구에
게시가 되어있다고 한다. (나중에 산을 다 내려온 다음, 호경이는 그 게시판을 열심히 찾아 사진으로 찍어 보관했다).
맛있는 음식에다 한잔 술에 이야기가 세계도처를 넘나들며 난무한다. 7월에 카네기홀에 합창공연을 하는 강신찬 산우,
멕시코로 조카의 결혼식가는 신상기교수, 미국에서 갓돌아온 김한주 산우, 돌로미티 트레킹, 불라디보스톡 여행 등등
여전히 젊게 사는 모습들이다. 재미있는 영어가 다시 한번 회자된다.
Whisky와 Whiskey의 차이, OK, this man (됐네, 이사람아), Milk와 미역국 등
더물어 요즈음 issue인 Me too이야기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진다—누가 자유로울 수 있는가? 등
그런데 생각해보면, 성폭력에 따른 Me too는 권의주의 문화에서 생성된 갑질문화의 대표적 한 양태가 아닌가 싶다.
힘을 가진자, 우월적 지위를 가진 자가 약자를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요하여 자신의 편익을 취하는 것이
바로 갑질문화라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상대의 강요에 응하는 모든 약자들,
즉, 아르바이트생들, 탈북자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부인들, 하청업체/협력업체들, 군 사병들, 배우는 학생들,
그리고 직장이나 단체 속의 낮은 직급의 여자들이 Me too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차제에 가진 자, 기득권자들이
이기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성하는 계기가 되어, 모든 사람이 당당하게 자신의 노력으로 건강하게
살고 또한 서로를 인정하는 정당한 사회를 이루어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13:00경 식사와 담화를 마치고 다시 호경박사의 지시에 의해 일렬로 서서 증명사진을 박고 하산길에 오른다.
사진을 박을 때, 앞쪽은 벌리고 뒤쪽은 쪼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진을 찍을 때마다 손가락이 자기 조와 코사이를 오간다.(조~오코).
호경의 조와 코가 다 닳지 않았나 모르겠다. 내려오는 길도 역시 날씨는 쾌청하고 한산하다.
김부익 산우가 정릉쪽에서 뒷풀이에 함께하기로 했다고 서두른다.
그런데 만나고 보니 우리가 한참 늦어 결국 많이 기다리게 하는 결과가 되었다.
14:30경 다 내려와서 함께 모였는데 갑자기 윤한근 총무가 핸드폰을 잃어버렸다고 하며, 점심 식사했던 대동문 근처에서
마지막 핸폰을 사용했다고 한다. 다들 곤혹스러워하며 걱정하는데 윤신한 산우가 자원하여 다녀오겠다고 나선다.
(역시~) 2시간 이상을 다시 올라가야하는데---그러나 다행히 핸드폰이 베낭호주머니에 있는 것을 발견하여 해프닝을 마무리했다.
김부익 산우를 만나 근처 해물탕집에 모여 부익이가 가져온 대만산 금문고량주(52도)로 축배하며
북한산 진달래코스 산행을 마무리하다.
집에 도착하여 확인해보니 금일 걸은 거리가 총 10km (18,192보)이다.
다음 달 산행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