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살수대첩 [ 2 ]
압록강에 손을 담그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지난 1년 동안 전진부대와 더불어 국군 최고의 전투력을 보여주었던 호국의 간성 청성부대가 순식간 사단 해체의 치욕을 당할 위기에까지 몰리게 되었던 이유는 전술한바와 같이 1951년 4월에 있었던 사창리 전투에서 패전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고의 부대가 사창리 전투에서 패전하게 된 이유를 확실히 알기 위해서는 좀 더 앞으로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아야합니다.
[ 1951년 중공군 4월 공세 전 아군의 반격 상황도 ]
한국전쟁 기간 중 1950년 9월부터 1951년 2월까지의 전황을 UN군 입장에서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 있습니다. 오래전 어느 시사 잡지에서 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 한만국경의 반환점까지 전력으로 뛰어서 왕복한 단거리 경주와 같은 전장 ' 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내용이 너무나 정확하고 함축적으로 표현된 글이라 보는 순간 감탄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 관련글 참조 )
[ 불과 5개월 만에 남북으로 1,200Km 를 왔다갔다 하며 전선이 등락하였습니다 ]
1950년 9월 낙동강의 교두보를 박차고 신나게 북진을 하였지만 압록강에 손 한번 담구고 뒤로 돌아 북진속도와 맞먹는 쾌속(?) 의 후퇴를 하면서 UN군은 1951년 1월 4일 수도 서울을 다시 한 번 공산군에게 내주었습니다. 이런 영화 같은 반전이 이루어진 계기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전쟁을 구사한 중공군이라는 적의 등장 때문이었습니다.
[ 중공군의 등장은 전세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몰고 갔습니다 ]
한국전을 분석 할 때 두고두고 나오는 이야기가 중공군의 참전입니다.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전 참전을 주장한 쪽은 모택동을 비롯한 소수파였고 다수는 건국한지 얼마 되지 않는 중국의 역량으로 볼 때 미국과 맞서는 것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내었습니다. 이런 의견 때문에 모택동 본인도 막상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에서는 심각하게 고민하였고 결국 참전 하루 전인 1950년 10월 18일에서야 겨우 참전을 지시하였다고 전합니다. ( 관련글 참조 )
[ 내전을 끝내고 건국 된지 얼마 안 된 상태라
중공 내부에서도 참전에 대한 많은 갑론을박이 있었습니다 ]
하지만 이 같은 갈등과는 별개로 중공은 UN군이 38선을 넘어 북진 할 경우 한국전에 개입할 것임을 누누이 공표하였습니다. 하지만 중공 자신도 막상 참전을 실행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던 것같이 미국도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중공 당국의 그냥 외교적인 단순 공갈 정도 정도로만 받아들였고 설령 참전이 있다하여도 형식적인 소수의 병력만 참여 할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 하지만 미국은 중공의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
때문에 전쟁을 빨리 종결하고 크리스마스 때 집에 돌아갈 생각으로 UN군은 오로지 단거리경주 같은 한만국경을 향한 레이스를 펼칩니다. 인근부대와 연결 등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고 어느 부대가 일등으로 국경에 도달하는가 하는가에만 매달렸다고 보아야 할 분위기였습니다. 오직 미 해병 1사단만이 알몬드 10군단장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목진지 마다 대비책을 세워놓고 천천히 장진호로 올라가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 관련글 참조 )
[ 장진호를 향해 전진하는 미 해병 1사단 ]
이런 무제한의 레이스에 참가하여 선두를 달린 부대가 바로 청성부대였습니다. 청성부대 예하부대 중 춘천대첩의 주역인 제7연대는 희천을 점령한 후 1950년 10월 26일 시급히 급조된 북괴군 혼성 8사단의 마지막 저항을 2시간에 걸친 공방 끝에 격멸하고 초산 (楚山) 에 발을 들여 놓습니다. 그리고 2시간을 더 북진하여 선발 제1대대가 14시 15분 드디어 꿈에 그리던 압록강에 도달합니다.
[ 압록강 물을 수통에 담는 감격적인 모습 ]
피로써 지켜오던 낙동강교두보의 신령에서 반격을 개시한 지 40일 만에 달성된 위업이었고, 온 국민은 드디어 통일이 되었다고 환호하였습니다. 그리고 만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최종 승리를 확신하며 감격에 겨운 병사는 조심스럽게 압록강 물을 수통에 담습니다. 그러나 가까운 산속 깊숙이에 숨어서 이들을 유유히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한 떼의 무리가 있었습니다. ( 계속 )
출처 : [ august 의 軍史世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