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그 이후, 어떻게 살 것인가? -아무렇게나 사는 40살 사람보다는, 일하는 70살의 노인이 더 명랑하고, 더 희망이 많다.-올리버 웬델 홈즈
30년 가까이 한 직장에 머무는 동안 싫은 일을 억지로 떠밀려서 해 본적은 없었다. 단 한순간도 무료하거나 싫은 적 없었건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일을 준비하는 것을 일상처럼 해왔다. 일찍부터 퇴직 준비를 해 오면서 현재도 당당했고 미래도 자신 만만했었다. 퇴직을 하게 되면 새로운 일을 갖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었기에 직장을 다니면서 미리 조금씩 준비했었던 것이다. 최근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약 10년 동안 우리나라 평균 퇴직연령은 49.3세란다. 뿐만 아니라 퇴직자 중 절반 이상이 정년퇴직 이전에 비자발적인 퇴직을 한다는 결과 발표이다. 물론 필자는 공무원 퇴직으로 평균 퇴직연령에 적용되지는 않지만 조리사 자격증과 영양사 면허증을 두고라도 작가로써의 전문분야인 논술지도사 자격증을 준비했고 앞으로의 직업전망이 사회복지분야가 활발할 것 같아 치매예방지도사 자격증과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현직에 있는 동안에도 끈임 없이 퇴직을 준비했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혹자는 오래 동안 일 했으니 나머지 인생은 일 없이 여유롭게 살아가기를 권하기도 했다. 그러나 퇴직을 하고 새로운 일을 찾는다는 것은 운동할 때 근육을 만들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듯이 인생도 근육이 필요할뿐더러 영혼의 세포를 활발하게 움직이며 살아가는 에너지 넘치는 삶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퇴직을 했다. 그리고 내가 가진 자격증을 중심으로 어디든 무엇이든 내가 머물 자리는 나를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다. 그렇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웬걸? 많은 구인란에 이력서를 제출해 보았지만 결론은 능력보다 나이 때문에 갈 곳이 없는 것이다. 막막했다.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이 제한이라는 사회적인 시스템에 갈 곳이 없었다. 잠시 방황과 좌절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에너지와 관계없이 세상에서 내몰리는 기분과 어디에도 내가 필요하지 않는다는 현실에 괴롭고 외로웠던 것이다. ‘고학력 실버칼라 91만 명, 정년퇴직 후 단순 노무직으로 전락’이라는 글귀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준비 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라 여겼건만 정녕 남의 일이 아니었다. 몇 달의 고심 끝에 다시금 나를 돌아보며 점검하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었다 하여 사회적 시스템이 일을 주지 않는다면 나이에 제한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며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는 공무원이 되기 전 직업이었던 미용실을 다시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러한 결정과 함께 지체 없이 그동안 미용분야의 유행과 감각을 살려내기 위하여 미용연구반에 등록을 했다. 그렇게 용기 내어 나가보니 그 곳에는 30대와 40대가 주를 이루었다. 또한 젊은이들의 자격증과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서 내가 가장 빠르겠다는 희망과 의욕이 생겼다. 젊었을 때 준비했던 미용자격증이 있으니 그들보다 먼저 창업은 물론이며 경험이 있으니 자신감 또한 충만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잠시 방황했던 나는 다시 차분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모두가 열정적으로 직장 하나만 바라보고 일하다가도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명함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나를 수시로 진지하게 마주하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또한 우리나라 정년퇴직의 나이와 정서를 잘 파악하여 2모작 인생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꼭 필요한 것이 있다. 그 중 첫째는 건강관리이다. 젊었을 때부터 평소에 건강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아니 된다. 건강은 노후준비의 첫 번째 자산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제2의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요즘은 평생직장이라는 말 대신 평생 직업이라는 말이 있듯이 평소 직장에 다닐 때에 갈고 닦고 쌓은 기술이나 노하우 또는 인적자본 등을 충분히 이용해 인생 2모작을 다시 설계할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은퇴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세상의 흐름을 읽어내는 공부를 늘 해야 한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변화하는 세상에 뒤처지게 되며 은퇴 이후에도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역량이 턱없이 부족하게 된다. 공부는 세상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 세상은 항상 아는 만큼 넓게 보이는 법이다.
첫댓글 아!!
정말 현실이 그러니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