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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이러브정읍 원문보기 글쓴이: 천태산(곽상주)
근세 100년동안의 건축물 백화점 新泰仁
장맛비에 돋아난 버섯처럼 시나브로 생겨난 마을과 골목길
그곳에 사람들이 몰렸다가 어느날 썰물처럼 떠났다.
그러나 떠난 그들이 머물렀던 공간은 그대로 남아있다.
100여년전 여느 촌락처럼 한가하기만 했던 작은 마을에 철길이 뻗어나고 역이 생겼다.
그러면서 서지말이란 본래의 마을 이름은 잊혀져갔고 新泰仁이란 이름이 새로 생겼다.
과거 이지역 郡의 명칭은 泰仁이었지만, 일제의 행정개편과 철길의 개통으로
과거의 군이었던 泰仁은 舊 泰仁으로 불리게 되었고, 새로 역이 생겨난 용북면 지역은
新泰仁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철길이 새로 생겨나자 일본인 농장주들은 이 지역의 주산물인 쌀을 신태인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해가기 위해 몰려들었고, 역 주변에는 대형 도정공장들이 많이 생겨났다.
도정공장 규모가 당시 전국 제1의 규모를 자랑했다던가?
또한 역 주변 마을에는 수많은 집들이 들어섰는데
불과 100여년전에 지금과 같은 신도시 개념의 산업시설과 주택들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더불어 상가와 종교건물도 들어섰다.
한때는 신태인이 전국에서 단위면적당 교회수가 제일 많았다고도 한다.
그러다보니 원래에 있었던 주택과 일제시대에 지어진 집, 해방 전후로 지어진 집,
새마을사업 당시에 지어진 집 등, 그 후로 다양한 형식의 주택들이 보급되면서
고스란히 근대 100여년간의 다양한 형식의 주택들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요즘같은 시대에 아파트조차 한쪽 구석으로 밀려난 지역이다.
마을마다 각 시대별 주택들이 고스란히 남아있기도 하고, 허물어져가기도 하고
그 사이로 현대의 웅장한 건물들이 들어서기도 한다.
그러나 잠시만 눈길을 멈추면 어느 골목마다 눈에 보이는 일제시대 건축물임을 짐작 할 수 있는
흔적들이 보이고, 저만치 한쪽 지역에는 일제시대의 양조장건물, 창고건물, 가정집, 도정공장 흔적과,
초기에 세워진 교회당 건물, 새마을사업 당시의 회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건축물들이
新泰仁驛 주변의 건축물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골목마다 지나다보면 한번도 와보지 않았는데, 낯설지 않은 건축물들,
아스팔트 포장길만 아니었다면 많이도 지나 다녔을 것만 같은 추억의 골목과 상가들이,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마치 영화 촬영장으로 착각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한쪽에서는 개발의 가치를 잃은 탓인지
주인에게 버림을 받은 듯 무너져가며 속살을 드러내기도 하고 숲과 넝쿨에 숨어 치부를 가리고 있다.
이리저리 골목마다 미로처럼 뚫린 길들은 저마다 이름을 갖고 있지만
그 많은 옛 건물은 어떤 건물이었는지 단 하나의 안내판도 없다.
요즘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얼른 발전되고 개발되어 반듯한 건물이 들어서는 것이 소원이겠지만
일제시대의 번성했던 新泰仁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고, 남은 것은 옛 건물들이
과거의 영화를 대변해주고 있다.
마치 시간이 멎은 듯 100여년 동안의 건축물 구조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렇다고 보존 가치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난 전문가가 아니라서 알 수는 없지만
느낌 자체는 대단하다는 내 생각이다.
골목마다 다양한 건축물을 구경하면서 돌다보면 하루에 다 살펴 볼 수가 없을 정도로
넓게분포된 新泰仁역 주변의 촌락들이다.
인근 화호에도 많은 일제시대의 건축물이 있다.
그 많은 옛 건축물에 밀려 골목마다에 숨어있는 작은 건축물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지만
이리저리골목을 다니다 보면 참 재미있다는 느낌과, 웬지 고옥에서 느끼는 허전함, 폐 건축에서 느끼는
그 황량함도 느낄 수 있다.
아이들과 손잡고, 아니 자전거 하나 빌려타고 골목을 다니면서 다양한 건축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 할 것만 같다.
요즘에는 골목길만 답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획일적인 도시구조를 벗어나 골목길의 향수를 그리는 사람들이다.
어른들은 추억을 되새김하고 아이들은 두 눈을 멀뚱거릴 것이다.
버려지고 잊혀져가는 옛모습의 건축물에 미련조차 버릴 수는 없다.
조금만 생각을 바꿔본다면 다양한 이벤트를 꿈 꿀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크게는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 아니면 선별하여 보존가치를 부여하여 근대문화유산에
등록시키는 방법도 있고,
골목길을 다니면서 근세건축물 기행을 할 수 있는 테마를 꿈 꿀 수도 있다.
저렇게 버려지고 관심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장터보다 더 볼거리가 많은 신태인 골목마다에는 근세 건축물의 변천사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소재가 있는 것이다
건축에 조금 관심있는 사람들과 전문가들이 나서 한번 진단해 주었으면 한다.
저런 건축물이 아무데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한번 다녀가고 진주를 찾아내야한다.
꿈꾸는 자 골목길을 누벼라.....
첫댓글 okㅎ