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단기사회사업 종결발표와 나의 실습생 동료선생님들의 사주간의 실습종료일이 다가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새벽에 소원선생님에게 카톡이 와 있습니다. 세상에~~~ppt를 혼자 만들다가 새벽에 잔 모양입니다. 컴퓨터활용 정도가 훌륭하지 않은 나때문에 요번 실습에 소원선생님이 혼자 고생이 많았는데 너무 미안하기도 송구하기도 합니다. 공부를 시작하고 혼자 하는 과제는 어떻게든 하겠는데 이렇게 팀워크를 해야 할때면 속도가 느린 나대신 빠른 사람들이 자꾸만 일이 느는 것 같아 그것이 제일 걱정이고 나의 숙제입니다. 그래도 처음보다는 자꾸만 좋아지니 언젠가는 부끄럽지 않은 팀원이 될 날이 오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리라 다시 한번 다짐해봅니다. 내가 일어난 것이 새벽 네시인데 다른 선생님들이 실습카페에 글 올린 시간들을 보니 거의가 발표 준비를 한다가 새벽에 잠들을 잔 모양입니다. 출근하고 얼마지 않아 선생님들이 하나둘 오는데 아니나 다를까 실습 막바지 과제에 다들 잠을 못 자 눈들이 푸석합니다. 그래도 얼마나 책임감들이 강한지 모두들 열심히 준비한 것 같아 어린 선생님들이 기특하기도 든든하기도 합니다. 발표 시간이 오고 관장님 이하 부장님, 과장님, 선생님들께서 들어오십니다. 시작하기 전 주영선생님이 발표를 엄청 걱정했지만 첫번째 순서로 무사히 마치며 우리 여덟명은 무사히 발표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각각의 네팀이 마무리한 단기사회사업의 발표를 들으며 '삼주간 참 열심히도 했구나 ' 생각이 듭니다. 정말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게 열심히 지낸 삼주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스스로 뿌듯하고 자랑스런 삼주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발표가 끝난 후 관장님의 배웅과 격려 말씀을 들으며 평창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아이들을 두고 나 혼자가는 여행이 처음이라 조금 마음이 무거웠지만 허브나라 농원에 도착해서 동화같은 그 곳을 둘러보니 오랜만의 여행이 기분 좋습니다. 엄마가 아닌 신분으로 이렇게 여행 와 본 것이 정말이지 이십년은 넘은 일인 것 같습니다.
산책 후 저녁식사 메뉴는 부장님께서 준비해 오신 부대찌개였는데 추운 날씨에 탁월한 선택일 뿐 아니라 맛 또한 탁월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장님~^^
저녁식사 후 준비한 수료사를 들고 선생님들 숙소로 가니 하얀 눈속 나무집을 따뜻한 불빛으로 밝혀 놓으셨습니다.
각자의 수료사를 듣고 수퍼바이저님의 격려말씀을 편지로 들으며 우리 모두는 한마음으로 감격과 감사를 느꼈습니다. 이 마음을 잊지 말고 두고두고 간직하리라 다짐합니다. 이러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모든 선생님들~감사합니다.
수 료 사
신림동 사회사업팀 박지현
지난 3주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생각해 보니 꿈같기도 합니다. 2일날 처음 실습생팀에 합류해서 행사 당일까지.. 앞으로 저에게 이런 일들이 또 있을까요?
처음 실습 신청서를 받아 보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학교에서도 복지관에서도 반복되는 질문들...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된 동기, 실습 희망 분야, 자신의 강점과 약점, 실습의 목표.
머리를 쥐어짜서 써내면 또 같은 질문이 나오고 하물며 실습기관이 정해진 후에도 자기소개에서 같은 질문이 나옵니다. 저는 왜 이런 질문을 계속 하는지 이유가 무척 궁금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처음 만나게 되었을 때가 떠오릅니다.
너무 방대하고 범위가 넓은 사회복지 과목들을 배우고 발제를 해 나가며 ‘이게 진짜 내가 할수 있는 공부일까?’ 의문을 갖게 되었고 한동안 인기가 많아 학원에서도, 온라인 강의에서도 앞다투어 쉽게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고 광고를 하고 실제로 제 주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마음의 성찰과 자기 반성을 늘 달고 다녀야 하는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은 직업이 필요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선택해서는 안되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감찬복지관으로 실습을 나간다고 하자 작곡을 전공하고 역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선배 언니가 말합니다. “ 얘, 나때는 아는 기관에 돈 주면 실습한 거로 해 줬는데 너는 안됐다. 요즘 어려워져서 힘들겠다.” 하지만 저는 아는 기관에 돈을 주고 가짜로 실습한 선배 언니가 더 안됐습니다. 언니는 강감찬 복지관처럼 가르침을 주는 단 한 번뿐인 실습 생활을 돈으로 날려 버린 것이니까요.
강감찬복지관에서 알게 된 복지요결은 저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복지요결을 바탕으로 한 복지관 선생님들의 자세나 언행은 늘 본받고 싶게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실습생을 만들어 세상으로 내보내려는 관장님 이하 모든 복지관 선생님들의 의지는 사회복지사로 살아가지 않더라도 좋은 사회인으로 다른 사람에게 작게나마라도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실습생들에게 짧지만 사회사업을 이루도록 기회를 주시고 그것들을 이루어 나가도록 한마음으로 도와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단기사업의 경험은 나이가 많은 저에게도 놀라운 경험이었고 앞으로 제가 가야 할 길에 용기를 주는 일이었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집에서도 사회에서도 책임질 일이 늘어간다는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획팀의 희서나 현서같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 젊은 선생님들과 있으며 새삼 다가오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젊었을 때 이기적이고 나만 알았던 나보다 지금의 나이 든 내가 훨씬 좋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든 만큼 타인을 더 이해하고 자꾸 철이 들고 싶어하는제 자신이 좋습니다.
학부와 다른 전공으로 대학원을 간다는 것이 저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저녁에 각기 다른 직장에서 일하시다가 공부를 하러 오시는 선생님들은 저와 달리 사회복지를 학부에서 공부하시고 복지 기관에서 일하시다가 더 공부를 원해서 오시는 사회복지사들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발달장애 전공이기 때문에 저와 같이 장애인과 관련된 일들을 하십니다. 하지만 학교와 복지관이나 거주시설은 하는 일이 전혀 다르고 수업 때마다 그 분들을 따라가기가 벅찼습니다.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와 달리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칠 즈음 이 곳으로 실습을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참으로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필요한 순간마다 적절한 위기와 기회가 같이 칮아 와 주니 말입니다. 저는 하느님을 믿으니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하느님께서 나를 쓰시려고 사람을 만드시는 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일이 아무리 힘들고 고되도 즐겁기만 합니다. 제가 더듬더듬 가는 처음 가는 길이 맞는 길인 것 같습니다.
이제 다음 주면 우리 베드로학교의 개학날입니다. 방학 때 실습을 해야 하는 것이 오기 전까지 부담이었지만 그것은 한낱 기우였음을 이제는 압니다. 오히려 학교 아이들과 학기 중 씨름한 것의 보상으로 휴가를 온 것 같습니다. 그것도 엄청나게 즐거운 휴가를 말입니다. 휴가를 잘 즐기고 이제는 우리 꼬맹이들에게 돌아갈텐데 즐거운 시간을 가져서인지 더욱더 아이들이 보고 싶습니다.
즐겁고도 진지한 삼주간의 실습을 허락해 주신 강감찬 복지관의 선생님들께 정말 깊이 감사드립니다. 작은 허드렛 일도 시키시지 않으시려 노력하시고 실습생들을 온전히 실습으로만 이끄시는 것이 쉽지 않으실텐데 좋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 관리자 분들과 이하 많은 선생님들이 계신 이 강감찬 사회복지관은 관악구에 없어서는 안 될 곳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 마음을 본받아 어디 가서든 진짜 어른답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큰 아들 또래의 예쁘고 듬직한 실습생 동기 선생님들께도 너무나 감사합니다. 나이 많은 저를 동료로 받아 주시고 모르는 것이 있어도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잘 가르쳐 주심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입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있으면서 우리 세 아이들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선생님들처럼 신체도 정신도 건강한 아이들로 키우겠다는 다짐도 합니다. 부디 지금처럼 좋은 어른으로써 세상의 빛과 소금같이 어디서나 필요한 사람으로 자리매김 하시기를 늘 기도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번 주가 끝나고도 실습 기간이 일주일 더 남았습니다. 다들 바쁘실텐데 저에게 따로 시간을 내시게 하여 그저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하지만 기대도 됩니다. 무엇을 배우게 될까? 하고 말입니다. 복지사 선생님들이 하시는 반찬 사업 같은 것을 도와 드리고도 싶기도 하지만 아마도 저에게 필요한 공부를 시키시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실습이 한 주 더 남아 다시 강감찬 복지관을 오게 되는 것은 기쁘지만 그 때는 동료 선생님들 없이 저 혼자일 것이 벌써부터 외롭게 느껴집니다. 다 같이 있던 405호실이 넓게 느껴져 선생님들과 의견을 나누며 즐겁게 웃던 시간이 그리울 것입니다. 제 인생에서 정말 알차게 지냈던 강감찬복지관에서의 일을 뒤로 하고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당사자가 주인되는 것을 뒤에서 거드는 것을 절대로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그간 고생하셨고 모두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보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