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 일요일, 오늘은 한 달에 한번 있는 토종과일나무학교 공부하는 날입니다. 8시가 되었습니다. 급히 인터넷 속으로 달려들어가 meet라는 웹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가상공간으로 날아갑니다. 벌써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오늘 주제는 <여름 나무 돌보기와 도구 다루기>, 강사는 주영식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이 참고한 자료는 <도해 전정론>, <내 손으로 직접 하는 나무 가지치기>, <정원 관리 매뉴얼>, <과수 재배대사전> 등이라고 합니다. 이하는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생각나는 대로 요약한 것입니다.
6월은 나무가 성장하고 가지가 뻗어나가는 시기입니다. 이때 나무의 전정을 해줍니다. 소나무나 향나무와 같은 상록 침엽수, 그리고 철쭉, 개나리, 쥐똥나무, 조팝나무 그리고 장미와 같은 소규모 관목의 전정도 이 시기에 합니다. 전정의 요령은 통풍이 잘 되도록, 그리고 햇빛이 잘 들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병충해가 적습니다. 6월부터 8월까지는 나무의 성장이 활발하고 잎이 무성하게 되므로 잘 관리를 해야 합니다. 특히 꽃이 피는 나무는 꽃이 지자마자 전정을 해주도록 합니다. 개화가 끝나고 새로운 꽃눈이 생기기 전이 전정의 적기입니다.
6월부터 장마가 오기 전에는 가뭄이 올 수 있습니다. 1달 이상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직접 물을 줘서 나무가 말라죽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나무를 심어만 놓으면 알아서 크는 줄 알았는데 나무도 말라죽는다니 몰랐습니다. 인터넷을 보면 어떤 유튜버는 나무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물을 주지 말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다 많은 나무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었습니다. 나무에 물을 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점적 관수나 호스로 주는 법, 스프링 쿨러 사용, 물포대에 물을 채워 땅에 물방울이 떨어지게 하는 방법, 골을 파서 물을 흘려보내는 방법 등등 많습니다.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여 과수원이 메마르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여름의 가지 관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봄 이후에 자란 가지 끝을 자르면 다음 해에 그곳에서 짧은 열매가지가 나와서 열매가 잘 달린다고 합니다. 가지 끝을 자를 때는 1/3-1/4 부분을 자릅니다. 열매솎기도 여름철 나무 관리의 중요한 일과입니다. 감나무는 한 가지 한 마디에 열매 한 개가 달리도록 합니다. 가지가 길면 손 한 뼘당 열매 한 개가 달리도록 합니다. 자두는 가지 5-10cm 당 하나 정도씩 열리도록 솎아 줍니다. 이런 작업은 생리적 낙과가 이루어진 뒤, 꽃이 지고 한 달쯤 뒤에 실시합니다.
사과나무는 5월부터 7월 상순에 열매솎기를 하는데 가지마다 충실한 사과 하나만 열리도록 합니다. 배는 20cm 간격으로 하나씩 열리도록 하며 6월 중에 봉지를 씌워줍니다. 다래는 마디 마다 열매가 3개씩 달리는데 마디 당 한 개를 열리도록 솎아 줍니다. 대추는 7월 하순 경에 솎아 주는데 가지 한 개당 3-4개씩 열리도록 하며, 복숭아는 위로 향한 열매는 따 버리고, 긴 열매는 가지 당 2-3개, 중간 열매는 가지 당 1-2개가 열리도록 합니다. 살구는 열매솎기를 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그럼 살구를 많이 심어야겠습니다. 이러한 열매솎기는 이렇게 설명을 한번 듣는 것 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습니다. 여러 해 동안 과일나무와 살면서 열매 맺는 생리를 잘 파악하면서 익히도록 해야겠습니다. 과일나무 관리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여름철 과일나무 병충해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충해와 관련하여 복숭아 순나방, 복숭아 심식나방, 복숭아 유리나방, 사과혹 진딧물, 씨살이 좀벌, 미국 선녀벌레, 끝 검은 말 매미충, 갈색 날개 매미충, 썩덩 나무 노린재, 갈색 날개 노린재 등 많은 해충에 대해서 소개하였습니다. 병해에 대해서는 갈색무늬병, 적성병, 부란병, 탄저병 등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병충해 역시 한 번 들어서는 모르겠습니다. 실지로 과일나무를 관리하는 현장에서 피해를 당해봐야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많은 병충해가 있다는 사실만 기억해 둡니다. 나중에 과일나무에서 벌레나 병이 발견되면 그 벌레 이름, 혹은 그 병의 증상부터 파악하여 조사해 봐야겠습니다.
나무에 해로운 벌레를 쫓는 방법으로는 농약을 살포하는 방법 외에도 천적을 이용하기, 식물로 유도하기 등이 있습니다. 친환경 유기농 과수원을 만들려면 아무래도 로즈메리, 수레국화, 당근, 구수, 개박하, 코스모스 등 벌레를 쫓거나 끌어들이는 식물을 잘 알아서 활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벌레 피해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보는 즉시 손으로 죽이거나 식물을 흔들어 떨어뜨려 죽이기, 청소기로 빨아들이기 혹은 열매에 봉지 씌우기 등이 있습니다. 벌레를 보고 방치하면 그 과일나무 주변에 개체수를 늘려가고 해가 바뀌면 바뀐 대로 증식 해나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겠습니다. 과일나무에서 과일 얻어먹기가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정 도구에 대한 소개와 관리 방법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전정가위나 절단 도구에 대해서 익히 봐오던 것들이므로 낯설지는 않지만 사용 뒤의 관리 방법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입니다. 전정을 하고 나서는 도구를 소독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과일나무 병을 막기 위해서는 당연히 도구의 소독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과일나무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맛있는 과일을 선사하는 나무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온갖 병충해를 달고 산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나니 찰리 채플린의 말이 생각납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과일나무의 삶이나 우리 인생이나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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