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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수영장 당일이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9시 30분까지 새들 경로당에 모였습니다. 아동기획단 친구들뿐만 아니라 소리동화를 함께 해주실 한연임 김혜진 선생님과 PPT 넘기는 것을 도와주실 마을 주민 최은영님, 굴렁쇠작은도서관 회장님이신 최재희 선생님도 모두 모여 잔치 전 마지막 준비를 함께 했습니다. 수박 수영장 포스터도 달고, 빔 프로젝트도 설치하고, 화면과 마이크 테스트도 하고, 소품 점검도 하고 자리를 배치해보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혜진 선생님께서 직접 만드신 예쁜 드라이플라워를 서연 선생님과 저에게 선물해주셨습니다. 정말 예상치 못한 선물이라서 너무나도 놀랐고, 그만큼 더 감사했습니다. 그동안 도서관 선생님들께서 기획단 친구들만큼 열심히, 한 뜻으로 참여해주셔서에 감사했는데 실습생을 위한 마음도 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10시가 되자 할아버지 한 분께서 올라와주셨습니다. 기획단의 영원한 허그 담당 건이가 오시는 분들을 따뜻하게 반겨드렸고, 명단 기록 담당인 수민이와 현서가 어르신 옆에 공손히 다가가 성함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한 분 한 분 천천히 모이셨습니다. 어느 정도의 인원이 모인 다음에 시작하기 위해서 3,40분 정도를 기다려보았습니다. 첫 번째 변수이긴 했지만, 준비한 것들이 빨리 끝날까봐 걱정되기도 했었는데 어찌보면 다행인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아이들 대사 색깔: 희서 건 수민 현서 라희 / 모두
어르신들께서 많이 모여주셨습니다. 무려 25분 정도 오셨습니다. 기획단과 선생님들이 '이제 시작할까?'하는 눈빛을 주고 받자, 오프닝 사회자 현서가 마이크를 들었습니다. 현서는 긴장한 목소리로 대본을 차근차근 읽었습니다. 어르신들께서 현서의 목소리를 집중해서 들어주셨습니다.
"본격적으로 잔치를 시작하기 전, 새들경로당 총무님의 인사말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총무님께서 멋지게 일어나셔서 수박 수영장을 위한 멋진 인사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총장님 덕분에 더욱 화이팅 넘치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다음으로는 동장님의 소중한 응원의 말씀과 그동안 아동기획단이 활동한 모습과 마음 가짐이 담긴 영상을 보여드렸습니다.
곧바로 소리동화를 시작했습니다. 역할 소개를 하자, 한연임 선생님과 김혜진 선생님, 건이 희서 라희 모두 밝고 수줍은 미소로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아이들이 긴장해서 목소리가 작아지진 않을까, 연습 때 훌륭하게 보여주었던 애드리브들이 발휘되지 않진 않을까, 저도 긴장하며 공연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가장 걱정이 되었던 건이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었습니다. 그동안 예쁨을 많이 주셨던 어르신들 앞이라 그런지 끼도 마음껏 발산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있어도 여유있게 상황을 잘 넘어갔습니다. 어르신들께서도 아이들의 귀여운 대사에 하하호호 웃어주셨습니다. 너무나도 좋은 반응, 소리동화가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어서 굉장히 뿌듯하고 기특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다음 순서는 대망의 게임 시간입니다. 게임 진행자 희서가 벌떡 일어나 마이크를 들고 말했습니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함께 즐겨주세요!" 앉은 자리대로 홍팀, 청팀을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팀 깃발을 나누어드렸습니다. 각 팀의 아이들을 소개해드리자, 어르신들이 아이들을 향해 기쁜 마음으로 환호를 해주셨습니다.
첫 번째 게임, 몸으로 말해요를 시작했습니다. 홍팀인 수민이와 라희가 '탁구', '원숭이', '제기차기', '양궁' 등의 단어를, 청팀인 현서와 건이는 '나비', '킹콩', '태권도', '수박' 등의 단어를 몸으로 열심히 설명드렸습니다. 최대한 쉬운 단어로 준비했었는데 어르신들께서 정말 빠르게 잘 맞추어주셨습니다. 저희도 예상치 못했던 스피드에 놀라, 아이들과 어르신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보았던 것 같습니다. 원래 15문제에 혹시 몰라 5문제를 더 준비했는데, 너무 좋은 반응에 자연스럽게 두 팀 모두 20문제를 다 풀었습니다. 20초 정도 더 빨랐던 홍팀이 첫 번째 게임의 승자가 되었습니다.
두 번째 게임, 속담 맞추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아이들과 연임 선생님, 은영님께서 함께 최종 리허설 때 정한대로, 홍팀 수민이와 청팀 현서, 홍팀 라희와 청팀 건이가 짝을 지어 번갈아가며 속담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분명 속담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몇 번 연습도 하고 뜻 설명도 해주었는데, 오늘은 아이들이 긴장해서인지 설명을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분위기가 전과 달리 조금 루즈해지자 답을 힐끗힐끗 쳐다보시는 어르신들도 계셨고 옆에서 힌트를 주는 어른들도 늘었습니다. 그러나 몸으로 말해요 이후 승부욕이 확 늘었던 아이들은 큰 목소리로 반칙을 제지했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웃으며 끝낼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게임도 홍팀이 이겼고, 승자 없는 게임이긴 하지만 승자가 이미 정해졌습니다.
마지막 게임, 노래 맞추기로 넘어갔습니다. 이번엔 아이들 없이, 동요의 앞부분을 들려드리면 어르신들께서 이어 불러주시는 게임입니다. 정답을 아시는 분은 깃발을 들고, 희서가 지목하면 정답을 불러주시기로 했습니다. 준비한 동요는 '고향의 봄, '반달', '섬집 아기', '퐁당퐁당', '오빠생각' 이었습니다. 화면이 띄워지자, 웬걸! 동요가 틀어지기도 전에 제목만 보고도 어르신들께서 뒷부분까지 합창을 해주셨습니다. 어르신들에겐 그 동요들이 지금의 멜론 top100의 인기보다도 더 인기있는 노래였나 봅니다.
정한 룰대로 진행이 어려워지니 희서가 당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깃발을 들어주세요!"라고 말해보며 상황을 정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까지 나서서 "언니! 우리 팀도 뽑아줘야지!"하며 희서에게 어필을 했습니다. 어르신들끼리도 순서를 지켜서 하자며 팀끼리 작은 불꽃이 튀었습니다. 아이들도 어르신들도 모두 열정의 눈빛을 보냈습니다. 선생님도 저희도 너무 당황했는데, 어린이 진행자인 희서는 더 놀랐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연임선생님, 혜진선생님, 은영님 모두 굉장히 신경을 쓰고 계심이 보였습니다. 결국 마지막 노래는 승자 없이 다같이 부르기로 했고, 저희가 느끼기엔 가장 어려운 곡이었음에도 2절까지 제창해주셨습니다. 다시 동요를 부르며 모두의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은 사회자가 수민이로 바뀌었습니다. 희서도 한숨을 돌렸습니다. 다음 차례는 특별공연, 현서와 라희의 리코더 장기자랑입니다. 현서는 어제 많이 연습했던 모습과 다르게, 고개를 푹 숙이고 악보를 보며 음을 꼬박꼬박 불렀습니다. 라희는 꼿꼿이 서서 귀여운 배를 내밀고 불렀습니다. 두 어린이의 리코더 소리에 어르신들께서 박수를 쳐주시며 귀엽게 봐주셨습니다.
수박수영장의 2부까지 마무리 되었습니다. "우리 기획단이 긴장을 많이 했지만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도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예쁜 할머니 할아버지 자주 보러 오겠습니다." 수민이가 대본을 예쁘게 잘 썼는데, 아직 흥분된 분위기이기도 했고, 수민이의 작은 목소리가 잘 들리진 않았습니다. 뒤에서 수민이의 말을 반복해서 어르신들께 말씀드리니 "아유~"하시며 박수를 쳐주셨습니다. 끝났다고 하니 "아쉬워서 어떡해~ 고마워~ 또 와야 돼~"라고도 하시며 아이들을 안아주셨습니다.
하나 둘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회장님께서 우리가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직접 만들어주신 대략 40인분의 콩국수와 수박, 김치를 내어주셨습니다. 식탁 위 하얗고 빨간 음식들이 너무 먹음직스러웠습니다. 아이들은 어르신들 사이에 자리 앉아 이미 후루룩 후루룩 맛있게 먹고 있었습니다. 저도 맛을 보았는데, 제가 딱 좋아하는 간이었습니다. 어제 어르신들의 정성을 보아서인지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덕분에 배불리 먹었습니다. "너무 맛있어" "양이 많어~" "덕분에 맛있는 국수 먹어요, 고마워요" "얘들아 더 먹어라" 어르신들께서도 맛있게 드셔주셨습니다.
회장님께도 아이들이 너무 맛있게 먹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시더니 "잘 먹으니 예쁘네. 김치 더 갖다줄까?" 하셨습니다. 은찬이 유찬이도 왔습니다. 오랜만에 얼굴을 봐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둘은 가장 맛있게 먹어주었습니다. 은찬이와 유찬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의 뜻을 느꼈습니다.
어르신들께 오늘 어떠셨는지 여쭈어보았습니다. "준비를 많이 했더라고. 아~주 재밌었어!" 라고 많이 말씀해주셨습니다. 뿌듯하고 시원하고 따뜻한 나눔 시간이었습니다. 뒷정리도 하고 단체사진도 다같이 찍고. 수박 수영장 D-Day가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아이들이 물놀이에 신이 났는지, 한참 전부터 보라매 가자고 앵기며 재촉을 했습니다. 수민이는 정말 강력해보이는 커다란 물총을 가져왔습니다. 희서도 물놀이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그렇게 짐을 챙겨 공유공간으로 이동했습니다.
보라매동 팀은 아이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아이들의 환영을 받으며 들어갔고, 아이들이 직접 만든 먹거리들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보라매동 팀이 준비한 피자, 치킨, 빙수를 먹고 아이들과 게임도 했습니다. 라희가 아까 콩국수가 입에 잘 안 맞는다고 해서 조금밖에 못 먹었었는데, 보라매동 음식들을 너무 야무지게 맛있게 먹었습니다. 음식이 끊임없이 들어가는 라희의 볼과 배가 귀여워서 "라희 맛있어?"를 계속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그 때마다 크게 끄덕이며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라희는 이따 물놀이를 같이 못 가서 여기서 잘 즐겨주었음 했는데, 너무 재밌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드디어 보라매공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다같이 버스를 탔고, 정류장에 내려서도 물놀이장까지 조금 더 걸어갔습니다. 이동하며 수민이와 희서, 현서와 같이 갔는데, "오늘 그래도 너무 재밌지 않았어?"라고 물어보니, 아이들이 "진짜 재밌었어요."라고 셋 특유의 건조하지만 거짓은 아닌 말투로 말해주었습니다. 순간 너무 다행인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런 저런 농담도 하며 걸었습니다.
밖이 너무 너무 더워 얼굴이 녹아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오늘 할게 많이 남아 있는데 아이들과 물놀이를 하면 체력이 다 떨어질까봐 속으로 계속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수민이 희서 현서가 장화 신은 고양이 얼굴로 "쌤도 같이 할거죠?"라고 물어보는데, 거절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과 옷을 갈아입고 왔습니다. 물이 굉장히 시원했습니다. 아이들의 물총 세례로 단 몇 분만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습니다. 더위가 한순간에 날아갔고, 아이들과 신나게 놀았습니다. 수민이는 저희를 향해 끈질기게 공격하다가도 다른 친구들이 물총을 쏘면 "우리 선생님 쏘지마!"라며 희서와 함께 보호해주었습니다. "수박! 수박!" "신림동~~!"우리 팀이 더 단란해지기도 했습니다.
3. 실습 일정 평가
1) 배운 점
- 아이들은 확실히 몸으로 놀아주아주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또 배웠습니다. 고민이 되었던 것이 부끄러웠을 정도로 아이들이 물놀이를 같이 한 것을 즐거워해줬습니다. 기획단 회의 때는 같이 놀 시간이 많이 없었는데, 이번에 보라매팀 덕에 할 수 있게 되어 더 재밌게 즐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저는 원래 계획을 뚜렷하게 세우고 그것대로 하는 것을 더 편해하는 성격입니다. 그러나 아이들과 사회사업을 할수록 내가 그런 성향을 계속 내세우면 아이들이 더 힘들어한다는 것을 점점 더 확실히 배우고 있습니다. 머리 한 쪽에선 궁리를 하고 있어도, 다른 한 쪽으로는 의식적으로라도 아이들과 더 진심으로 재미있게 놀아주어야 아이들이 오늘과 같은 날에도 긴장을 조금 덜 하고 덜 예민해지는 것 같습니다.
2) 보완점
- 모두의 승부욕이 오르고, 룰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를 대본을 짤 때 생각해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규칙을 바꾼다던가 융통성있게 대본과 다르게 진행해도 된다고, 승부가 중요한 날이 아니라고 다른 아이들과도 진행자 희서와도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고 미안합니다.
- 사실 오늘이 D-Day였다보니 보완점, 아쉬웠던 점은 생각하면 계속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마지막이기도 하고 이미 끝난 일이기도 하니 내일 아이들에게도 잘한 점과 좋았던 기억을 더 많이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뜻대로 되지 않았던 상황은 잠깐뿐이었습니다. 그것도 어르신들이 진심으로 즐겨주셨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인 내일, 아이들과 소중하고 예쁜 말들로 잘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강점을 발견해주고 이야기해주는 사회사업가의 역할을 잘 해내야겠습니다.
2) 슈퍼비전 요청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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