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바로 다음날이었던 어제는 시간이 안된다는 아이들이 많았고,
다른 아이들도 아침 일찍 만나기에는 늦게까지 활동했기에 너무 피곤할 것 같아 아지트에서 만나는 것을 하루 쉬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여행 이후 오늘이 첫만남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은 것인지, 많은 아이들이 어제부터 목이 아프고 몸이 안좋다는 얘기를 하더니
오늘도 반 정도는 모임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인데 춥게 야외에서 캠핑을 한 게 무리였던걸까요?
그래도 고생했을수록 기억에 더 많이 남는다고,
제가 어제 아이들이 고생했을 것을 걱정하자 가영쌤도 지현쌤도 말씀해주셨지만 그래도 혹시 코로나이거나 몸살이 난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아팠던 기억 때문에 여행의 즐거웠던 기억들이 지워지지 않기만을 바래봅니다.
오늘 참석률이 저조했고, 온 아이들도 본격적으로 회의를 하기에는 피곤해보여,
졸업식과 관련해 중요한 논의들은 나누기보다는 오늘은 쉬어가는 느낌으로
참석해준 준아, 나은, 우진, 진주 넷이서 하나씩 졸업식 이름을 생각해보고 카톡방에 투표를 열어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캐비넷에서 사인펜과 마카, 종이들을 척척 꺼내와 한장씩 나누어 갖습니다.
그러고 저마다 자기가 생각해낸 멋있고 졸업식에 어울리는 이름을 적고,
서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면서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면서 예쁘게 꾸밉니다.
아이들이 생각해낸 이름! 아직 투표중이라 결정되지는 않았다.
아이들이 각자 생각해낸 이름을 다 꾸민 뒤,
유리쌤이 단톡에 투표를 올리려고하자
"디자인 때문에 제가 질것같아요! 사진말고 그냥 글로 투표 올려주세요"
하고 준아가 요구합니다.
예쁘게 채색된 준아의 "청춘의 우리들기름"을 의식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전략이 효과가 있었던걸까요?
현재로서는 준아의 "제2의 졸업식"과 "청춘의 우리들기름"이 각각 3표씩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입니다.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얘기를 하다가, 서로 좋아하는 곡을 들려주고
다른 종이들에 낙서도 하면서 오늘은 좀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회의하면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가끔씩은 이렇게 자유로운 시간을 가지면서
아이들에 대해 뭘 좋아하는지, 요즘 관심사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갖는것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준아는 세븐틴을 좋아하고, 진주는 투바투를 좋아한답니다.
우진이와 나은이는 아이돌보다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해 딱히 응원하는 그룹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참 힐링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다음주에 또 졸업식이 있는만큼
내일부터는 꼭 아이들과 다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겠다고도 생각했습니다.
내일은 오늘 못왔던 아이들도 건강한 모습으로 신림동 아지트에 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