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익(金之益,1685~1746) : 본관 상산. 김천시 농소면 율리(밤실)거주
출처 : 열락재유고 3권. 탈초및 번역 : 카페지기
煑花記(자화기)
화전놀이를 기록하다
1738년경 상산인 김지익(金之益,1685~1746)
古人有輸春歸肺腑之句. 盖春者 天地一元之氣 萬物生成之化 而在天爲仁之理 在人爲仁之心. 仁人君子 四時皆有佳興 而扵春尤有所耽翫, 而娛樂挹尔外 而論扵內 彂扵詞 而寓其越也. 然而一春景也 而人之好之 自有淺深 而好之不如樂之 樂之不如嗜之 嗜之不如飽也. 我扵春景能好之 好之至又樂之, 樂之至又嗜至, 嗜之至又飽之何也. 吾年己七旬 今日生明日死不可知. 今春己暮春 此日花來日盡 眞可惜. 徒好而徒樂 不若既嗜而且飽 呤景而寓懷. 有若盡餠而充飢 曷煑花而喫味 傳春扵服中乎. 扵是命童子 于以採花 于山之上, 于以撑鼎 于潤之濱. 和紅藥以白粉 灌淸油以爛煎, 一喫香氣滿口 再喫春色盈腔. 三喫太和元氣用流乎. 一身四肢 九竅百脉. 自此 胸中長有 四時之春, 醉裡常擁 萬花之春. 今春而如此 又明春而如此 則吾之樂其春 而玩其味者. 豈與古之人之 徒呤春景 托奐寓懐者此哉. 同吾春逰兮 我春味者 其雖冠者五六 童子亦七也. 然而冠童如吾逰 而不知春之樂 徒知春之樂, 而不知其理之爲仁 而玩味之也.
옛사람은 봄을 보내게 되면 가슴 속의 글로 돌아갔다. ‘봄은 천지간의 일원지기로 만물이 생성하게 되고, 하늘은 어진 이치가 되며 사람은 어진 마음이 된다.’하였다.
어진 군자는 계절마다 모두 좋은 흥치를 가지지만, 봄에는 더욱 즐기는 바가 있어, 가까운 야외에서 오락을 하면서, 내면을 논하고 글을 발표하며 머물다가 넘어간다. 그래서 봄의 경치는 사람마다 좋아하는 바가 나름대로 얕고 깊음이 있지만,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고, 즐기는 것은 일상으로 즐기는 것만 못하고, 일상으로 즐기는 것은 만족하는 것만 못하다. 나는 봄 경치를 좋아하여, 좋아하는 것이 즐기는 것에 이르렀고, 즐기는 것이 일상으로 즐기는 것에 이르러 만족하게 되었으니 어찌하랴.
내 나이 이미 늙어 오늘 나서 내일 죽는 것을 알 수 없지만, 이번 봄은 이미 저문 봄이고, 오늘 핀 꽃이 내일 지니 참으로 애석하다. 좋아하고 즐기면서, 일상으로 즐기지 못하고 채우기만 한다면 경치를 읊는 것이 회한으로 머물 것이다. 떡으로 허기를 채웠다면 어찌 화전을 맛보아 뱃속에 봄을 전하지 않으리오.
아이들에 명하니, 어디에서 꽃을 딸 것인가 산으로 올라가세. 어디에 솥을 걸 것인가 기슭 곁으로 가세.
백분을 붉은 꽃에 합치고, 익어가는 전에 푸른 기름 둘러대니, 한 번 먹으니 향기가 입안에 가득하고 다시 먹으니 봄 빛깔이 뱃속에 가득하네. 세 번 먹으니 태화의 원기가 흘러 사지와 구궁 백맥에 흘러가네. 이제 부터 가슴 속은 오래도록 사계절 봄이고, 취한 속은 언제나 꽃 핀 봄을 간직하네. 이번 봄 이와 같고 또 다음 봄도 이와 같을 것이니, 그 봄을 즐기며 그 맛을 음미하네. 대체로 옛 부터 사람들이 단체로 봄 풍경을 읊고 회포를 밝힌 것이 이와 같았다.
나와 함께 봄나들이 와서 봄을 맛보는 이가 비록 어른 오륙 명에 아이는 일곱 뿐이지만, 그래서 어른과 아이들은 나와 봄 나들이 하면서, 봄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고 봄의 즐거움을 함께 하고, 그 이치가 인이 됨을 알지 못하면서 깊이 새겨 본다네.
*자유(自有) : 나름대로 ~이 있다. *칠순금일생(七旬今日生) : 지금보다 더 늙어 칠순이 되어도. 즉 나이의 많고 적음이 상관없다는 말 *충기(充飢) : 굶주린 배를 채우다 *자화(煑花) : 화전 *우이채화(于以採花) : 정성스럽게 제수(祭需)를 마련하여 조상을 받들었다는 뜻이다. 《시경》 〈소남(召南) 채빈(采蘋)〉에 “개구리밥을 뜯으러 남쪽 시냇가로 가세. 마름 풀을 뜯으러 저 길가 도랑으로 가세.〔于以采蘋 南澗之濱 于以采藻 于彼行潦〕” 하였는데, 이는 부인이 사당에 제사 지내면서 제수를 장만하기 위해 나물을 캐는 것을 읊은 시이다. *우이탱정(于以撑鼎) : 어디에 솥을 걸 것인가 *상옹(常擁) : 항상 간직하다 *부지(不知) : 대학장구》 전 7장에 “마음이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으며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라고 한 구절이 있다 *완미(玩味) : 깊이 새겨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