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의반응은인생의축소판

[이경화]

  창세기 4장을 보면, 제사 드리기 전 가인의 성품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습니다. "세월이 지난 후에" 두 사람의 제사를 조명할 뿐입니다. 다른 제사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두 사람의 생애 첫 제사였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이들에게 제사가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거절될 수 있음을 알려주신 것 같습니다. 또한, 제사가 거절되었을 때, 어떤 대처가 필요한지를 일러주시려는 의도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의도와는 다르게 가인은 "분하여 안색이 변했습니다". 첫 감정은 분노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죄가 가인을 노리고 있지만, 죄를 다스리면 그만입니다. 만약, 이 지점에서 가인이 분노를 풀고 회개했으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었을 것입니다. 결국, 회개하지 못한 가인의 분노는 살인, 하나님의 심판을 낳고, 죽을 때까지 회개하지 못한채 그 분노는 자손에게까지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신약성경은 가인을 언급하며 이렇게 평가합니다. 히브리서 11장 4절, "믿음의 행위로 아벨은, 가인보다 나은 제물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가 드린 제물이 아니라 그의 믿음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주목하시고 의롭다 인정해 주신 것은 다름 아닌 믿음이었습니다. 수많은 세월이 흘렀으나, 그 믿음은 여전히 우리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요한일서 3장 12절, "우리는 악한 자와 손잡고 자기 동생을 죽인 가인처럼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가 왜 동생을 죽였습니까? 그는 악한 일에 깊이 빠져 있었고, 그의 동생이 한 행위는 의로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친구 여러분, 세상이 여러분을 미워해도 놀라지 마십시오. 그런 일은 오래전부터 계속 있어 온 일입니다.", 유다서 1장 11절, "나는 그들만 생각해도 진저리가 납니다! 그들은 가인의 길을 따라 걸었고, 탐욕 때문에 발람의 오류에 빠져 들었으며, 고라처럼 반역하다가 멸망당하고 말았습니다."

  창세기 4장의 주인공은 가인이 아닙니다. 아벨도 아닙니다. 하나님이시죠. 죄를 저지른 인간을 두고, 심판과 자비를 베푸시는 하나님이 주인공이십니다. 인류 두번째 범죄 또한, 첫번째 범죄처럼 단호하게 심판하시기 보다는 "당근과 채찍"을 함께 베푸셔서 살아남아 스스로 깨닫게 하십니다. 하나님의 심판만 있다면, 이 땅에 살아남은 인류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도 발 디디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자비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