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초 지역의 관련기관 조사에 따르면, 마산·창원지역 초등학교가 대단위 아파트 단지 조성이나 도심 공동화 현상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과밀,과대 학교가 나오는 반면 한때 그 지역의 대표적인 학교로 손꼽혔던 일부 학교는 '도심 속 소규모 학교'로 명운이 바뀌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했다.
도심지 공동화
얼마전 서울에서 자주 만나는 초등학교 동문으로 부터 마산시의 구도심지 공동화 현상으로 취학아동이 급격히 줄어들어 모교인 성호초등학교가 조만간 폐교될 위기에 처해있으므로,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동창회 동문들이 관심을 보이고, 연대서명 탄원서들을 제출하여 폐교가 되지않도록 많은 졸업생들이 강력한 지원운동을 하자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 때 지역 도심지 공동화 현상으로 취학 학생이 줄어들면 줄어드는데로 형편에 맞춰 학교를 다른 학교와 통폐합하던지 해야지 역사가 오래된 학교라고 해서 계속 유지시켜야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다소 원칙적으로 말했더니 그 친구 기분이 썩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내가 언급한 서울의 한 학교가 남대문 초등학교다. 78년도에 입사한 회사 부근에 있던 그 학교 운동장에서 직장 예비군 소집을 자주 했었는데, 그 곳에 지금은 대한상공회의소 본관이 들어서 있고 건너편에 신한은행 본점, 그리고 그 옆에 삼성생명, 삼성그룹 본관이 있다. 이 남대문초등학교도 서울의 도심지 공동화 현상으로 취학 아동이 현저히 줄어들자 1980년 경 폐교했다.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어쩌겠는가? 학생이 부족하면 다른 가까운 학교에 통폐합시키고 없애야 하는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한 결정이다.
비단 마산뿐 뿐 아니다, 우리나라 많은 농어촌 벽지 지역 소규모 초등학교나 분교들은 농어촌의 일할 수 있는 젊은 사람들이 급격하게 줄어듬에 따라 공부를 가르쳐야 할 아이들 역시 많이 줄어들어, 이미 수많은 학교의 통폐합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옛날 유년시절의 맑고 밝은 동심의 세계에 대한 추억이 사라지는 것 같아 모교가 없어지는 졸업생들은 결코 마음이 밝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해는 된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학생수가 급감하고 있는 마산 시내 초등학교는 성호, 합포, 구암, 합성초등학교가 대표적이라고 한다. 마산의 중심지였던 곳에 위치한 이들 학교는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주거밀집 지역으로 학교당 학생수가 수천 명에 달할 정도로 명성(?)을 떨쳐왔으나 이후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마산 성호 초등학교 최근 모습. 교실건물이 옛날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 같다.
1960년대 초등학교 모습
2010년 개교 109주년이 되는 마산 성호초등학교는 위와같은 현상이 발생한 대표적 케이스이다. 한때 수많은 성호동, 추산동, 부림동, 창동, 중성동, 동성동, 오동동, 상남동, 교방동, 남성동 등 거주 학생들을 취학시켰던 성호초등학교는 개교 이후 꾸준히 학생수가 늘어나 1960년대 후반에는 70학급에 약 5000명의 학생이 공부했다. 우리가 다니던 1960년대 중반 성호초등학교(57회)는 전교생이 거의 4500 ~ 5000명 이어서 대부분 2부제 수업을 했고 한반에 6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었다. 물론 1960년대 초반에는 워낙 과밀학급이다 보니 학군조정으로 많은 친구들이 인근 상남, 합포, 무학 등으로 전학을 갔다. 그랬다가 다시 중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이 많았다.
그러던 마산이 1980년대 이후 상가위주의 도심권으로 변모하면서 주거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성호초등학교의 경우1983년 학생수 3000명선이 무너졌고 1997년에는 27학급 911명으로 급감했다. 2010년 4월 현재 18학급 336명 으로 불과 10여 년 사이 3분의 2 정도나 되는 많은 학생수가 줄어들었다.
이원수(20회·아동문학가), 문신(27회·조각가), 노재봉(39회·전 국무총리) 등 3만 5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성호초등학교는 향후 3개시 통합에 따른 마산 도심지 개발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그 운명이 판가름 나게될 것 같다. 합포초등학교도 1998년 27학급 990명에서 현재 21학급 500명, 구암은 61학급 2400명에서 45학급 1450명, 합성은 38학급 1400명에서 24학급 800명 선으로 각각 감소추세에 있다.
반면 신시가지 조성으로 대단위 아파트가 급격히 늘어난 마산 내서의 경우 초등학교 학생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창원지역도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는 조사결과이다. 창원 반송 아파트 재개발로 노블파크와 트리비앙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면서 인근 용호초교와 반송초교는 학생수가 늘어난 반면 웅남초교와 상남초교 등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 저출산의 여파인 이같은 학생수 감소 현상은 경남지역 대다수 도심지 초등학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마산의 경우 지난 2002년 3만 5402명이던 초등학생수가 지난 2007년 3만 1439명으로 줄어들었고, 창원은 6만 508명이던 학생수가 4만 7401명으로 각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를 위한 제언
그러나, 도심지 공동화 현상과 새로운 신주거지와 신시가지등이 조성된 것이 불과 1~2년 동안에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20~30여년 전부터 그런 현상이 있었다면, 시정을 맡은 시 당국과 교육 행정을 맡았던 교육청 수장, 그리고 공무원들이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머리를 맞대어 지혜를 짜서, 협조하고 대책을 강구했더라면, 지금과 같이 한숨짓는 사태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 도심지 재개발이 이루어지고 그에 맞는 교육환경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라고 내 나름대로 억지를 부려보고 싶다.
그리고, 시의회의장, 교육장 및 의원들 역시 이런 사태를 촉발시킨 책임에서 결코 자유스럽지 않다. 무능하고, 책임감 없는 의원 분들 앞으로 지방자치 선거에서 시민들이 옥석을 가려내어 쉬도록 해야한다.
일본의 독도 망언으로 시끄럽던 몇해 전, 이해할 수도 없고, 국제법적으로나, 경제적인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대마도의날" 조례를 통과시켰던 시의회의 한심한 의정활동 유희(遊戱) 소식을 들었을 때 그 도시의 미래가 염려스럽기도 했다. 기분 나쁘다고 한낮 선언에 불과한 조례를 통과시킬 시간 있으면 지역의 다른 현안에 열심히 머리 맞대고 연구하기를 바라고 싶다. 우리나라 기초자치단체 의원들의 무계획적인 해외 선진국 시스템 견학여행 등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 보다는 유장근 교수 등 지역대학의 열성적인 학자, 건축전문가, 도시계획전문가, 향토사학자, 시, 교육청, 의회의원, 시민들로 구성된 포럼을 통하여 도심지 공동화에 대처하기 위한 도시발전 장기계획을 수립하여 적극 추진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반드시 나올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를 이어가는 국가의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이다. 살아 움직이는 교육정책과 주민복리를 위한 행정은 그 지역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가진 사심없는 지도자들의 가슴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