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님! 풍수는 원래 지리학이고 더 나가 그 근본은 천문학입니다. 풍수의 주요 개념인 좌청룡, 우백호, 전주작, 후현무도 별자리인 성수오행의 28별자리를 뜻하는 것입니다.
과거 천문학을 신성 시 하던 풍습이 국가 제도와 사람들의 생활양식에 영향을 줘서 고려와 조선, 그 이전부터 도읍과 도시, 성읍, 왕궁, 관아, 사찰, 서원, 향교, 마을 등 거의 모든 터를 잡을 때 풍수적 개념을 응용했고 우리 역사와 문화는 이 풍수의 토대 위에 세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사찰은 재물이 풍족하되 자식이 없는 절손지지를 택했고 서원터는 벼슬이 많이 나는 터, 마을터는 자손이 많아지는 터 등을 택했고 양반가는 대대로 권세와 부를 누리는 자리를 잡았습니다. 묘 자리를 잡을 때도 다 원칙이 있었는데 원래 우리 풍수의 선사(스승) 들은 그 사람을 시험하고 또 시험해서 인격이 되었을 때에만 자리를 잡아주었습니다.
돈이나 권세가 있다고 아무 곳이나 자리를 잡아주지 않았습니다. 양반가의 권세에 눌려 어쩔 수 없이 묘를 잡을 때는 자리에서 조금 벗어나거나 향을 틀거나 제일 좋은 혈은 일부러 비워두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풍수를 돈벌이에 이용하는 분들이 풍수책 몇 번 보고 자신이 뛰어난 풍수사인 것처럼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아무 곳이나 명당이라 속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 돈이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풍수를 공부하며 실제로 고려와 조선 시대 지어진 주요 시설들이 풍수적 개념으로 자리를 잡은 것을 확인했고 또 지리학의 환경결정론과도 일치하는 것을 수도 없이 보았습니다. 더 나가 풍수의 핵심인 혈이 실제로 있는 것들을 일상적으로 확인합니다.
하지만 좋은 혈을 썼다고 벼락부자가 되고 장관이 되고 하는 발복이 정확한 것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명당을 쓴 곳 자손들이 잘 사는 것은 대부분 맞는데 좋은 명당을 찾아 쓸 정도의 가문이면 이미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인 것도 고려 해야 합니다.
부연 하면 발복 관련 아직 까지 60%까지 맞는 것은 확인했지만 그것도 확률의 수 안에 있는 것 이어서 풍수가 100% 맞다 말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좋은 자리에 집을 지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것은 많이 보았습니다.
홍익님 말씀처럼 풍수는 잘못 악용하면 사이비 종교가 되지만 잘 이용하면 사람을 이롭게 할 수 있는 학문이어서 결국은 풍수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사람이 풍수를 유익하게 활용하기도 하고 나쁘게 활용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풍수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풍수를 제대로 공부하고 나면 우주의 운행, 지구와 달, 1년 365일, 낮과 밤, 조수간만, 계절별 태양의 고도 등이 모두 적용되어 있어 얼마나 심오한 학문인지 또 얼마나 역사가 오래되고 우리 생활과 문화 곳곳에 연계되어 있는지 놀라게 됍니다.
학문과 문화적인 관점에서 풍수를 연구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은 옳지만 풍수를 지나치게 미신화 하고 의지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연과 환경을 생각해서 산에 묘를 쓰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홍익님 말씀에 많은 부분 동감합니다.
제가 이곳에 풍수와 관련된 글을 올린 이유는 요즘의 사람들이 풍수의 길을 너무 잘못 나간 것 같다는 사견이 들어 원래의 풍수, 우리 조상들의 풍수가 무엇인지 알리고 싶은 생각에 글을 썼습니다.
이런 글을 썼다고 나는 맞고 남은 틀리고 나는 알고 남은 모른다는 것은 아니고 제가 드린 답변이 꼭 정답이라는 것도 아닙니다. 질문에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풍수 유튜브나 관련 서적을 보면서 풍수에도 창조적 응옹이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봅니다.
풍수를 맹목적으로 의존하는 분들이 있고 나르시시즘에 빠진 지배적 성향의 지사분들이 풍수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사의 전투력만 평가하지 마시고 실력과 인품을 갖추었는지 시간을 두고 검증하심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all-kill 문화 속에서도 은둔 고수들이 묵묵히 풍수를 지켜가심에 감사드립니다.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