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이라 할지... 관측회라 할지... 암튼... (구름땜에 별을 못 봐서..)
금요일 오후.. 천문과학 수업을 마치고...
아치미군.. JP군과 함께 복지타운으로 향했다.
복지타운에서 대강 짐을 분배하고... 승용차쪽에 남은 한 자리를 채울 지원자를 찾았다.
다들 뻘쭘.. 눈치만 보고 있다가.. '하나'가 남은 자리 '하나'의 주인으로 결정... ^^;
참가자 : 설아침, 안홍배, 곽성진, 장규식, 김홍욱, 김보람, 김종표, 최연주,
박태영, 류정석, 유하나, 이승용, 윤상준, 고안나, 장인숙. 이상 열 다섯
전날까지 비도 오고.. 구름도 많아서.. 그다지 좋지 못한 날씨에 걱정이 되었더랬다.
그래도 영월을 향하는 길에 간간히 보이는 하늘조각과 햇빛조각은 작은 희망을 갖게 했다.
여섯시쯤.. '선돌'에 도착해서 준비한 한솥도시락을 먹었다.
멀리 보이는 선돌을 향해 돌팔매질을 하는 무리들이 있었지만..
자연은 말없이 그저 받아줄 뿐이었다.. (^^;)
동강을 향해서도 팔매질을 하는 사람들... 닿지도 않는 돌들..
동강은...말없이 그들을 비웃어주고 있었다.. ㅋㅋ
도시락 먹고.. 사진찍고..
다시 영월로...
영월 시대에서 문득 보이는 홀로 우뚝한 봉래산.
그 봉래산 정상에 언뜻 보이는 별마로 천문대의 실루엣을 바라보며...
우리는..
길을 잃었다.. ㅡㅡ;
겨우겨우 길을 찾아서... 마침내 다다른 영월 별마로천문대.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서.. 멀리 저편 하늘로 해가 졌다.
저녁 노을을 배경으로 우리는.. 점점 하늘과 가까워졌다.
해발 799.8미터의 봉래산.. 겨우 800미터라 할 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겨우 800미터올라가면서.. 그리 고생을 해야 되느냐..고
생각될 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도 생각나름... 내겐 그것도 일종의 의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플라네타리움 전용 돔이 보이고..
그 옆으로 천구모형과... 별자리판들과... 파라볼라 집음기..
등등이 보였다.
소위 카이 홀맨 메이커로 불리던... 네 개의 계절별 별자리 관측구체.
그런 건 처음 봤는데.. 역시 사람은 많이 돌아다녀아 한다는 걸 느끼게 해주더군.
입구로 들어가서.... 젤 처음 눈길을 끌던 것은... 천문퀴즈.. 플그램.
대개가 지구 자전 공전에 관련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9번 문제는.. 조금 이상했다는...
지구 자전. 공전의 원인에.. 태양 흑점 변화도 들어가던가... 쩝.
그 옆으로 푸코의 추가 보였고.
우주인들이 먹는다는 아이스크림과.. 별자리 악세사리... 천문관련 도서들 등을 판매하는 쇼케이스도 구경..
1층 천정에 매달아 놓은 행성 모형도 눈길을 끌었다.
잠시.. 이런 저런 것들을 구경하다가... 플라네타리움 입장.
그런 것이 있다.. 고만 알고 있던 나는... 그것이 실제로 운용되는 걸 처음보고.. 신기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서양의 신화로 채색된 별자리들...
그것을 보면서.. 우리 별자리의 이야기를 찾는 건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또 그것을 해낸 사람들을 보곤... 일견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삼태성 이야기와... 목수와 부자 얘기. 견우.. 직녀.
퇴계 이황선생님 이야기.. 삼천갑자 동방삭 이야기..
맨날 싸우고.. 죽이고.. 바람피우는.. 서양 별자리 이야기보다는..
훨씬 더 정겨운 우리네 별들...
담 학기에는 더 많이 공부해서.. 알려주고 싶다.
라면으로 대충 밤참을 하고...
하늘을 봤지만... 야속한 하늘은... 우리에게 문을 열지 않았다.
영월의 80센티미터 주 망원경으로 성운 몇 개를 보고..
내내 기다렸지만... 계속 우중충..
그래서 영화 컨택트를 봤다.
본지 하도 오래된 지라.. 조각조각난 기억을 복원해가면서 보는 데..
역시 두시간반(?)짜리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말은.. 단 한가지..
그거다.. (영화 본 사람이면.. '그거' 가 뭔지 알겠지. 유명하니깐.)
그거!!
종교를 갖는다는 건 좋은 일이다.
자신의 힘을 넘어서는 어떤 절대자에게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을 넘어서 맹목적인 추종은... '아니올시다.'다
내가 기독교를 싫어하는 건.. 그 하나의 이유다. (하나.. 하나... 흠흠, 계속 써먹으면 잼없는데)
칼 세이건아저씨도 그 점을 우려했던 건 아닐까..
(컨택트의 대본은 칼 세이건이 썼다고 들었다.)
영화 컨택트에서 그 첫번째 기계장치가 부서진 건 사이비 광신도 한 사람에 의해서였다.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서 천문쪽 질문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문득 느끼는 건 사람의 사고가 아무리 한계가 없다지만..
역시 우주적인 스케일에는 따라오지 못하는 구나.. 하는 거다.
지구가 천문학적 규모의 재앙을 당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게 목성이라는.. 황당한 생각을 비롯하여.
모든 것을 지구 혹은 인류 중심적으로 바라보는 이들. -태양이 폭발하면.. 인류는 어떡하죠? 등등..
그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우주는. 정말 크다는 것..
카페 게시글
모임후기
모임후기
2003년 5월 30일 - 31일.. 영월 별마로 천문대 방문기. -1-
다음검색
첫댓글 형~~ 글로 읽으니까 너무 재미있어요~ ^^ 다음부턴 우리 글로 대화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